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다오 산행기.
아침 7시30분에 하노이 쭝화에서 출발
16인승 차량으로 빙이엔(VIEN YEN)에 도착 땀다오 골프장에서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따라 12킬로 올라 목적지 땀다오산에 도착, 이곳에서 등산로 입구까지는 걸어서 30분 거리인데 관리인이 걸어가라는걸 사정하여 차량으로 이동하여 좁은 오솔길을 따라 더 이상 차량이 갈수없는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였습니다.
깊게 심호흡을 하고 우리 일행 38명은 3팀정도로 나누어 맨앞에 등반대장님이 중간에는 주로 여성회원들이 그리고 맨끝에는 총무와 제가 출발했습니다.
출발에 앞서 산에 사는 산거머리를 예방하기위해 산악회 총무께서 미리 준비해온 거머리퇴치용 연고와 스프레이등을 바르고 옷위에도 뿌리고 긴팔옷에 창이 넒은 모자를 썻으며 어떤회원은 우산까지 쓰고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산거머리는 나무위에서 또는 나뭇잎에서 20센티정도만 사람이 떨어져있어도 튀어 붙는다고 하여 잔뜩 긴장했으며 소금물을 스프레이통에 담아 나뭇잎에 거머리가 발견되면 소금물을 분사시켜 거머리가 달라붙지 못하도록 하기위해 일행 중간중간에 50~60대 젊은(?) 행동대원들이 포진했습니다.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한후 왕복 5시간 코스의 땀다오 8부등선 길을 따라 산속으로 들어섰습니다.
산속으로 들어서기 전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까마득히 아래에 호수가 보이며 주변에 성냥꽉처럼 작은 집들과 돈밭이 희미하게 보이며 위로는 저멀리 산봉우리 한자락을 감싸고 있는 하얀 구름이 포근해 보였습니다.
산은 울창한 대나무숲과 활엽수나무가 빼곡이 들어차있어 초록색 나뭇잎 사이로 파란 하늘이 겨우 보일정도였으며 온도는 하노이 날씨보다 10도 정도는 떨어지는것같고 나무가 울창하여 시원함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산길은 등산하기 좋게 잘 다듬어져 있었는데 떠이 티엔쪽에 사찰을 건축하느라 자재를 운반하기위해 이용했던 등산로 같으며 군데군데 일군들이 만들어놓은 숙소터도 보였으며 등산로 곳곳에 개울물에 대다무 대롱을 받쳐두어 갈증을 해소할수 있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이렇게 2시간 반을 산행하여 떠이 티엔에 있는 신축중인 사찰에 도착하여 단체로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1인당 5만동에 맞춘 도시락은 김치종류가 3가지에 제육볶음, 멸치볶음. 새우튀김에 파전과 호박전까지 진수성찬이었습니다.
준비성이 좋은 여성회원님들이 가져온 커피와 과일..그리고 초코릿,과자등을 쉼없이 먹다보니 등산온게 아니라 피크닉을 온듯한 포만감에 모든 피로가 풀리는듯 아무생각없이 쉬다 보니 어느새 오후2시, 대장님의 출발 신호에 일행은 주변을 정리하고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점심식사를 한 사찰은 떠이티엔 과 땀다오 갈림길에 있었는데 떠이티엔 쪽으로 가면 급격한 내리막길로 길이 험한 대신 폭포와 2미터가 넘는 깊고 시원한 계곡물을 따라 걸을수 있었으나 산행이 서툰 저와같은 회원을 배려해서 왔던길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한결 쉬운게 물과 도시락 과일등을 배속에 따로 저장시켜두어 배낭이 한결 가벼워졌으며 왔던 길을 돌아가는거라 마음도 편했습니다.
처음에는 산거머리가 무서워 긴팔옷에 모자까지 눌러쓰고 산행을 했는데 공포에 떨게 했던 산 거머리는 거의 볼수가 없었습니다.
8년전에 이곳을 등산했었다는 회원은 산에 5분만 걸어들어가도 온몸에 거머리가 달라붙었으며 3센티정도의 작은 거머리가 식사(?)를 한후에는 담배 한 개피 많큼 커진다고 하여 잔뜩 긴장하며 나뭇잎에 닿지도 않도록 조심조심 걸었으나 ....미리 준비해간 거머리 퇴치용 준비물 덕분인지 거머리가 겁을 먹고 숨은건지... 아니면 요즘 가물어서 거머리들이 거의 사라진건지....긴장하고 한편 기대했던 산 거머리와의 전쟁은 시시하게 끝나버렸습니다.
돌아가는 길에는 산거머리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모자도 벗고 반팔옷에 마음의 여유도 생겨 올때는 미쳐 느껴보지 못했던 산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하며 천천히 걷다보니 올 봄에 떨어졌을것 같은 도토리도 간혹보이며 산새소리 매미소리도 정답게 다가왔습니다.
오는 도중 회원 한분이 다리에 쥐가 나서 산악회 주치의로 임명되신 작은사랑모임 회장님께서 침을 놓고 피를 뽑아 주시느라 지체되어 저를 비롯한 나머지 일행들은 더욱 속도를 줄여 여유롭게 걸으며 피곤하면 잠시 쉬며, 시원한 샘물에 목을 축이고 어디 산 거머리없나 하고 나뭇잎을 살펴보는 여유를 부리며 쉬엄쉬엄 걷다 보니 예정보다 1시간가량 늦은 오후 5시경에 처음 출발한 땀다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회원님께서 우리 회원들이 산에 오면 쥐가 잘나니 다음 산행때는 고양이를 한 마리 데려와야겠다고 하셨습니다.(꼭 데려와주세요....깜~언)
땀다오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의 별장지로 유명했으며 멀리서 이곳 땀다오를 보면 구름위로 산봉우리 3개가 보인다 하여 “땀 다오”라고 했답니다.
특산물로는 수수가 유명하며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다우며 아침에는 안개에 쌓여 있어 신비롭기 까지 한 곳입니다.
하노이 생활에 지쳐있을때 이곳 땀다오에 와서 조용히 하루이틀 휴식을 취하고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산행을 하며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유명한 산악인이 이런말을 했다하지요..왜 산에 오르십니까? 묻자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라는....힘들게 산에 오를때는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의미없이 약 올리는것 같기고 하고 짜증도 나고......그랬는데 오르고 보니 조금 느끼는 바가 있는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에는 20~40십대 약간명에 대부분이 50대와 60대분들 이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칠수 있었던것은 회원님들의 인내심과 성실함 그리고 총무의 철저한 사전준비물과 산악회 회장님과 대장님의 인솔 덕분인것 같습니다.
다음 산행 후보지중의 한곳은 옌뜨 라고 하는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1시간반가량 떨어져있는 유명한 산으로 집행부에서 사전 답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음 산행을 기대하며......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댓글:(저는 땀다오산이 너무추웠는지 갔다와서 감기가 더욱 심해졌습니다. 땀다오 뒤프리때 감기때문에 쥬스만 조금 마셨는데.....감기가 떨어지면 함께 갔던 산악회 회원님들과 시원한 맥주라도 한잔하고 싶습니다. 특히 00님 때문에 감기걸려서도 갔으니.....맥주 꼭! 사주셔야 됩니다)
첫댓글 가을향기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포근하고 다정합니다. 어린 소녀아이들이 조근 조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 것 처럼 읽기가 정말 편안합니다. 계속 좋은 글 많이 남겨 주세요.. 맥주는 감기가 떨어지면 맘껏 사 드리지요..
남총무에게 부탁한 산행후기를 정말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맥주는 내가 쏩니다. 감기 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