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6,358명,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에 대한 시민공청회 청구
- 시민의견 배제한 요금 인상안 철회, 버스 준공영제 개선 및 무제한 정기권 도입 등 대안 요구해
20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우리 모두의 교통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및 노동조합⋅시민사회단체⋅진보정당 공동주최로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에 대한 시민공청회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되었다. 공청회 청구서명에는 6,500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운동본부는 이중 경기도 주민등록자 등을 제외한 6,358의 유효서명(운동본부 산정 기준)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의 교통요금 인상에 반대하며 지난 1월부터 활동해온 서울지역 시민 및 단체들은 ‘서울시 시민참여 기본조례’에 의거, 서울시민 5,000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 서울시장에게 시민공청회를 청구하는 ‘공식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지난 3월부터 서명운동 추진을 위해 운동본부가 구성되어 너머서울, 빈곤사회연대,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 및 지역 단체들, 민주노총 서울본부, 공공운수노조 서울본부 등 노동조합과 서울지역 진보정당들이 함께 약 3개월간 서명운동을 펼쳤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여는 발언으로 “서울시의 일방적 교통요금 인상 발표 이후 다양한 언론 및 지역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제대로된 설명자료나 토론도 없이 일방적으로 요금인상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의 대의를 모은다는 서울시의회 역시, 서울시의 부족한 공론화를 보완하기는 커녕 서울시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수용해 의견청취안을 통과시켰다.“라고 시민공청회 청구 서명운동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교통요금 인상안을 발표한 이후, 시민의 반발은 거셌다. 민주버스본부와 공공교통네트워크 등 교통단체는 적자를 이유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 지원금으로 사기업에 고액 배당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전환하는 등 구조 개선을 우선할 것을 요구했으며, 기후환경단체는 ‘기후위기 역행하는 교통요금 인상 반대한다”며 대중 캠페인을 벌였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현미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서명을 받는 와중에 시민들은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는 서울시가 해결해야하지 않겠냐? 버스요금도 적자라니 도대체 얼마나 올려야 하냐?며 먼저 나서서 서명에 적극 동참해 주셨다”고 서명 캠페인에 대한 시민의 반응을 전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너머서울은 지난 5월 3차례에 걸쳐 수유역, 길음역, 성신여대역 인근에서 서명 캠페인을 진행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김동언 정책국장은 “공공교통 요금을 올리면서도 차량에 넣는 기름값은 왜 계속 내려가는지 궁금하다. 또, 비좁은 도시에 도로는 왜 자꾸 신설하는지, 홍수를 대비한다면서 도로를 늘이면서 하천 폭을 왜 좁히는지 알고 싶다. 공청회가 열린다면 서울시에 꼭 물어보고 싶다”며 서울시의 정책에 의구심을 표했다.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매년 적자 타령을 하면서도 순 이익이 나서 주주 배당하고, 주차장, 토지, 건물을 팔아 주주 배당하고 있는 것이 서울시내 버스업자들의 모습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지 않는 서울시가 적자를 이유로 대중교통 요금인상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려는 처사에 분노한다”며 요금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김지혜 플랫폼씨 활동가는 “프랑스의 경우 중앙정부가 국영철도에 6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했고, 독일은 요금 손실분에 대한 지원으로 27조원을 지출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낮춘 종부세, 임대인 세제 혜택, 대기업 보조금, 정유사, 발전사, 민간버스회사 등에서 벌어들이는 이윤을 교통, 난방 등 공공재정에 투입한다면 그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 돈이 없어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의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진보정당들은 요금인상 철회와 함께 대안 교통정책을 요구했다. 김유리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버스완전공영제를 실시해 원가 부풀리기와 같은 문제를 방지하고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며,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무상교통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하는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에 꼭 필요한 내용이다. 서울시는 물가 상승 반영만이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의 관점에서 대중교통 문제 해결에 나서라”며 촉구했다.
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사모펀드 운용사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인천, 대전 등지의 버스회사를 사들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원금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배당잔치가 가능한 이유, 준공영제 자체를 바꿀 방법은 없는지 궁금하다.”,“시민공청회를 통해 버스회사가 정말 적자인지, 준공영제가 시민들을 위한 교통정책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대중교통에 대한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탄소중립 서울을 만들 수 있다”며, 교통시설특별회계 용도 전환을 통한 3만원 프리패스 도입 및 대중교통 육성 이용촉진법 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상규 진보당 관악구 위원장은 “작년에 8천 억 원이나 되는 공사비를 들여서 지은 경전철이 120억 원 적자를 냈고, 매년 150억 원 가까운 시민혈세를 쏟아부어야 한다. 비용편익분석 자체가 엉터리였다”, “작년 8월 서울 곳곳의 물난리 이후 오세훈 시장은 해결책으로 대심도 방수로를 제안했고, 이 비용은 1조 원에 달하지만 이 토목공사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며 “숙고를 거치지 않은, 시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정책과 예산집행으로 엄청난 재원이 새어나가고 있다. 교통요금 정책에 대한 시민공청회가 필요한 이유다”라고 공청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영 은평민들레당 대표는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인상하려고 하는 몇 백원, 고물가에 ‘먹고’, ‘사는’ 필수적인 것조차 마음 편히 하지 못하는 가난한 서민에게는 그 몇백원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요금인상 대신 “대중교통 정기권, 마을버스 지원 등 대중교통 이용 혜택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중교통을 공공이 책임지는 진짜 대중교통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즉각적인 공청회를 요구한다. 이를 통해서 서울시가 그동안 답을 하지 않은 요금 인상의 근거들을 확인할 것이다. 무의미한 가정들이 아니라, 2015년 요금인상 당시 서울시가 이행을 약속했던 것들의 실증적인 평가와 2021년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서울시가 해야 했던 버스운영체계의 개선 사항 같은 것들을 확인할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쉽게 말하는 승객 감소에 대해서도 해외 도시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자의 회복이 거의 달성되는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왜 안되는지, 이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물을 것이다. 나아가 요금인상이 안그래도 나쁜 대중교통 수송분담율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상대적인 경제적 약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고 이를 예방할 정책이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요구사항을 밝혔다.
