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기행 / 장엄한 피오르드와 빙하와 백야

[반취]

노르웨이 기행 / 장엄한 피오르드와 빙하와 백야

깊고 푸른 피오르드와 밤에도 지지 않는 태양, 복잡한 해안선과 해안의 절벽에서 떨어지는 곧은 폭포가 절경인 나라 노르웨이. 내륙으로 들어가면 산꼭대기는 빙하로 덮여있고, 넘어서면 매운바람이 몰아치는 툰드라 지대가 펼쳐지는 이 나라에서는 역사 유산을 보는 것보다 대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여행의 보람은 더 있을 것입니다.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한 너무도 웅장한 자연이어서 그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가 아니라 저절로 작아지고 맙니다.

남북으로 좁고 긴 국토를 지닌 노르웨이는 북극권이 국토의 중부지대를 가로지를 만큼 북쪽에 위치해 있지만 멕시코 만류의 영향으로 비교적 따뜻한 기온을 보이며 4계절이 있습니다.

두껍게 덮였던 눈이 녹으며 대지가 드러나고 꽃이 피는 봄과,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여름, 단풍을 감상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가을, 해가 없는 대신 하얀 눈이 천지를 덮는 겨울 - 노르웨이의 4계절은 우리의 4계절과는 다른, 독특한 인상을 줍니다.

노르웨이 지도를 보면 유난히 복잡해 보이는 것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 해안선입니다. 이 해안선을 곧게 펴서 길이를 재면 무려 3만4천Km에 이를 정도인데 깊숙이 들어간 해안마다에는 피오르드가 계속됩니다. 오슬로피오르드, 하르당거피오르드 송네피오르드 노오르드피오르드 트론헤임피오르드… 등등.

노르웨이 자연에서 특히 아름답고 인상적인 것이 이 피오르드(Fiord)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오르드는 거대한 빙하가 남하하면서 산지를 파고들어 생긴 깊은 협만(峽灣)이기에 노르웨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도가 높은 쪽에 위치한 그린란드나 알래스카 남부, 스코틀랜드, 칠레, 그리고 가깝게는 남반구의 뉴질랜드 사우스 섬 등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피오르드가 단연 압권입니다.

빙하가 파고들어 생긴 만큼 피오르드는 대개 너비보다 길이가 깁니다. 노르웨이 서부의 송네피오르드는 그 길이가 204Km나 됩니다. 양안은 깎아지른 U자형 골짜기의 곡벽으로 해면에서 1,000m 이상의 절벽을 형성하는 곳이 많습니다. 빙하의 성격상 깊이도 만만치 않아 1,000m가 넘는 심연인 곳도 많습니다. 피오르드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지만 바다와는 다릅니다. 바다와 호수의 중간이어서 잔잔하고 고요한, 깊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노르웨이 역사를 보면 핀란드를 제외한 스칸디나비아 3국은 명쾌한 분리가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3국은 공히 바이킹의 후손이며 바이킹 이전에는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져 국가랄 것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11세기 중엽, 바이킹 활동이 쇠퇴하면서 비로소 이 지역에 국가가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후 해운 국을 표방한 노르웨이는 형식적으로는 중립을 지키며 번영하였지만,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12세기 이후 434년간 덴마크의 영향 하에 있었습니다.

덴마크가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것을 계기로 노르웨이는 해방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스웨덴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이런 배경에서 노르웨이는 오랜 세월 자유주의적 헌법과 연합 법을 근거로 외교. 방위 이외의 자치권만 가지고 지내오다가 1905년에서야 입헌군주국으로 독립국이 되는데, 이때에도 덴마크왕실의 카를왕자가 건너와 왕(호큰7세)이 되었습니다.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이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노르웨이는 스웨덴의 지배하에 있었습니다. 노벨은 양국 국민감정이 서로 좋지 않음을 알고 이를 개선하려는 뜻에서 노벨상 5개 부문 중 하나인 평화상은 노르웨이에 위탁했습니다. 노벨평화상만은 스웨덴 한림원이 발표하지 않고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수상자를 정하고 노벨이 죽은 12월 10일, 오슬로대학의 아울라 강당에서 수여식을 행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언어를 봐도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덴마크어는 매우 비슷합니다. 3국을 여행하다보면 같은 말을 여기저기서 듣게 됩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노르웨이인에게 덴마크어는 읽는 것은 용이하지만 듣는 건 이해가 어렵다고 합니다. 반대로 스웨덴어는 읽는 게 어렵고 듣기는 쉽다고 합니다.

