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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 지 : 명지지맥 3차(빗고개~청평대교) (경기도 가평군)
산 행 일 : 2022. 10. 22.(토)
산행코스 : 빗고개~350봉~주발봉~큰골고개/발전소고개~호명정/호명호수~기차봉~호명산~전망대~마산~청평대교 (도상거리 16km, 8시간 소요)
산행참석 : 18 백두.
<산행지도>
높고 청명한 하늘 아래의 온 산이 울긋불긋 물드는 가을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단풍철이면 으레 진행하던 종주산행을 미뤄두고 설악산으로 단풍놀이를 갔었기에, 코로나19 통제가 풀린 이번 가을에는 모처럼 설악산으로의 단풍산행을 검토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모임제한이 풀린 후 맞이하는 첫 번째 단풍철이라 많은 행락객들이 설악산으로 몰리면서 '가는데 5시간, 오는데 7시간'이라는 소문이 돌아 설악산 단풍산행은 포기하고 진행하던 명지지맥 마지막 구간인 호명산 단풍을 보러 가기로 했다. 사실 교통체증보다는 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에서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곱게 물든 단풍을 여유롭게 즐기고 싶었기에 호명산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설악산이 아닌 명지지맥 산행에 내심 실망한 몇몇 분도 포함된 열여덟 명의 백두들이 탑승한 버스는 1시간 남짓만에 산행 출발지인 구)빗고개 사이클데마공원에 도착하고, 그리 편하다고는 할 수 없는 버스 의자에서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잠을 자려 노력하다가 일어나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배낭을 메고 버스를 나서 구(舊) 빗고개에 내리니, 하늘에는 옅은 안개를 뚫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별들이 총총하여 오늘 산행도 지난 두 번의 명지지맥 산행과 마찬가지로 멋진 조망과 함께 단풍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데,
<구(舊) 빗고개/빛고개(色峴)>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한 고개로, 춘천(春川)으로 넘어가는 길에 있다. 예전에는 46번 국도가 지났으나 북쪽에 새로이 4차선 국도가 뚫리면서 사이클족이나 우리같은 지맥 산꾼이 다니는 잊힌 고개가 되었다.
빗고개는 지도에는 빚고개, 빛고개 등으로 표기되어 있기도 한데, 빛고개를 한자로 쓰면 색현(色峴)이니 빛고개가 맞는 것도 같지만, ‘높은 언덕을 빗겨 넘는 고개’라는 유래를 보면 빗고개가 맞는 것 같다. 아마도 처음에는 '비탈진 고개' 또는 '빗겨 넘는 고개'라는 뜻에서 빗고개로 부르다가 한자 표기인 색현(色峴)으로 표기하면서 빛고개로도 부르게 된 듯하다. 『여지도서』에는 색현이 불기산맥(佛棄山脈)의 동쪽으로 이어져 태봉(胎峯)에 이른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읍치 남쪽에 색치가 있다. 『조선지지자료』에는 "가평군 서면 상색현리에 있다."라고 하였다.
명지지맥 마지막 산행 준비를 마친 백두들이 캄캄한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이라도 딸 요량인지,
서둘러 주발봉 방향의 산행들머리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하고,
뒤에 남겨진 들머리 이정표를 카메라에 담는 사이에 어느새 별을 따러 자취를 감춘 백두들을 뒤따라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이내 통나무 계단이 끝나며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좌측 사면 방향 뚜렷한 수레길을 두고 우측 능선 오름길로 진행하는데, 좌측 아래에서 "백두~!"라는 외침이 들리더니, 잠시 후 좀전의 갈림길에서 좌측 수레길로 알바 갔던 백두들이 뒤에서 나타난다.
완만하게 이어지던 오름길이 가팔라지며 가이드 로프가 매여진 오름길을 오르면,
2020.09.05. '부뜰이와 천왕봉'이란 분이 걸어놓은 산패가 걸린 봉우리를 지나게 되고,
조망이 트인다는 66번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를 깜깜한 어둠 속이라 그냥 지나쳐,
제법 거친 능선 오름길을 올라 지능선 분기봉에서 직우틀하여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다가,
사위가 어슴프레 밝아오는 공터에서 겉옷을 배낭에 갈무리하며 잠시 숨을 고르고,
희끄무레 밝아오는 능선길을 잠시 더 따르는데 능선길이 난데없는 아스팔트 포장길로 바뀌면서,
우측으로 에덴성회에서 운영하는 "꿈의동산 놀이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게 된다.
