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호수들과 융건릉 나들이
1. 일자: 2023. 1. 9~10
2. 장소: 일월저수지 1.74km, 축만제 2.47km, 보통저수지 2.85km, 융건릉 4.40km
새해 첫날 기흥호수를 다녀온 후 부근에 다른 호수가 있을 것 같아 검색해 보니 성대역 부근에 일월저수지가 있고 화서역 근처 서호공원에 축만제가 있다. 마음이 동한다.
오래 전부터 융건릉을 가 보아야지 생각하던 차에 위치를 확인하니 부근에 보통저수지가 있다. 호수와 능을 엮어 트레킹 코스를 짜본다.
겨울 날씨가 따듯하면 대개 바람이 정체되어 여지없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그래도 길을 나서 본다.
< 일월저수지 >
일월저수지는 성균관대와 이웃하며 그리 넓지 않았다. 메타세콰이어가 숲을 이루는 길을 따라 걷는다. 짙은 갈색의 떨어진 잎을 보니 늦가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옅은 푸른 빛이 감도는 호수는 반쯤 얼어 있었다. 성대 캠퍼스와 아파트 단지를 끼고 도는 호반 길은 한적하고 운치 있었다. 물가에 검은 오리가 떼를 지어 유영하는 모습이 근사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그간 모르고 지내는 곳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존재가 반가웠다.
< 축만제 >
축만제는 일월저수지보다는 넓었다. 선거관리위원회 연수원과 농업 분야 여러 시설들이 호수 주변에 있었다. 오래된 건물에 둘러 쌓인 넓은 시설들을 보면서 새삼 수원이 유서 깊은 도시임을 확인한다. 호수 중앙에는 작은 섬이 있고, 끝에는 서호공원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씨가 조금 더 맑았다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 보통저수지 >
화요일 아침, 네비에 보통저수지를 찍고 달린다. 어디인지 모르는 길을 달린다. 장안대학교와 협성대학교를 거쳐 작은 마을을 지나 호수 부근에 멈춘다. 호기심과 낯섦이 교차한다. 호수는 역시 얼어 있었다. 길 건너로 수원과학대학교 캠퍼스가 보인다.
분홍빛 포토 존이 등장한다. 잠시 걸음을 멈춘다. 부근에 다채로운 카페와 숙박시설들이 꽤 있다. 이제는 너무나 많아진 카페들이 과연 수익을 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이 역시 바람직함을 논하기 전에 개인화 되어 가는 도시가 낳은 하나의 사회 현상이고 시대의 산물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으로는 추접한 음식점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 융건릉 >
보통저수지에서 융건릉은 지척이었다. 매표를 하고 능을 크게 한 바퀴 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융릉, 사도세자의 묘다. 규모가 상당하다. 양지 바른 비탈에 곱게 잔디가 입혀져 있고 언덕 위로 봉분과 석물들이 보인다. 번듯한 묘를 보며 사도세자가 살며 받았던 설움을 아들의 효심으로 보상받은 듯하여 마음이 짠했다.
금줄 너머로 길을 내어 능 외곽을 크게 돈다.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내가 본 솔숲 중 으뜸이다. 게다가 길을 따라 넓게 이어진 모습도 무척 인상 깊다. 사색하기 그만인 숲을 홀로 걸었다.
건릉 앞에 선다. 규모가 융릉에 못 미친다. 아마도 융릉은 정조가 조성했을 것이고, 건릉은 정조 사후에 만들어진 것에서 이유를 찾는다. 정조의 죽은 아비에 대한 지극정성이 느껴졌다.
지난 늦가을 선정릉에서도 느꼈지만 조선 왕릉은 죽음이를 위한 공간이지만 그 속을 걷는 이에게는 고요하고 편안한 안식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