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 光化門 / 광화문에서
長 安 第 一 正 門 宮 (장안제일정문궁) 서울에서 제일가는 궁궐 정문 바라보니
乙 未 新 年 瑞 日 紅 (을미신년서일홍) 을미년 새해 상서로운 해가 붉게 비치네
背 後 凜 凜 山 白 岳 (배후늠름산백악) 뒤쪽으로 늠름히 백악산이 솟아 있으며
向 前 漫 漫 水 淸 風 (향전만만수청풍) 앞으로 한강물 흐르고 시원한 바람부네
國 運 衰 落 應 頹 落 (국운쇠락응퇴락) 나라의 기운 약하면 쇠퇴하여 무너지고
宗 社 隆 昌 亦 壯 雄 (종사융창역장웅) 나라의 힘 강성하면 웅장한 모습 지니네
謹 祝 自 彊 威 四 海 (근축자강위사해) 삼가 비옵기는 나라의 위엄 세상에 떨쳐
終 成 聖 國 福 無 窮 (종성성국복무궁) 마침내 거룩한 나라로 영원토록 복되길
<시작 노트>
2015년 초, 날씨 화창한 날에 광화문을 찾았다. 우뚝솟은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을 바라보면서
깊은 상념에 잠겼다. 나라의 형편이 쇠락의 길을 걸을 때면 궁궐과 함께 광화문 운명도 가시밭길이
었다. 나라의 불행으로 몇차례나 불타고 훼손되어 갔다.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게 2010년이라 하니 불과 몇년 전의 일이다. 광화문의 미래가 더 이상 불행치
않고 뻗어나가는 국력과 함께 세계사에 찬연하게 빛나는 이 나라 최고의 대문으로서 오래도록 우리
곁에 존재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남긴다. 7언 율시 평기식에 東운목에서 '宮紅風雄窮'을
운자로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