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이란 하루라도 쉴날이 없다
가만히 할일을 생각할때는 할일이 없는 듯하다가도 밭에만 나오면 해야 할일이 천지다
이제 파종도 끝나고 얼추 모종 정식도 끝나... 좀 쉬어가도 될듯하여... 좀 게으름을 피울라 치면
조금도 여유를 주지 않고 압박해 들어오는 것이 농사일인 듯 하다
하다 못하여 할일이 없으면 밭주위의 풀이라도 뽑아야 하니 말이다
오늘이 딱 그짝이다
밭에 나오기전에는 무슨 할일이 있을까 하였는데 밭엘 나와보니 그것이 아니다
해야 할일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제일 먼저 오늘 계획하였던 지지대 설치
지지대중 긴 것들을 골라 토마토며 가지 등 지지대를 설치하고
중간높이의 것들로 고추 지지재를 세우고 줄을 매어 심은 고추들을 고정하고
모종 주위 잡초들을 제거하고...
작년 야심차게 파종한 도라지...
혹여 기다리면 언젠가 싹이 발아하겠지 하고 기다린 것이 벌써 5월 하순이다
기다리는 도라지 싹수는 커녕 제가 주인인양 잡초들이 밭을 점령해버렸다
이제 더이상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 하여 밭두둑 풀들을 뽑아내고 다음 작물 심을때까지 풀들이 나지 않도록 비닐 멀칭 작업
그리고 씨앗용으로 남겨 두었던 쪽파를 뽑아 데크에 널어 말리고
역시 이곳도 풀들이 자라지 않도록 비닐 멀칭 작업 .... 다음 이곳에 들깨 모종이나 심어볼까
남원에서 공수해온 조선오이를 지난 4월 파종하였는데
한달여가 지나도 아무런 기미가 없어 5월초 그위에 오이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오늘 보니 모종 심은 사이로 그토록 기다리던 조선오이가 여기저기 발아를 하고 있다
그냥 뽑아 버리자니 그동안 기다린 공이 아까워 몇개만이라도 옮겨 심어보려고
주위 지주대를 이용하여 부랴부랴 서둘러 얼기설기 오이유인망을 설치하였다
다음 주 싹이 자라는 것을 보아가며 모종을 옮겨 심어 볼까나
너무 많이 심은 오이... 어찌 감당 할것인지 쓸데없는 기우를 해본다
다음날은 몇해전 밭 정리 작업을 하며 죽은 감나무 뿌리 등을 캐어 밭한켠에 쌓아 두었더니
그주위로 한삼덩굴 등이 감싸 늘 보기에도 흉물스러워 보여 치워야지 치워야지 하면서도 치우지 못하였는데
이번 기회에 이것들을 정리하고 내년에 그자리에 두릎을 심을 요량으로 정리작업을 시작...
우선 나무더미를 둘러싼 덩굴들을 제거하고 나무 등걸들을 하나하나 옮기고 나무뿌리에 붙어있는 흙들을 제거하고
이더위 비적 비적 땀을 흘리며 수시간 정리작업을 하고나니 몸은 기진맥진..
마음같으면 오늘 이것을 마무리 하였으면 하였는데 몸이 더이상 따라주지 않는다
나머지 작업은 다음으로 미루어 마무리하기로...
저녁 약속이 있어 점심을 먹자 마자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집으로
집으로 오는길 .... 피곤하고 지루하다
유독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이 그리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