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것에는 여러가지 관점이 존재한다. 삐뚫어진 관점, 온화한 관점, 너그러운 관점, 반항적인 관점... 무엇이 정답일까? 참고로, 인생에 정답은 없는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당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하나 빌렸었다. 제목이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상록"이었다. 얼핏 책을 넘기니 영 내용이 딱딱해 보였고,
그 내용보다 더 책 표지가 딱딱했던 그런 책이었다. 페이지수도 만만치는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책 읽는 것을 다 마치자 결론은 하나였다. "세상사 맘먹기 달렸다" 너무나 간단한 인생의 이치였다. 어느 방랑시인의 말처럼,
백년도 못 살면서 천년의 근심으로 세상사람들이 살아간다.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다. 그냥 이런 말들이 생각나는 요즘이었다. 오늘 논점은 "이제 더이상 진단하지마라!" ...에 대한 것입니다. 자, 시작해 보지요. 차가 1대 정비센터에 입고됩니다. 고객: 차가 갑자기 잘 안 나가는데요? 정비사: 오, 그래요? 플러그가 나갔나...(입방정 시작) 고객: 지금 급하거든요. 빨리 가봐야 하는데...빨리 좀 해주세요. 여기서 잠깐, 모든 고객은 아주 바쁘다고 대개 얘기한다.
엔진오일도 아주 급하게 교환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다. 그런데 나중에 이것도 봐달라 저것도 봐달라 하면서 1시간이 흐른다.
이것은 모두 공감하실 것이다. 포털 사이트의 공감놀이처럼... 급하게 오일을 교환하는 고객들.
본인은 이렇게 얘기를 해준다. 오일교환을 단순하게 받으러 오지 마십시요. 정비센터에 종합정기검진 받으러 오신다고 생각하세요. 좋지 않습니까? 정기적으로 차량의 전반적인 상태를 검사받는데...
어찌 최소한의 시간도 준비하고 오질 않는지요? 어쨌든 이야기는 계속 된다. 정비사: 예, 빨리 해 드릴께요(이건 지키지 못할 선약이다) 얼마의 진단후, 그 진단이 감에 의존했건, 첨단장비에 의존했건 대개 빠른 시간안에 진단이 나올 것이다. 정비사: 점화플러그랑 케이블 손 보면 되겠네요. 금액은 어쩌구정도 됩니다 (꼭 정확한 금액을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기서도 잠깐, 100원 단위까지 정확한 금액을 알아서 견적을 내라는 겁니다. 그리고 견적은 5천원단위로 끊지 마십시요.
이러면 할인요구하기 아주 좋습니다.
10원단위까지는 아니라해도 100원단위는 끊으세요.
그도 안되면 천원단위로 끊는 겁니다. 이러면 정확한 수치로 좋은 느낌을 제공합니다.
착한 견적...바로 그거죠. 고객: 좀 싸게 잘 고쳐주세요. 예? (싸면서 잘 고치기는 실제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건 마치 싸구려 부품으로 최고급 냉장고를 만들어 달라는 것과 같다.
똑같은 냉장고도 어떤 부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가격이 엄청 차이난다는 상식을 고객들은 왜 모를까? 이걸 인식시켜줘야 할 사람들이 바로 필드에 있는 정비사들이다) 정비사: 알았으니 염려마세요. 이러면서 정비에 착수한다.
정비할때 시간은 이상하게 얘기를 하지 않는다. 뭔가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지막하게 고객이 얘기할 것이다. 고객: 뭔 놈의 차가 이렇게 고장이 자주 나냐....된장! 정비사: 국산차가 다 그렇죠 뭐..^^
(이렇게 동조하거나 또는 차가 나이를 먹어서..라고 동조할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게 문제라는 것이다. 만일 내가 정비하는 차의 고객이 이런 얘기를 하면 잠깐 동안 강좌를 들어야 한다. 그 강좌 내용의 핵심은 이렇다. "이건 고장이 아닙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대개 고객은 뭔 개소리인가 하고 눈을 치켜뜨고 쳐다보게 된다. "이 증상은 고객님이 만드신 겁니다" 어라? 갈수록 태산이네. 이 놈의 인간이 뭔소리를 하는거여, 시방! "점화플러그를 비롯한 점화장치는 소모품으로써 일정 시간 주행하면
성능이 저하되거나 못쓰게 되어 교환을 해주어야 합니다. 현재 고객님의 경우엔 소모품 교환주기를 한참 넘기시어 겪지도 않을 고장을 겪고 계신 겁니다. 차는 단순히 생각하면 이동이 가능한 기계장치일 뿐입니다. 당연히 사용하다보면 닳고 부식되는 부분이 생기고 따라서 주기적으로 관리하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이죠. 오늘 고장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심한 경우 시동이 꺼지기도 하는데,
시동 꺼지면 주행하다가 브레이크가 안 듣고 핸들(원래 용어는 스티어링 휠)이 듣지 않아 매우 위험하지요. 다음부터는 교환주기를 지키시기 바랍니다. 교환주기는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왜 벤츠나 BMW, 아우디같은 차는 길거리에 퍼진 모습을 보기 힘든가? 차가 좋아서? 좋은 건 본인도 안다.
