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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교구 새 복음화를 위한 조사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
곽승룡(대전교구 사목기획국장 · 신부)
1. 조사연구의 일반적인 개요
1) 조사 목적
2005년 교구 설정 57주년을 맞이하면서 대전교구 ‘사제평생교육위원회’에서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어떤 요소들이 신앙생활 지속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였다.
2) 조사 대상
조사 대상은 1998년 대전교구에서 세례 받은 신자 8,612명 가운데 유아 1,007명, 어린이 1,555명, 어른 5,050명으로 하였다. 1998년 대전교구 84개 전체 본당에서 무작위 표본 추출로 21개 본당을 선정하였고, 선정된 본당의 1998년 세례자들을 조사 대상자로 설정하였다. 21개 본당의 1998년 세례자 1,769명 가운데 본당에서 파악한 수계신자 584명과 쉬는 신자 251명 중 사망, 행불자, 유학, 전출, 연로와 연소 등의 이유로 각각 43명과 52명이 제외된 수계신자 541명과 쉬는 신자 199명이 표본 목록에 포함되었다.
3) 조사 항목
항목은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성별, 연령, 학력, 결혼상태, 직업, 가족원 수, 월평균소득, 주관적 생활수준)을 기초로 대략 다섯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조사하였다. 먼저 예비신자 교리기간 중의 경험, 세례 후 2년 동안의 신앙생활, 단체활동, 가톨릭 신앙과 기복 신앙, 본당 공동체 환경 등이다.
4) 자료 수집과 분석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자기 기입방식을 채택하였다. 해당 본당 봉사자 1명(꾸리아 단장 또는 선교분과위원장)이 조사 대상자를 방문하여 조사의 취지와 중요성을 설명한 뒤 설문지, 우표를 붙인 반송용 봉투, 선물용 볼펜을 전달하고, 작성된 설문지를 반송용 봉투에 넣어 우편으로 보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하였다. 전체 표본 740명 중 응답자는 424명으로 회수율은 57.3%로 양호한 편이다. 자료 분석은 SPSS 11.0을 이용해 분석하였는데 빈도분석, 교차분석, 로짓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2. 응답자의 천주교 입문 관련성
1) 세례를 받은 연령별 분포와 입교 전 종교
세례 받은 나이를 조사해 보니, 31-40세가 29.5%(119명), 11-20세가 17.6%(71명) 41-50세가 15.1%(61명), 51-60세가 8.7%(35명) 61세 이상이 13.9%(56명)를 차지하였다. 이 같은 현상을 해석해 보면 31세 이상이 67.2%를 차지하고 있고, 10세 이전에 세례를 받은 응답자는 6.2%(25명)로 가장 적었다. 이러한 현실은 한국에서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반영한다고 여겨지며, 교회 안에서도 유아 세례율이 낮아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천주교 입교 전 종교에 대한 조사에서 과반수 이상인 54.3%(217명)가 천주교 입교 이전에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고, 다른 종교를 가졌던 경우로는 개신교 21.0%(84명)와 불교 19.8%(79명)로 나타났다. 따라서 천주교회의 선교는 비종교인뿐만 아니라 특히 개신교 신자를 대상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 밖에 유교, 무속, 천도교, 원불교의 경우는 모두 3.0% 미만의 낮은 비율로 보아 이들 종교에 대한 적극적인 이해와 대응으로 선교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2) 천주교 입교에 영향을 준 사항
응답자들이 천주교에 입교할 때 누구의 영향을 받았는지를 조사한 결과, 부모의 권유와 천주교 신자의 모범적 생활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권유”에 ‘매우 큰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31.9%(75명), ‘영향을 받은 편이다’라는 응답이 23.8%(56명)로 가족 안에서의 선교가 중요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가족 안에서 종교의 일치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리고 “천주교 신자의 모범”에 ‘매우 큰 영향을 받았다’가 18.9%(45명), ‘영향을 받은 편이다’가 34.9%(83명)로 모두 53.8%로 나타났다. 이로써 복음화는 신자들의 모범적인 삶, 곧 신앙과 삶의 일치된 모습에 직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표 1>에서 보듯이 교회의 구체적인 선교활동 항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곧 신자들의 선교활동이나, 교회 홍보매체, 교회 사회복지활동, 형제나 친구의 권유 등은 천주교 입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응답을 보였다.
