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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한자인문학 #플라톤아카데미 #지능의함정 #농담 #한여인의초상
* 야구 방망이와 공 세트가 1달러 10센트다. 방망이는 공보다 1달러 비싸다. 공은 얼마겠는가?
* 호수에 수련 잎이 한 무더기 떠 있다. 수련 잎이 차지하는 면적은 날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수련 잎이 호수 전체를 뒤덮는 데 48일이 걸린다면, 호수 절반을 뒤덮는 데는 며칠이 걸리겠는가?
* 기계 다섯 대가 5분 동안 가발 5개를 만든다면, 기계 100대로 가발 100개를 만들려면 몇 분이 걸리겠는가?
정답은 이번 호 맺는말에 있습니다. 아직 확신이 없다면 이번 호를 정독하며 똑똑한 당신이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그 알리바이를 충분히 확보한 뒤에 확인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우선 안심하세요! 아이비리그 학생들조차 평균 한두 문제만 정답을 맞혔거든요.
이번 호 주제는 '실수'입니다. 인문서와 고전문학 그리고 실수에 관한 영상 컨텐츠를 다룹니다.
📚 『지능의 함정』 데이비드 롭슨 (이창신 옮김, 김영사, 2020)
내 꾀에 속지 않는 방법(方法). 현명(賢明)해지는 방법(方法).
우리는 우리의 지능을 무엇으로 알아볼 수 있을까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테스트로는 IQ(일반 지능 지수), EQ(감성 지능 지수), SAT(미국 수학능력 시험), GRE(미국 대학원 수학 자격시험), CQ(문화 지능 지수) 등이 있죠. 하지만 터먼이 제시한 IQ 테스트는 눈높이 맞춤형 교육체제의 실증적 토대가 되었고 그만큼 보완도 이뤄졌지만, 나온 지 100년이 지난 지금, ‘높은 지능=성공확률’이라는 도식을 일반론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많은 변인과 오류가 발견되었죠.
저자인 데이비드 롭슨은 ‘엉터리 만능 개념으로서의 지능’을 다방면으로 고찰합니다. 지능을 측정하는 방식과 그 전제의 허점을 파고들죠. 그리고 전문가, 천재, 위인 등 지능이 높다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맹점과 실수 그리고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었던 여러 요인에 관하여 다양한 사료를 들어 설명합니다. 특히 지능과 합리성이 관계가 대단히 미약하다는 걸 밝혀냅니다.
실제로 IQ가 높은 사람들일수록 성공한다는 통념은 한 자리수 내의 미미한 확률 차이를 보였고 되려 술, 담배, 마약에 취약했으며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는데도 재정적 벼랑에 가까운 사례가 더 많았죠. 심지어 멘사 회원들이 점성술과 외계인 방문을 믿는 비율은 각각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게다가 아인슈타인 등 노벨상을 받은 위인들의 편향적 사고, 솔로몬의 파멸적 사생활, 합리의 정점에 있다고 여겨지는 과학자들의 광기, 미국 의사들의 첫 진단 오진율이 15%에 이른다는 통계까지... 모두 ‘전문 분야에 대한 탁월함과 그에 대한 자각'은 곧 다방면의 취약함을 갖는다’는 인지신경과학자 이티엘 드로의 의견을 확증하는 사례로 보이죠.
[똑똑한 당신이 실수하는 이유]
1. 암묵적 지식, 사후 가정적 사고, 창의적 사고 부족으로 인한 논리 함몰.
2. 합리성 장애 + 의도한 추론 + 편향 맹점 = 논리 왜곡장의 형성.
3. 자초한 교조주의와 전문성으로 인한 행동 고착화, 사회의 맹목적 신뢰로 돌이킬 수 없어짐.
4. 수직적이고 경쟁적인 조직 문화로 인한 소통, 협력, 정보 처리 능력의 저하.
각 부에서 다룬 지능의 함정들을 위의 4가지로 요약해보았습니다. 우리가 이 함정에서 벗어나고 진정한 발달을 지속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다양하고 세분화된 논지와 분명한 사료를 제시했지만, 분량상 다음 4가지로 요약해보았습니다.
[지능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방법]
1. 나와의 거리두기를 통한 지적 겸손의 태도 취하기
2. 잠시 멈춰서 자기를 성찰하며 직감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해석하기
3. 호기심과 성장형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성실하게 임하기
4. 불필요한 격식과 지위 갈등을 없애고 다른 의견을 경청하며 협동하는 조직 문화 만들기
저자는 현실에서 탁월함을 발현하는 조건으로 '현실지능-호기심-창의력' 등의 변인을 지능과 동급으로 파악하며 이것들의 조화와 탁월함의 발현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죠. 다음은 저자가 제시한 ‘지능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방법’ 중 혼자 수행하기 가장 쉽고 예방 효과가 있으며 나아가 자신의 가치관과 함께 일하는 타인에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법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표현’을 통한 자기 성찰이었죠.
