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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08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린다고 합니다만, AI는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왜 우리시대에 가장 강력한 기술이라고 하는 걸까요? 앞으로 어떤 미래가 열린다는 것일까요?
이것에 대해 가장 적은 시간을 들이면서도 응축된 고급 정보를 얻고 싶다면,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 지난 6일 자사 개발자 이벤트인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October 2020’에서 한 기조연설을 감상하는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NVIDIA GTC October 2020’이라고 치면, 주제별로 그가 출연하는 9개의 영상이 좌르륵 뜹니다. 각각 7~8분 내외인데요. 영어·일본어·중국어 뿐 아니라 한국어 자막까지 제공됩니다. 관심 있는 것만 골라보면 드라마 한 회 보는 시간 이내에 현재 가장 발전된 AI의 동향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의 연설을 듣고 있으면, 엔비디아가 AI시대를 맞아 ‘물들어올 때 노젓는’게 아니라 ‘보트의 스크류를 풀스피드로 돌리고’ 있다는게 눈에 보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엄청난 의지와 실행력 말입니다.
엔비디아 GTC에서 얻은 시사점을 5가지로 정리해 볼텐데요. 그에 앞서 엔비디아가 도대체 어떤 기업이길래 젠슨 황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엔비디아는 25년 전에 GPU(Graphic Processing Unit·그래픽처리장치)를 처음 세상에 선보이고 이 시장을 이끌어온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이 점점 중요해지는 것은 GPU 수요가 갈수록 무궁무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 GPU는 당초 게임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연산능력이 높은 GPU를 데이터센터용으로 전용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올해 1분기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11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80%가 증가했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GPU가 AI시대의 총아로 떠오른 겁니다. AI 의 핵심 기술이 딥러닝인데요. 딥러닝은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한 수많은 인공 신경망을 컴퓨터 내부에 생성해 이를 바탕으로 기계에게 학습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입니다. 인공 신경망을 유지하려면 단순 연산이 수없이 반복돼야 하는데요. 단순 연산의 반복 처리는 GPU가 CPU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최근 들어 엔비디아는 GPU만 제공하는게 아니라, GPU기반의 AI 개발 플랫폼까지 세트로 제공해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하드·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으로 AI시대를 이끌겠다는 전략입니다. 그 최신 전략을 보여주는게 바로 GTC라는 이벤트입니다.
그럼 이번 GTC에서 젠슨 황이 보여준 AI의 미래, 세상의 미래를 5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레디 플레이어 원(2018년). / IMDB
◇ 1. 공각기동대·매트릭스·마인크래프트가 현실이 되는 날
젠슨 황은 연설에서 “현실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컴퓨터과학의 큰 도전 과제이며 한계가 없다. 이것이 우리 회사의 원동력”이라고 했습니다. 젠슨 황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지난 20년이 놀라웠나요? 앞으로의 20년은 SF나 다를 바 없을 겁니다”라고요. 그러면서 “메타버스(Metaverse)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이 쓴 ‘스노 크래시(Snow Crash)’라는 소설에 처음 등장하는데요. 이를 젠슨 황이 인용한 겁니다. 인간 아바타와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상호 작용하는 3D 공간을 의미합니다. 현실의 인간들이 ‘세컨드 라이프’를 즐기는 가상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미 우리는 마인크래프트나 포트나이트 같은 게임에서 초기 단계 메타버스를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게임일 뿐이지만, 메타버스의 거주자인 게이머가 도시를 건설하고 콘서트와 이벤트를 위해 모이고, 친구들과 교류합니다.
젠슨 황은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미래의 메타버스는 현실과 아주 비슷할 것이고 ‘스노 크래시’에서처럼 인간 아바타와 AI가 그 안에서 같이 지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젠슨 황은 “메타버스는 게임 속의 세상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메타버스에서 우리의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젠슨 황은 시뮬레이션·협업을 위한 엔비디아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를 소개했습니다. 이것이 엔비디아가 제안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상 공간입니다. 가상 공간이지만, 실제 물리법칙을 따르도록 설계됐습니다. 또 이 세계는 다른 회사가 만든 가상 공간과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옴니버스를 사용하면 디자이너, 예술가, 크리에이터, 심지어 AI도 다른 도구들을 사용해 다른 세계를 하나의 공통된 세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젠슨 황 설명입니다.
아마 어떤 분은 2018년 국내 개봉된 할리우드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어니스트 클라인의 2011년 동명 소설을 영화한 것인데요. 여기에는 2045년의 ‘오아시스(Oasis)’가 등장합니다. 메타버스와 비슷한 디지털 가상현실입니다.
