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 욕망은 인류 문명과 자본주의 발전의 생명력이다. 그러나 그 욕망으로 인한 과도한 소유욕은 때로는 투쟁으로, 때로는 약자를 처참하게 짓밟는 폭력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그 현상은 두드러져 왔다. 그것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증명되었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적게 가진 자의 재산을 점점 더 다양한 방법으로 획득하므로 점점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점점 더 가난하게 되어 결국 살 집조차 구하기 힘든 상태에 몰릴 수 있다. 우리나라 고려 및 조선 말기처럼 소유의 질서가 무너지면 사회는 공공선을 잃고 혼란에 빠진다. 국가가 힘 있는 자, 가진 자의 욕망을 구하는 목소리에 무게를 너무 실어주면 그 국가는 정의를 상실한다. 그런 국가는 그들에 의해 귀족주의적 전체주의화에 흐르게 된다. 그래서 인간의 소유욕과 이를 바탕으로 한 자본주의는 항상 조율이 필요하다. 그 조율의 기본적인 수단 하나가 법률과 조세제도다. 법률과 조세제도야말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2) 조세제도의 역사를 보면 굳이 자본주의라는 근대의 이념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발달해 왔다. 성경에서 ‘10일 조’의 헌금도 일종의 조세이며 중국 고대의 정전법 등도 조세와 깊은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의 대동법 역시 조세의 문제가 중심에 있다. 인류 역사에서 조세는 항상 국민의 균형된 삶에 깊이 관계해 왔다. 조세는 국가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한 기틀이며 국민 삶의 균형을 유지해 가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로서 그 의의가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조세제도가 항상 문제로 드러난다. 그 문제는 어디는 세금이 있고 어디는 없느냐의 문제이기도 하고 세금을 어디다 얼마나 매기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3) 중세의 신중심주의와 봉건적 국가제도에 의해 한없이 억압되었던 인간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욕망은 근대 인간주의로 접어들면서 비소로 해방을 맞이했다. 그러나 해방된 인간의 자유주의적 욕망은 엄청난 근대적 데카당스를 낳았다. 그리고 인간은 자본과 욕망의 그늘에서 엄청난 소외를 경험하였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이데올로기 논쟁이며 공산주의 운동이기도 하다. 유럽인의 상당수는 공산주의 운동에 매료되기도 했다. 공산주의 운동은 그들 나름의 공동체주의를 표방하면서 인간의 근본인 소유욕을 무시하였다는데 큰 문제가 있으며 그런 점에서 우선 비인간적이다. 그런 가운데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수정자본주의는 부의 균형과 조절을 위한 각종 이념과 정책과 함께 소득이 있는 곳에 조세가 있다는 기본적인 조세 원칙을 신봉한다. 그러나 문제는 어디에 얼마만큼의 세금을 부여할 것인가? 나아가 어디에 기준을 두고 세율을 정할 것인가? 어디에 어느 정도까지 세금을 면제할 것인가? 등의 논란이 빈번해 왔다. 그리고 사회 특히 자본주의는 항상 진화적 유동성을 갖기에 수정은 늘 필요해 왔다. 4) 우리 대한민국 사회도 해방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기본으로 정착시키면서 이 조세의 원칙은 철저하게 지켜져 왔다. 그것이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영역이 바로 근로소득세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근로자는 바로 이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 철저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사회에는 이외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영역이 많다. 그것은 근로소득자에게 불평등의 불만이 되고 있다. 5)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곳에 현재 복권 당첨금,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등 가상 자산은 모두 기타소득의 영역이 있다. 그런데 2024년 12월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인 2026년 1월 1일 이후에는 가상 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서 얻은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한다. 총수입에서 취득가액과 수수료 등 경비, 연간 기본 공제액 2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20% 세율을 적용한다. 지방소득세 2%를 추가하면 총 세율은 22%다. 이는 조세의 원칙에 입각할 때 적합한가? 6) 원래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는 2020년 12월 소득세법이 개정돼 2022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유예를 거듭했다. 2021년 주요 코인 가격 하락과 함께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가상자산거래소가 늘어나면서 여야 합의로 과세를 미뤘다. 그러다가 가상 자산에 대한 세금은 2년 유예하여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되어 있다. 7)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4월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돈 버는 사람은 세금을 내고 안 버는 사람은 안 내야 하는데 지금은 못 버는 사람도 내서 역진적인 면이 있다” “언젠가는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꿀 필요가 있다”고 하므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정부는 예정대로 2027년 1월 1일부터 세금을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소득세를 내지 않는 주식 소득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그리고 가상자산 과세를 폐지하라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4번째 과세 유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인 국민의 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가상 자산 과세를 폐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상자산 소득세 전면 폐지는 옳은 것인가? 8) 가상 자산과 주식 투자 등 모든 기타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조세기본원칙에 전격 부합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형평성이다. 