기자회견 종료 후, 우리 모두의 교통 운동본부 이상현 활동가를 대표 청구인으로 6,358명 서울시민 청구인 서명지를 전달하고 공청회 청구서를 접수했다. 서울시 검토를 통해 5,000명 이상의 서명이 확정되면 서울시는 그로부터 한 달 이내에 의무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시민공청회 진행방식과 내용은 청구인들과 협의하여 정한다.
기자회견 사진 모음 :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A1s9D-GwMWPA_MJwEMfgD_17GUZQ1Npx?usp=sharing
[첨부 1] 기자회견문
서울시는 형식적인 행정절차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서울시민 6,358명 앞에 나서라
- 지난 12월부터 형식적인 설명자료 하나 없이 일방적인 요금인상 추진
- 서울시 및 사업자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하고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요금인상 중단
결국 시민들이 나섰다.
서울시도, 서울시의회도 시민들의 위임을 통해 얻을 권력을 시민의 이익이 아니라 사사로운 관료들의 이해관계와 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의 적자가 심각하다고 말했지만 그 적자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노인무임수송 탓이라는 설명도 ‘노인이 타지 않으면 적자가 줄어드는가’라는 질문 앞에선 할 말을 잃고 버스 보조금 증가라는 말은 코로나19 시기에도 현금 배당을 하는 버스업체들의 현실 앞에선 초라하다. 코로나19 시기에 승객이 줄었다는 하소연 앞에선, 그동안 서울시나 버스사업자가 승객 확대를 위해 무슨 노력을 했었나라는 반문 앞에 변변찮은 변명 조차 못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서울시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소위 전문가나 언론을 앞세워 여론을 만들었고 ‘요금인상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라는 마타도어를 확산시켰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4월부터 거리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고 알게 되었다. 시민들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주장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서민들의 발인 공공교통의 요금이 쉽사리 올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버스회사들의 현금배당 사실에는 분노했고 서울시의 무능력을 한심스러워 했다. 공공 서비스 의무인 노인무임수송을 서울시와 정부가 서로 떠넘기는 무책임에 부끄러워했고, 대중교통 이용자가 줄어서라는 핑계에 대해서는 ‘너네는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시민들의 질문에 서울시는 어떤 답을 할 수 있는가.
더 토론하고 따져보자는 당연한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서울시의 옹졸함 탓에 6천 5백명이 넘는 서울시민들이 서명용지에 자신이 이름을 써넣었다. 시민의 민원에 대해서는 문자 한통으로 해결하는 서울시가, 시민들의 참여는 애써 어렵게 남겨두었지만, 교통요금 인상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그런 한계를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이제 서울시는 시민들의 요구를 반드시 수용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즉각적인 공청회를 요구한다. 이를 통해서 서울시가 그동안 답을 하지 않은 요금 인상의 근거들을 확인할 것이다. 무의미한 가정들이 아니라, 2015년 요금인상 당시 서울시가 이행을 약속했던 것들의 실증적인 평가와 2021년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라 서울시가 해야 했던 버스운영체계의 개선 사항 같은 것들을 확인할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쉽게 말하는 승객 감소에 대해서도 해외 도시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자의 회복이 거의 달성되는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왜 안되는지, 이를 회복하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지 물을 것이다. 나아가 요금인상이 안그래도 나쁜 대중교통 수송분담율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상대적인 경제적 약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고 이를 예방할 정책이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적어도 서울시는 이런 질문들의 답을 준비하고 나서 시민들에게 부담을 말해야 했다. 자신들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시민들을 편가르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교통요금 인상을 선택해서는 안됐다. 이제 서울시는 답변을 회피할 방도 없이 끝장토론에 나서야 한다. 방송으로 생중계도 하고, 서울시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가들도 섭외하라. 우리는 시민들의 상식에 기반해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니 알량한 행정권력 뒤에 숨어있지 말고 광장으로 나오라.
교통요금 인상 반대에 동의하는 시민들의 의사가 확인된 이상 요금인상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근거를 잃었다. 어찌된 일인지 서울시는 단 한번도 요금인상에 대한 시민의견을 직접 물은 바가 없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졸속으로 개최해, 일방적으로 요금인상계획을 발표하려고 하지 말라. 그러면 요금인상에 대한 불복종 운동을 비롯하여 오히려 더욱 큰 저항에 부딪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시민들이 직접 나섰다. 이제 제대로 토론해보자.
2023년 6월 20일
교통요금인상에 대한 시민공청회 청구 기자회견 참가 단체 및 개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