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란의 시대- 조선 마지막 100년-
저자는 조선의 마지막 100년을 민란의 시대로 보고 있다. 그는 왕조나 통치자의 입장에서가 아닌 백성의 입장에서 그 시대를 보고 분석하며 평가한다.
민란은 못살겠다는 아우성이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몹쓸 세상을
사람이 살 만한 세상으로 바꾸자는 외침이요, 절규요, 호소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민란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휘 자체가 주는 피 냄새, 혼란, 고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민란이 실패하든 성공하든지 간에
그에 뒤따르는 사회적 혼돈과 무질서,
정치 개혁과 정비로 야기되는 변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화롭고 평탄하며 평온한 삶을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작은 평화와 평안을 누리지 못하도록 권력과 폭력으로 억압과 수탈을 자행한다. 국가 공권력과 상위 계급은 그 자체로서 정당성과 합법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불의한 폭력과 수탈로 고통을 당할지라도 백성들은 감히 저항하지 못하고 억울함을 감내한다. 굶주림, 부자유, 신체적인 학대, 불명예를 감수하며 모진 목숨을 연명한다. 그러나 어느 변곡점에 이르게 될 때 백성들은 생명과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을 감수하고 일어선다.
민란(혁명, 거사, 반란)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있었고 있고 있을 것이다.
공생공존의 꿈을 꾸는 분들에게, 정치를 꿈꾸는 분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평화와 통일을 노래하는 분들에게 전쟁, 혁명, 민란이 왜 일어나는 지 그 원인을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있는 이 책을 권해 드리고 싶다.
저자 이이화씨는 19세기 조선의 민중봉기를 크게 두 시기로 구분한다.
정조 사후 1년인 1801년부터 1876년 일본과 강화도 수호조약을 맺기까지를 전기의 시기로, 후기를 1876년 이후부터 1910년 일본의 조선 늑탈까지로 본다.
전기가 민란의 시대로서 막을 올리게 된 것은(1801년 ~ 1876년)
삼정의 문란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직접적인 동기는 안동김씨 중심의 문벌 세도정치 아래서 자행된 수탈체제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안동김씨는 인사권, 재정권, 인사권을 다 잡았고
순조, 헌종, 철종의 왕비를 배출하였으며
매관매직을 통한 부정 축재를 하였고
매관매직으로 배출된 수령들은 삼정(전정, 군정, 환곡)을 통한 수탈을 자행하여 부의 편재를 야기하였으며
특수 권력층의 대토지 소유가 심화되었고
영세농민들에게 과중한 지대가 부과되었고
국가는 재정을 보전하기 위해 전세를 거두고 공명첩을 발행하여
잔반과 농민들의 고통과 불만이 증폭되었으며
관아 소속의 해방된 노비가 사회적 천대 속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기층민으로 전락하여 명화적, 산적, 수적이 되어 기회를 노리는 불만세력의 집단으로 성장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선이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세워진다는 ‘정감록’과 그로 인한 비밀결사들이 민심을 요동치게 만들었으며 19세기 전반을 민중 봉기의 시대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민중봉기는 1812년의 홍경래와 관서 농민전쟁, 1862년의 삼남지방의 봉기이다.
저자는 후기 민란시대를 두 시기로 구분한다.
1876년부터 1894년까지는 반봉건‧반외세 운동이라 부르기도 하고 혁명이라고 규정하기도 하는 갑오동학농민혁명이 중심에 있다.
부산, 원산, 제물포의 개항에 따른 일본 상권의 침투로 말미암아 조선의 상거래 질서가 무너지고 쌀 수출로 인한 빈익빈 부익부, 자원의 고갈이 심화되었으며. 안동김씨를 대신한 여흥 민씨의 악랄한 수탈, 미국, 일본, 러시아, 청나라 등등의 광산 개발권, 철도 부설권 등의 수탈로 말미암아 생존권을 위한 전국적인 규모의 농민 봉기로 보국안민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후기는 1895년부터 1910년까지의 시기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에 저항하는 반외세, 반침략 운동이 중심을 이루었다. 의병항쟁의 초기에는 전통유림과 기득권 계층의 양반들이 참여하여 민중운동의 변화를 가져왔고 조선의 멸망 후에는 만주로 이동하여 독립운동의 한 갈래를 이루었다.
저자는 19세기 민중운동이 일제에 이해 좌절되어 역사적 의미가 퇴색되고 분단의 원인이 되었으나 동학농민운동을 단초로 3‧1운동, 4‧19혁명, 6월 민주 항쟁으로 이어지는 저항운동이 태동했다고 보며 19세기 민중 운동사는 오늘 우리의 거울이 될 것으로 본다.
차 례
머리말
제 1부 문벌 정치의 등장과 관서 농민전쟁
제 2부 성장하는 민중 의식, 계속되는 민중 봉기
제 3부 반봉건‧ 반침략의 동학 농민전쟁
제 4부 의병 항쟁과 평민 의병장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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