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법적 유물론 (Dialectical materialism)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변증법 개념은 헤겔에게 많이 의존했다.
사물을 추상적으로 생각하고 개별 사물을 따로 떼어서 마치 고정된 속성을 본래부터 갖고 있는 것처럼 다루는 '형이상학적' 사유 양식과는 반대로, 헤겔의 변증법은 사물을 운동과 변화, 상호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고찰한다.
모든 사물은 끊임없이 생성·소멸하는 과정 속에 있고 이 과정에서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며, 모든 사물은 변하고 결국 지양된다.
모든 사물은 자기 안에 서로 모순되는 측면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 측면들 사이의 긴장이나 갈등이 변화의 추진력이고 결국 그 사물을 변형하거나 해체한다. 그러나 헤겔이 변화와 발전을 자연과 인간 사회 속에서 자신을 실현하는 세계정신 또는 이념의 표현으로 생각한 반면,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변화와 발전을 물질세계의 본성에 내재한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그들은 헤겔처럼 어떤 '변증법 원리'에서 사건의 실제 경로를 연역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이 원리를 사건에서 추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인식론은 모든 인식이 감각에서 나온다는 유물론적 전제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주어진 감각 인상만을 인식의 근거로 삼는 기계론적 견해와는 달리, 그들은 실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얻는 인식의 변증법적 발전을 강조했다.
사람은 사물과 실천적으로 상호작용하고 관념을 실천에 알맞게 형성함으로써만 그 사물에 대한 인식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관념과 실재의 일치 즉 진리를 검증하는 기준은 사회적 실천뿐이다. 이러한 인식론은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모습만 인식할 수 있을 뿐 물자체는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 있다는 주관적 관념론에 반대하고 우리가 초감각적 실재를 감각과 독립된 순수 직관 또는 사유로 인식할 수 있다는 객관적 관념론에도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