덴마크 인들은 노르웨이어와 스웨덴어는 무엇이 다른 건지 차이를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모두 영어가 공용어이기에 통하는 나라입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여행자에게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

노르웨이 여행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남녀평등이라든가 장애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같은 것들입니다. 노르웨이에서는 남자 여자를 특별히 구분하는 일도 없고, 신체장애자를 장애자라 부르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신체장애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직도 매우 부족합니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이용할 수 없는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는 이런 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사회가 신체장애자를 집에만 있게 하지 않고 활동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가능한 한 일반사람과 동등하게 대접합니다. 모든 공공시설에 신체장애자용 설비를 하도록 법률이 정하고 있는 만큼, 어디든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이 완비되어 있어 사회적응이 수월하게 되어 있습니다.

남녀 문제는 평등 불평등을 논하는 자체가 이상할 정도로 아무런 느낌 없이 편하게 살고 있습니다. 남자는 바깥 여자는 집이라는 일반적인 관념까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여성이 요리나 바느질을 하지 않아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다만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은 이혼율 상승과 정비례한다는 말이 있는데 노르웨이가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중잡지에 의하면 이혼율이 오슬로는 50%, 노르웨이 전체에서는 30%라고 하니 심각한 상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결혼에 실패한 남성들 사이에선 노르웨이 여성을 피해 동남아시아 여성과 결혼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추세 역시 별로 문제 삼는 사람이 없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 여성들의 의식혁명을 이끈 것 중 하나가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입니다. "인형처럼 사는 여자보다 하나의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 살고 싶다" 고 외치며 남편과 아이 곁을 떠나는 여성 노라-

1878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코펜하겐 왕립극장에서 공연되자마자 여성해방론자들과 교회수구파와의 사이에 격렬한 찬성과 반대의 논쟁을 일으켰고 입센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음은 물론 여성해방운동의 기수가 되게 했습니다. 노라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한반도에 비해 약 1.4배의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70%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산악지대입니다. 국민 한 사람이 산 1개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산이 많습니다. 인구는 5백만 명 내외인데 3/4이 도시에서 살고 있습니다. 1995년 인구가 4백4십만이었으니 20년 동안 인구증가가 60만 명에 불과한 셈입니다. 이중 노인 인구가 25%를 차지합니다.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노르웨이는 위도 상으로는 알래스카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멕시코 만류의 영향으로 4계절을 보여주는 온화한 기후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3-4월이 지나면 서서히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여름이 다가옵니다. 겨울에도 난류 덕분에 비교적 온화합니다. 백야가 있다는 것은 겨울에는 밤만 계속되는 날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행정보

노르웨이는 6.25때 이동외과 야전병원을 파견해 왔었습니다. 1959년 공식적으로 수교하여 상주대사관이 개설되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직접 들어가는 방법은 없고, 코펜하겐을 경유하여 오슬로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는 유럽으로 들어가 스칸디나비아항공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스웨덴의 스톡홀롬에서 야간열차를 이용하면 다음날 아침 오슬로 중앙역에 도착합니다.

소요시간은 약 8시간. 코펜하겐에서도 열차가 있는데 10시간 정도 걸립니다. 스웨덴 북쪽 도시인 아비스코에서 열차를 이용, 노르웨이 북쪽 도시인 나르비크로 갈 수도 있습니다. 나르비크는 지구상에서 철로로 갈 수 있는 가장 북쪽의 도시라는 매력이 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입국하는 것도 멋진 생각입니다. 코펜하겐에서 매일 출발하는데 16시간 소요됩니다. 또 스콜틀랜드 에든버러에서 노르웨이 서부의 항구도시 베르겐까지 운행하는 선박이 있습니다. 에든버러 사람들과 베르겐 사람들의 생김새며 사는 모양은 마치 같은 민족 같습니다.

