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부활절 칸타타를 무사히 마치고 성가대 소식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우연히 다시 보게되었습니다. 인생이란 여정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내려놓게 합니다. 2014년 10월 12일 둘째 윤아름의 탄생과 함께 성가대를 못하고 있습니다.그러나 그때의 기억은 고스란히 내 마음에 녹아 있습니다. 내일 아름이 돌사진 찍으러 갑니다. 내인생 두번째 보석 윤아름 아침부터 감사와 감동이 밀려옵니다."
< 시온 성가대 테너가 되기 위해 내목에 120만원을 발랐다. >
(여기 사진속의 인물들은 안양에 살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여러분들의 지인들도 있을 겁니다.)
어쩌다 주일은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주일성수만 겨우 했다.
(기타 동호회 맴버들과 함께 )
2011년 11월 5일 결혼을 했다. “교회는 봉사를 통하여 소속감이 생긴다”고 하면서 사무실직원 김혜숙 집사(형수님)의 반 테러 수준의 강압으로 시온성가대를 시작했다.
성가대는 중 고등학교 때 잠시 했었는데 테너, 베이스가 뭔지도 모르는데 “ 어쩌라고!!! ” 그런 가운데 떠밀려 앉게 된 자리 테너.
먼저, 악보가 안 보였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내 눈은 가사와
가장 가까운 소프라노 악보로 달려가고 테너 악보는 시속 100km로 달아나 버렸다. 가사를 보
면 악보가 달아나고 악보를 보면 가사가 달아나고 ……..
두번째로 테너음을 잡을 수가 없었다. 몇 주가 지나도 옆 사람 음과 내가 내는 음은 달랐다. 좇아가려 해도 되지 않았다. 100m를 달려가는데 아무리 힘을 써도 좁혀지지 않는 거리 만큼이나 음은 낮고 높고 제멋대로 이탈하고 이음을 내고 있었다. 성가대 서기가 두려웠다. 테너의 높은 음자리표의 “라”가 “도” 라는 것도 몰랐다. 그러니, 음이 다를 수 밖에… 그러나 자존심에 묻지도 못했다.
세번째로 목이 빨리 쉬었다. 정상적인 발성이 되지 않으니 곡을 한번 부르고 나면 목이 쉬었다.
이러다가 스스로 성가대에서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극약 처방이 필요했다. 보컬 트레이닝 학원을 찾았다. 3개월간 일주일에 두번 렛슨을 받았다. 실력이 안되면 “돈으로 발라야 한다.” 내 목에 120만원을 발랐다. 피아노 음을 듣고 소리내기를 3개월간 반복했다. 매주 성가대에 목이 쉬어서 갔다. 옆자리 김승철집사가 “오늘도 목이 쉬었네” 한다.
서점에서 보컬에 관한 책도 사보고 매일 음악을 들었다. 집에 오면 기타를 치며 보컬 연습을 했다. 정유선 집사(울 마누라)가 한마디 한다. “이제 그만좀 하지? 남들은 10대에 다 하는 걸 이제 와서 한다고” 혀를 찬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없어 보였다. 시간은 어느덧 흘러 시온 성가대 한지도 벌써 3년이 지나고 있다. 아직 생소리를 내고 있지만 “난 발른 목이야” 하며 열심히 내 소리를 내고 있다. 피아노 음을 듣고 내 소리를 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면 발전이다. 장로님께서 자신 없으면 옆 사람의 소리를 듣고 발성하라고 하시지만 성가대 음 컷닝도 기본기가 되야 가능하다.
2014년 4월 20일 부활절칸타타를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가슴이 뭉클했다. 두 눈에 눈물이 코가 찡했다. 이 맛에 성가대를 하는구나 정말 백두산 정상에 올라 산 아래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좋았다.
2012년 8월 27일 우리 집에 천상의 소리 테너 상준이가 왔다. 상준이는 나를 아빠라고 정감어린 목소리로 부른다. “ 아~빠, 아~빠 “ 그 목소리가 내 심장을 뛰게 한다. 그를 안아주면 눈을 맞추고 눈을 지그시 감으면서 입술을 내 입술에 포갠 후(가끔씩 사탕도 준다) 새색시 마냥 부끄러운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등을 다독이며 “사랑해” 말해주면 상준이도 그 조그만 손으로 내 등을 다독여 주며 “싸”라고 말한다. 눈물이 핑 돈다.
이 아이에게 나는 이런 아빠가 되련다. 시온 성가대에서 열심히 찬양하는 아빠, 최선을 다하는 아빠, 성실한 아빠, 음 이탈에도 굴하지 않는 뚝심 있는 테너 아빠, 오늘도 시온성가대에서 생소리를 내며 의욕충만 열정충만 아자! 아자! “상준아 너도 아빠처럼 시온성가대에서 최고 테너가 될꺼야. 하 하 하 ”
이제 11월 달이면 우리집에 2째가 시온성가대로 옵니다. 첫째는 테너인데 둘째는 소프라노인지 테너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언제나 깊은 사랑으로 그리스도 앞에 충성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 드립니다. 시온성가대 파이팅.
둘째는 소프라노 였습니다. 2014년 10월 12일 일요일 8시에 우리집에 무사히 왔습니다. 11일(토) 아침부터 산통끼가 있어 검사받으러 강남 차병원에 갔다가 예정일 보다 한달 앞서 상준이와 같은 방에서 태어났습니다. 첫 아이때는 진통소리에 가슴을 쓰러내렸는데 둘째 아이때는 자장가로 들려 옆에서 꿀꿀 잠도 자고 "윤아름"이란 멋진 이름도 지었습니다.
매일 매일 지나가는 하루 하루가 그냥 가는것 같아 안타깝고 아깝고, 눈을 뜨고 눈을 감을 때까지 감동인데 그리고 감사인데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습니다. 아이처럼 벽에다 낙서하는 심정으로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내삶의 뒤안길을 눈에만 담기가 잊혀질까 두렵습니다. 마음에 담고 글로 남기고 싶습니다. 아까워서 아까워서 자꾸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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