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갈등의 뿌리를 탐색하다
최근 동네 공사가 두군데서 진행이 되었다.
하나는 농로길 공사다.
농로길 민원은 8년전 부터 묵혀있던 것이다. 그 길을 오가는 사람이 많지않아 시멘트 포장을 안하면 좋겠다 싶었지만 A씨의 요구가 강렬했다.
"우리집 옆 농로를 8년전 내기로 했는데, 이장이 돌아가신 바람에 진행이 안되었다. 나는 길을 내든 안내든 상관 없는데, 우리집 옆을 오가는 C씨가 불편하니 내가 땅을 10평 내놓고 길을 포장하면 좋겠다."
건설계에 이야기 하고, 담당 직업이 나와서 보고, 길 전체가 2.5미터가 안되어 어려움이 있지만 길이 물린 양쪽 토지소유주의 승락을 받으면 가능하다고 했다.
토지 소유주인 B씨는
"내 땅은 내줄수 없다."고 강력했다. 마침 그즈음 B씨의 땅에 지게차가 올라갈 수 없다고 하여 퇴비를 받지 못해서 퇴비를 받을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주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자기 집 입구 들어간 통로가 넓혀지지 않자
"나는 땅을 10평이나 내 놓았는데, 그것 조금을 못 내놓느냐?" 며 비난했다.
B씨는 "저 영감탱이가 뭔 소리를 하냐?" 며 맞받아쳤다.
그 과정에서 작업을 맡은 회사 직원은 두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욕구 파악을 명료하게 하지 못해서 설계를 변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처음에는 석축을 쌓기로 했다가 B씨의 자기 땅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주장에 안쌓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설계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한참 후에나 들었다.
이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던 중, 작업을 맡은 회사 관리자의 화가난 목소리를 듣고 달려갔더니
"도대체 누구 말을 들어야 하냐?" 며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있었다.
두분 사이에서 시설업체 사장은 짜증을 내며 왜 말이 다르냐고 한다.
사실 말이 달랐던 적은 없는데, 서로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탓이다.
시설업체 젊은 사장은 씩씩거리며 "이러면 공사 철수한다."며 윽박질이다.
두분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B씨의 땅은 건들지 않고 최대한 길을 넓히기로 결론을 지었다.
주말 동안 작업로에 가보니, 석축을 쌓을 태세가 아니다. 나는 약간 공사업체에 대한 불신의 마음이 생겼다. 공사비를 아끼려고 일부로 설계를 바꾼 것이 아닐까? 왜 작업을 이런식으로 진행하고 있지?
두분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 보았다.
두분 다 석축을 쌓는 것을 반대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A씨의 말이 달라졌다.
"우리 집 들어가는 입구가 덤프트럭이 들어갈 정도는 돼야지. 이러면 공사를 하나마나다. B씨 땅이 이번 공사에 포함되면 내가 그 땅만큼 돈을 드리겠다. "
아~~ 처음부터 욕구를 명확하게 했으면, 이런 사단이 안 일어났을텐데..
자기집 들어가는 입구를 넓히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말했다면 그 사실을 중심에 두고 일을 했을텐데..
마치 자기 땅을 희사하여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식으로 말해서, 본인 집 입구를 넓히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못한 것이다. 트럭 정도 들어가는 것은 충분했으므로.
대화에 집중하고 공감하며 사실 확인을 다시하ㄱ 명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낀다.
여든이 넘은 어르신들은 의사소통이 원할하지 않아, 다시 확인하며 안내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이런 과정이 원할할때, 동네에 나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고, 서로 돌보는 공동체가 되어질 것이다.
그림자 상태-분리, 구분, 분열
억압-숨김
반응-독재
은총-안내
깨달음-미덕
오~~ !!
유전자키에 깃든 인류 지혜를 터득하는 순간!
첫댓글 꽃마리님, 유전키 단어의 연결 관계를 풀어서 설명해 주면 연결 관계를 이햐하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반응 속에 숨은 의도는 독재라는 뜻인가요?
그림자 상태가 분리, 분열, 구분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상태를 억압하면 숨기게 되고, 반응은 독재라는 형태로 드러난다는 거죠. 은총 상태가 안내인데요. 저는 동네에서 수없이 일어날수밖에 없는 분리, 분열을 서로의 욕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안내하면 미덕이 깃든 마을이 되어간다는 것으로 해석해 보았어요. 매순간의 만남이 우리의 세상을 만드는 구나! 싶은~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의 특성을 고려해서 이름을 짓거든요. 이름은 서사의 복선이나 상징성이 높은 신호입니다. 예를 들면 A씨의 경우 '현실네', B씨의 경우 '변덕네', C씨의 경우 '불편네'라고 정리해 보면 이 문제가 왜 복잡해졌고 발단이 뭐였는지 쉽게 들어올 수도 있겠지요. 호칭이나 지칭은 그래서 문장에서 길잡이 역할도 한답니다. 제가 비실명을 하도 강조하다보니 이렇게 쓰신 듯한데 재치를 발휘해서 흐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별칭짓기도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꽃마리님의 창의력은 제 상상력을 초월할 정도로 우수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