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지구 최강 생명체 ‘곰벌레’ 비밀은 ‘외래 DNA’
박종익 기자 / 입력 2015.11.26 15:46 ㅣ 수정 2015.11.26 18:41
기사 원문,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1126601022§ion=science&type=&page=
생명체가 도저히 살 수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지구 최강의 생명체가 있다.
바로 8개의 다리를 가진 몸크기 50μm(1μm는 1m의 100만 분의 1) ~ 1.7mm의 무척추 동물인 곰벌레이다.
물곰(Water Bear)으로도 불리는 곰벌레는 행동이 굼뜨고 느릿한 완보(緩步)동물로,
가장 큰 특징은 섭씨 영하 273도와 영상 151도, 그리고 치명적인 농도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도
죽지 않는다는 것.
더욱 놀라운 점은
유럽 우주 기구(ESA)의 실험 결과,
진공 상태의 우주 환경에서도 곰벌레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곰벌레는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바퀴 벌레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곰벌레의 놀라운 생명력의 비밀을 일부 알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연구 팀은
곰벌레의 게놈(genome)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DNA가 외래종에서 왔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연구 팀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밝혀낸 곰벌레의 외래 DNA는
대략 6,000개 정도인 17.5%로,
대부분의 동물이 1% 남짓인 것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그렇다면,
왜 곰벌레는 유독 남의 DNA를 '훔쳐' 자기의 것으로 삼았을까?
논문의 제 1저자 토마스 부스비 박사는
"자연의 많은 동물들도 외래 유전자를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지만, 곰벌레 정도는 아니다"면서,
"극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종의 유전자를 곰벌레가 훔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곰벌레가 가진 외래 유전자의 상당수는
박테리아를 비롯해, 식물과 균류, 단세포 미생물을 통해서 얻었다"면서,
"먹이 생물의 유전자로부터 필요한 유전자를 일부 받아들여 자신의 유전자로 사용하는
이른바,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고 덧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