<에덴성회 알곡성전과 꿈의동산 놀이공원>
한국기독교 에덴성회는 대한민국의 종교인 이영수가 1973년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에서 창시한 기독교계 신흥종교이다. 1987년, 지금의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 알곡성전을 세워 이전하여 현재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저곳 에덴성회 알곡성전 단지는 30여 년에 걸쳐 건립되었으며, 12층 규모의 호텔과 대형 휴게소, 스포츠타운, 수련원, 웨딩홀, 농산물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 대극장의 2배 규모에 달하는 대형 공연시설인 ‘문화의전당’도 있다.
전망데크에서 내려다 보이는 꿈의동산 놀이공원 전경.
에덴성회의 커다란 건물들을 보며 인간과 종교의 땔 수 없는 관계에 대한 회의를 품고서 다시 주발봉을 향해 능선으로 이어진 시멘트 계단을 오르면,
우측으로 어린 잣나무가 조림된 완만한 능선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좌측으로도 뚜렷한 능선이 이어지는 곳에서 우측 능선으로 진행하면,
낙엽으로 덮인 멋들어진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좌측으로 벌목이 되어 물안산 방향 조망이 트이는 능선길을 오르게 되는데,
가이드 로프가 메인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주발봉이 200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게 되고,
다시 통나무 계단이 설치된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가을빛을 머금기 시작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벙커를 지나 오르면,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쉴 수 있는 평상과 통신탑이 보이고 전망대와 작은 정상석이 자리한 주발봉에 도착한다.
<주발봉(周鉢峰, 489.2m)>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이화리와 청평면 상천리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놋쇠로 만든 그릇을 주발이라고 하는데, 그 주발을 엎어 놓은 것 같이 생겼다고 해서 주발봉이라 불린다. 불기산과 호명산 사이에 끼어 있는 주발봉은 호명산의 유명세에 밀려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0년에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되고 남동쪽에 상천역이 생기면서 주발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개설하고 정상엔 나무데크 전망대로 만들었다. 덕분에 이제 전철을 타고 상천역으로 와 주발봉을 오르는 등산객이 꽤 많다.
주발봉 정상엔 잡목이 많아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진 않지만 전망대에 서면 남이섬과 어우러진 북한강 풍광과 화악산 쪽을 조망할 수 있다. 우리가 걷는 명지지맥 구간 안내도도 있다. 이 안내도 상의 출발지는 가평역이다. 이 코스는 가평올레 6코스이기도 하다. 가평군이 올레길을 조성하면서 상당히 공을 들여 주발봉과 호명산 등산로를 이었다. 덕분에 지맥길 치고는 등산로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고 걷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주발봉 정상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동쪽 가평 방향.
바로 아래에 있는 널마루 쉼터와 헬기장을 두고 굳이 좁은 주발봉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하고서,
오늘도 멋진 조망과 아울러 단풍 산행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주발봉 정상 인증도 남기고,
가평 방향 운해에 가라앉은 북한강 강변의 산들 조망을 한번 더 카메라에 담고는 주발봉을 뒤로한다.
주발봉 정상을 뒤로하고 헬기장을 지나 발전소고개로 향하면,
가을빛에 젖어 녹색의 생명력을 잃어가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좌측은 어린 잣나무가 심겨 있고 우측으로는 벌목이 되어 조망이 트이는 능선으로 접어들고,
좌측 잣나무 조림지.
평온한 마음으로 완만한 능선을 걷는데 앞쪽 호명산 방향의 가야 할 명지지맥 능선도 시야에 들어오며,
우측 상천리와 빗고개 방향으로는 지난 구간에 걸었던 명지지맥이 안갯속에 가려있다.
평지 수준의 완만한 능선길을 따르다가,
그냥 넘어도 부담 없을 작은 언덕 수준의 봉우리조차 좌회하여 지나고,
가을빛이 내려앉는 호적한 능선길을 따르다가,
자갈로 만든 H자 모양의 헬기장 표식이 흐트러진 폐헬기장을 지나면,
우측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발전소고개로 오르는 도로가 내려다 보이더니,
아프리카 돼지열병 방호용 철울타리문이 설치된 발전소고개에 도착한다.
