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봄에,
나는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면사무소에서 방위소집 요원으로
복무하게 되었다. 1971년 봄에 징병신체검사를 보은중학교에서 받고 보니, 1을종
으로 판정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현역병으로 징집이 될 것을 예상하고, 내 나름대로 생각하다가 공군으로
입대할 생각을 품고 입대 시기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대로 지나다 보면, 신체검사 이듬 해 상반기에는 징집 영장이 나올 것으로 생각
하고 공군 입대 시기를 대략 1972년 4월에서 6월 사이로 정하고는,
이 해, 설 명절 때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직장으로 돌아 와 근무하는 중에, 3월 경
보충역 편입 통보를 받고 소정의 훈련과정을 거쳐 복무하게 되었다.
이렇게 고향 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방위소집 복무를 하게 되어, 고향 교회에도 다시
출석하게 되었다. 당시에 내가 출석하던 관기교회에는 중요한 임직(任職)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교회의 중책을 맡아 헌신할 장로님을 한 분 새로 세우는 일이었다.
내가 이 교회에서 주일학교에 다닐 때에, 나를 지도했던 K 집사님께서 장로(長老)로
추대되는 예식이었다. K집사님은 훤칠한 키와 잘 생긴 얼굴에 목소리도 참 좋았던
분이다. 나는 이 행사 준비에 내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였다.
행사 당일에는 성가대석에서 다른 대원들과 함께 찬양하였다. 그 때 부르던 찬양은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곡이었는데, 찬양하는 중에 감동이 밀려 왔다. 그 후로 나는
이 찬송을 종종 즐겁게 부르고 있다.
<갈보리산 위에> - G Bennard 작사, 작곡 (1913년)
1) 갈보리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 주가 고난을 당한 표라
험한 십자가를 내가 사랑함은 주가 보혈을 흘림이라
(후렴)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주의 십자가 사랑하리
빛난 면류관 받기까지 험한 십자가 붙들겠네
2) 멸시 천대받은 주의 십자가에 나의 마음이 끌리도다
귀한 어린 양이 세상 죄를 지고 험한 십자가 지셨도다
3) 험한 십자가에 주가 흘린 피를 믿는 맘으로 바라보니
나를 용서하고 내 죄 사하시려 주가 흘리신 보혈이라
4) 주님 예비하신 나의 본향 집에 나를 부르실 그 날에는
영광 중에 계신 우리 주와 함께 내가 죽도록 충성하리
이상의 찬송을 부르는 중에 내 가슴은 뜨거웠고, 나는 나의 신앙생활을 잘 하기를 다짐
하며, K 장로님의 임직을 충심으로 축하드렸다.
지금도 그 날 일이 내 눈에 선하건만, 어느 덧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