하지만 그 차가 울트라 메가 어쩌구 점화플러그를 쓴다해도
주행거리가 도달하면 망가지는건 똑같다는 것이다.
주행거리에 걸맞는 철저한 관리...이것이 명차들의 이면이다. 정비센터에 입고되는 똥차..
엑셀 MPI(실제 똥차가 아닌데 흔히들 차령이 10년이 넘으면
죄다 그것들을 뒤에 싣고 다니는지 그렇게 불린다)를 주행거리로 관리해 보라. 대한민국의 명차로 거듭날 것이다. (물론 차체 부식되는 어쩌구는 애초에 어쩔수 없을 거다.
물론, 이것도 방청작업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일단 예외로 보자.
메이커에서 그렇게 만든 것이니 이 부분은 유보하자) 서두에 논했던 진단하지 마라...는 얘기는 소모품을 진단하지 말라는 얘기다. 고객이 정비센터에 와서 엔진오일 교환해 주세요...하면
예, 정밀진단후 교환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시는가? 그냥 때가 되서 교환하는 것 뿐이다. 소모품은 다 괘를 같이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 이 나라의 정비사들은 소모품을 진단한다.
고객들도 이에 길들여 진다. 당연히 관리는 물 건너 간다. 이렇게 정비를 통한 수익창출은 멀어져 가는 것이다. 파워 스티어링 기어가 왜 터져 오일이 질질 세는가?
이유를 아시는가? 모두 아실 것이다. 왜 유독 이 차는 엔진오일이 질질 세나?
똑같은 다른 차들은 괜찮은데... 로커암 커버 가스켓 샐때 커버의 변형이나 구조적 결함외에도 이렇듯 제 3의 원인이 배제된다. 후진 오일은 3천킬로를 넘기지 말라고 강조했건만 굳이 5천을 채워 타는데 무슨 수로 이를 막는가? 물론 주행거리가 적으면 2천만 타라고 한다. 하긴, 대전지역 어디에서는 지큐XG 넣고 일만키로 타라고 한다는데...
이건 일부러 한다면 매우 똑똑한 것일지 모른다. 그래야 또 정비할 껀수가 생기지 않겠는가?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수천만원짜리 남의 재산을 관리할 자격이 부족한 것이다. 공부하라) 전문가는 해박한 지식하에 분명 경고했건만 고객이 말을 안 들으면 어쩔수 없다. 술먹지 마라....간땡이 붓는다...고 의사가 아무리 강조해도 결국 술먹고 지방간 어쩌구가 된다. 이는 세계 최고의 의사가 와도 막을수 없는 그런 것이니 어쩔수 없다. 더이상 소모품을 진단하지 말라.
그냥 주기적 관리가 목적인 것이다. 정비센터에 들어오는 모든 차를 명차로 만들수 있다. 차는 대부분의 비용이 유류비용이다. 맨날 차 고치는 것 같아도 5년 수리비와 연료비를 비교해 보라.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 다는 걸 알수 있다. 시속 100 KM/H 로 달리는 기계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런데 그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망각한다. 그리고 더 위험한 건...정비사 자체가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골고객이라...드라이브샤프트(현장에서는 등속조인트라고 부른다.
CV 조인트는 일부분인데 전체를 대변한다)의 부트가 찢어져
그리스가 누출되어 있는게 보여도 소리 안 나면 더 타라고 한다. 다음부터 이 고객은 차량을 바꿔도 상기 고장을 보고 교환을 권하는
정비사의 말을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 정도로 알 것이다. 이는 정비사의 실수다. 스타렉스 3.0 LPG 가 입고한다.