젠슨 황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20년’의 끝인 2040년쯤에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와 같은 세상이 진짜로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해 또 하나 떠오르는게 있군요. 일론 머스크의 뉴럴 링크 프로젝트입니다. 2016년 설립된 뉴럴링크는 2020년 8월 지름 23mm, 두께 8mm의 동전 크기 제품을 발표했습니다. ‘링크’라 불리는 이 제품은 로봇수술을 통해 인간의 뇌에 연결돼 뇌와 컴퓨터의 사이의 신호 교환을 가능케 해줍니다. 우선은 척수손상 등 장애를 가진 사람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인간이 이 제품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각자의 아바타로 연결되는 미래 사회까지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젠슨 황의 가상공간 플랫폼 옴니버스와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프로젝트가 계속 발전해 서로 연결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1995년 나온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전뇌(電腦)’와 ‘네트’, 1999년 나온 할리우드영화 매트릭스의 매트릭스 같은 것이 정말 생겨날지도요. 젠슨 황이 “앞으로의 20년은 SF나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의미일지 모르겠습니다.
◇ 2. 제조업이 소프트웨어의 세계로 바뀌고 있다
젠슨 황은 각 산업의 자동화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얘기를 합니다. 이렇게 말하지요.
“정보와 답을 얻기 위해 검색이 자동화된 것처럼, 각 산업에서 더 많은 것이 자동화될 것이다. 아직 자동화할게 너무 많다. 아직 못했던 것은 이런 소프트웨어를 만들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십년의 연구 끝에 딥러닝, 풍부한 데이터, 강력한 GPU 계산능력이 현대 AI의 빅뱅을 가져왔다. 이제 소프트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즉 AI, 자동화의 자동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라고요.
이 얘기는 1번에서 얘기한 엔비디아의 ‘옴니버스’와도 연결됩니다. 젠슨 황은 “실제 세상에서 하는 것처럼, 옴니버스가 로봇이 로봇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식의 개발이 진전된다면, 인간이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일상이 될겁니다. 저는 이미 몇 년전에 세계최대 산업용 로봇회사인 일본 화낙(FANUC) 본사를 취재하러 갔을 때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축구장 넓이의 거대한 공장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로봇끼리 뒤엉켜 작업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어떤 로봇이 제조를 하는 로봇이고 어떤 로봇이 제조되는 로봇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미 엔비디아는 자사 GPU와 AI개발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회사, 물류 소프트웨어 회사 등과 협업해 이런 작업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공장 운영에 소프트웨어와 AI가 핵심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GE가 예전부터 해왔던 것이지요. GE는 ‘프레딕스’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형 공장 ‘브릴리언트 팩토리’를 도입해 지금 엔비디아가 꿈꾸는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GE는 결국 성공하지 못했는데요. 컨셉은 훌륭했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뤄낼만한 기술적 역량과 리더십이 부족했기 때문일 겁니다. 이것에 대해 엔비디아가 ‘이제는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가상공간 AI 개발 플랫폼인 '옴니버스'를 통해 로봇을 실제 세계에서처럼 훈련시킬 수 있다. / 엔비디아 동영상 캡처
◇ 3. AI시대에 30수 앞을 내다보는 기업은 소프트뱅크가 아니라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2016년 ARM을 무려 320억달러(약 37조원)에 인수하면서 “바둑으로 치면 30수 앞을 내다본 것”이라고 했었지요. 그래놓고는 불과 4년 만에 엔비디아에 ARM을 팔아버렸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가격보다 10조원이나 높으니 양사가 윈윈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직 인수가 깨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젠슨 황 연설을 보면서 ARM은 엔비디아로 가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엔비디아가 ARM과 협력해 이룰 수 있는 그림의 방향이 명확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AI를 운용하려면 빅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때 엔비디아 GPU가 빛을 발합니다. GPU는 연산을 담당하는 ‘코어’라는 부품을 대량으로 탑재하고 있는데요. 대량의 계산을 코어가 분담해 할 수 있는 겁니다. 1+2+3+4를 계산할 때 보통은 앞에서부터 차례로 계산하지만, GPU는 1+2와 3+4 등으로 코어별로 나눠 계산해 속도를 높입니다. 코어를 병렬로 배치해 엄청난 스피드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점에 엔비디아의 한계와 ARM의 역할이 존재합니다. 엔비디아가 잘하는 GPU만으로는 AI 계산이 완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GPU는 단순 계산을 대량으로 실행하는데는 능하지만 복잡한 계산이 서툽니다. CPU(Central Processing Unit·중앙처리장치)와 조합이 중요한 겁니다. 젠슨 황은 컴퓨터의 사령탑 역할을 담당하는 CPU 설계로 세계를 리드하는 ARM을 인수하면, 급성장하는 AI반도체의 패권을 쥘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ARM이 왜 그렇게 대단한가 하면, 이 회사가 반도체 회로 설계도를 파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2019년 출하된 전체 반도체의 34%인 228억 개가 ARM 설계 기반이라고 합니다. 전력 효율이 높은 것이 강점이어서, 특히 스마트폰 AP에 한정하면 점유율이 90%를 넘습니다.
