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의 꿈
김금만
한평생 떡메 맞고 찰진 흙 되고 난 뒤
그 온갖 흠투성이 결 고운 살이 됐고
장인의 손끝을 만나 하늘 열어 보였다
채우고 또 채워도 허기는 더해 오고
바닥이 비치도록 퍼내지 못한 탓에
아직은 구름 한 자락 들어오질 않았다
내 만약 한 생 다시 청백자로 태어나면
동천冬天에 달 뜬 창가 매화 꽃아 바라보리
규방을 환히 밝히며 사랑받고 싶기에
솟대 날다
어느 곳 어느 하늘 날아가고 싶었는지
소망을 품은 새는 일 년을 하루같이
비 오고 바람 불어도 꼼짝 않고 있었다
이상李箱의 간절함이 나에게 깃든다면
대보름 징 소리에 영혼은 깨어나서
그립고 꿈꾼 곳으로 훠이훠이 날겠다
보인다 꿈에 어린 고향 산 어머니도
웃음을 차린 밥상 그 날의 정겨움이
소지를 양탄자 삼아 낮달 향해 오른다
- 오늘의 시조 제18호 (등단 15년 미만 회원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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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의 꿈 외 1편 / 김금만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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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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