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수출 중소기업은 한·미 FTA 발효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관세 인하 또는 철폐로 미국 시장이 더 크게 열리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우선 크다. 첨단제품 개발과 미국 신시장 개척 의욕도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수출 중소기업 CEO 4인에게 FTA 시대 미래 전략을 들었다. <편집자>
◆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신발 산업 부활 우리가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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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섭 삼덕통상 대표 |
삼덕통상은 FTA 시대를 맞아 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우선 올해 발효된 한·EU FTA가 우리에겐 큰 힘이 됐다. 매년 100억 원 규모의 유럽 수출 물량을 고려할 때 8.5∼10%에 달하는 관세가 즉시 철폐된 것이 우선 크다. 한·미 FTA 발효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발효 1년 후 한미 양국의 협의가 잘 이뤄져 개성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한다면 우리 회사는 다시 한 번 도약의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개성 공장 생산량이 전체 매출의 60%에 이르고 미국 수출 관세가 철폐될 것이기 때문이다.
삼덕통상은 부산 본사에 제조 라인 3개를 갖추고 있으며 지난 2005년 신발 업계 최초로 개성공단에 진출, 매월 20만 켤레 넘게 생산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FTA 시대를 맞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에 안주하지 않고 독자 브랜드 ‘스타필드’를 론칭해 성공을 거뒀다. 스타필드는 무릎, 관절,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시켜주는 기능성 신발 브랜드로 해외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년 매출액의 5%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비중을 더 늘릴 생각이다. 이미 부산 및 개성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동남아나 중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26개국 수출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제품 브랜드 파워를 세계 정상으로 올려 놓는 것이 삼덕통상의 포부다.
◆ 이진호 현대아이티 대표
“한·미 FTA 발판 삼아 블루오션 개척할 것”
현대아이티는 그간 LCD 모니터 제조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로 공항과 톨게이트 등 특수 장소에 적합한 기능을 갖춘 ‘맞춤형’ 디지털 사이니지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가 쓰이는 곳은 매우 다양한데 광고 매체로서의 역할과 수요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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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현대아이티 대표 |
디지털 사이니지는 LCD 모니터 디스플레이 장치와 인터넷망을 결합한 시스템이다. 중앙 서버가 설치된 본사에서 콘텐츠를 내려 보내고 제품이 설치된 각 매장에서 고객 데이터를 취합해 본사로 발송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장치로도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디지털 사이니지 개발에 나선 것은 지난 2008년이다. 기존 주력 생산품이던 LCD 모니터의 생산 라인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마진율도 일반 모니터보다 3배나 높았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그간의 관세 5%가 철폐되는 것도 우리에겐 기회다. 관세 철폐도 무시할 수 없지만 한·미 FTA 자체가 제공하는 우호적 비즈니스 환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향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아이티의 사이니지를 장착한 디지털 게임기가 현지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현지 유명 스파(SPA) 브랜드 의류 매장에서 우리의 키오스크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지난해부터 유럽 시장에 팔리기 시작, 현재 500여 대가 유럽 사이프러스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 푸조·시트로앵 등 자동차 대리점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에서 디지털 사이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만큼 적극 육성해 장기적으로 50%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 나영균 마이다스 부사장
“한·미 FTA로 일본과 맞붙어볼 만”
마이다스는 한·미 FTA 발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용 특수 장갑 분야의 미국 수출 관세 13.2%가 즉시 철폐되기 때문이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저가 공세를 이겨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미 올해 발효된 한·EU FTA를 통해서도 우리는 8%의 관세 혜택을 보고 있다. 한·미 FTA야말로 이 회사에겐 ‘미다스의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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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균 마이다스 부사장 |
마이다스는 한 해 2,500만 켤레의 장갑을 만들어 이 가운데 98%를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은 350억 원 규모로 EU 지역에 1,900만 달러, 미국에 1,500만 달러 상당의 장갑을 수출했다. 미국 산업용 장갑 시장에서는 멕시코산과 중국산이 강세다. 우리 제품보다 10%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 회사가 13.2%의 관세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한·미 FTA를 학수고대하는 이유다.
마이다스의 주력 상품은 다이니마 폴리우레탄 코팅 장갑이다. 이 장갑은 예리한 흉기에도 절단되지 않는 강도를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 트렌드 변화에 부응해 스포츠 레저용과 의료용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마이다스가 개발하고 있는 환경 친화성 폴리우레탄 수지는 기능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아이템 개발이 가능해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요한 타깃은 역시 미국 시장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 시장 진입이 수월해진다. 미국 시장을 장악하면 최대의 경쟁자인 일본 기업과도 당당히 겨룰 수 있게 된다.
◆ 고병헌 캐프 대표
“한·미 FTA는 세계 1위 향한 에너지”
지난해 이 회사는 창업 16년 만에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했다. 국내 최초로 자동차 와이퍼란 단일 품목으로 이룬 성과여서 그 보람이 크다. 2008년 5,000만 달러 수출 후 불과 4년 만에 1억 달러를 달성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회사의 성장 가속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다. 4%에 달하는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미국 내 비즈니스 환경도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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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헌 캐프 대표 |
고속 성장 비결은 역시 기술력이다. 독일의 ‘보쉬’와 프랑스의 ‘발레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일체형 와이퍼인 플랫 와이퍼를 독자 개발했다. 2004년의 일이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유통망인 월마트 납품권을 따내기도 했다.
기술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투자가 필요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 문화가 중요하다. 에프터 마켓용으로 2010년 내놓은 ‘시그마 블레이드’는 전 차종에 장착할 수 있는 와이퍼다. 시그마 블레이드의 경우 개발비로 10억 원이 투자됐다.
독일의 저명 경제학자인 헤르만 지몬 교수가 이 회사를 ‘작지만 강한 기업(히든 챔피언)’으로 선정한 것도 큰 영광이다. ‘히든 챔피언’은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 기업, 나아가 모든 분야 중소기업이 지향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 한·미 FTA 발효는 세계 1위 기업 도약에 소중한 에너지로 쓰일 것이다.
<자료=기획재정부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
첫댓글 중소기업 CEO 4인의 한미FTA 활용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