<큰골고개/발전소고개>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와 가평읍 복장리를 잇는 고개로, 고개 정상에는 사이클기념비, 팔각정, 올레길 이정표와 기상안내 전광판이 있으며, 이정표에는 발전소고개라고 표기가 되어있다. 지맥길은 기념비 뒤편 산길로 이어진다.
사이클기념비와 2층 정자가 있는 발전소고개 전경.
팔각정 정자에서 들려오는 테너 노래가 울려 퍼지는 사이클기념비와 팔각정자 전경.
성악가인듯 보이는 분이 외국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우리 보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ㅉㅉ
사이클기념비와 팔각정 사이 뒤편의 철망울타리문을 열고 호명호수를 향해 명지지맥 능선으로 들어서면,
완연한 가을빛 단풍으로 장식한 등로가 이어지는데,
앞서간 분들이 단풍에 발목이 잡혀서 서성이고 있고,
앞쪽의 단풍이 더 좋다며 꼬드겨 오롯이 백두들의 전용이 된 호명산 천지연길을 따르면,
산객들의 마음을 심란케 하는 단풍으로 장식된 고사목을 지나게 되고,
호명호수가 1.2km 남았다는 이정표.
호명산 천지연길이라 불리는 멋들어진 단풍 능선길이 걸음을 더디게 한다.
단풍 든 나무가 멋들어진 등로.
단풍으로 뒤덮인 등로.
좌측 2.2km에 발전소사택이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이내 '무명봉' 표시가 있는 589봉을 넘으면,
앞쪽으로 흰 기둥처럼 보이는 '호명호 준공 기념탑'이 작게 보이는 호명호수 남쪽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둥그런 안부 등로를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는 단풍을 카메라에 담으며 가을을 만끽한다.
단풍으로 더욱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채 완만한 오름길을 따르면,
넓은 헬기장이 있고 좌.우로 포장도로가 연결된 598.4봉에 도착한다.
598.4봉은 호명호수 남동쪽 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에는 콘크리트 포장 헬기장과 이동통신 중계탑이 있는데, 우측은 상천역으로 내려가는 도로가 연결되고 명지지맥길은 좌측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돌아본 598.4봉 헬기장과 날머리 전경.
물감을 뿌리듯이 낙엽을 뿌려서 그린 수채화를 그려놓은 능선 도로를 따라 명지지맥길을 이어가면,
이내 "자원개발의 새 기원"이라 쓰인 호명호 준공 기념탑을 지나게 되고,
"자원개발의 새 기원" 기념탑 비문.
어떤이는 손을 어떤이는 목숨까지를
거족적 발전의지에 고스란이 바치며
청평의 물을 끌어올려 호명호 만들어서
과학의 맨처음 이 천지 이루어 놓았나니
앞으로 여기 올 영원의 자손들이여
이 앞에 옷깃 여며 이 뜻 받아서
이 겨레가 더 잘 살길만을 찾을지어다
찾아서 끊임없이 나아갈지어다
휘호 대통령 최 규 하
작가 이 일 영
시 서 정 주
글씨 김 기 승
주관 한국전력주식회사
1980년 4월 19일
우측 호명호수 방향 갈림길을 지나쳐 진행하면,
호명정(虎鳴亭)이라는 현판을 단 2층으로 된 팔각정자에 도착하는데, 지금은 코로나19로 폐쇄된 상태다.
<호명정(虎鳴亭)>
호명정은 2층으로 되어 있고 2층 전시실 밖은 전망대로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는데, 날이 좋으면 서울의 63빌딩도 보인다고 한다. 1층에는 양수발전소의 건설경위와 화력발전 원리, 수력발전 원리, 원자력 발전 원리, 한국남부발전설비 현황, 우리나라의 전력 현황 등이 전시된 전력홍보관으로 쓰이고, 2층에서는 홍보영상을 볼 수 있다.
호명호수 건너편으로 지난 구간에 걸었던 명지지맥 능선이 연무에 희미하다.
유리창에 부딪혀 죽은 새!
