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아리랑 한일수 글
한민족에게는 ‘아리랑’이 있고 뉴질랜드인에게는 ‘포카레카레 아나’가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한민족의 정서 속에 녹아내려 민중에 의해 창조된 산물이다. 포카레카레 아나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사랑 노래였는데 1914년에 편곡되어 뉴질랜드 민요로 전승되어 왔다. 1950년–1953년 동안 한국전쟁 중 뉴질랜드에서 파견된 뉴질랜드 병사들에 의해 한국에도 전파되었는데 한국에서는 연가(戀歌)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국민 애창곡으로 널리 불리어지게 되었다. 1970년대 캠핑나들이를 떠나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주 앉아 통기타를 치며 싱 얼롱(Sing along)을 불러내던 젊은 시절의 향수를 누구나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때 단골로 애용되던 곡이 바로 연가이다.
아리랑과 연가가 한국인에게는 묘한 인연이 작용한 면이 있지만 두 노래가 우리 한민족의 정서와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많이 깔려 있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애창되어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의 애창곡처럼 불리어진 연가였는데 우리가 뉴질랜드에 살려고 왔을 때 포카레카레 아나 라는 뉴질랜드 민요와 마주쳤다. 그런데 그 연가가 포카레카레 아나의 한국어 버전 편곡 노래라는 사실에 한편 반갑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기억이 새롭다. 포카레카레 아나는 ‘거친 물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마오리 말인데 이 노래는 뉴질랜드에서 국가처럼 불리고 있다.
아리랑은 가사도 단순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으며 인류의 보편적 정서와도 부합하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 발맞추어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퍼져가고 있는 추세이다. 더욱이 750여 만 한민족 디아스포라가 지구상 170여 나라에 뿌리내려 살고 있는 바탕에 한류의 물결이 전 세계 방방곡곡에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가 실천해야 될 과업을 생각해본다.
아리랑은 한반도 전역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곡조로 전승되었다. 전통 아리랑인 정선아리랑, 강원 아리랑, 진도 아리랑, 밀양 아리랑, 영천 아리랑, 경기 아리랑, 해주 아리랑 등 전문가들은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의 수가 60여 종, 3,600여 곡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한민족 디아스포라가 진출해 있는 각 지역에서 아리랑이 지역 정서에 맞게 재창조되어 불리어 진디면 얼마나 좋을까?
뉴질랜드에 ‘뉴질랜드 아리랑’이 등장하게 되었다. 오클랜드에서 아마추어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단원들을 모집하여 창단한 ‘오클랜드 한인합창단’은 2023년부터 크고 작은 연주활동을 펼쳐 교민들을 들뜨게 해왔다. 드디어 2024년에는 이 합창단의 지휘자인 이건환 단장이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한 ‘뉴질랜드 아리랑’이 선보이게 되었다. 지난 7월 20일 광림교회에서 열린 ‘Your Korea Festival’에서 초연되었는데 오클랜드 세계합창대회에 참여했던 한국의 여러 합창단과 일부 교민 합창단이 합동으로 발표한 교민 중심의 페스티벌이었다. 이때는 한글과 영문 가사가 실린 악보를 미리 전 관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따라서 관객들은 이 곡의 가사와 멜로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합창단의 연주가 끝난 다음에는 관객 모두가 리더의 흐름에 따라 이 곡을 즉석 열창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뉴질랜드 북 섬의 가장 끝자락이면서 한국과는 가장 가까운 케이프 레잉아(Cape Reinga)의 등대에서 불을 밝히며, 그리고 북 섬의 상징인 루아페후(Ruapehu) 산자락의 하늘 아래에서 연을 날리며 고국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모티브로 전개한 가사이다. 이 가사의 내용이 멜로디를 통해 흘러나올 때 참가했던 모두는 짜릿한 감동을 맛보게 되었다.
이어서 7월27일에는 오클랜드 파넬의 대 성당(Trinity Cathedral Church)에서 열린 Voco(Voice Community Concert New Zealand) 음악축제에서였다. 세계 각국의 11개 팀이 참여한 이 음악 페스티벌에서 뉴질랜드 아리랑은 다민족으로 구성된 관객들로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또한 지난 8월31일에 개최된 오클랜드 한인의 날에서도 연주되어 회 수를 거듭할수록 파급이 확산되는 흐름 속에 있다.
“음악은 세계인의 공통 언어이다.” 음악을 통해 인류는 정서를 공유하고 화합할 수 있다. 음악은 세계인이 정치 체제나 제도, 개인의 편협한 사고를 떠나 인류가 서로 화합하고 평화를 도모하는데 매개 역할도 한다. 남과 북이 극단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이다. 1991년 남북 체육 회담에서는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남북공동 단일팀의 노래로 ‘아리랑’을 공식 합의한바가 있다. 실재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아리랑을 합창하여 배달겨레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우리는 뉴질랜드 아리랑을 널리 애창하여 뉴질랜드에서는 누구나 친근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로 정착시켜나가야 되겠다.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이 뉴질랜드 아리랑을 한국어나 영어 또는 각자의 언어로 거리낌이 없이 부르는 아리랑 시대가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노래의 가사를 소개해본다.
뉴질랜드 아리랑 (New Zealand Arirang)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Cape Reinga 등대에 불을 밝히면 우리엄마 나 인줄 아시려나.
아리아리 아라리요 뉴질랜드 아라리요.
Cape Reinga 등대에 불을 밝히는 뉴질랜드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Ruapehu 산위에 연을 날리면 우리엄마 나 인줄 아시려나.
아리아리 아라리요 뉴질랜드 아라리요.
Ruapehu 산위에 연을 날리는 뉴질랜드 아리랑 아라리요.
Arirang Arirang Arariyo Arirang over the pass we go.
Cape Reinga light house up will mother know light of my longing heart over the sea.
Ariari Arariyo New Zealand Arariyo.
Cape Reinga Light house up will mother know, New Zealand Arirang Arariyo.
Arirang Arirang Arariyo Arirang over the pass we go.
Ruapehu mountain top will mother know kite of my longing heart high in the sky.
Ariari Arariyo New Zealand Arariyo.
Ruapehu mountain top will mother know, New Zealand Arirang Arariyo.
출처: https://www.nzkoreapost.com/bbs/board.php?bo_table=news_column&wr_id=11136
==> 한일수 박사님의 칼럼
' 뉴질랜드 아리랑 ' 을 미리 읽고나서 <==
이 시대가 지나고 나면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이러한 글을 읽을 기회가 과연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치의 창조는 존재의 이유를 바탕으로 생겨나고 그 존재의 지속은 이해와 공감으로 이루어진다" 고 감히 저의 좁은 소견으로 생각해 본다면
한박사님의 글을 통하여
'뉴질랜드 아리랑의 존재 이유' 가 충족 되었다고 느낍니다
이제 뉴질랜드 아리랑에 대한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낼 기폭제 역할을 한 한박사님의 글에 부끄럽지 않도록 주위 여러분들의 힘을 합하여 뉴질랜드 아리랑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귀한 글 '뉴질랜드 아리랑' 거듭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셔서
저희 곁에 오래오래 함께 계셔 주십시오
Ps : 부탁드린 뉴질랜드 아리랑 현판식에 쓰실 붓글씨에 대하여 따로 곧 연락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클랜드 한인합창단 단장 이건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