3) 개인과 교회 차원에서 냉담 이유
냉담기간을 조사한 결과, 4년 이상이 27.6%(42명)로 가장 많았고, 1년 미만이 21.1%(32명)로 나타났다. 냉담 이유를 살펴보면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항목의 경우 78.2%(93명)가 ‘전혀 그렇지 않다’ 또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보아, 가정형편과 냉담의 관계는 크지 않은 것(12.6%)으로 볼 수 있다. “직업 특성상 일요일에도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전적으로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가 37.6%로 나타났으며, “가족간에 종교가 달라서”는 86.3%가 ‘전혀 그렇지 않다’ 또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로 나타났다. “어쩌다 한두 번 미사에 빠지다 보니” 항목에서는 58.7%가 ‘전적으로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미사에 대한 선교적 차원의 교육이나 전례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미사전례가 형식적이고 마음에 다가오지 않아서”라는 항목은 22.1%가 ‘전적으로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전례적 차원의 교육과 준비가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고해성사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항목은 52.6%가 ‘전적으로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로 나타난 것으로 보아, 무엇보다 교회에서 고해성사에 대한 교육과 준비, 용서와 화해의 영성 체험이 절실히 요청된다.
냉담 중의 생각이나 느낌을 살펴보면,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죄스럽다”는 항목에 대해 77.3%가,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시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느낌이 있다”는 항목에 대해 52.5%가 ‘전적으로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라고 응답하였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성당에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86.8%, “성당에 가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78.3%가 ‘전적으로 그렇다’ 또는 ‘그런 편이다’로 응답한 것으로 보아, 냉담자에 대한 교회 차원의 적극적인 회두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성당에 나올 것을 권고한 사람은 주로 대부모(35.2%), 구역(반)장(29.7%), 레지오 단원(23%), 가족(37%), 아는 신자(30.9%)로 나타났는데,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신자 전체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신앙생활을 할 의향 정도”에서 78.8%가 ‘매우 크다’ 또는 ‘의향이 있는 편이다’로 응답한 것으로 보아, 냉담자들에 대한 교회의 적극적인 사목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3. 세례 후 지속적인 신앙생활로 이끄는 요인들
1) 예비신자 교리기간
예비신자 교리시간 중의 경험과 신앙생활 지속 여부의 관련성은 매우 높다. 특별히 예비신자 교리기간, 교리 출석 정도, 그리고 특별활동 가운데 성지순례는 통계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관련성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평신도와 성직자, 수도자의 예비신자에 대한 관심도 매우 중요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교리기간이 길수록 신자들은 쉬는 신자가 될 가능성이 적다. 교리기간과 함께 성지순례에 많이 참가한 사람일수록 수계신자로 결정될 확률이 증가한다. 예비신자들은 성지순례를 통해서 신앙 안에서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만나고, 자신의 신앙에 대한 진지한 숙고를 함으로써 신앙의 깊이를 더해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예비신자들의 교과과정에 성지순례를 필수 행사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교리 출석이 신앙생활 지속 여부와 관련성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떻게 교리 출석을 잘 할 수 있게 할 것인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리 출석과 교리시간의 흥미가 큰 관련성을 갖는다. 교리수준과 함께 교리시간의 흥미유발을 통해 교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것이다.
교리 인도자, 봉사자, 대부모, 성직자, 수도자의 사랑과 관심이 또한 중요한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한국인의 심성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기보다는 관계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곧 대부모를 정하는 시기보다는 대부모와 맺는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 사랑과 관심이 교리기간에는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비신자 교리기간에 실시하는 기도문 암기 정도, 미사 참석 정도, 예비신자 기간의 특별활동 가운데 나눔교리, 성서쓰기, 사회복지시설 방문 여부, 대부모를 정한 시기, 그리고 구역모임 참석 여부와 신앙생활 지속 여부 간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관련성이 없었다. 결국 예비신자들이 세례 후 지속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하는 요인들로서 일차적으로 체험 중심 신앙교육과 따뜻한 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고, 기도문 암기, 성서쓰기, 사회복지시설 방문, 구역모임 참석 여부는 세례를 전후로 하여 적절하게 단계적으로 배치할 때 그 효과를 볼 수 있겠다.
2) 세례 후 2년간 주일미사와 고해성사 참여
세례 후 2년 동안 신앙생활에 대한 여러 가지 변수 가운데 주일미사와 고해성사가 가장 영향력 있는 변수로 나타났다. 실제로 쉬는 신자를 구분하는 요소는 주일미사와 고해성사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당연한 것이다. 결국 세례 받은 신자들이 2년 동안 주일마다 미사에 참례하고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와 기회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사목적인 접근이 요청되는 것이다.