근래에 들어 전 세계 OECD 국가의 조류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되고 있는데 감소의 원인으로,
건물의 유리 외장재나 방음벽의 투명 페널에 부딪혀서 죽고,
사람들이 키우다가 버린 길고양이나 개의 습격으로 죽고,
농작물이나 공원 골프장에 뿌리는 살충제 등이 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한다.
길고양이나 들개가 불쌍하다고 밥을 주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하며,
정히 불쌍하다면 집에 데려다가 직접 돌보면 될 일이다!
애고 인간들의 무신경에 네가 제 수명을 다하지 못했구나!
호명정 2층에서 보면 좌측 북한강도 한눈에 들어온다는데 그러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호명정을 뒤로하면,
119 재난 감시카메라와 통신시설을 지나 오르게 되고,
벤치가 설치된 쉼터봉을 지나서 내려서면,
청평호가 내려다 보이는 데크목 전망대가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전망대는 직진의 복장리 마을회관 방향으로 30여 미터 떨어져 있고, 명지지맥은 우틀하여 호명호수 방향 내림길로 이어진다.
전망대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별다른 조망이 없다기에 바로 우측 아래로 이어진 지맥길로 내려서면,
명품 소나무와 쭉쭉이 잣나무가 어울린 벤치 쉼터를 지나게 되고,
다시 통나무 계단길을 어렵잖게 내려서면,
출입금지 표시가 진입을 막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 호명호수공원 천상원으로 들어서게 된다.
<호명호수 공원>
이곳 호명호수공원은 국내 최초로 건설된 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인 호명호수를 환경 친화적이며 테마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였고, 관람 및 체험 시설로는 천상원, 조각공원, 미로정원(타임캡슐), 전망대, 산림욕장 등의 시설들이 조성되어 최적의 여가휴식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남서쪽 새덕산과 호명산 사이로 청평호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드리워진 안개로 청평호반 조망이 온통 희뿌옇다.
청평양수발전소 상부댐인 호명호수 전경.
<호명호수(虎鳴湖水)>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의 호명산 해발 535m 지점에 있는 인공 호수로, 1980년 우리나라 최초이자 동양에서 두 번째로 건립한 양수식 발전소다. 한국 최초의 양수발전소인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에 양수발전을 위한 물을 저장하기 위하여 인공적으로 조성한 호수로서 면적은 47만 9000㎡이다. 청평에서 호명산으로 올라가 장자터고개를 지나 300m 정도 가면 볼 수 있는데, 수려한 산세와 드넓은 호수가 아름다운 경관을 빚어내고, 하늘에서 보면 백두산 천지를 꼭 닮았다고 하여 가평팔경의 제2경으로 꼽힌다. 능선을 따라 곳곳에 핀 야생화와 각양각색의 버섯을 관찰하는 재미도 색다르며,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는 청평호반의 경관 또한 그림 같다. 호명산 아래로 길게 펼쳐진 계곡은 산과 호수를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한다. 호수 주변은 호명호수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4월부터 호수가 얼 때까지만(보통 11월 말) 개방되며, 개방 시간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로 제한된다.
호명호수를 배경으로.
천상원 한켠의 벤치에서 느긋한 여유를 즐기는 백두들을 불러,
호명호수 인증을 남기고,
호명호수를 뒤로하고 호명산을 향한다.
백두들도 떠나고 다시 쓸쓸한 가을로 변한 호명호수공원 전경.
호명호수공원 천상원을 뒤로하고 호명산 방향 들머리로 들어서서 잠시 오르면,
호명호수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는 데크목 전망대가 나오며,
우측 아래로 상천역(3.5km) 방향 갈림길이 있는 555봉을 지나고,
수문장인 듯 서 있는 커다란 바위를 지나서 완만하게 내려서면,
흉물스런 철조망까지 올려진 철망울타리가 설치된 장자터고개를 지나게 된다.
