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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보기 드물게 비가 참 많이 내린 날입니다.
비를 빨아들여 생명을 틔워내는 흙에게는 고마운 일입니다.
비를 빨아들인 흙을 식물들이 빨아들이고, 우리들은 그것을 양식으로 삼습니다.
이날 비가 내린 것을 전혀 문제 삼을 수 없음이 이러합니다.
흙이 필요한만큼의 무한한 비를 내려주는 하늘이 참 귀합니다.

튼실한 솔밭에서 출발 인사를 합니다.
빗님이 길동무를 하신다는 소식에 식구는 조촐하지만 그래서 더 애정이 넘칩니다.

물기를 머금는 것은 비단 흙뿐만이 아닙니다. 나무계단, 나무울타리,
그리고 몸과 마음도 빗물을 흠뻑 빨아들여 부풀어 오릅니다.

오늘 처음 가본 봉산 초입의 전망대에서

상암동 일대가 손에 훤히 쥐어지는 곳입니다.

약수터 쉼터에서의 단란한 점심식사.

하늘에 구멍 뚫린 듯 이렇게 쏟아부어야 이 여름도 견딜만하지 않겠습니까.

오붓하게 점심도 즐기고 본격적인 봉산 트래킹을 맛봅니다.


몸을 풍경 속으로 던지면, 풍경이 마음에 스밉니다.

이 길이 우리에게 절실한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길이 품은 긍정의 에너지를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요.

봉산 능선에서 가장 사진이 잘 받는 포토존.


오늘 함께 젖어주신 분들입니다.

내리는 비를 신통하게도 동글동글 말아 버리는 신기한 아까시나무 잎사귀.
그래도 비가 내릴 때는 푹 젖어주는 순응의 미덕을 아는 잎들이 나는 더 좋습니다.

하늘 비와 연애 중인 왕원추리.

소나무 밑에 자리를 잡은 어린 신갈나무.
신갈나무를 인위적으로 걷어내지 않으면
소나무는 생존경쟁에 밀려 고사하고 말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소나무숲은 신갈나무숲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소나무숲은 좋고, 신갈나무숲은 나쁘다는 뜻이 아니고
이들의 생존경쟁이 이러하다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힘겹게 고개를 쳐들고 있던 해바라기에 부목을 대어 주었을까요.
마음이 따스한 분일 것 같습니다.

하늘 비가 그려낸 동그란 파동이 몸 안까지 밀려들던 시간들.

어느 것 하나라도 15분 동안 집중해서 쳐다보면 의미가 생긴다고 하더군요.


황금박쥐로 변신한 배짱이님. 오늘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정상에 있던 군부대가 철수됐고, 그 자리에 공원이 조성된답니다.
지금도 통행은 가능합니다.

저 투명하게 몽글몽글 떨어져 내리는 것이 생물체의 목숨줄입니다.


수국사의 부처님 제자들. 비에 젖으면 마음이 씻어질까.


금으로 칠한 사찰이라하여 크게 이름을 알린 수국사.
보기는 좋은데, 과연 부처의 가르침을 전파하는데도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오는 어느 날의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떠나보세요. 즐거운 빗속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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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두둑..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비의 촉감도, 그 소리도 정말 좋았어요.^^ '숲속'이라는 동화의 세계에서 그 모든걸 같이 나눌 수 있는 여러분들이 함께해서 더 좋았습니다.^^ 영원히 못 잊을 '어느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약간의 불편함이 유쾌, 상쾌, 통쾌함으로 다가온 하루였습니다. 좋은 날 되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담에도 좋은 길에서... ^^
그 어느때 보다도 값진 하루를 보내고 오신 분들..축하드립니다? ㅎㅎ
넹.. 고마워요. ^^
빗소리, 풀잎소리...모든 소리들이 다 내게로 온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눈뿐만 아니라 귀가 맑아졌던 하루였습니다.
네. 많은 분들과 아름다운 소리를 나눌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네요. 감사^^
빗속의 숲속길 오래 오래 기억할께요 모두 감사합니다.

네. 저도 함게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담에 또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