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遊日記 남쪽 지방을 유람한 일기
壬午十二月初七日 陪艮齋田先生 登程有客 嚴柱誠同行 自竹田僑居 歷牛潭十里 淸安九政灘十里 暮至花竹 李圭仁家夕後 荷潭金明澤 又遂約而 來共留宿
壬午年(1882) 12月7日 艮齋(간재) 田愚(전우) 先生을 모시고 길에 오르며, 嚴柱誠이란 客과도 함께 同行하였다. 竹田 사는 집에서부터 牛潭(우담)을 지나고 십리 떨어진 淸安의 구정탄에서 십리를 더 가서 저녁에 花竹의 李圭仁(이규인) 댁에 다다라 저녁을 먹은 후 荷潭(하담) 金明澤(김명택)이 또 약속하여 함께 잠을 자러 왔다.
※艮齋 田愚(1841~1922): 근대 성리학자, 본관은 潭陽이며, 초명은 田慶倫·田慶佶이며 자는 子明, 호는 臼山·秋潭·艮齋·蠱翁·陽下尫人(양하왕인)이다. 蠱뱃속벌레 고.
※牛潭: 진천군의 3대 하천인 미호천·백곡천·草坪川이 만나는 문백면 은탄리 갈궁저리마을 앞에는 물이 깊은 소두머니[牛潭]가 있음,
※淸安 九政灘: 진천군 초평면 진암리 사곡마을에 있는 벼랑. 花竹: 現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소재. 호명리 楸井: 북이면 선암 2구의 住王里 마을로 이곳에서 世居해 온 주민들에 의하면 세종께서 초수리에서 요양을 하실 적에 이 마을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승되어 왔다.
初八日 自花竹 歷大洞 大竹溪酒店 虎鳴里楸井 至三街里店 遇雪踰栗峙時 風雪大作 過沙王里 至窟雲店 少歇脚
8일에는 花竹에서 大洞을 지나 大竹溪의 酒店과 虎鳴里(호명리)의 楸井(추정), 삼거리 주점에 이르러 눈을 만나 밤 고개를 지날 때 바람이 일어 눈이 많이 내렸고, 沙王里를 지나 굴운 주점에 이르러 잠시 다리를 쉬었다.
※踰넘을 유. 歇脚: 잠시 머무르다, 걸음을 멈추고 쉬다, 길을 걷다가 잠시 다리를 쉬다.
暮抵 淸川市店舍 自花竹至此 六十五里 仍宿夕後 雪花稍霽 翌日早發 踰旕木(山+宰) 過德斜里 至沙川十里 中有錦丹山 自沙川至沙潭五里 上有公林寺云
저물어 청천시(現 청천면) 주막집에 이르렀는데, 화죽에서 여기까지가 육십 리이다. 이에 店舍에서 저녁을 먹고 하룻밤을 잔 후 눈발이 점점 개어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하여 얼목재를 넘어 德斜里(덕사리)를 지나 沙川에 이르니 10리이고 도중에 錦丹山(금단산)이 있다. 沙川에서 沙潭까지 5리이고 도중에 公林寺(사담계곡 인근)가 있다고 한다.
※店舍: 주막집. 稍점점 초, 끝, 벼줄기 끝 /구실 소. 旕(얼/엇) 뜻은 없다. (山+宰): 고개 재(岾). 錦丹山: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