<장자터 고개>
가평군 청평면 하천리에서 범우리(호명리)를 넘나드는 고개이다. 장자터 고개의 유래는 ‘장’은 ‘잔(小)’, ‘자’는 ‘재(고개),의 음운변화로 ‘작은고개’라는 설도 있고, 또다른 설은 장자(長者) 즉 고을의 부자를 이르는 말이라는 설도 있다. 정상에는 흉물스런 철망울타리에 철조망까지 올려져 있어 경관을 망치고 있다. 그래도 갈 사람은 다 가는데 뭔 쓸데없는 짓거리를 해 놓았는지..ㅉㅉ 능선 남쪽 아래에는 북한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고 그 너머로 한강기맥 능선이 보인다.
장자터고개 이정표.
가끔씩 바위들이 흩어진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우측 대성사 방향 갈림길을 지나고,
길지 않은 너덜 오름길을 오르면,
높지 않은 무명의 암릉봉을 지나게 되고,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단풍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호명산이 2.2km 남았다는 안부 이정표를 지나서,
다시 짧은 오름길을 오르면,
다시 거의 평지 수준의 완만한 단풍길이 이어지다가,
기차봉이라는 이정표가 세워진 아갈바위봉에 도착하여 잠시 가을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아갈바위봉/기차봉(613.1m)>
호명호수에서 호명산 가는 길에 있는 암산(巖山)으로, 지도상에는 아갈바위봉으로 되어 있으나 표지판에는 기차봉으로 기록되어 있어서 이곳을 처음 오는 사람에게는 약간 혼선을 준다. 예전에 호랑이가 포효하던 바위라 하여 아갈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봉우리 남쪽 계곡이 범울이계곡(범이 울던 계곡)이고, 계곡 아래의 마을 이름이 순우리말로 범우리(범이 울던 마을)였는데, 한자어로 호명리(虎鳴里)로 부른다. 또 기차봉으로도 불리는 이유는 이 봉우리에서 아래쪽을 보면 경춘선을 달리는 기차가 보인다고 하여 기차봉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호명산과 아갈바위봉의 지명유래>
옛날에 한 스님이 길을 가다가 조종내에 다다라서 바라보니 눈앞에 산자수려한 산이 나타났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잠시 쉬어 가고자 넓은 멍석 바위에 앉아 옆으로 흐르는 냇물에 씻고 있었는데, 그때 숫강아지 한마리가 꼬리를 흔들면서 옆에 와서 앉았다. ‘이놈아 난 네게 먹거리를 줄게 없다. 가라!’라고 하는데도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앉아있자, 스님이 자리를 옮겨 손을 씻고 있었다. 그래도 강아지가 계속 따라오면서 스님 곁을 배회하며 떠나가지 않고 있으니 스님께서 생각하기를 ‘이렇게 너와 만나는 것도 너와의 인연인가 보다 그래 같이 지내기로 하자’ 하고는 근처 양지바른 곳에 절터를 잡아 움막을 짓고 불도를 닦으며 강아지와 함께 생활을 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점점 커갈수록 보통 강아지와는 다르게 호랑이의 모습으로 커다랗게 자라기 시작했다. 이 호랑이가 뒷산 바위에 올라가 으르렁거리며 울어대면 절 근처에 살고 있던 암호랑이가 ‘으르렁 어흥’하고 같이 울면서 산 정상에 있는 동굴로 향하여 사랑을 나누곤 하였다.
이후에 나라에 큰 변고가 있을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동굴로 피하여 화를 면하였는데, 그로부터 사람들은 이 산을 “호랑이가 우는 산”이라 하여 호명산(虎鳴山)으로 부르며, 그 호랑이가 올라가 포효하던 바위를 “아갈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아갈바위봉/기차봉 이정표.
아갈바위봉을 뒤로하고 호명산을 향하면,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 할 호명산이 멀리로 가늠되고,
급경사의 나무계단을 내려가는데,
좌측 호명리 방향 새덕산 기슭으로 청평호도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급경사의 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단풍으로 장식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단풍으로 장식된 작은 암릉도 어렵잖게 지나고,
작은 돌탑들이 있는 개념도상의 575봉쯤을 지나면,
단풍 숲그림 속으로 이어진 오솔길을 걷는 꿈을 꾸게 된다.
붉은 단풍 사이로 가야 할 호명산이 가늠되고,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호명산 단풍을 독차지한 백두들이 마음껏 단풍놀이를 즐기다가,
갑자기 나타난 쥐도 한마리 잡으며,
설악 단풍에 못지않은 호명산 단풍을 즐기는 사이에,
돌탑이 있는 좌측 호명리 방향 갈림길을 지나면,
널찍한 공터 한켠에 커다란 정상석이 자리한 호명산 정상에 도착한다.
