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김치는 내 손으로 직접 담궈 먹게 된 시간이 별로 길지 않다.
엄마가 젊은 날엔 간혹 엄마표 김치를 가져다 먹었고, 김장철이 되면 엄마가 모든 걸 준비해 놓으신 후 난 버무리기만 해서 손쉽게 김치를 먹곤 했다.
근 20여년을 책임져 줬던 우리집 김치는 손맛 좋은 한 김치가게 아주머니였다.
연세드신 엄마를 위해 그 가게의 김치를 사들고 가기도 했는데, 엄마는
"아따, 그 아줌마 솜씨 좋다야"
라시며 맛있게 드시곤 했다.
엄마도 인정했던 맛깔난 김치.
오랫동안 김치 먹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렸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푸근한 인상의 참 고마운 아주머니.
하지만 약 6년 전 그 분도 나이가 들어 가게를 접으신 후 김치 찾아 삼만리를 해야 했다.
지인들이 추천해 주는 반찬가게를 가봤지만 어느 곳도 썩 마음에 드는 곳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만나게 된 고서 로컬푸드의 절인 배추와 양념.
버무리기만 하면 뚝딱 김치가 완성되고 우리 입맛에 딱 맞춤인 김치가 만들어졌다.
생김치를 좋아하는 우리집 식구를 위해 나타난 고마운 고서 로컬푸드.
그렇지만 봄, 여름엔 절인 배추가 없다.
직접 배추를 절여야 하는 과정이 첨가된다.
제일 어려운 소금에 절이기.
큰 배추는 자신이 없어 봄동이나 쌈배추로 간을 하고 김치를 담근다.
얼마만큼 소금을 넣어야 할지 언제까지 절여 놓아야 할지 모든 게 숙제다.
그렇게 어렵사리 담은 한 그릇을 엄마께 가져다 드렸더니 맛있으셨단다.
입맛이 없어진 후 김치는 안넘어간다며 거의 드시질 않았는데 간이 딱 맞게 잘 담궜다고 칭찬하신다.
히힛, 기분이 넘 좋다.
엄마한테 칭찬받은 김치라니~
그래서 오늘도 김치를 담근다.
몇 번의 경험이 약이 되었나?
생각보다 맛있다.
술술 넘어가는 물김치, 아삭아삭 깍두기, 매콤한 파김치, 제일 오지게 담근 배추김치.
비주얼 좋은 걸~
내일 엄마한테도 가져다 드려야지.
첫댓글 김치 사진 빛깔만 봐도 잘 담궜어요. 맛있어 보여요.
난 김치 잘 담궈요.
대학 자취 때도, 전남 영광 해안초소 군 졸병 때도 배추 사다가 내가 직접 김치 담궜거든요.
아내도 50대 중반까지 중고교 교사하면서도 반찬을 사는 걸 단 한번도 보지 못했어요.
김치는 물론이고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우와~
대단하세요. 아이들 키우기도 버겁던데
모든 반찬을 손수?
원더우먼이셨네요.
물론 곁에서 많이 도우셨겠지만~^^
넘
멋지네요
모든것이 감사합니다긍정적이고 짠밥. ㅋㅋㅋ
고맙습니다
감사의 아이콘이 되겠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