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호수가 맑은 물로 변한 기적의 현장
악취가 진동하던 썩은 호수물이 손을 담그고 싶을 만큼 맑은 물로 변했다면 믿으시겠어요? 죽은 호수를 생명의 물로 바꾼 기적의 현장을 소개합니다.
축산 분뇨 같은 시퍼런 오염덩어리들이 호수 수면 위에 가득 떠 있습니다. 이 엄청난 오물들이 호수 안에 있던 것들이라니.... 눈앞에 가득 쌓인 오물 덩어리를 보면서도 쉽게 믿기지 않는 장면입니다. 이 더러운 오물들이 호수 안에 있었으니 그동안 호수 물이 썩고 악취가 진동한 것이 당연합니다.
이 똥 동어리들이 정말 물 위에 떠 있는 것인지 막대기로 헤쳐 보니, 두께만도 10cm가 넘습니다. 수년간 호수 깊이 가라앉아 호수 물을 오염시켜 오던 오물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있는 것입니다.
호수 제방 위에는 호수에서 건져 올린 오물들을 가득 담아놓은 자루들이 무려 120개가 한 줄로 끝없이 놓여 있습니다. 호수에서 건져 올린 오물의 양은 약 450톤에 이르는 엄청난 양입니다.
☐ 충청남도 최악의 호수물이 맑은 물로 변하다.
죽은 호수를 살리는 생명의 현장은 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신휴저수지’ 입니다. 주민들 증언에 의하면 신휴 저수지는 충청남도 저수지들 중에도 최고로 썩은 호수였다고 합니다. 수질 개선 작업을 하기 전에는 COD 23ppm(참고: 농업용수 기준 8ppm)이었으니. 그 오염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알만 합니다.
저수지 물이 썩기 10년 전까지 신휴저수지는 낚시터로 유명하였습니다. 전국에서 이 저수지를 찾는 낚시꾼들이 가득했고, 낚시꾼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10 여대씩 줄지어 서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호수 주변 보리밭을 가리키며 유명한 000 영화배우의 땅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아왔던 곳이라 투기 대상이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낚시터 입구에 쓰러져가는 민박집이 옛날의 영화를 보여주었습니다. 호수가 오염되기 전에는 낚시꾼들로 붐빈 민박집인데, 물이 오염되니 낚시꾼도 떠나고 이젠 창고로나 쓰이고 있습니다.
호수물이 맑아지고 나니 제일 즐거워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었습니다. 이장을 비롯하여 몇몇 주민들에게 호수 정화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주민들도 처음엔 전혀 믿을 수 없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물빛이 달라지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수질을 개선하기 전의 호수 물에 대한 주민들의 묘사가 재미있습니다.
“ 간장 물과 같았다” “녹즙을 풀어 놓은 것 같았다”
시커먼 간장이나 녹즙과도 같고, 악취가 나던 호수물이 이젠 “먹어도 될 것 같다”고 주민들이 좋아하였습니다. 이전엔 악취로 인해 호숫가에 나오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이젠 호숫가에 나와 하루하루 달라지는 물빛을 바라보는 것이 즐겁다는 것입니다.
물이 맑아지면 이 호수 물로 농사짓는 농민들은 청정 농산물로 인정되어 쌀값도 더 받을 수 있어 경제적 이익도 됩니다. 국민들은 깨끗한 쌀을 먹고, 농민들의 수익도 커지니 수질 개선이 모두에게 필요한 일인 것입니다.
☐ 낚시꾼이 다시 찾는 낚시터로 변하다
호수 수질 개선을 시작하였던 지난 봄에 이곳을 처음 찾아왔었습니다. 호수 주변은 악취가 진동하였고, 물빛은 검푸른 빛으로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호수 둑에는 썩어가는 물고기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 뒤 다시 찾은 신휴저수지의 물은 몰라보게 맑아졌습니다.
호수 안에는 낚시를 위한 수상 오두막들이 있었지만, 그 어디서도 한명의 낚시꾼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 더러운 물에서 낚시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물이 맑아진 요즘, 호수 주변 여기저기에 낚시꾼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물이 맑아진 소식을 듣고 낚시꾼들이 찾아온 것입니다.
☐ 썩은 호수를 맑은 물로 바꾸는 기적은 어떻게....
어떻게 호수 안에 있던 썩은 오염물들을 호수 위로 건져 올릴 수 있었던 것일까요?
이 수질개선 방법은 물 속 깊이 파동을 이용하여 극초 미세기포를 발생시키면, 미세기포가 수중으로 부유하면서 오염물질을 흡착하여 수표면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수면 위로 떠오른 오물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한 후, 호수 밖으로 건져냅니다.
