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황을 했고 지금도 방황을 하고 있는 중이다. 중학교 3학년 때 한 번 그리고 현재 고등학생 때 말이다.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었다. 그때의 나는 16살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결정을 하게 된다. 바로 학원을 그만둔다는 것이었다. 지금 봤을 때는 굉장히 우습고 초라하다. 그런데 그때의 나에게 있어서 이 결정은 크게 다가왔다. 그 이유는 그곳을 오래 다녔기 때문에 소속감도 크고 애정도 컸기 때문이었다. 근데 나에게 그곳에 대한 존재가 컸는데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그것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원래 자기가 애정이 가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더 크게 받듯이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렇게 힘겹게 그만두고 나는 혼자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까지 그곳에서도 자기주도학습을 해 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시작은 좋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힘에 부쳤다. 그곳에서도 알아서 잘 공부를 해 왔다고 혼자서 그렇게 되뇌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지금까지 내가 자발적으로 학습한 것이 아니라 강제성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이 상태가 지속 되면 나의 상태는 제자리 걸음일 것이고 발전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한테 다른 곳을 다니겠다고 말씀을 드려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생활을 너무 오랫동안 해 와서 그런지 다른 곳의 체계를 잘 적응하지 못했다.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 등 모든 것이 달랐다. 이제 나는 다른 곳의 체계에 맞춰져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하는 내가 그 당시에 너무 싫었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싫은 마음을 엄마한테 화풀이를 하게 돼서 그때 말다툼이 자주 일어났다. 매일 전쟁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까 나뿐만 아니라 엄마도 너무 힘들어졌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살아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내가 왜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아하고 힘들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절충안을 마련해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모든 것을 가지고 가려고 하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 와서 봤을 때 왜 그렇게 힘들어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당시의 불안정했던 내가 있어서 현재는 그때보다 안정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두 번째 방황은 지금 나의 이야기이다.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때 나에게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것은 첫째도 진로, 둘째도 진로이다. 고등학교에 왔더니 모든 과제를 진로와 연결해야 했다. 나는 1학년 때 진로가 명확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꿈꿔왔던 교사를 희망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교사가 하고 싶은 것일까?’, ‘나는 무엇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교사를 희망했을까?’ 나에게 던졌던 질문 첫 번째 대답은 부정의 대답이었기에 두 번째 질문에도 답을 할 수 없었다. 단지 내가 자라오면서 계속 마주하는 직업이 교사이고 직업의 단편적인 부분만 봤기 때문에 거짓으로 희망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기에 진로 찾는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서 1학년 때의 진로 희망을 보면 뒤죽박죽이다. 찝찝하고 흐지부지하게 1학년 생활이 끝나고 고민이 깊어가는 찰나에 2학년이 시작되었다. 이때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내가 진로만 생각하면 무기력해질 때쯤 책 한 권을 읽게 되었다. 법과 관련된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런 이야기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아서 이번에도 눈에 띄어 법조인의 일상을 담은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재밌어하고 가슴이 뛰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드디어 ‘발견했구나’라는 생각에 속이 후련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법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왜 이때까지 모른 체를 하고 지내왔던 것일까? 그 점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마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을 찾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진로를 찾았으니 이와 관련된 내용으로 열심히 과제를 수행했다. 그리고 개운하고 1학년 때보다는 나은 모습으로 2학년을 마쳤다. 드디어 내가 3학년이 되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시기가 나한테 왔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다. 요즘 나는 내 진로에 권태기가 온 것 같다. 법과 관련된 내용은 거들떠보기도 싫어졌고 자꾸 피하게 된다. 지금 내 감정이 마치 내가 사고 싶은 옷이 있는데 그것을 매일 들어가서 보면 갖지도 않았는데 이미 가진 것처럼 느껴져서 싫어지는 느낌과 비슷하다. 진로의 영역을 점점 더 넓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감정이 들어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사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쓰면서 감정에 대한 정리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3학년 생활이 마무리가 되었을 때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황을 하기 마련이다. 나 또한 그랬고 당신도 이런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방황을 하는 그 순간은 정말 힘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을 정도로 다 놓고 싶지만 그 순간만 지혜롭고 유연하게 지나간다면 한 단계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