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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의 재료와 기법
수채화의 역사
안료를 물과 혼합하여 그리는 회화방법은 선사시대부터 동서양에서 전래되어 왔으나 그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알타미라(ALTAMIRA)나 라스코(LASCAUX) 동굴벽화가 천연안료를 물과 혼합하여 사용하였음을 불 수 있다. 즉, 흙에서 추출한 황토색이나 철분이 많은 흙에서 황갈색을 구했으며 불에 타버린 숲에서 카본을 구입하여 사용하였음을 불 수 있다. 고대 이집트(B.C. 4,500년경)의 화공들은 프레스코 (Fresco)기법을 사용하여 무덤의 내부를 장식하였다. 수성회구의 기원을 말한다면 고대 이집트의 벽화와 파피루스(Papyrus)에 그려졌던 그림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성회구의 발전은 프레스코기법이 다양하게 발전한 15 - 16C 플로렌스 화가들의 작품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탈리아의 미켈란젤로가 그린시스틴 성당의 천정화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넓은 의미에서 수용성회 구 사용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 하겠다. 넓은 의미에서 물을 사용하는 그림을 수채화라고 한다면 동양화나 프레스코 등은 많은 것이 수채화의 한 영역이라 할 수 있지만 현 시대적 상황에서 살펴보면 미술사에서도 따로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수채화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수채화의 본격적인 발전은 동양에서 종이의 제조기술이 유럽에 전해지며 수채화로 확립되었는데 최초의 수채화가로는 1,400년대의 듀러가 있으며 그 후 한스 홀베인에 의해 수채화의 기초가 다져졌다고 하겠다. 17C에 들어서면서 반 다이크에 의해 투명 수채화가 시작되는데 18C에 와서는 글리세린을 첨가한 수채회구가 개발되고 와트만지가 제조되어 폴 샌드비와 존 코젠스로 시작하여 윌리암 터너에 이르러 영국의 투명 수채화가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다.
투명 수채화에 필요한 화구
물 감
우리나라에선 튜브형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며 서구에서는 하드 컬러(케익)와 분말이 널리 쓰인다. 이것은 매우 비싼 반면 내구성이 좋은 고급 안료 만을 사용하며, 안료 분말 뿐만 아니라 체질과 미디엄이 함께 고체로 농축되어 있다. 작은 케익 하나면 상당히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좋은 수채물감은 변색이 없는 고급 안료를 사용한 것으로서 투명성이 최대한 높은 맑은 색을 낸다.
세계의 유명한 수채화 물감이라고 하면 영국의 윈저&뉴튼(Winsor& Newton,튜브 또는 하드 컬러), 서독의 슈민케(Schmincke)와 펠리칸(Pelikan,하스컬러) 등을 들 수 있다.
수채물감 가운데서도 특히 맑고 투명한 색상을 강조하는 것이 투명 수채화이다.그러나 단순히 투명 수채물감은 투명하고, 과슈나 포스터 컬러는 불투명 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투명 수채에 쓰는 안료 중에도 역시 불투명색이 있지만 되도록 투명성이 높은 색들을 쓴다. 중요한 것은 투명 수채화는 물을 많이 사용하여 맑은 기법으로 그린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투명 수채화에서는 혼색과 겹칠, 흰색 섞기를 자제한다, 색을 엷게 하려고 흰색을 섞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좋지 못한 방법이며, 색 농도의 조절은 물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투명 수채화에서는 종이가 매우 중요한데 종이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불투명한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과슈(gouache)나 포스터 컬러를 사용하여야 한다. 수채화에서 쓰는 물은 미네랄 성분이 적은 증류수가 좋다.
투명 수채화에서는 흰색과 검정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 이들은 투명성을 해치기 때문이다. 수채물감에서 사용하는 흰색은 대개 차이니즈 화이트(Chinese White)라고 되어있는데, 이것은 산화아연이 주성분으로 유화의 징크 화이트(Zinc White)와 같은 안료를 사용한 것이다. 물이나 아라비아 검 등과 혼합하면 잘 마르고 부착이 잘 되어 기름을 섞었을 때에 발생할 수 있는 결점이 적다. 요즘은 산화 티탄이 주성분인 티타늄 화이트를 약간 혼합하여 만든 것도 많이 사용한다.