체류, 숙박

3개월 이내의 체제라면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 다른 북유럽나라들에서의 체제와 합해서 3개월입니다. 화폐는 노르웨이 크로네로 "Nkr"라 쓰는데 1크로네가 우리 돈 140원쯤 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10만 달러로 세계 1위입니다.

그런 만큼 북유럽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입니다. 스웨덴이나 덴마크로의 쇼핑투어가 항상 만원일 정도입니다. 장기간 머무르는 사람이라면 북유럽 4개국 공통의 스칸디나비아 보너스패스나 노르웨이에 있는 160개 호텔에서 유효한 피오르드패스 등을 이용해 경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일반여행자가 참고할 일은 못됩니다.

호텔은 어디나 청결하고 쾌적하지만 값이 비쌉니다. 호텔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시즌에는 예약 없이 방을 얻기가 불가능합니다. 피오르드 지방의 호텔들은 5월에서 9월까지 영업으로 일 년을 유지하는 식이어서 더욱 비쌉니다.

하지만 교외로 30분 정도 나가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유스호스텔만 해도 노르웨이 전역에 76개소나 있습니다.

별미음식

노르웨이 요리로 유명한 것은 스웨덴에서와 마찬가지로 바이킹요리입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콜보르(Koldtbord:차가운 테이블)라고 합니다. 차가운 생선요리가 중심이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따뜻한 요리로는 생선과 고기를 함께 끓인 것도 있고, 노르웨이 특유의 음식으로 예이트오트(Geitost)라는 산양 젖 100%의 갈색치즈가 있지만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습니다. 북극권 이북에서는 흰곰 고기가 나오는 곳도 있고, 진기한 음식으로 순록의 고기요리를 내는 곳도 있는데 귀하고 드뭅니다.

당연히 레스토랑의 음식 값도 비싼 편입니다.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열심히 찾아야 할 정도로 그 수가 적습니다. 특히 술과 담배 따위는 깜짝 놀랄 만큼 비싸니까 필요한 여행자는 입국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주민 언어 축제

땅은 넓은데 인구가 적은 나라에서는 사람을 반깁니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관광객에게 친절하고 적극적이어서 영어뿐 아니라 한국어까지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공용어는 물론 노르웨이어이지만 언어의 획일화를 거부하는 기운이 있어 지방마다 문장어가 다른 방언이 있습니다. 주민은 북부에 소수의 라프인이, 또 핀마르크에 크벤으로 불리는 약간의 핀란드인이 살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98%가 게르만계에 속하는 노르만인입니다.

햇볕이 귀한 지방에서는 하지축제가 가장 화려한데 노르웨이도 예외가 아닙니다. 5월 17일의 독립기념일, 그리고 3월 하순의 부활제, 5월의 승천제, 성령강림절, 12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축제일로 삼고 있습니다.

교육 종교

일찍이 18세기 초부터 교육의 기회균등이 추진되고 1827년에 의무교육 취학연령을 전국적으로 통일했을 만큼 교육에선 앞선 나라입니다. 1936년에는 종래 사회계층의 격차를 반영하던 이원적인 교육체계가 일원화되었습니다.

의무교육은 9년이며 중등교육은 일반교양을 위한 김나지움(보통 중등학교)과 7종의 직업훈련학교(3-4년 과정)가 있습니다. 대학은 자격시험에 합격한 모든 국민에게 열려있습니다.

이러한 공교육과 무관하게 노르웨이에서는 성인교육이 성행합니다. 약30개의 클럽 조합 등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민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전통 있는 국민고등학교에는 전 국민의 반수 이상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종교는 복음 루터 파를 국교로 하며 국민의 96%가 이 교회에 속해 있습니다.

