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치열하게 선두 다툼 중인 AT 마드리드 관계자들의 초청을 받아 훈련장에 방문 하였다.
훈련장에서는 성인 팀은 물론, AT 마드리드의 모든 선수들이 훈련하는 곳으로써, 필자인 총 감독이 방문 했을 때에도 동시간에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었다.
어린선수들부터 고교선수에 이르기 까지 가지고 있는 뛰어난 기량에 놀랐다.
잘 갖추어 놓은 기본기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경기를 읽는 시야, 창의성, 그리고 피지컬 훈련에도 매우 열심히 매진 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이 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실감 하게 되었다.
유아 시기부터 자연스럽게 축구공을 만지며, 축구를 수단이 아닌, 놀이로 인식하여, 공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즐거움이 먼저 앞서면서도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자신들 스스로가 노력하고, 고통과 인내도 마다하지 않는 스페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이 참으로
옳다고 느껴졌다.
- AT마드리드 후베닐A 선수들 훈련 영상
훈련을 계속해서 지켜보면서, 훈련 내용을 보니, 우리 소속 선수들이 있었던 구단은 물론, 모든 스페인 유소년 구단에서는
피지컬 훈련과, 좁은 지역에서의 패스게임과 슛팅게임, 미니게임, 전술훈련 등의 훈련이 주를 이루었다.
패스게임 같은 상황 판단 훈련에서는 감독이 중간중간 지시는 하지만, 선수들이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플레이에 대한
조언 정도만해주고, ' 플레이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 라는 강압적이거나 고압적인 지시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선수들이 자신의 마음에 들게 플레이 하지 않을때는 조용히 돌아서서 혼자 분을 삭히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역시 이들도 사람은 사람이였다.
스페인 유소년 선수들 기량 중 가장 뛰어나다고 느낀 것은 섬세한 볼터치와 인사이드 패스 하는 것 이였다.
유연한 볼터치와 인사이드 패스시 발목이 매우 잘 펴져 있는 것을 보면서, 축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터치와 패스의
중요성을 실감 했다. 볼을 발 앞에 기가 막히게 잘 잡아놓는데, 거기서 어떤 플레이를 하던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하나 놀란것은 자체 게임과 패스 게임간 선수들의 엄청난 운동량을 보면서, 역시 현대 축구의 기본의 바탕은 압박 탈압박을
위한 체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스페인 성인 1부(레알 마드리드 VS 스포르팅 히혼), 2부 경기(레가네스 VS 알메리아)리그 경기도 관람했는데,
이 선수들의 엄청난 기량도 기량이지만 경기장에서 90분 내내 상대팀을 압박하는 운동량(체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느꼈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운동량은 정말 어마어마 했다.
TV로만 보면 호날두는 어슬렁 걸어다니다가 자신에게 볼이 오면 그제서야 플레이 하는 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큰 착각이다. 운동장에서 실제로 보니, 그가 매우 열심히 뛰고 팀을 위해 희생적인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 선수라고
느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스페인 구단들의 다양한 연령대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놀라운 것은 이들의 훈련시간이
하루에 1시간 20분~30분을 하는게 고작 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그 이상 훈련하면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 이라고 현지 관계자들이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그라운드에서 90분을 열심히 뛰는 체력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개인이 훈련 외 시간에 세계 최고의 무대에 입성하기 위해서, 그리고 서로가 경쟁하는 분위기 속에서, 개인 훈련시간에 많은 노력을 기울 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내 지도자들의 지도력 또한 스페인 지도자들 못지 않게 잘하는 사람들이 있고, 한국 선수들은 하루에 많게는 세 번 이상 열심히
훈련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왜 성인 무대에서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배출 하지 못하는 것 인가?
그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하는 선수들 본인이 공을 많이 다루고, 만지고, 축구를 즐기며 만들어지는
창의성, 그리고 목표를 향해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경쟁 의식으로 인한, 스스로 고통과 인내를 감내하는 뼈를 깎는 노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홍보 영상 중, 레알의 선수들은 매주 리그와 시합을 위해, 일주일간 오직 축구와 경기를 생각한다는 내용에서
큰 마음의 감명과 뭉클함을 얻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괜히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반드시 그렇게 되기 위해서, 단순한 훈련과 경기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연구하고, 사고와 판단을 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우리가 좋아서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과, 의무와 강압에 의해 하는것이, 효율성과 결과물에서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여러분들도 모두 잘 알 것이다.
- 세계 최고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빌드업 (레알 마드리드 VS 스포르팅 히혼, 1.17)
스페인 축구 유소년 육성 시스템 중 부러웠던 것 중 하나는, 모두가 정상적인 학업 및 과업을 마치고 야간 시간에 모여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학교 수업이 낮시간이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자신들의 일과를 하고, 야간에 자기 지역의 소속팀에서 훈련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유소년 시기부터 자연스럽게 축구가 생활인 선수들이 50%가 넘다보니, 자연히 더 많은 자원 중에서
더 좋은 선수가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는 것 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축구선수를 하려면, 큰 결심을 해야 한다.
우선 학업으로 대학을 간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하며, 축구부에 입성해서 들어가는 경제적인 부담까지 감안해야 한다.
유소년 시기에 이렇게 돈을 많이 내고 축구를 하는 나라가 또 어디에 있나 싶을 정도다.