투명 수채화에서는 검정도 투명성이 있는 것이 좋다. 아이보리 블랙(Ivory Black),램프 블랙(Lamp Black),피치 블랙(Peach Black)등이 쓰이는데 빛이 강하고 내구성도 좋은 아이보리 블랙이 가장 널리 애용되고 있으며 무난하다.
전문가용일 경우 모든 물감 중에서 수채물감이 가장 값이 비싸다. 수채화는 물을 용액으로 쓰므로 유화나 아크릴에 비해 도막이 약하고 따라서 자외선이나 공기 중의 유해기체나 수분에 의해 퇴색되고 손상되기 쉽다 수채화도 전문 화가의 작품은 장기 보존하는데 이처럼 미디엄의 내구성이 약하므로 안료 자체의 내구성이 최대한 좋은 것을 써야 한다. 그래서 전문가용 수채물감에는 퇴색이적은 고급 안료를 사용하며 고급 수채물감이 고급 유화물감 보다 훨씬 비싼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고급 수채용 안료일수록 투명도가 높고 발색이 뛰어나다. 색상이 탁하면 안되므로 수채화 물감은 안료가 고급인 제품을 선택하여야 한다 예로 내구성이좋은 보라색은 드물며 대단히 비싸다 내구성이 좋아도 토성안료(Yellow Ochre, Burnt Sienna, Burnt Umber, Light Red 등)는 싸지만. 내구성이 좋은 보라색이나 레몬 옐로(Lemon Yellow), 코발트 블루(Cobalt Blue), 세루리안 블루(Cerulean Blue), 비리디안(Viridian), 코발트 바이올렛(CobaIt Violet), 카드늄계 등은 대체로 비싸다. 또한 천연 울트라 마린으로 제조된 것은 아주 비싸서 금과 가격이 비슷하다.
수채화물감이 고급일수록 투명한 이유는 안료 이외의 첨가제를 많이 넣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은 양의 물감으로도 많은 그림을 그릴 수가 있다. 좋은 물감은 두 색을 혼합해도 선명한 색상을 얻을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색을 섞으면 탁해진다.
종 이
수채화에서는 수분을 알맞게 흡수하는 종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보통우리가 사용하는 종이는 식물성 섬유인 펄프(pulp)로 되어 있다. 영국에서는 약 백 년 전까지 수채화용 종이는 마섬유(linen)를 주성분으로 만들었으며 발명자의 이름대로 와트만(Whatman)지라 불렀다. 보통 고급 수채화지를 와트만지라고 부른다.