복지 문화

노르웨이 복지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료에 있어서는 전 국민 질병보험이 실시되고 학생에게는 의무건강관리제도가 있습니다. 사회보험으로는 고용자 측에 부담을 지우는 노동재해보험과 국가가 관리하는 실업보험이 있고 16세 이하에 대한 아동수당과 노인 노령연금 등 각종연금도 정비되어 있습니다. 신체장애자나 과부 미혼모에게는 연금지급과 함께 취업 교육을 실시하는 등 세심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고립되기 쉬운 지형 때문에 지역단위로 결속하는 전통이 생겨났으며 문화 스포츠 사회 등 여러 가지 활동이 민간조직을 통해서 실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키 스케이트 축구로 대표되는 스포츠 활동이 활발하여 노동조합만큼이나 대조직을 이루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인물

덴마크로부터 독립한 1814년 이후 독자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활발한 운동이 일어나자 시인 H. 베르겔란과 J.H.벨하벤을 필두로 민족주의적인 작품이 많이 쓰여졌습니다. M.B.란스타는 민요를 수집했고 P.C. 아르뵈른센 J.모어 등은 민화를 수집하여 언어와 문학에서 후진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후기에 등장하는 H.입센, B.뵈른손 등은 노르웨이 독자적 희곡을 탄생시켜 세계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음악 역시 독립 후 V.트라네로부터 발전하기 시작하였는데, E.H.그리그에 이르러 본격적인 국민음악이 수립되었습니다. 그의 작품 모음곡 <페르긘트>에 들어있는 피아노곡 성악곡 등은 신비적이고 구슬픈 가운데 노르웨이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리듬으로 범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미술은 고대 바이킹 선에서 볼 수 있는 우수한 조각품이 있고 현대작가로는 G.비겔란이 우뚝하다. 또 회화에서는 뭉크가 표현파의 시조로서 19세기 후반 이래 세계에 이름을 떨쳤습니다.

가볼만한 곳

<백야와 피오르드의 북유럽 11일> <러시아/북유럽 14일> 등의 패키지 여행일정표를 보면 노르웨이에서의 체류를 3박 4일 정도 잡고 있습니다. 스톡홀롬을 경유하면 오슬로를 먼저 방문하고 영국이나 덴마크를 경유하면 제2의 도시인 베르겐으로 들어갑니다. 전자나 후자나 관광코스는 베르겐-플롬-발레스트란-오슬로 등을 다니며 피오르드와 빙하지대 등의 자연관광, 아케르후스성. 바이킹 배 박물관. 왕궁. 대사원 등 역사관광, 그리고 조각가 그리그의 생가나 그의 숨결이 배어있는 조각공원. 프롱네르공원 등을 둘러보고 제3국으로 떠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슬로

오슬로강의 끝에 수평선과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는 오슬로는 자연과 조화가 잘된 아주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입니다. 도시주변이 야생상태 그대로인 것은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특징입니다.

오슬로 관광은 중앙역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차를 타고 가면 물론 중앙역에 내립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 오슬로 공항에 내리는데, 중앙역까지 10Km 정도 거리입니다.

중앙역에서 왕궁까지 이어진 카를 요한 거리가 오슬로의 중심도로로 대성당 국회의사당 등이 있습니다. 왕궁은 노르웨이가 스웨덴의 지배를 받고 있을 때 세워진 것으로 당시의 스웨덴왕 카를 요한 동상도 있습니다. 매일 오후 1시에 근위병 교대식이 행해집니다.

왕궁을 지나면 프롱네르 공원이 나옵니다. 왕궁에서 버스나 전차를 이용하여 갈 수 있습니다. 이 공원이 오슬로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관광지입니다. 공원 곳곳의 조각품은 복잡한 도시생활을 강하면서도 단순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17m 화강암에 121명의 남녀노소를 조각한 작품 <모놀리토>는 이 공원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공원에서 남쪽에 있는 뷔그데위에는 민속박물관, 바이킹선박박물관 프람호박물관 콘티키호박물관 등 박물관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시청 앞 3번 부두에서 배를 타고 직접 갈 수도 있습니다.

