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는 영화 명량이, 2022년에는 영화 한산이, 2024년에는 영화 노량이 개봉되었다. 이 3편의 영화는 국민들에게 이순신을 불세출한 영웅의 인물로 각인시킬만큼 흥행에 성공한 대작들이다. 매번 영화마다 일부 픽션이 있었고, 거북선과 백병전 등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영화는 극예슬의 한 장르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영화는 사료 내용과 완전일치하기가 어렵고 영화속에서 사료의 완벽성을 구한다는다는 것은 연목구어와 같은 것이다. 그러함에도 대중들 사이에는 언필칭(言必稱) "이순신"을 말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자주 보이는데, 영화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실감한다. 결국 영화가 구국의 영웅으로 역사에 자리매김한 이순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촉매제역할을 한 것이다. 이점에서 김한민 감독은 21세기 이순신부흥운동에 큰 역할을 한 분이라고 칭할만하다.
이순신의 참된 정신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것이 요즘 곳곳에서 들려오는 질문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여러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 장황한 이론보다는 무엇보다 솔선수범하려는 의지와 자세라고 말할 수 있다. 난중일기를 수백번 읽어도 옳은 일을 하나도 실천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일이다. 몇년사이 곳곳에서 이순신열풍이 일고 있다. 이순신관련 책을 몇번 읽으면 모두가 전문가가 되는 듯하다. 난중일기에서 배울 수 있는 핵심 덕목은 겸손과 겸양지덕이다. 탁월한 전공을 세웠어도 이순신은 조금도 보탬이 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부끄러워했다. 이것이 이순신의 본받을 점인데, 이를 진정성 있게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난중일기를 애독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이다. 그런데 흥행에 편승하다보니 의외의 문제점도 발생한다. 초서 한글자도 모르는 이들이 난중일기를 번역한다며 무단 인용함으로 인해 선행 번역서와 정통 완역본이 가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이순신의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다. 이순신대중화를 위해서는 초학자와 학생 등 대중들에게 올바른 가르침을 전해주어야 한다. 바야흐로 대한민국 지성인들의 바른 눈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미래를 밝게 열어나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