고급 종이에는 대개 제조회사의 이름이 찍혀 있으며 이름이 바르게 보이는 면이 표면이다. 학생용 수채화 종이는 주로 펄프로 제조되지만 고급 수채화 종이는 목면을 원료로 핸드 메이드(hand made)로 제조되며 상당히 비싸다. 래그(Rag)지는 물을 흡수하는 정도가 아주 적당하기 때문에 수채화에 좋다. 또 종이의 표면 처리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발이 아주 고운 것이 있고, 중간 발. 거친 발 등이 있다. 세밀한 것을 그릴 때에는 아주 고운 발의 종이를 사용하며 물감을 시험해 볼 때는 거친 발의 종이를 사용한다
전문 수채화지는 가공방식에 따라 대개 세 가지로 분류된다. 열로 압축된 것(Hot-Pressed. HP) ,저온 압축된 것(Cold-Pressed, CP:영국에서는 Not Hot Pressed라는 의미로 'Not'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거친 것(Rough)이 그 것이다. 열로 압축된 HP는 아주 매끄럽고 부드러워 엷은 선이나 담채에만 적합하다. 저온 압축된 CP(또는 Not)는 반쯤 거친 표면에 섬세한 묘사나 담채가 잘 되며 마른듯한 물감으로 붓질을 빨리 하면 표면이 지닌 거친 표면이 잘 드러나 한 장의 종이에서 부드럽고 거친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다. 거친 종이에는 뚜렷한 결이 있는데 이 결의 오목 부분에 안료가 정착하고 볼록 부분은 희게 남아반점이 생기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제2차대전 이후 일본에서는 수채화 용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독자적으로 수채화 종이를 만들어 쓸 수밖에 없게 했는데 수채화의 여러 조건을 연구하여 생산한 것이 모(Mo)지이다. 이 종이는 창호지 같은 한지를 여러 장 겹쳐서 두껍게 제조한 것인데 현재까지도 모(Mo)지는 일본의 많은 수채화가들이 애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닥종이, 화선지도 우수한 수채화용 종이이다. 수채화지와 비슷해 보이는 판화지는 수채화 용지보다 수분을 더욱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붓
수채물감은 물로 간단히 씻어지므로 붓을 닦는 데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또한 색을 바꾸어 칠할 때마다 물에 씻기만 하면 되므로 한두 자루면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세이블 붓이 애용되며 수채화용 붓 중에서 제일 좋은 붓은 시베리아산 콜린스키(Kolinsky, 적색 밍크) 붓이다, 이 콜린스키는 많지 않으므로 자연히 비싸게 마련이다. 보통은 이런 붓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마모(말-우이모(소의 귀) 등으로 된 것을 많이 사용한다. 물감을 묻혔을 때 물을 머금은 채로 탄력이 강해야 좋은 붓이다. 끝을 뾰족하게 모아서 물을 묻혀도 붓끝이 갈라지지 않고 탄력이 있어야 하고 잘 닳지 않아야 한다.
수채화에서는 아주 가는 붓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가는 붓은 O호부터12호까지 있다. 초보자는 둥근 붓 4호, 8호, 12호와 1/2인치나 1인치의 평붓으로 시작하면 된다. 붓은 자연모로 되어 있어서 좀이 먹기 쉬우므로 여름철에는 특히 주의해야 하며 좀약을 넣어두는 것도 좋다
팔레트
팔레트는 물감을 섞거나 물감을 엷게 풀어 쓰는 데 사용되는데, 오목하거나 칸이 있는 수채화용 팔레트는 색들이 서로 섞이지 않고 짜놓을 수 있게 고안된 것이다. 색의 수도 1~, 18, 24등 세트 물감의 색수와 같이 되어 있어 튜브의 물감을 짜놓고 붓으로 녹여서 사용 할 수 있다. 물감에 따라 마르면 녹지 않는 것도 있는데 예를 들어 비리디안이나 퍼머넌트 계그린 등의 물감들은 사용할 때마다 튜브에서 짜서 쓰는 것이 좋다. 합성수지나 금속으로 된 팔레트가 수채화에 적합하며 크기와 형태 다양하다.
물 통
실내에서 쓰는 수채화용 물통으로는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물병 등 1리터 정도 용랑의 주둥이가 넓은 것이 편하며, 야외용으로는 접을 수 있는 비닐 물통이 부피를 적게 차지하고 가벼워서 좋다.
투명 수채화의 주요 기법과 보조제
물을 이용한 기법
물을 적게 쓰면 붓질의 경계면이 그대로 살아 있는 효과를 낼 수 있어서 세밀한 묘사에 유리하다. 반면 물을 많이 쓰면 부드러운 색감을 낼 수 있고 붓질의 경계선도 흐릿해지게 할 수 있다 물감을 칠할 때 물을 많이 쓰기도 하고,처음부터 종이에 물을 먹이고 그리기도 한다. 이때 물이 흘러내릴 정도로 많아서는 안 되며 물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종이 타월을 쓰는 것이 좋다. 수채화에 쓰이는 물은 철분이나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물로, 되도록 이면 증류수가 좋다.