베르겐과 플롬산

지금은 제2의 도시가 되었지만 12-13세기에는 베르겐이 노르웨이의 수도이자 북유럽 최대의 상업도시였습니다. 베르겐 사람들은 스스로를 노르웨이인이라 부르지 않고 "베르겐인"이라고 할 만큼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베르겐에서는 이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어시장과 베르겐 박물관,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에드바르트 그리그가 살던 빅토리아 양식의 하얀 집, 구 시가지지역, 스타브키르케 교회 등이 볼만한데,

그보다는 근처에 있는 한자박물관 또 예쁜 장난감 같은 케이블카를 이용한 플롬산 관광 등이 더 인기가 있습니다. 해발 320m, 최대 경사 26도인 산을 약 8분이면 올라갑니다. 물론 걸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플롬산에서 바라보는 베르겐 시가지의 전경은 대단합니다. 7개의 피오르드와 7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야경은 필설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빙하지대 관광

노르웨이 여행의 백미로 피오르드와 뗄 수 없는 빙하지대 관광이 있습니다. 버스로 가능하지만 열차나 페리보트를 이용한 관광도 낭만적입니다. 북극권에 가지 않고 빙하를 볼 수 있는 곳은 브릭스달입니다.

베르겐에서 위로 올라가면 길이가 가장 긴 송네피오르드가 나온다. 발레스트란은 송네피오르드에 면한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발렌스트란에서 버스로 4시간 반쯤 가면 올덴에 닿고, 올덴에서 브릭스달까지는 금방입니다. 차에서 내려 마차를 이용하거나 또는 걸어서 산길을 이용합니다. 가는 도중 브릭스달 폭포 앞에서 물보라를 맞으며 무지개가 걸린 다리를 건너 20분 정도 가면 빙하의 일부가 보이는 작은 광장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다시 20분 정도 가면 눈앞에 빙하가 펼쳐지는데 정말 장관입니다.

빙하관광은 바람이 몹시 차기 때문에 두툼한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에는 결빙상태가 느슨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곳 관광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이 해마다 나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백야 여행

일반여행자라면 노르웨이를 두 번 찾는 일은 드물 테니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백야까지 보고 오는 게 좋습니다. 노르카프에서의 백야는 독특한 인상을 줍니다.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은 해남이고 국토의 남단은 마라도죠. 노르카프는 노르웨이의 최북단으로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한밤중의 태양을 볼 수 있는 기간은 5월 14일부터 7월29일 사이입니다. 북위 66도 30분 이북을 북극권으로 분류하는데 노르카프는 북위 71도 10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북극권을 넘으면 어디서나 한밤중의 태양을 볼 수가 있습니다.

노르카프 가는 길에 나르비크를 경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르비크 역시 북극권보다 훨씬 위쪽에 있지만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동결되지 않는 항구입니다. 나르비크는 두 가지 면에서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열차로 올라갈 수 있는 최북단이라는 사실과 2차 대전 초기 독일군과 연합군(영국 프랑스 폴란드 노르웨이) 사이에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흔적입니다. 이곳 전투에서 독일군 1,500명 프랑스군 150명 영국군 34명 폴란드군 5명, 그리고 많은 노르웨이 군이 죽었습니다. 이 전쟁은 노르웨이의 중립정책이 나치 독일에 의해 파기된 의미를 남겼습니다. 당시의 모습이 전쟁박물관에 재현되어 있습니다.

기차를 타고 노르웨이를 여행하다보면, 훌륭한 절경 루트에 탄성이 저절로 나오기도 하지만, 한편에선 복잡하기 짝이 없는 국토에 철도를 부설한 사람들의 노고가 눈물겹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 탄성과 눈물의 철도가 끝나는 곳이 나르비크입니다. 노르웨이 영토 안으로 도저히 연결할 수 없어 스웨덴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이색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