호수 수질개선 현장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수심 깊이 쏘아 보낸 미세기포들이 부유하면서 누런 오염물들을 흡착하여 떠올립니다.
호수 위에 펼쳐 놓은 휀스 끝에 유기성 퇴적물들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호수 바닥에서 떠오른 유기성 퇴적물들이 엄청난 양의 “똥떵어리”처럼 모이게 됩니다.
펌프로 호수가로 퍼올려 자루에 담아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 호수가 맑아집니다.
'똥 덩어리'들을 가득 건져 올린 호수 둑 옆에는 추수가 끝난 논들이 보입니다. 이렇게 농경수로 쓸 수 없는 오염물로 농사짓는 농경지가 전국에는 엄청 많이 있습니다.
☐ 국민 세금만 낭비하는 호수 정화사업
호수에 유기물이 유입되어 썩기 시작하면, 호수 내의 오염물질들로 인해 수중 용존 산소가 희박하게 되어 미생물에 의한 자정작용이 떨어지게 됩니다. 점점 더 오염이 심각해지면 조류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독성물질이 생성되며 악취가 발생하면서 죽은 호수가 됩니다.
호수 물을 살리기 위해서는 바닥에 쌓인 유기 퇴적물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합니다. 호수 바닥에 쌓였던 오물들이 제거되면, 태양빛이 호수 바닥 깊이 침투하게 되어 호기성 미생물들이 남아있는 오염물질들을 제거하는 자정작용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신휴저수지가 얼마나 맑아졌는지 보트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악취로 인해 보트를 탈 엄두조차 못 냈을 것입니다. 호수 물에 손을 담가보니 정말 많이 맑아졌습니다.
보트를 타고 돌다보니 호수 상류에 연꽃이 가득 보였습니다. 오염된 호수를 정화시키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심어 놓은 것입니다. 연꽃이 수중에 있는 오염물을 흡수하여 수질 정화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어 얼어 죽은 연잎을 거두지 않는다면 잎이 썩어가며 부영양화를 일으켜 더 큰 오염을 가져오게 됩니다.
그동안 정부에서 오염된 호수를 살리기 위한 방법은 주로 호수 바닥을 파내는 준설이나 수생식물을 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호수의 물을 빼내고 실시하는 준설방법은 엄청난 예산이 들뿐 아니라, 호수의 생태계를 파괴하면서도 그 효과는 미미합니다. 자연 친화적인 수생식물을 심는 것도 호수 바닥에 오염을 제거하기에는 근원적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충남 홍성에 있는 홍동 저수지가 바로 이런 방법으로 수질개선 사업에 20여 억 원의 많은 예산을 쓰고 실패한 사례입니다.
신휴저수지의 수질개선 비용은 다른 공법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실질적인 수질개선의 커다란 성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 맑은 물을 위한 수질 정화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시급한 일
호수 물을 맑게 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위해 시급한 일입니다. 농림부 자료를 보니 우리나라 전국의 저수지 중에 약 260개 이상이 농업용수 기준을 넘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농업용수 기준을 넘어선 오염수로 농사를 짓고 있고, 이런 더러운 물을 먹고 자란 오염된 쌀이 전국민의 식탁에 오른다는 끔찍한 사실입니다.
오염된 물과 쌀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고요?
식물은 주변 토양이나 수질의 오염을 뿌리로 흡수하여 몸 안에 간직합니다. 물과 토양이 오염된 농경지의 농작물엔 중금속이 가득합니다. 그 예로 폐광 지역의 농산물 중에 현미 안에 중금속 분석 결과 자료를 보겠습니다. 알루미늄(Al), 망간(Mn), 아연(Zn), 납(Pb), 크롬(Cr), 카드늄(Cd) 등의 중금속이 현미 안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기준을 넘어선 오염된 호수 물로 농사를 짓는 곳이 260개가 넘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정부의 수질검사 기준은 표층수를 기준으로 조사합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표층수가 아니라 심층수를 사용합니다.
오염물질이 바닥에 퇴적되기 때문에 표층수보다 심층수 오염이 몇 배나 더 심각하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농업용수 기준을 넘는 썩은 물로 농사 짓는 곳은 전국적으로 정부 통계(260개 호수)보다 더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정부 통계에는 아직도 수질검사를 하지 못하는 호수들도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 농림부의 묵인과 무책임 속에 전국에서 농사용으로 쓸 수 없는 썩은 물로 농사를 짓고 있고, 오염된 쌀이 국민의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늘도 내가 먹은 쌀이 어떤 더러운 물을 먹고 자란 쌀인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썩은 물로 농사를 짓고, 그 오염된 쌀이 오늘 우리들 밥상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만큼 수질개선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질개선 사업은 국민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정부 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원문;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9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