몇 분만 투자해 나에 관해, 그리고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에 관해 긍정적이고 자기 확신적인 글을 써본다면 새로운 생각을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훈련을 통해 특정 문제에서 내가 옳아야만 내 존재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과, 특정 견해와 내 정체성을 구분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어 의도한 추론을 확실하게 줄일 수 있다. (213쪽)
📚 『농담』 밀란 쿤데라 (방미경 옮김, 민음사, 2020)
실수(失手)를 거부(拒否)할 수도 인정(認定)할 수도 용서(容恕)받을 수도 없다면...
그녀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서유럽의 혁명을 믿었다. 내가 동의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나는 그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데 그녀는 만족스럽고 행복해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그랫 나는 엽서를 한 장 사서(그녀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충격을 주고, 혼란에 빠지게 하려고) 이렇게 썼다. 낙관주의는 인류의 아편이다! 건전한 정신은 어리석음의 악취를 풍긴다. 트로츠키 만세! 루드비크 (59쪽)
사회주의에 대한 열망과 젊음으로 활기를 띤 체코의 자연과학대학. 매사에 빈정대고 농담을 일삼던 어설픈 학생 당원 루드비크 얀. 그는 마르게타라는 여성을 만나지만, 질투 섞인 냉소와 농담이 담긴 엽서 한 장으로 전락을 겪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쫓겨나 “검은 징표”를 달고 준정치범들이 일하는 탄광에서 수년 동안 여러 곡절을 겪으며 변모해갑니다.
마르게타 이후로도 루드비크는 “모든 데에서 어른이어야 하면서 사랑에서만은 어른이 될 권리도 없고 이렇게 어리숙해서 모든 창피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광산에서의 고초, 고요의 안개를 두른 듯한 루치에와의 씁쓸한 이별, 자신을 대학에서 심판했던 친구의 부인 헬레나와 복수심 어린 간통... 모든 실수의 서사는 서로 뒤엉키며 더 깊은 균열을 내는데요. 그때마다 그는 그에게 강제된 역할들의 가면 아래서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에 휘둘립니다. 그리고 힘에서 인간 남자와 여자의 비천함과 야만성을 느끼며 전율하고, 그것이 남긴 상흔과 역겨움을 자신을 둘러싼 모든 얼굴들에서 발견하고 통탄해합니다.
쿤데라의 소설들은 인물들의 행로를 벗어날 수 없는 역사적 “무대 장치”로 연출하며 “개인의 방”을, 그 실존의 얼룩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발가벗기죠. 이 작품에서는 루드비크를 당대의 또 다른 루드비크들과 조우하게 이끕니다. 베일을 두른 왕을 꿈꾸며 전통악단을 이끌던 야로슬라프 그리고 하느님의 아픈 손가락인 코스트카는 루드비크와 재회하며 가면이 벗겨진 제 얼굴을 고통 속에 마주하게 됩니다.
광폭한 역사의 심판 아래 방황하는 루드비크들의 초상은 우리의 관점과 정체성 그리고 앉아 있는 의자에 “점착”시킵니다. 그곳은 바로 ‘함께 또 따로’ 연주하는 다채롭지만 고독한 생의 무대인 것이죠. “제2바이올린이 다시 나타나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가슴과 팔”에 통증을 느끼며 루드비크들의 악보 그리고 우리 자신의 실수의 역사와 그 비천함을 교차하며 읽게 됩니다.
📺 당신은 행복한 완벽주의자입니까? - 이동귀 심리학자ㅣ세바시 (20분)
https://www.youtube.com/watch?v=FeOhGG34xv0
스스로 완벽주의자(完璧主義者)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3.62%라고?
상담심리학 교수이자 『네 명의 완벽주의자』의 저자 이동귀 박사. 그는 완벽주의자도 행복한 완벽주의자와 불행한 완벽주의자로 나뉜다고 합니다. 또 이런 완벽주의를 추동하는 다섯 가지 긍정요인과 부정요인으로 분류하는데요. 부정적 요인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 행동에 대한 의심’ 이고, 긍정적 완벽주의 요인인 ‘철저한 정리 정돈 습관, 높은 성취 기준’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마지막 항인 ‘부모님의 높은 기대’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이죠. 나머지 요인은 모두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요인들입니다. 해당 강연에서는 사람들이 완벽함을 추구하는 배경과 과정을 고찰하며 ‘완벽’과 ‘결점’에 대한 인식 재고를 통해 스스로 더 행복하고 더 나은 완벽주의자가 되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 집단사고와 집단지능의 차이 - 직지심공 ㅣ KOOFA (21분)
https://www.youtube.com/watch?v=BpdZ9RHkcJ8
이견(異見) 없음=생각 없음?
집단 지성(Group Intelligence)과 집단 사고(Group Think)는 어떻게 다를까요? 집단이 다양성을 이용한 합리적 판단을 통해 개인보다 더 나은 결정(결과)을 내면 집단 지성, 집단이 강박적으로 단일화되어 일률적 수렴을 통해 개인보다 낫지 않은 결정을 내면 집단 사고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루넨버그(Lunenberg) 교수의 <악마의 대변자와 변증적 조회: 집단 사고에 대한 해독제(Devils Advocacy and Diaectical inquiry: Antidotes to Groupthink))>라는 논문으로 집단 의사결정의 장점 6가지와 집단 사고의 징후 8가지를 알아봅니다. [직지외전 | ep2.](👨 🏫클릭!)에서는 집단이 집단 사고를 막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집단 지능으로 나아가는 방법까지 알아봅니다.