단골차량이다. RPM 이 너무 낮으니 좀 올려달라고 한다.
언뜻보니 믹서는 구형타입이다. 유유히 공구를 들고 걸어오면서 또 한번 잘난척을 한다.
"금방 해줄라니까 안에서 차 한잔 마시고 있어" 그리고 아이들스크류로 조정을 한다. 대다수의 정비사들이 이렇게 정비를 해준다.
왜 이렇게 차를 만들었을까?
주기적으로 공전조정을 행하여 줄 엔진이었던가? 애초에 원인은 다른곳에 있다.
피할수 없는 카본누적. 당연히 과다퇴적된 카본을 클리닝하는 것으로
정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캐미컬 비용도 받아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다른 정비사들은 아무렴 단골한테까지 받을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 사고방식이 잘못된 것이다.
서비스의 개념이 대체 무엇인가? 희생인가? 부품이 소모되는 서비스는 없다.
이건 정비비용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 내가 아는 많은 정비센터 사장님들이 위와 같은 카본제거 비용으로
3만원 이상을 받는다면 믿으실까? 그것도 진단이 아닌 주기적 작업으로 말이다. 많은 정비센터에서 소모품 관리를 한다. 여러분들은 주행거리가 10만키롤 넘기기전에 통장의 페이지를 몇 장 넘기시는가? 여러분들의 고객들이
"이 곳에서 정비받는 동안엔 차가 퍼진적이 없었다"
...고 늘 얘기하는가? 여기까지 얘기가 되면 결론은 간단해 진다고 본다.
정비시장 죄다 흐려 놓은건 전적으로 정비사들의 책임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아직도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며 운영되는 곳이
너무나 많다는 데 문제가 있다. 얼마전 그랜저XG 차량 1대가 정비센터로 입고되었다.
주행중 서스펜션 관련 소음을 호소한다. 주행거리가 꽤 되었다.
소모품 교환주기가 지난 것이다. 대부분의 정비사는 이때 시운전을 통해 소모품을 진단한다.
힘들게 찾아서 뭔가를 교환할 것이다. 본인은 진단을 하지 않았다.
서스펜션 교환주기가 한참 지났고, 어느 한부분이 먼저 드러난
것일뿐 계속 나머지 부품들이 연이어 고장이 날거라 말해 주었다.
관련 서스펜션 교환비용을 모두 견적에 넣었다. 고객은 비용문제로 두어가지는 빼길 바란다.
리프트업해서 테스트해보니 괜찮다. 하지만 말은 덧붙인다.
조만간 교환해야 될 겁니다. 굳이 돈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수리를 해야 할수도 있다. 하지만, 위와같이 최소한의 설명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중에 또 소리가 난다면서 차가 입고된다. 그러면서 고객이 얘기한다.
"며칠전 고쳤는데 또 소리가 난다" 이건 개념의 차이이며 고객들의 인식의 변화다.
아주 큰 문제인 것이다. 고객들만 탓하는 정비사들이 대다수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정비사들이 애초에 잘못되었다.
그렇게 버릇 들인게 정비사인데 누가 누굴 욕하는가? 본인은 아는 것보다 앞으로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사람이다.
정비경력은 절대 하루 아침에 흉내낼수 있는 그런것이 아니다. 그래서 고치기 힘든 고장을 이리도 붙잡고 씨름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 시점에서는 정비시장에 형성된 경영마인드가 너무나 궁색하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하찮은 기술이 오히려 정비시장을 더욱더
궁핍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걸 주변을 보면서 깨닫는다. 기술가치를 폄하하는 싸구려 정비가 그것이다. 하지만, ATA 에 가입하는 회원들에게는 작으나마 모두 알려 줄 생각이다.
뭐 아는게 별로 없어서 알려 드릴것도 별로 없으니 너무 기대 하시진 말길 바란다. ATA 에 가입하는 업장만큼은 제대로 마인드가 되었을거라는 생각에 그리하는 것이다. 전국의 수백개 업체가 단합할 것이다.
그 단합의 힘이 정비업계를 바꾸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거기에 눈꼽만큼이라도 힘을 더할수 있다면 그걸로 한없이 기쁘다.
정비사가 전문가로 대접받는게 내 꿈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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