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는 새색시마냥 왜그리 설레는지 며칠전부터 잠을 설치더니 새벽 4시에 잠에서 깨어났다.
이틀 전 갓바위 야간산행 때 우짜든지 안전산행하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며 108배를 한 탓에
허벅지 근육통이 남아 불편한 몸으로.
이 상태로 강천산 정상까지 갈 수 있을라나? 고민을 하면서..
사랑하는 연리지님들과 맛있게 나눠먹으려고 더덕구이를 하고, 2년 전에 담근 가죽장아찌며
도시락 반찬 챙겨 담고 아이들 좋아하는 야채닭찜도 챙기다보니 어느 새 6시가 넘었다.
아침잠이 많은 풍경님 배낭에 도시락이랑 물통이랑 마무리하고 정신없이 출발해서 택시에
올라보니, 이런~ 지팡이도 잊어버렸잖아. 허겁지겁. 제정신도 아닌데 도중에 본부님 전화.
늦잠을 잤다나...그래서 탑승지 동아쇼핑앞으로 변경접수.(원숭이도 나무에서 추락할 때
있지) 신세계웨딩앞 출발지에 도착하니 정확하게 출발시간 4분전..
헐레벌떡 차에 오르자마자 출발. 연리지 창립 첫 정기산행은 신나게 출발..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고가 있었음에도 산꾼들의 마지막 단풍산행은 강행.
단풍 곱기로 소문난 강천산으로 고고씽..
음주가무중 노래만 허용이 되는 연리지부부산악회 회칙따라 아침엔 준비해 간 조용한 연주
곡을 시작으로... 왕복 2차선 고속인지 저속인지..천천히 달리는 차창밖으로 노란옷 빨
간옷 차려입은 단풍길을 신나게 누비고.....
거창휴게소에서 노폐물은 버리고 에너지는 보충하는 시간.
여기 저기 산꾼들의 시락국의 조찬시간이 연출되었고.. 잠 설치고 좀 늦은 듯한 아침요기를
고디탕에 김치, 꿀맛같은 아침식사하고.. 거창휴게소의 낡은 화장실 볼일 보려고 길게 늘어
선 알록달록 차려입은 산꾼들을 밀치고 얼굴이 창백해진 한 아줌마 다급하게 달려오더니 새
치기를 하네... 설사날 것 같다고 배를 움켜쥐고 끼어들기에 혹시라도 대형사고 낼까봐.
웃으며 양보했지.
몸무게 정리 대충하고 다시 승차.. 연주곡 끝났으니 가을노래로 CD 갈아끼우고 버스는 달리
기 시작... 음악감상에 취해 단풍구경에 취하다 어느 새 지리산 휴게소. 또 내려서 폐수 한
번 더 비우고..
달리는 연리지카페에서 음악감상 거의 끝나고 마지막 도착지 강천산 입구.
주차장이 전방 100M 남았는데, 도로는 온통 몰려든 차량으로 막혀서 옴짝달싹 못하고..
다급하게 비상문 여는 자연사랑 물통 넘칠 것 같다고 다급히 내려 하수구 찾아 종종걸음...
다른 차에서 내린 더 급한 중년아저씨는 산으로... 어지간히 급하긴 급했나보다.
남의 눈의 문제인가 대형사고부터 막아야지.... 다음부터는 자바라를 준비해야지.
멈춰 버린 버스에서 모두 다 도중하차... 차를 내리는데 기상대아저씨 일기예보 오보했다고
욕먹을까봐. 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
처음엔 가을비 우산속에 하면서 매표소까지 가면되겠지 했는데... 이 넘의 날씨가 얕본다고
화났는지... 주룩 주룩 내리기 시작하네...
풍경님과 정신없이 앞만 보고 걸어가는데... 천을산님 복부인 못봤냐고?...
아이구 저런~~짝꿍 손잡고 다녀야 하는 게 부부산행인데... 처음이라 서툰게 당연. 이산가족
되면 우짤라고 손놓고 다녔을까?...
매표소까지 걸어가는데 이미 바짓가랭이는 다 젖어버리고... 철벅철벅..
매표소앞에서 기다리는 본부님... 그리고 일행들 인원점검하고 들어가는데 또 소형사고...
