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 정지(正知)의 행, 음식을 먹는 방법

[혜천 안종률]

2.2 수행(修行)의 규칙(規則)

(3) 정지(正知)의 행, 음식을 먹는 방법

정지(正知)에 따라 행한다는 것은, 행동업(行動業)과 수용업(受用業)을 하게 되었다면, 그 업(業)에만 마음을 쏟고, 방일(放逸)하지 않고 챙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정한 상(相)과 방편(方便)에 의하여 관찰(觀察)하는 방법(方法)에 따라 사유(思惟)하고 이해(理解)하여야 하는 네 가지의 행상(行相)이 있다.

첫째, 몸의 업(業)을 상(相)으로 어떻게 관찰하는가. 가고 오는 업(業)에 왕래(往來)의 행의(行儀)를 율장(律藏)에서 설한 바와 같이 알고 있다면, 그와 같이 행하겠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둘째, 어떤 방향(方向)으로 어떤 상(相)으로 어떻게 관찰하는가. 그런 방면(方面)을 그런 행상(行相)에 의하여 관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외출할 때 술을 파는 곳과 같은 곳으로 가지 않는 다는 규칙(規則)을 알고, 그 정지(正知)에 안주(安住)하여야 한다.

셋째, 어느 때 어떤 상(相)으로 어떻게 관찰하는가. 그 때 그런 상(相)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오전에는 마을에 갈 수 있고, 오후에는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때 그렇게 행하고 그 정지(正知)에 안주(安住)하여야 한다.

넷째, 그런 일들을 어떤 상(相)으로 어떻게 관찰하는가. 그런 일은 그런 상(相)으로 그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외출할 때는 잘 챙겨서 다른 집에 들어가는 등, 행출(行出)에 관한 가르침을 그대로 명심(銘心)하여야 한다.

요컨대, 낮과 밤의 모든 위의(威儀)를 염두(念頭)에 두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 어떻게 행하고, 어떻게 행하지 않을지 등에 대한 것을 알고 정지(正知)에 안주(安住)하여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금생(今生)에 큰 죄에 오염(汚染)되지 않을 것이며, 사후(死後)에도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고, 모든 도(道)를 깨닫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정인(正因)의 자량(資糧)을 얻어 안주(安住)하게 된다.

이상의 내용과 근문(根門)을 지키는 두 가지는 성자 무착(無着)께서 경전(經典)을 인용(引用)하여 해석한 것처럼 안배(按配)하여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노력하면 덕을 쌓는 모든 수행의 효율이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계율(戒律)을 완전히 청정하게 할 수 있고, 지(止)와 관(觀)에 병행하는 무분별심(無分別心)의 삼매를 쉽게 얻는다고 말하였으니 꾸준히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음식(飮食)을 정량(定量)을 먹는 데 네 가지의 방법이 있다. 너무 적게 먹지 않아야 한다. 너무 적게 먹으면 기력(氣力)이 약해져서 선행(善行)을 닦을 힘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다음 식사 전까지 허기지지 않을 정도로 먹어야 한다. 많이 먹게 되면 몸에 무겁고 숨이 가빠지고, 잠을 오래 자게 되고, 마음먹은 대로 번뇌(煩惱)를 제거할 기력(氣力)이 없어지게 된다.

음식(飮食)에 대한 세 가지의 과환(過患)이 있다. 수용인(受用因)에서 생긴 과환(過患)으로, 빛깔이 좋고 맛 좋은 음식이라도 이로 씹고 침을 적시고 나면, 구토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여야 한다. 음식물의 소화에서 기인(起因)된 과환(過患)으로는 먹은 음식이 저녁 혹은 그 뒤에 소화되면 피와 살이 되고, 나머지는 대소변으로 변해 머물다가 배설되는데, 이런 음식으로 인해서 갖가지의 병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음식을 구하는데 생기는 과환(過患)에 다섯 가지가 있다. 음식을 성사(成事)시키는 데 따른 과환(過患)은 음식의 재료를 얻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여야 된다. 불만족(不滿足)이 낳는 과환(過患)은 음식에 대한 탐욕으로 많은 백성들이 전쟁 등과 같은 고통을 겪는 것을 말한다. 자유가 없는 과환(過患)은 남의 음식을 얻어먹는 이들은 주인을 위해 일하느라 많은 고통을 당하는 것을 말한다. 악행(惡行)을 저지르는 과환(過患)은 음식을 위하여 삼문(三門)의 죄를 쌓고, 죽을 때 죄악(罪惡)을 후회(後悔)하고, 죽은 뒤에는 악취(惡趣)에 떨어지게 된다.

음식에 유익(有益)함이 있는데 음식으로 몸이 존재(存在)함이다. 몸의 존재(存在)를 위하여 스스로 청정(淸淨)한 범행(梵行)을 닦아야 한다. 시주자(施主者)와 시주(施主)도 수승(殊勝)한 과보(果報)를 얻게 하기 위하여 껍질과 살점 그리고 피를 내어 보시(布施)하는 행위(行爲)를 하기 위하여 큰 과보(果報)로 변한다고 생각하고 수용(受容)하여야 한다.

모든 중생(衆生)들이 이익(利益)을 성취(成就)하게 하기 위하여 음식을 먹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음식이 약(藥)과 같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음식이란 포식(飽食)과 교만(驕慢)을 위한 것이 아니요, 강장(强壯)의 목적(目的)이 아닌 몸을 존재(存在)하기 위한 것임을 생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