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중독 영화
2015.09.04. 17:07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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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를 다시 봤다.
70대 할아버지 감독이 만든 영화.
누가 만들었는지 배우들은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어떻게 성장하게 됐는지 영화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좀더 알아보고 영화를 다시 보면 영화는 처음 봤을때와 다르게 많은 것을 다시 보여준다.
호주에서 외과의사를 하다가 영화를 만들었고 필모그래피를 보면 아기돼지 베이브나 로렌조 오일같은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든 조지 밀러.^^
이 분은 내가 좋아하는 로알드 달이라는 영국 동화작가(고인이 되셨다)를 떠오르게 한다.
로알드 달은 비행기 조종사였다가 2차대전 이후 동화를 썼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이나 마틸다, 판타스틱 미스터 팍스, 마녀를 잡아라등 다수의 유쾌하고 짖굿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쓰신 분이다.
나는 정말 로알드 달이 있어서 세상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조지 밀러는 로알드 달과 닮았다.
분노의 도로를 이루는 꼼꼼한 비쥬얼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8,90년대 인디에나 존스라는 영화의 분위기도 느껴지고 실제 세트를 만들고 분장을 하고 전투차를 만들고 장면 하나 하나에 촬영에 대해서 여러 아이디어를 조합하여 최상의 화면을 끌어내기까지의 노고에 감사한다.
많은 SF영화들이 채택하는 미래에 대한 이미지들의 변주에서 벗어나는 독특한 상상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설국열차나 워터 월드, 헝거게임, 인터스텔라, 매트릭스, 아일랜드..
미래에 대한 작가들의 상상력은 과학적인 분석에 근거하건 문학이나 만화등에 근거하건 오래전부터 뿌리가 깊은 SF의 전통적인 틀 안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
그러한 전통적인 뿌리들을 벗어나서 새로운 창작을 하려면 새로운 세계관을 가져야한다.
분노의 도로는 미친 미래의 모습이지만 뒤죽박죽 현대의 모순을 품고 있다.
구원의 신앙을 세뇌시키는 임모탄 조.
건강하고 완벽한 2세를 소망하는 약점을 가진 조는 지배자로써 무한 권력과 무한 신뢰를 받는 듯 하지만 자식을 잃고 망연자실하는 귀여운 모숩도 있다.
조는 그래서 스스로 그 세계를 만들었다기 보다 그냥 그 세계의 일부로 자기 역할을 하는 정도의 이미지로 남는다.
절대 악이 아니라는...
여기에서 선악을 이야기하기에는 캐릭터들이 가지는 연약함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워보이나 프리오사, 조의 아내들, 많은 어머니의 생존자들과 맥스, 임모탄의 심하게 모자란 두 아들과 거지떼 같은 군중..
모두 미친 미래의 불행한 생존자일 뿐이다.
매드 맥스에서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한 것은 인간의 생존본능에 대한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건 살아남는다는 것.
생존본능 이상의 메세지는 필요없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계속 사는거다.
우리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한다.
암덩이리를 안고 고열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도 혹은 심하게 모자란 지능이나 신체를 가졌다해도 돌아갈 집이 없어 아무 곳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없어도.
간간히 자비롭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같은 물을 기다리며 거지떼 속에서 살아가야하는거다.
맥스는 떠난다.
어디로 가는걸까?
이미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그는 혼자 살아남는 길을 택한다.
그게 멋있어 보이는 결말이라서일까..
비급 영화는 좀 모자란 영화를 말한다.
도대체 말도 안되는 줄거리에 캐릭터, 황당한 결말이나 싸구려 특수 효과등 요즘 아이들 말로 병맛인 영화..
비급의 감성을 품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암튼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하여 A급의 영화가 된 대박 영화이다.
이제 바야흐로 우리의 보편적인 정당성을 지닌 삶의 목표는 이리저리 부유하고 있다.
A가 정신을 잃고 깔깔거릴때 B가 된다.
나도 이제 B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 같다.
제대로 잘 빠진 A급 영화들이 싫증나고 우등생들이 만든 영화의 압박감이 싫어질때 좀 모자란듯 발랄하고 자기 도취적인 B급 영화를 보고 욕하면서 보는거다.
뭐야! 이런 쓰레기!
그런데 쓰레기가 존재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쓸모없기는 마찬가지.
B에게 너는 꺼져라 할 수 없다.
B도 나름의 시민권이 있는 것이다.
상위 1%를 위해 세계가 있지 않은 것처럼 B,C,D,E,F...들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는 99%이다.
제발 세상의 인간이 호치케스만큼의 쓸모가 없어도 살아야할 이유가 있다는 걸 인정하라!
나는 정상인듯 정상 아닌 정상같은 비정상들의 권리를 생각하게 된다.
심각하게 살지 말자...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