<호명산(虎鳴山, 632.4m)>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한 산으로, 명지산(明智山)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의 끄트머리에서 청평호와 북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절경을 간직한 산이다. 옛날부터 산세가 험하고 삼림이 우거져 사람들의 왕래가 적고 호랑이들이 많이 서식하였던 곳으로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 호명산(虎鳴山)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고문헌에서는 호명산에 관한 기록을 찾아보기 어려우나 『1872년 지방지도』의 가평현 지도에는 고을 남쪽 양근계(陽根界) 가까이 호명현(虎鳴峴)이 기록되어 있다. 외서면(外西面, 현재 청평면)의 남서쪽에 위치하였으며 동쪽으로는 고성현(高城峴), 서쪽으로는 외서사창(外西社倉)과 남창(南倉)이 가까이 있다. 『조선지지자료』에는 "가평군 남면 호명리(虎鳴里)에 있다."라고 하였다. 오늘날 호명굴(虎鳴窟), 호명리(범울이) 등에서 관련 지명을 찾아볼 수 있다.
호명리 북쪽에는 범울이 계곡도 있다. 호명산의 다른 이름이 수리봉(秀理峰)이라 전해지기도 하지만 수리봉은 수리가 많이 살았던 곳, 수리재에 위치한 봉우리, 혹은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굴에서 소리가 난다는 소리봉 등 다양한 유래를 가진 곳으로 불기산(佛岐山)의 줄기에 자리한 봉우리를 뜻한다.
호명산 정상에서는 조종천과 북한강이 보이고, 멀리 북쪽 화악산과 명지산, 북서 운악산, 남동쪽 용문산, 남쪽 방향으로는 뾰루봉, 화야산, 서쪽 주금산, 축령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산행시간 여유가 있다면 호명산 정상에서 기차봉(아갈바위봉)을 거쳐 주발봉 방면으로 1시간 30분∼2시간 산행을 하면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하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호명호수(가평 2경)를 둘러보고 큰골 능선이나 가평 올레길 6-1코스로 상천역과 46번 경춘국도로 하산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경춘선 전철이 개통되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상천역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큰골능선이나 가평올레길 6-1코스로 산행을 하고, 청평역 방향으로 하산을 하면(약 4시간 30분 소요) 토, 일, 공휴일에는 청평역에서 청춘열차(ITX)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더욱 시간을 단축하고 아주 쉽게 산행을 하려면 상천역에서 하차하여 상천 4리 마을회관 앞에서 호명호수행 버스를 이용(30분 간격으로 운행) 호명호수~기차봉(아갈바위봉)~호명산 정상~청평역까지 3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도 있다.
기타, 오대골, 청평공고에서 산행시작을 하거나 하산을 할 경우 청평댐 전망대를 볼 수 있다. 우무내골(감로사) 계곡 쪽으로는 물이 많이 흐르는 여름철 산행이 특히 좋다. 호명이, 범울이 코스는 일반적으로 평범하지만 상천역코스(큰골능선)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산행을 시작하고 마치면 청평 방면으로 갈 수 있다. 버스가 하루 6회 운행한다. 버스전화(031-584-0239), 청평택시(031-584-2252) 기타 마직이 마을과 대성사를 거쳐 정상까지 오르내리는 코스가 있다.
호명산 정상 널찍한 헬기장에서 따스한 가을볕을 쬐며 쉼을 하는 백두들.
지난 구간에 걸었던 대금산 방향의 명지지맥 봉우리들.
명지지맥 호명산 단풍놀이 기념.
옅은 안개로 시원한 조망을 놓친 아쉬움을 호명산 정상에 두고 하산길로 접어들면,
이내 우측 대성사 방향 갈림길 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호명산의 단풍을 감상하며 급하지 않은 능선 내림길을 따르다가,
가이드 로프와 통나무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 내림길로 접어들어 길게 내려서면,
청평역이 2.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며 등로는 다소간 완만해지고,
등로 주변의 나뭇잎이 녹색으로 바뀌며 등로는 더욱 완만해지더니,
청평댐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를 지나게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청평댐.