📺 방화벽 옆엔 비상문이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 그 후,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 알쓸범잡 ㅣ tvN (15분)
https://www.youtube.com/watch?v=fWJ2Qy2fPs8
개인(個人)과 집단(集團)의 연쇄(連鎖)-복합(複合) 오류(誤謬)는 참사(慘事)를 낳을 수 있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중앙로역.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김대한은 1079호 차량에서 방화를 시도합니다. 이후 지하철 한 차량에서 시작한 불길은 맞은편에 들어온 1080호 차량에 옮겨붙습니다. 통제실이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끄는 사이 전기가 끊기자 얼마간 이어지던 교신도 끊깁니다. 지하철 기사는 당황한 나머지 마스콘키를 뽑아 탈출하고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에서 34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 192명이 사망하게 됩니다. 한 사람의 범죄, 개인의 실수, 집단과 시스템의 허점 등이 연쇄-복합적인 오류를 거쳐 어떻게 참사로 번져가는지를 보여준 가슴 아픈 사례죠. 이후 지하철 차량은 비인화성 자재로 바뀌었고, 방화벽, 비상 상황 메뉴얼 등 설비 기준과 대피 시스템이 현장 중심으로 맞춰졌습니다. 우리는 흔히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하지만, 거듭되는 실수나 실패를 미덕으로 삼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오를 잊지 않고 같은 실수를 줄이는 인지적, 환경적,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겠죠.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분들을 애도합니다.
️ 한 여인의 초상 - 헨리 제임스 ㅣ 고전5미닛 (5분 내외)
https://www.monaissance.com/user/contents/dp/1192/101063
자신(自身)의 실패(失敗)를 마주하는 법(法)
헨리 제임스는 마크 트웨인과 함께 19세기 미국 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소설가입니다. 『한 여인의 초상』에서 그는 여주인공의 삶을 통해 세밀하고도 복잡한 인간의 심리와 신대륙 미국과 구대륙 유럽 사이의 문화적 갈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순수하지만 투박하고 무지한 미국인 여성 이서벨 아처는 세련되고 경험이 많지만 염세주의에 빠진 유럽 땅에서 실패하고 좌절합니다. 그러나 그녀만의 방법으로 실패를 딛고 성장하여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여주인공으로 기억되고 있는 이서벨 아처를 만나보세요.
📰마음의 면역력 키우기, 2022서울릴랙스위크 명상컨퍼런스
팬데믹 속 지친 시민(市民)들을 위로(慰勞)하는 멘탈 케어 ‘상담심리(相談心理)와 마음챙김’
돈이 최우선인 사회, 타인의 작은 실수에도 화를 참지 못하는 현대인들. 길어진 팬데믹에 지친 오늘 속에 숨겨진 기쁨을 찾고 싶다면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2022서울릴랙스위크 명상컨퍼런스 멘탈 케어 축제가 지친 우리의 몸과 마음에 휴식과 위로, 힐링을 넘어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치유와 웰빙을 선사합니다. 어느덧 축제 4회차를 맞는 이번 명상컨퍼런스는 10월 1일과 2일, 국내외 뇌과학·심리상담·마음챙김 8명의 권위자와 함께 ‘상담심리와 마음챙김’을 주제로 세텍 컨벤션홀과 온라인 줌 웨비나를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마음 건강과 심리 방역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번 명상컨퍼런스에 참여하려면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s://www.relaxweek.kr/
[1일차] 10월 1일(토) 과학이 어떻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가
오프닝토크 권혜경&최설민 사회자(트라우마가 인간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 스티븐 W. 포지스, 권혜경, 권준수, 김정호
[2일차] 10월 2일(일) 명상이 어떻게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는가
에릭 반 덴 브링크, 이규미, 크리스틴 브렐러, 서광 스님
엔딩토크 크리스틴 브렐러&서광스님(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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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맺는 말
*『지능의 함정』 문제 정답은 각각 ‘5센트, 24일, 100분’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매주 [위클리 지관]을 발행하며 독서문화 확산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합니다. 이번 호 첫 책처럼 요점을 정리하면 정작 책을 펼치보시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구독자분들은 이런 제 '편협한 합리적 판단’을 뛰어넘으실 겁니다. 자신이 아는 것의 체화와 앎의 매커니즘 개선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독서라는 체험을 위해서요. 이것이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지혜로운 우리의 최선’입니다.
사람들은 지혜를 일 처리에서의 현명함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인도를 위해서도 그들의 건강 유지와 모든 기술의 발명을 위해서도 인간이 알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완전한 인식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540쪽에서, 이현복 옮김, 문예출판사, 2022
출처:(재)플라톤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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