평일미사 참례와 기도생활도 주일미사 참례나 고해성사와 서로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갖고 있으며, 어떻게 주일미사를 중심으로 기도생활과 평일미사를 하도록 사목적 준비를 할 것인가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이 기간이 예비신자 교리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이해하고, 내면화 신앙화하는 단계이다. 그러므로 세례 후 2년간 신앙생활을 견진성사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심화시키는 단계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한편, 구역(반) 모임이 세례성사 이후에 신앙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설문 응답자들이 세례를 받은 시기에는 교구 전체의 구역(반) 모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한국 천주교회 본당의 사목 형태가 이제야 가정과 소공동체 중심의 신앙생활로 변화하고 있다는 교회 환경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3) 성지순례, 신심운동, 피정, 신앙교육
본당의 단체활동과 신심활동, 그리고 피정이나 교육을 모두 통틀어서 새 신자 신앙생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나타난 것은 당연히 성지순례이다. 그 다음으로는 피정, 성령 세미나, 레지오 마리애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요인들이 새 신자들이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영향력 있게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예비신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자들은 성지순례를 통해 본당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대부분 성지에서 듣게 되는 순교자들의 신심과 순교 이야기는 순교 현장을 직접 밟아보고 느낄 때 신앙 실천이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 따라서 본당에서는 신자들이 성지순례를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적극 후원하며, 성지에서는 이에 걸맞은 순례 체험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제공한다면, 순교신앙의 유산을 통해 쉬는 신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얻게 될 것이다.
꾸르실료, 성령 세미나, 레지오 영성피정 그리고 각종 피정들도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좋은 길이 될 수 있다. 전국 피정시설에 대한 홍보를 통해 많은 교우들이 피정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교구마다 이루어지는 꾸르실료, 성령 세미나, M.E. 프로그램이 더욱 확대되고, 본당 피정이 그 지역과 문화와 꾸준히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피정 프로그램이 질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수도원 체험, 영성 수행, 관상 체험 등을 제공한다면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지속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공동체 교육에서 가정 공동체의 M.E.`교육, 소공동체의 구역(반)장 교육이 의미 있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M.E.`교육의 확대도 검토할 문제이지만 공소 지도자 교육, 가나 혼인강좌, 소공동체 교육 등은 교육 참가자 수를 고려할 때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4) 견진성사와 신앙 심화
① 견진성사
견진성사와 신앙심 심화가 새 신자 신앙생활 지속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드러났다.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 신앙생활을 중단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문제는 어떻게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가이다. 견진성사는 대체로 세례성사 이후에 연결되는 성사이기에 각 본당은 신자 재교육 차원에서 신앙 교리교육을 반복한다. 그런데 “이 기회가 세례 때의 교리교육보다 훨씬 효과적이면서 신앙을 성숙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준비하고 있는가?” 하고 질문할 때 그 대답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따라서 세례성사와 연계된 견진교육을 통하여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대체로 세례 때보다 약한 견진 교육과 준비로 신앙심 심화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② 고해성사
성체성사를 통해 영적인 힘을 얻고, 고해성사를 통해 신앙과 생활의 일치를 꾀하는 성사의식의 변수는 성사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는 가톨릭 신앙에 대한 본질이기 때문에 당연히 강조되어야 한다. 그런데 고해성사에 대한 응답을 분석해 보면 그리 긍정적이지 않게 나타난다. 고해성사가 신앙생활을 하는 데 크게 부담스럽다는 응답은 45.1%로 나타났다. 고해성사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고해성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다.’가 76.2%, ‘죄를 고백하는 자체가 부끄러워서 그렇다.’가 55.6%, ‘주일미사를 빠질 때마다 고해성사를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그렇다.’가 69.3%, ‘고해성사 후에 반복하여 같은 죄를 범하기 때문에 그렇다.’가 63.3%, ‘고해성사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서 그렇다.’가 29.4%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신자들은 고해성사에 대한 전반적인 의식에서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이러한 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만큼 고해성사에 대한 체계적이고 체험적이며 영적인 교육이 얼마나 있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죄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 곧 주님을 만나고 모신다는 화해 중심의 사목적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이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③ 심판에 대한 태도
가톨릭 신앙심의 마지막 변수는 하느님의 전지전능과 공심판 그리고 사심판에 관한 의식이 담겨있는 심판에 대한 태도인데, 이 변수에 포함된 네 개의 요인들 가운데 공심판과 상선벌악에 대한 동의 정도가 통계적으로 무의미하게 나타났다. 이는 자비로우신 하느님관에 근거한 강생 신앙에 대한 강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④ 기복신앙
기복 신앙에서는 무속에 대한 태도와 의식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나타난다. 점 보는 것을 나쁘게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28.5%임을 감안할 때, 뿌리 깊게 내재화된 무속신앙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세례 후에 역술인이나 무속인에게 찾아가 점을 본 사람들이 16.7%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은 쉽게 쉬는 신자로 남을 수 있는 것이다.