그럼 엔비디아는 ARM을 어떻게 활용할까요? 지금까지 CPU는 인텔·AMD등이 개발했고, 엔비디아는 거기에 자사 GPU를 넣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ARM을 인수함으로써 CPU와 GPU를 같은 ARM 설계 사양으로 자체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렇게 되면 사령탑(CPU)과 실행부대(GPU)의 연계가 원활해져 AI 시스템 전체의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계산 효율이 상승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급증해도 소비전력을 늘리지 않는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또 엔비디아 GPU는 연산속도가 빠른 반면 소비 전력량과 크기가 큰게 단점입니다. 반면 세계적으로는 작은 기기에 들어가는 AI칩 개발이 붐이지요. 스마트폰에서도 CPU나 메모리 등을 칩 하나에 전부 얹는 SoC(시스템온칩)에 AI기능까지 탑재하려는 경향입니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전용칩에 머신러닝에 대응하는 뉴럴 엔진을 탑재, 얼굴인증 등에 이미 쓰고 있지요. 엔비디아도 ARM의 기술력을 활용해 모바일 분야에서도 더 작고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전력 소모는 적은 AI칩을 내놓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지난 6일 열린 'GTC October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엔비디아 동영상 캡처
◇ 4. PC시대는 ‘인텔 인사이드’, AI시대는 ‘엔비디아 인사이드’
젠슨 황의 연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과거 인텔이 PC시장에서 했던 ‘인텔 인사이드’ 전략의 AI 버전을 꿈꾸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PC가 어떤 제품이든 그 안에 들어가는 CPU는 우리 것을 넣겠다’는 인텔 전략과 마찬가지로, 엔비디아 역시 ‘어떤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든 거기에 들어가는 GPU는 우리 것을 쓰게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인텔보다 한발 더 나가는건 ‘GPU만 엔비디아 제품을 쓰게 만드는게 아니라 그 GPU를 AI에 활용할 때 필요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개발 플랫폼도 전부 엔비디아 것을 쓰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쓰지 않고는 AI개발을 못하는 수준의 시장 지위를 노리는 겁니다.
물론 연설에서 젠슨 황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도구가 오픈 플랫폼이라는 것과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기존 표준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이 최고라 믿는 기술을 고집하다 망할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따라서 이 말은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실은 예전과 달리 더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세상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AI 개발 플랫폼 관련해선 아직까지 표준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엔비디아가 어떻게든 남보다 빨리 뛰어난 기술로 유인해 더 많은 우군을 만들어 표준을 차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젠슨 황은 1990년대 엔비디아를 창업한 뒤 처음엔 CPU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시장을 평정하다시피 했던 인텔, 그리고 AMD의 틈바구니에서 말입니다. 결과는 처절한 실패였죠. 어찌어찌 GPU로 기사회생해 오늘날 AI시대를 맞게 된 엔비디아로서는 AI개발의 표준을 자신들 것으로 만들어 옛날 인텔에 당했던 설움을 멋지게 되갚으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5. AI 기술 리더십에 몰리는 투자자들
저는 테슬라가 어떻게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지 설명하면서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엔비디아에서도 같은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GTC에서 젠슨 황이 쏟아낸 신기술과 협업 성과를 보면, 도저히 한 기업이 이뤄낸 것이라 믿어지지 않을만큼 많은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모든 목표는 AI시대의 리더가 되는 것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벌이는 프로젝트의 숫자가 엄청납니다.
역시 젠슨 황의 기술리더십이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겠지요. 그는 개인 사무실도 없다고 합니다. 프로젝트를 실행하거나 입안중인 곳을 돌아다니며 일한다는군요. 엔비디아에서는 어느 정도의 실무레벨 엔지니어라면 자신이 맡은 프로젝트에 대한 판단을 구하기 위해 젠슨 황을 직접 불러 회의를 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젠슨 황이 회의에서 프로젝트 리더와 팀원에게 여러 질문을 한 뒤, 더 진행할지 말지 혹은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할지 판단을 아주 빨리 내려준다는군요.
자꾸 인텔 얘기를 꺼내 인텔에는 좀 미안하지만, 인텔 CEO인 밥 스완은 어떨까요? 그는 사모펀드에서도 경력을 쌓으며 재무 쪽에서 커온 사람입니다. 다른 기업들을 거쳐 2016년 인텔에 CFO로 왔고, 2018년 CEO가 됐습니다. 젠슨 황이 특유의 검은색 가죽 점퍼를 입고 엄청난 인사이트와 입담으로 AI의 미래를 논할 때, 밥 스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실적과 함께 AI의 미래에 대해 명확한 기술적 비전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적인 제로 금리에 엄청나게 풀린 돈이 갈 곳을 못찾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실리콘밸리 기술주의 버블 논란이 크고, 조만간 한번 터질 수도 있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인텔·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기업 가운데 시총 기준 업계 2위에 올라섰습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총 1위인 TSMC의 시총이 460조원인데요. 현재 400조원인 엔비디아가 TSMC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찍는 시기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원석 국제경제전문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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