<청평댐>
청평댐은 경기 가평군 청평면 청평리에 있는 댐으로 높이 31m, 길이 470m, 저수량 1억 8000만톤이며, 호수면적 12.㎢, 조종천(朝宗川)이 북한강을 흘러드는 위쪽의 굽이진 곳에 위치한 콘크리트 중력댐이다. 1943년에 세워졌으며 부근에는 국민관광지인 청평호반과 안전유원지가 자리잡고 있고 특히 7~8월에는 수상스키.모터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안전유원지는 수영장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해마다 여름철에는 MBC 강변가요제가 열린다.
살짝 당겨본 청평댐과 신청평대교.
전망대 우측의 내림길로 들어서면 다시금 급경사 계단길이 이어지는데,
제 몸뚱이보다 큰 배낭을 지고서도 거뜬히 오르는 젊은이가 한량없이 부럽기만 하고,
지그제그로 이어진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서면,
다시 완만하고 호젓한 등로가 이어지고,
또다시 급하지 않은 통나무 계단길을 내려서면,
뚜렷한 능선길을 막아선 표지판에서 등로는 우틀하여,
급경사의 적송 조림지를 내려서면,
등로는 다시금 완만해지며 체육시설이 있는 거북샘 쉼터가 나오는데 예전 산행기에서 보았던 거북상 샘터는 보이지 않고,
명지지맥은 좌측 오대골 방향으로 이어진다.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청평역 방향.
거북이 샘터 삼거리에서 좌측 오대골 방향으로 잠시 내려서면 나오는 좌측 오대골 방향 갈림길에서 직진의 구 청평 방향으로 진행하면,
완만한 능선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송전탑 아래를 지나게 되는데,
우측으로 청평면과 조종천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청평면(淸平面)>
청평면은 경기도 가평군의 남동부에 위치한 면으로, 가평8경 중 제1경 청평호반과 제2경 호명호수가 있다. 현재 고성리(高城里) · 대성리(大成里) · 삼회리(三會里) · 상천리(上泉里) 등 7개의 법정리를 관할하고 있다. 원래 이 지역은 외서면(外西面)으로 2004년 청평면(淸平面)으로 개칭되었으며, 청평은 '깊고 맑은 내가 흐르는 들'이라는 의미로 청평천(淸平川, 현재 조종천)이 흐르다 북한강에 유입되면서 그 합류점 부근에 넓은 들을 이루어 놓은 데서 유래하였다.
이전의 지명인 외서면은 치소인 가평읍(加平邑)의 서쪽에 있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1872년 지방지도』의 『가평현지도』에는 외서면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나머지 기록에서는 대부분 서면(西面)으로 기록되어 있고, 『여지도서』의 가평군 방리조에는 방동리(坊洞里) · 입석리(立石里) · 대승리(大升里) · 잠곡리(潛谷里) 등 9개 리를 관할하는 서면이 기록되어 있다. 『해동지도』, 『광여도』 등에도 서면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서쪽으로 청수산(靑水山)이 있고, 고을 남쪽으로 청평천(靑平川) · 잠곡천(潛谷川) · 조종천(朝宗川)이 감입곡류하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한편, 『가평군읍지』에는 내서면(內西面)과 외서면으로 분리되어 나타난다. 오늘날 청평댐 · 청평호 · 청평초등학교 등에서 관련 지명을 엿볼 수 있다. 청평댐은 조종천(朝宗川)이 북한강을 흘러드는 위쪽에 위치한 댐으로 1943년 준공되었다. 당시 남한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소로 건설되었다. 청평호는 청평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레저시설이 갖춰진 관광지로 이름나 있다.
<조종천(朝宗川)>
조종천은 한강수계에 속하는 지방 2급 하천으로, 기점인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상판리에서 종점인 청평면 청평리까지 총연장 39㎞로 이름은 가평의 옛 명칭인 조종(朝宗)에서 유래되었다. 한국 하천의 대부분이 서쪽으로 흐르는 것과는 달리 가평군에는 지질구조로 인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하천이 많은데, 조종천이 대표적인 하천이다. 주요 지류로는 제청천·마일천·세곡천·십이탄천·임초천·상천천 등이 있다.
