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썻어요
윤병갑
시방 머라 캐샀노
내사 마 통 모리것다
미칬네 늘그막에 이기 미칬능기라
가리느까 팔자없는 글공부 할끼라꼬
싸맨 골머리 쥐 까지 나서
확 고마 쎄리 치아뿌까 하다가도
아이다 아이다 이라능기 아이다
냉수사발 들이키고 자세 고쳐 앉는다
예술을 사랑하는 순천 문예대학 글공부 강의실
가을비는 유리창에 콩나물을 그리고
특별초청 해금연주 보글보글 익는데
선생님은 길게 앉아 발장단 까닥까닥
걸상다리 하나가 옆으로 삐딱하네
저거 자빠지면 다칠낀데
산거 수 십년 쌤인데 설마 다치것나
산전수전 축지법에 쐬주양주 전자전
막걸리 파전에 홍콩가는 공중전
공중부양 해물전 도가 텄지 싶은데
실상사선 날씬터니 몸피 쬐끔 불었네
술배와 순발력은 반비례인데 그렇지 그래도
오만가지 잡생각 부글부글 골때린다
삐딱다리 걸상 바꿔 새 걸상 권하면서
스리슬쩍 붙여보는 얌체같은 말 한 마디
붙어라는 돈은 안붙고 가로 세로 눈 붙었능가
똥개눈에 똥 보이듯 글쎄 이건 눈에 들고
글은 츠 암 안보여요 스앵님
고수답게 너무쉽게 도사같이 돌아온 말
그냥 그말 지금한 말 쓰세요
줄탁동시 뒷통수 대오각성 번갯불
심봉사 청이보듯 우문현답 심봤다
한갑자 노가다에 골병만 남았는데
두대가리 돈내기 질통지고 날듯이
북망을 갈때까지 쌔빠지게 그려보자
생선종이 비릿하고 향싼종이 향내나듯
일갑자 시력이면 꽃가마 탄다는데
꽃가마는 언감생심 까막눈은 면해야지
글공부하다 북망갔으면 참 좋겠다
그나저나 씰데없이 질게도 썼네
짜리게 쓰라
쫌
쥐 잡는법 - 대왕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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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없어요
윤병갑
힘 앞에 굴하지않고
여리다고 동정 하지도 않고
가지려 하지않고
한톨의 빛까지 되돌려 보내
물에비춰 귀감 뒤를보는 후사경 세상만사 요지경
마귀할멈 갖고노는 신기방기 요술거울
다 있는데
마음을 비춰주는것은 없는가 보다
빈둥빈둥 사료나 축내며 밤마실 다니는
우리집 저 똥괭이가 간밤에
뉘집 상추밭에 똥을 쌌는지
마음을 비춰보는 그런 거울이 있으면
딸라빚을 내어서라도 사겠는데
거울도 안보는 여자
거울도 안보는 남자
저들에게 선물 하고픈데
스님상투 처녀불알
돈있으면 다 있는
마트에서도 안팔아요
철물점에도
어리버리 일타강사 찰랑찰랑 탬버린
깃털보다 가벼운 깐족 휘발럼
삼십육계 줄행랑 붕짜자 뿡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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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윤병갑
함 순 례
어쩌다 깜박 졸았나 봐요
어둠 뚫고 지켜보는 시선 있어 눈 떠 보니
그대가 빤히 훔쳐보고 있네요
들고 갈 것 없으니
잠시 쉬어 가려든 참인가요
그대 편히 머물다 가세요
한 밤중 슬며시 제게 찿아와
짓무른 몸 정갈히 씻어 주시는 군요
대접할 수 있는건
마시다 남은 떫은 차 한잔 뿐
더러 맑은 술이나 입맛 돋우는 음식으로
당신을 맞을 때도 있겠지요
오늘은 딱한번만 눈감아 주세요
한시절 지나면
당신도 그만 기울고 말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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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썻어요
문병갑
무슨 영화 보겠다고
팔자 없는 글공부
미쳤지 내가 미쳤지
(입안이 소태)
천년잠 깨운다는 시작 강의실
가을비 창가에 송이송이 열리고
특별공연 해금연주 보글보글 익는데
선생님은 길게 앉아 발장단 까딱 까딱
걸상다리 하나가 옆으로 삐딱하다
(쐬주한 잔 캬~)
저거 다리 아프네 자빠라지면
앉은 쌤 다친다 괜찮을까
말을 해야하나 그냥 냅두까
순간이동 공중부양 도가 텄을까
술배와 순발력은 반비례 인데
실상사선 날씬터니 몸피 쬐끔 불었네
(못본척 안주 한점)
늘그막 글공부 나만 이리 어려운가
오만가지 잡생각 부글부글 머릿속
이골난 삽질하듯 시작 되면 좋으련만
연필도 잡기전에 하품 먼저 시작된다
(술술 나오면 그게 술이지)
삐딱다리 걸상 바꿔 새걸상 권하면서
다짜고짜 붙여보는 얌체같은 말 한 마디
붙어라는 돈 안붙고 가로 세로 눈 붙었나
똥개눈에 똥 보이듯 글쎄 이건 눈에 들고
글은 차 암 안보여요 쓰앵님
고수답게 너무쉽게 도사같이 돌아온 말
그냥 그말 지금한 말 쓰세요
(말이야 쉽지)
돈내기 공굴뎃빵 질통메고 나르샤
밥벌이 벽돌안고 5층까지 릴레이
단내나는 목울대에 찬물만 한 바가지
열풍 부는 사막에선 모래밥도 씹었지
(눙물이 앞을가려)
60년 노가다에 삭신만 삭았는데
북망을 앞에놓고 소금꽃 그려본다
생선 봉지 비릿하고
향싼 종이 향내나듯
시력이 한갑자면 꽃자리 남는다고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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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먹어라는게 아니고요
윤 병 갑
땅 불쑥 하게 말 할것은 없지만 그때
일제가 망한지 얼마되지 않은
쥐뿔도 없고 까막눈이 젊은 아버지는
밥벌이 해협을 편주단신 드나들이 하셨다고
먹장구름 같았던 제국시절 옥답 수마지기
끝내 남의손에 넘겨주고 쫓겨나와
물설은 포구 윗등 눈아픈 두칸초옥 나의 외가
아직 반상 나누시고 내외 반듯하셨던 외조모께선
그래도 명색 양반사위 보셨다고
가리울곳 없어 찿아온 친정에서 어머니는
여섯 살 터울 둘째를 힘차게 이승으로 내 보냈다고
항열 따르고 천간따라 이름 하셨다고
빨간 제 족속의 불알을보고
염원 하나쯤 어찌 없었을까 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