소나무/송화님 안 보이네... 본부님 긴급 통신으로 소통하고 강천산으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빨간우산, 노란우의, 하얀우의 덮어 입고 내리는 가을비를 선물인양 웃으
며 발걸음도 가비얍게... 금방 빨간 수채화 물감에 적셨다 내놓은 듯한 단풍잎을 구경하며 고
운 단풍길속으로 이어지는 행렬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지.
화려한 단풍길따라 들어선 구장군폭포앞에서 순간을 놓칠세라 사정없이 찍어대는 찍사들과
입가에 꽃단풍 고운 미소지으며 서 있는 아낙들이야말로 정말이지 하늘에서 폭포따라 내려온
아리따운 선녀들 같아..
잠시 비가 멈춘 사이로 강천산 무릎지점쯤에서 가져온 돗자리 모자라 풍경님 판초우의까지 동
원하여 밥상을 만들고 저마다 가져온 도시락과 맛있는 음식들을 꺼내 놓으니 이게 바로 음식
박람회 전시장같은 산속의 화려한 번개뷔페라...
옆자리엔 왼쪽엔 첫 산행오신 스나이퍼/착한여우님. 오른쪽엔 오붓한 행복한가족 산행온 한^^/
박하사탕님 그리고 꼬마킹카 다운이 다빈이...
저쪽에선 아레카 그저께 야간산행결산금 거금 5천원에 6천원쯤 더 보태어 산 오징어로 매콤
달콤 쌉쌀한 무침회 열심히 무치고. 송화언니는 미니 밥그릇 하나 젓가락 챙겨들고 박람회 시
식하러 구경다니고... 그런데 솔개/공주는 첫 산행이라 귀한 산삼이라도 사 오셨는지 두 분이
기어이 뒷자리에 따로 자리를 마련하시고... (아직 쑥스러우신지) ㅎㅎㅎ
산행때마다 가져가는 오디주 한 순배 돌리는 풍경님... 참 술인심하나는 좋으신기라..
나눠 먹는 맛과 재미는 해보지 않고는 절대 모르지...
왼쪽에서는 충무김밥 우리는 흑미밥 맞은편 자일리톨은 구수한 된장국까지...
산행에서 된장국 먹어본 사람 손들어 보라지. 서른 명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달콤한 점심
시간도 빗방울 떨어질까 봐 빨리 마무리하고...
배낭무게 줄여서 등에 매고 다시 산행시작... 가방무게는 줄이고 몸무게를 늘렸더니 걷기는 더
불편... 하수구를 찾으려고 두리번 서리번 거려보아도 보이지않고 보이는 건 빨간단풍과 알록달
록 차려입은 산꾼들 뿐..
이미 선두는 보이질 않고, 솔개님은 사촌이 논을 사는지 밭을 사는지 갑자기 배가 사알살 아프다
시며 쉬었다가 도중하산하시고..
본부님은 틈새 사진 찍으시더니 후미조는 북바위에서 하산하라시고는 어느 새 앞질러 가시고 다운
이랑 셋이 미끄러운 산길을 억지로 올라가는데, 먼저 가신 줄 알았던 천을산/복부인님 갑자기 뒤
에서 따라 올라오시더니 풍경님 뒤에서 다운이 챙기랴 마로니에 챙기랴 힘들어 보였는지 다운
이를 낚아채듯 데리고 앞서 가시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서 오솔길 안쪽으로 일부러 숨어서 비밀처리하고... 다시 또 오르고 또 올
라 북바위앞에 올라서니 천을산님과 다운이 그곳에서 일시정지하고 기다리시네.
풍경님 본부님께 소통하고 하산하려고하니 본부님 다시 조금만 올라오면 정상이라고..
오르라는 지시따라 또 다시 오르니 얼마안가서 산성이에 올랐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운무에 덮인
정상에서 미아가 된 이쁜 예나님이 반겨주네..
다음편에 계속...
첫댓글 우리 부부는 불붙은 신혼도 아닌데 왜 이리 잠적을 잘하는지...ㅋㅋ 너무 재미있게 잘 썼네...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맞습니다...근데 ,, 그때 묵고 살라꼬 몸으로 막다가 옷 다 버리뿌심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인연 ~~~~~~~~~~~~질기게 엮어보입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