1993년 9월 조종천의 상류를 포함하여 조종면과 포천군 일동면 일원의 21.8㎢에 이르는 지역이 조종천·명지산·청계산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지금까지 조종천수계에서 보고된 고유종 어류로는 각시붕어·묵납자루·줄납자루·가시납지리·쉬리 등 23종이 있고, 외래종 어류로는 떡붕어·향어·베스·찬넬동자개 등 4종이 있다. 또 천연기념물 259호로 지정된 어름치 1종도 보고되었다.
돌아본 호명산 방향.
우측 청평호 건너편의 뾰루봉 방향.
우회하는 등로를 두고 좌측 능선으로 진행하면 삼각점이 있는 마산(178.17m)을 지나게 되고,
홀로 뒤떨어진 터라 완만하고 능선 숲길을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다가,
앞서간 백두들을 따라잡아,
잠시 배낭을 내리고 남은 간식을 나누며 쉼을 한다.
종착지가 가까웠는데 시간도 여유가 있는 상태라 편안한 소걸음으로 등로를 따르면,
적송 조림숲에 체육시설이 설치된 청평 주민들의 쉼터를 지나게 되고,
어린 낙엽송 조림숲 사이로 이어진 호젓한 능선 내림길을 따르면,
등로는 우측에 청평고등학교 울타리를 끼고 이어지다가,
우측 청평고교 방향으로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는 안부를 지나게 되는데, 지맥길은 직진의 희미한 오름길로 이어진다.
우측 청평고교 방향 정규 등로 모습.
희미한 족적을 따라 짧은 오름길을 오르면,
상여집으로 보이는 작은 건물을 지나게 되고,
이내 한켠에 컨테이너와 이동통신 중계탑이 자리한 잡초가 무성한 공터가 나오는데,
잡초가 무성하여 길흔적을 찾기 어려워 잠시 헤매다가 우측으로 진행하면,
이동통신탑 옆으로 뚜렷한 임도가 이어져 있다.
칡넝쿨이 번지고 있는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안부를 지나는 포장도로에 내려서게 되는데,
좌측으로 10여 미터 도로를 따르면 우측으로 청평대교 방향 지맥길 들머리가 있고, 계속 도로를 따라도 청평대교가 나온다.
이곳부터 지맥길이 거칠다며 함께하던 백두들은 도로를 따라 청평대교로 진행하고,
홀로 들머리로 들어서서 지맥 능선길을 오르면 이내 묘지가 나오는데,
묘지 우전방의 등로가 희미하여 잠시 혼선을 겪다가 작은 나뭇가지를 헤치며 족적을 따라 들어서면,
거칠지만 제법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다가,
37번 국도를 지나는 차량들의 물결이 보이더니,
북한강에 합류하는 조종천을 건너는 청평대교 앞 교차로의 37번 국도로 내려서며 명지지맥 마지막 산행을 마무리한다.
돌아본 명지지맥 날머리.
잠시 후 도로를 따라온 백두들과 함께,
37번 국도를 건너고,
청평대교를 건너면,
좌측 조종천이 북한강에 합수되는 지점과 뾰루봉 방향.
우측 조종천 조망.
애마가 기다리는 팔각정삼거리 공터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한다.
돌아본 청평대교와 호명산 방향.
오늘도 늦지 않게 산행을 마쳤는데도 날씨가 시원하고 산행이 쉬워서 땀을 흘리지 않았다는 핑계로 목감을 건너 띠고, 바다 냄새를 맡으려 가락시장으로 이동하여 푸짐한 뒤풀이로 명지지맥 완주를 자축한다.
한북정맥에서 분기한 세 번째 지맥인 명지지맥/조종지맥 종주를 마감하는 자축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향한다.
명성지맥과 화악지맥에 이어 걸은 명지지맥도 기대보더 훨씬 멋진 종주산행 기억을 간직하게 했다.
이제 다음달 고군산군도로 18주년 기념산행 이후에는 남겨진 9기맥 산행을 하게 될 것이고,
그 이후에는 한국의 멋진 둘레길을 돌아볼 예정인데,
그러다가 남겨진 지맥길을 언제나 다 걸을 수 있을런지 !
첫댓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작년 가을산행 이었네요 . 잘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