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망와고택에서는 우리가 어린시절 찬치를 맞아 동네 아지매들이 모여서 음식장만하는 잔치집의 모습이 재연되었어요.
내가 물야중학교 총동창회의 하나로축제를 주관하는 주관기수이다보니 마당 넓고 야외취사시설이 있는 우리집 망와고택에서 500여 명분의 음식을 만들기로 했지요.
지난10월, 행사에 앞서 음식을 맡은 박부회장이 대구에서 두분의 숙녀분을 대동하여 수요일부터 미리와서는 아버지가 손수 엮어만든 멍석부터 깔아놓고 기본적인 식자재들을 펼쳐놓고,
다음날 아침 종국이를 앞세워 우리5명 모두 영주장에 나섰어요. 가는 길에 봉화시장에 들려 미리 예약해둔 양솥걸이세트, 아이스박스 등 차에 때려싣고 영주 재래시장에 도착,
먼저 장을 둘러보며 구입한 배추, 무, 대파,고구마 등등 트럭에 옮겨실으니 오후2시를 넘기네요. 그리고 하나로축산을 운영하는 용철이네 사업장에 모여서 물한모금 마신 후 용철이의 안내에 따라 순두부 전문집으로 이동, 점심 맞있게 얻어먹고 용철이가 준비해둔 소고기와 소머리, 뼈를 마지막으로 때려실은 다음 집으로 고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우리의 보스 금회장과 우일이 경덕이와 함께 가마솥에 불지피고, 어머니까지 가세하여 다듬고 씻고 썰고,
가마솥에서 뼈 우려낸 육수를, 펼쳐놓은 양솥3개에 퍼옮겨 다시 끓이며, 식탁위에 쌓아뒀던 소고기를 풀어넣고 푹 꼬우면서 뜨는 기름을 정성껏 걷어냅니다.
밤에는 낮에 애쓴 친구들과 함께 사랑마루에 둘러앉아 웃음보따리를 펼치느라 피로를 잊어버리고...
다음날은 아침일찍 마당에 식탁을차려 따뜻한 국한그릇에 아침밥을 뚝딱!
가세한 인원들을 더하여 또다시 조를 편성, 운동장으로 마트로 시계방(현,물야슈퍼)으로 이리저리 흩어저 맡은 일을 다하고 해그름에 남정네들 돌아오니, 안에서는 아낙네들이 오록(창마을) 뒷산 큰골에서 미리부터 채취하여 모아둔 송이 20킬로를 곱게 손질해 놓고 가마솥에는 감자 띄운 햅쌀밥에 또다시 불지피고 꿀뚝에는 구름같은 하얀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옛날 시골잔치를 준비하는 흥겨움이 넘치네요.
이렇게 정겨운걸 우째 글로 표현을 다할수 있을까요,
읍하고 사진으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