⑤ 유사영성
새 신자 가운데 유사영성운동, 곧 기수련, 마음수련, 요가 도장에 다닌 경험이 있는 여성 신자는 12.8%로 나타났다. 신자 전체의 10%, 남성은 6.8%, 여성은 12.8%가 유사영성에 직접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 신자들이 유사영성운동에 매우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특별히 대도시, 40대, 대졸, 중산층의 주부 여성 교우들이 유사영성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교회 당국에서는 이들에게 적절한 맞춤식 영적 프로그램, 몸기도 체험을 위하여 전문가들과 사목현장 경험자들 그리고 수도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철저하게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
5) 친한 교우의 수, 사제의 가정방문 그리고 가정형편의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친한 교우의 수는 쉬는 신자를 막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변수로 나타났다. 물론 친구라는 개념이 어느 정도로 깊이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이인지 분명하지 않더라도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신앙생활을 중심으로 삶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신앙 갈등이 올 때 친구들의 권고와 충고, 격려 등은 신앙생활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사제의 가정방문이 신자들의 냉담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상대적 영향력을 가진 요인으로 나타났다. 가정방문을 통해서 신자들은 사제들과 친교를 이루고 상담도 하게 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가정방문 같은 사목적 배려가 새 신자 신앙생활의 지속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사 결과, 경제적 어려움이 신앙생활을 지속하게 하는 데 큰 장애물임이 드러났다. 조사에 응답한 이들이 세례를 받은 1998년 이후에는 외환 위기 때문에 가정형편이 극심하게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교회가 힘들어진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이러한 노력이 신자들에게 신앙생활을 지속적으로 하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평신도간의 친교, 곧 대부모, 구역(반)장의 친교, 성직자, 수도자와의 친교는 모두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지속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는 친교 공동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결론이라고 본다. 따라서 본당에서는 성직자, 수도자는 물론 대부모와 구역(반)장이 서로 친교를 이룰 수 있는 사목적 대안들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친교를 이루고자 하는 곳에 언제나 갈등과 반목이 있게 마련이다. 관계가 불편한 교우가 함께할 때는 신앙생활 지속 여부와 관계가 없지만, 미운 교우가 함께할 때는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교우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을 때, 비교적 신앙심이 깊은 교우들은 그들과 시간을 달리하여 미사에 참례하며, 본당 사제나 수도자와 불편한 관계에 있을 때에는 다른 본당 미사에 참례하기도 하지만 곧바로 쉬는 신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끝으로, 본당의 재정적인 투명성과 동료 교우들을 통해서 느끼는 편안한 분위기는 새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지속적으로 하게 하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4. 닫는 글
지금까지의 내용을 복음화를 위한 관점에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복음화의 대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자들(54.7%), 개신교(21.0%)와 불교(19.8%)에 다니는 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적극 권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주교 입교에 영향을 주는 것에서는 부모의 권유(55.7%)와 천주교 신자의 모범적 생활(53.8%)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복음화의 장소는 가정이고 신자들의 모범적 삶의 현장으로 보아야 한다. 현재 냉담자의 냉담 이유는 ‘어쩌다 한두 번 미사에 빠지다 보니’가 58.7%이다. 따라서 미사에 대한 선교적 차원의 교육이나 철저한 전례 준비와 체험이 필요하다. 성당에 나올 것을 권고한 사람은 주로 대부모(35.2%), 구역(반)장(29.7%), 레지오 단원(23%), 가족(37%), 아는 신자(30.9%)로 나타났는데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신자 전체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세례 후 신앙생활을 지속하게 하는 요인들은 다섯 가지이다. 첫째, 예비신자 교리기간이 적절히 길고, 성지순례 체험이 있어야 한다. 둘째, 세례 후 2년간 주일미사와 고해성사에 꾸준히 참여해야 한다. 셋째, 성지순례, 신심운동, 피정, 신앙교육 등을 해야 한다. 넷째, 견진성사와 신앙 심화 프로그램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친한 교우가 많고, 사제의 가정방문 그리고 가정의 경제형편 변화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미 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내용들이지만 통계적인 분석을 통해 사목자들에게 확신을 주었다는 인상을 짙게 받는다. 위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여 교구와 본당에서는 사목적 대응을 더욱 잘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목, 2005년 10월호, 주교회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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