알라 프리마 기법 (alla puima)
단번의 붓질로 적절한 효과를 내는 기법으로 수채화 기법 중 가장 어려운 기법중의하나이다, 이 기법은 가늘고 정확한 연필 드로잉을 한 다음 하이라이트를 주기 위해 여백을 그대로 살려주면서 담채하는 것이다. 어두운 톤을 밝게 하려면 그림을 완성한 후에 스폰지나 압지. 흡수력있는 티슈로 닦아낸다. 그림이 완전히 마른 다음 날카로운 칼날로 크로스 해칭이나 스크래핑해서 색조를 밝게 할 수도 있다
겹쳐 칠하기 기법
밝은 색을 칠하고 그 위에 어두운 색을 칠하면 밑의 색이 비쳐 보이는 투명한 효과와 함께 명암을 얻을 수 있다. 수채화에서는 항상 밝은 색을 먼저 칠하고 어두운 색으로 가야 하며 너무 여러 번 겹쳐 칠하면 수채화의 투명한 효과가 줄어들므로 겹칠하는 횟수는 세 번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담채 기법
같은 색조에서 변화를 주거나 한 색조를 미묘하게 표현하는 기법이다. 단색의 고른 담채를 하기 위해서는 칠할 부분을 적시고 큰 평붓으로 물감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바른다. 붓획들이 서로 흘러서 겹치도록 빠르게 겹칠한다. 단계가 있는 점층적인 담채는 붓질을 할 때 우선 팔레트에서 물감을 진하게 섞어서 처음에는 어두운 부분을 먼저 칠한 다음 물감을 희석해서 처음 바른 것바로 밑에 좀더 밝은 두 번째의 선을 칠한다. 점점 밝은 색조로 연속적으로 반복하여 칠해나간다. 색의 변화가 있는 담채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색을 섞되 세가지 이상 색을 섞지 않는 것이 좋다
점묘법 (stippling)
점묘는 멀리서 보면 하나의 색으로 섞여 보이는 여러 가지 점으로 색을 칠하는 방법이다. 담채와 대조적으로 사용하거나 담채 위에 사용한다. 가는 붓을 사용하여 바깥 부분부터 중앙으로 색을 덮어나간다.
드라이 브러싱 (dry brushing)
이 기법은 극소량의 물감을 붓의 가는 끝에 묻혀 사용하는 것으로 세부적인 묘사를 하는 데 효과적이다. 질감이 거친 종이 위에 이 기법을 사용하면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나 더욱 독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드라이 브러싱 기법을 위해서는 끝이 둥근 붓이나 끌 모양의 붓을 사용한다.
스펀지를 이용한 기법
수채화의 밝고 투명한 성질은 풍경화에 많이 이용된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무 같은걸 표현할 때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럴 때 스펀지를 사용하면 좋다. 스펀지에 물감을 묻혀 가볍게 눌러주면 붓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보조제의 종류
마스킹 액(masking liquid)
반짝이는 빛이나 가느다란 나무줄기 등 작은 면적의 흰 여백을 남겨야 할 때 사용한다. 마스킹액을 붓으로 칠한 뒤 건조시키면 피막이 형성되어 여기에는 물감이 묻지 않고 여백으로 표현된다 그림이 완성된 후에는 지우개나 손가락으로 문질러 제거하면 된다 마스킹 테이프나 마스킹 시트를 사용할 수도 있다.
글리세린 (glycerin)
물감의 건조 속도를 느리게 해주는 보조제이다.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물감이 다른 날보다 더 빨리 마르는 수가 있다. 약간의 글리세린을 물에 섞어 사용하면 수채물감이 빨리 건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 천천히 시간적 여유를 가지면서 그리고 싶을 때 효과적이다
알코올(alcohol)
물감의 건조를 빠르게 해주는 보조제이다. 비가 오는 날이나 바닷가에서 그림을 그릴 때는 물감을 좀더 빨리 마르게 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공업용인96% 알코홀을 물에 조금 섞어서 사용하면 물감의 건조 속도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