소득이 있는 모든 곳에 세금이 세금이 있어야 하며 유예하는 곳이 없어야 한다. 국가는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넘어 모든 영역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그리고 그 적정선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는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센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현재 한국의 가상 자산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025년 말 기준 87조2000억 원으로 2024년 말(110조5000억 원)보다 21.1% 쪼그라들었다. 2025년 하반기(7∼12월) 하루 평균 거래금액도 5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7조3000억 원) 대비 26.0% 줄었다. 2026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규제 리스크 등 악재가 많다.(동아일보 2026.5.30.) 하지만 위험이 있는 곳에 큰돈 버는 사람 있다는 옛말처럼 미성숙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크게 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나타날 조짐은 항상 있다. 그리고 가상자산시장의 거래 위축이 조세 때문이라는 것은 전혀 연동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9) 초기부터 면밀하게 조사하여 조세 기준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거래 등 모든 영역에도 해당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그 가상 자산의 거래와 흐름을 어떻게 정확하게 파악하고 추적할 것인가? 그리고 세율을 어디까지 정할 것인가이다. 2009년 미국의 연례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자신의 수입에 부과되는 세금의 비율이 16% 정도면 적정하다고 하였다.(스티브 포브스․ 엘리자베스 아메스 지음/김경수 옮김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 아르그네, 183쪽) 그것은 세금 부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느 선이 적정한가의 문제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엉뚱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논쟁의 근원이 진정 자본시장의 올바른 흐름과 균형에 있는가? 특정 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인가? 10) 다시 말하지만, 모든 인간에게 욕망은 항상 강한 생명력이다. 자기가 번 돈을 절대로 세금으로 내고 싶지 않다. 그 돈을 정당하게 벌었던, 부당하게 벌었던 말이다. 그것은 인간 욕망은 한계가 없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욕망은 생산력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욕망을 난도질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공공의 선을 위해 욕망의 균형을 찾아갈 줄 아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 욕망의 질이 달라진다. 그가 번 그 어떤 자본도 그 자신의 힘만으로 번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체라는 울타리는 그가 돈을 버는 중요한 마당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자본 시장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지만 갑의 이득은 을의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을 깨닫는 개인은 매우 지혜롭고 고결한 사람이다.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 의해 향기를 발휘한다. 11) 중요한 것은 균형과 적정성이다. 세금이 너무 과하면 인간 활동의 소중한 생명력인 경제활동의 욕망을 둔화 왜곡시킨다. 그러면 기업도 위축되고 인간의 경제활동도 위축된다. 그러나 세금이 너무 미약하거나 형평을 잃으면 사회의 균형이 깨지고 탈세자가 늘고, 공공선이 무너진다. 중요한 것은 자본 흐름의 투명성 제고와 과세의 적정성 문제다. 그것이 곧 조세의 함정이다. 국가는 욕망의 진작과 조절을 통한 공공선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조세의 형평성과 적정성을 찾아야 한다. 특정 집단의 큰 목소리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국가는 특정 세력의 귀족주의화를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간의 욕망 그것은 항상 생명력이자 함정이다. 국가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조절하느냐가 중요하다.
12) 플라톤이 추구한 이상국가,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공자의 대동사회 등은 모두 욕망을 존중하되 중용의 미덕이 잘 발휘되어 각자의 삶을 행복하게 추구할 수 있는 사회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이제까지 그 중용을 완벽하게 이룬 국가는 도래하지 않았다. 그만큼 중용의 조화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주장이 강한 집단, 다수를 이룬 집단, 힘의 결집이 강한 집단이 항상 이익을 먼저 가져간다. 법률과 조세도 늘 그들의 이익에 충성해 왔다. 그것이 또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가지는 함정이다. 현명한 지도자는 그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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