당연히 많은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자신의 소속팀을 갖고 자유스럽게 훈련을 하는 유럽보다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배출될 확률이 당연히 적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스페인의 성인팀 하부리그 훈련장도 방문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과를 마치고 야간에 모여서 훈련을 하는데, 그 열정과 노력은 프로선수들 보다
더욱 진지해 보였고, 비장함 까지도 느껴졌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의 특이한 이력과, 독일의 '클로제' 외에도 수많은 하부리그 출신 선수들의 기적 이야기를 귀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니, 그들의 노력과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우리 클럽은 작년까지 운동을 늦게 시작한 아마추어 출신 선수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그들의 재능을 보면서,
이들이 축구 선진국의 유럽 선수들 처럼 유아 때부터, 공도 차고, 학업도 같이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추어 중에서도 선수급의 기량을 가진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그들의 재능을 우리나라 축구 시스템으로 인해 썩힌다고
생각하니, 경제적 손실도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후베닐A에 입성한 우리 클럽 윤창제 선수도 고1때 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한 늦깍이 골기퍼 이다.
다시 축구 시스템 이야기로 돌아가면, 유럽처럼 우리나라에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에 무리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오로지 대학입시를 위한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일반학교 수업시간이 오후5시나 되서야 끝나고, 방과 후에 부랴부랴 훈련시간을
맞추기 위해 운동장에 오다 보면, 운동과 학업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매우 무리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다.
인문계 학교나 실업계 학교에서 훈련이나 시합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교 일정에 따르지 못할 때면, 학교측에서 상당히 불쾌감을
표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이렇다 보니 학업과 운동을 병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아직도 많은 일반 학교들과 선생님들이 선수들이 클럽에서 주말리그 출전을 한다고 하면, 동아리 활동 쯤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 선수들에게 국내에서는 운동으로 성공하기 힘드니 취미로 하라고 권유하는 것도 많이 보았다.
물론 위의 이야기들은 운동적으로 잘 인식이 안되고, 학업이나 취업 중심의 인문계, 실업계 학교를 이야기 하는 것 이다.
축구 하나를 위해, 우리나라가 외국처럼 수업시간을 단축한다던가, 교육 법을 통째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참으로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 시스템은 '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라는 것을 느꼈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스페인 사람들의 축구사랑은 자국리그에서도 느껴졌다.
1부리그 레알마드리드 홈 경기와 2부리그 레가네스 홈 경기를 관람 하였는데, 레알 마드리드 경기는 하위팀과의 경기 였음에도
불구하고, 만원사례를 기록하는등 마드리드 사람들의 축구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고, 2부리그 레가네스 홈 경기는 관중면에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지역의 남녀노소가 소속팀의 머플러와 응원도구를 들고 운동장을 찾아 치열하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왜 스페인이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 레가네스 사람들의 축구 사랑 (스페인 세군다A 레가네스 VS 알메리아 경기, 1.24)
우리나라도 현재 동호인(조기축구, 클럽축구) 활동이 크게 활성화 되어 있는데, 실제로 소속이 되어 열심히 공을 차는 이들
중에서 자국리그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관람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주말에 동네 운동장에만 나가봐도, 자신의 지역 연고의 챌린저스리그등 멋진 축구경기들을 관람할 수 있는데, 관람료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리그의 비 인기에 비해, 유소년 리그는 계속해서 무분별하게 팀들을 창단을 하고 있으며, 그 몸집이 점차 거대해 지고
있다. 돈을 받으며,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문은 좁은데, 축구를 하는 유소년들은 점차 늘어난다는 것..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취업의 문이 좁아진다는 것인데, 이들은 프로에 못갔을 경우, 모두 어디로 가야 한다는 것 인가 !!
스페인에서는 유소년 축구클럽도 매우 많지만, 1부~3부, 그리고 4부리그까지 프로팀들이 매우 많다보니, 선수들의 취업률이
국내보다 훨씬 높다. (예를 들면 스페인 지역 3부리그는 총 80여개나 된다. 이들은 당연히 연봉도 받으며,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지금 태국에 나가 있는 현지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높은 커리어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프로 선수들까지 어마어마하게
많은 선수들이 태국 디비전 2부리그(태국 3부리그)라도 들어가기 위해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한다. 취업을 하지 못해 해외를
떠돌아 다녀야 하는 이런 힘든 국내선수들의 취업 실정을 유소년 학부모들인 여러분들은 한 번 이라도 생각이라도 해 보았는가?
대학을 잘 보내고, 못 보내고, 팀 성적이 좋고 나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에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개인이 프로선수로써
성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가능성을 키워 줄 수 있는 클럽의 시스템과 지도자의 열정은 갖추고 있는지를 면밀하고 냉철하게 판단 해야 한다.
개인이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상위권에 속한 팀 성적이나, 화려한 인맥과 경력을 자랑하는 자신의 지도자의 프로필도 무의미
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기 바란다.
이번 프로 취업시장에서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제자들 몇명이 프로 무대에 입성하였는데, 그들이 모두 명문대학교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대학 입시는 물론 프로무대도 더욱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현실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이 뒤에서 얼마나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것을 지켜본 터라,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조언을 해 준것이 너무나도 보람되게 느껴졌다. 클럽을 운영하는 한 사람으로써, 이런 현상은 바람직 한 것 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 축구를 하는 선수, 학부모들 더욱 정신을 차리고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
내용을 마무리 하자면, 필자는 이번 스페인 일정을 통해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더욱 강해지게 되었다.
선수들을 위해서 앞으로 클럽을 어떻게 운영하고, 지도해야 하는지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선진 축구 시스템을 어떻게 우리에게 접목 할 수 있을지를 함께 돌아보며, 상호 발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