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5. 24
5월의 마지막도 슬슬 다가오고 있다. 이쯤이면 벌써 휴가를 마치고 훈련이 한창인 팀도 있는 반면, 아직까지 휴가를 즐기고 있는 팀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팀의 국가대표급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라면, 체력훈련을 지나 경기를 하기 위한 몸을 만들기 위해 진천 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대표팀 / FIVB,대한배구협회 제공
도쿄 올림픽을 지나 V-리그를 마치고 온 여자배구대표팀에게는 이번 네이션스리그가 상당히 새롭고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등 베테랑의 국가대표 은퇴로 많은 신인들의 실험대가 될 것이고, 파리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랭킹 포인트 획득이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대한배구협회 제공
네이션스리그는 핵심팀 11개국과 도전팀 5개국이 3주간의 예선전을 치른 뒤 상위 8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의 결선리그를 치룬다.
네이션스리그는 매년 열리는 대회지만 각 대륙의 최강팀이 나오는 대회인 만큼 쉽지 않은 경기의 연속이다. 이제는 각 대회가 랭킹포인트 제도로 바뀌면서 각 나라는 포인트를 잘 쌓기 위해 매 경기를 더욱 치열하게 나설 것이 분명하다.
쉽지 않은 원정길
여자대표팀은 5월 27일 미국으로 출국을 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브라질을 거쳐 불가리아까지 1달이 넘는 장기간 해외 원정경기를 치른다 쉽지않은 원정길이다.
가는 곳마다 경유를 해야하고 짐을 나르며 경기를 준비 한다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경기를 하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선 라운드 각 주차 마다 경기가 없는 주에 한국으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경기가 열리는 국가로 이동해 회복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 네이션스 리그 / FIVB,대한배구협회 제공
과거 월드리그 시절에는 원정에서 경기한 뒤 귀국해 홈 경기를 치렀던 적이 있다. 그럴 때 마다 홈과 원정을 막론하고 시차적을 하느라 상당히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이번 여자대표팀의 일정은 나은 편이다.
▲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 / 대한배구협회 제공
경기 스케줄을 보면 아마도 1주차가 가장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4일 연속 경기를 하는 스케줄이고, 첫 경기부터 일본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경기이고, 첫 경기라는 부담도 클 수 밖에 없다.
일본을 상대로 여러 차례 경기를 치뤄본 내 경험상 아마도 어느 팀이 범실을 적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때의 분위기가 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2주차, 3주차도 5일 안에 4경기를 치르는 만큼 고된 일정인 것은 마찬가지다. 이틀간 연속 경기를 하루를 쉬거나, 3일 연속 경기를 하고 쉬는 힘든 일정이다.
새 주장 박정아, 하나된 힘을 만들어라!
/ 대한배구협회 제공
대표팀의 주축이던 여러 베테랑의 은퇴로 주장도 바뀌었다. 오랫동안 대표팀의 주장은 김연경의 차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박정아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김연경이라는 큰 산이 지난 10여년을 잘 이끌었다. 박정아 역시 베테랑 대열에 속할 만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수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다만 주장이라는 무게가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여자배구국가대표팀 세 주장 박정아 / 대한배구협회 제공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주장이 된 박정아가 이것만 기억해줬으면 한다.
주장 마크는 박정아라는 13번 번호 밑에 자리 한다는 것을….주장이라는 자리가 박정아를 한단계 더 성숙하도록 만들고, 나이 어린 후배까지 챙겨줄 수 있는 여유와 시각을 가지게 하는 자리였으면 한다. 황민경과 염혜선, 김희진도 박정아와 함께 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가 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
/ 대한배구협회 제공
대표팀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은 V리그에서 보여줬던 자신의 기량을 대표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생각으로 겁없이 경기를 했으면 한다. 경기중 실수가 나오더라도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하길 바란다.
네이션스리그는 모든 참가국이 강 팀이다. 어느 팀도 쉽거나 만만한 팀이 없다. 현재 진천선수촌에서는 이동엽 수석코치와 이용희 트레이너(GS칼텍스)가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코치 두 명이 16명을 지도한다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응원도 할 겸 안부전화를 걸었다.
봉우 - “훈련 분위기는 어때요?”
이동엽 수석코치 - “두 명이 다 관리를 하느라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지만 훈련분위기가 좋아 다행이다. 고참들이 잘 이끌어 주고 새로 들어온 어린 선수들은 잘 따라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경기 시작 전이라 크게 분위기가 안좋아 질 것 없다. 경기를 시작하고 경기에 승패에 따라 팀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그때의 힘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훈련중이다.”
봉우 - “걱정되는 부분은 없으세요?”
이동엽 수석코치 - “일정이 걱정이다. 직항이 없어 경유해 이동하는 스케줄이라 선수들 컨디션이 어떻게 변할지 걱정이다.
이동엽 수석코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못한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과 나머지 스텝의 몫까지 다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엽 수석코치는 매일 곤살레스 감독과 소통하며 훈련과정을 공유해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었다.
▲ 대한민국 여자배구국가대표팀 / 대한배구협회 제공
저 윤봉우가 팬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우리 여자배구대표팀은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습니다.
선수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다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하지만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경기에서 지고 나면 소속팀에서 질 때보다 더 많은 질타와 가십거리가 됩니다.
경기는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습니다. 사실 승패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선수들이 더 많이 가질 것 입니다.
많은 배구 팬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우리 선수들에게 지금은 냉정한 평가와 질타보다는 따뜻한 응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 막 싹을 틔우는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 한국 배구를 지탱하는 기둥이 될 수 있도록 더 따뜻한 사랑과 관심으로 응원해줬으면 합니다.
윤봉우 / 전 프로배구 선수, 현 이츠발리 대표
자료출처 : 네이버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