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의 <대구 대가리 뽈찜> 황금레시피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고 한다.
이 녀석들은 연어처럼 회기본능의 성질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거제만이나 울진 앞바다의 왕돌초에서 산란된 치어들은 유어기를 지나면서
한류(寒流)를 타고 속초를 거슬러 성장에 적합한 곳을 찾아 머나먼 곳으로 이동한다.
북태평양 오호츠크해와 더 먼 곳, 알래스카 연안까지 이동하여 그곳에서 성어기를
보낸 다음, 다시금 태어났던 거제와 진해만 앞바다의 연근해로 회기하여 알을 낳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동해 냉수대와 남해 난류가 만나는 지점으로 용존 산소량도 풍부하고,
이로 인해 적당한 수온 형성은 물론 플랑크톤과 함께 수심도 알맞게 형성된 해역이다.
이러한 조건을 찾아 수온에 만감한 대구는 진해만을 최적지로 선택한 곳이다.
어느 정도 성장하면 대구는 위에서 언급된 북태평양 오호츠크해와 알래스카 연안까지
이동하지만, 동해 바다에서 낚시를 해보면 일년 내내 수심100m 내외에서 낚인다.
이를 본다면 다 이동하지 않고 일부는 이곳에서 터를 잡아 성장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일행들과 5월2일 동해 임원항에서 대구를 낚았다.
일부는 타서 소금 간 하여 말렸지만, 조금 나눔하고 나머지는 생대구 지리탕을 끓였다.
어린 손녀가 너무 좋아하는 흰살 생선... 얼음에 채워와 바로 끓인 생대구 지리탕이라
그런지 부드럽고 담백한 맛, 시쳇말로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맞을 성싶다...^^
대가리는 별도로 보관하여 뒀다가 어제 대구뽈찜(대구 대가리탕) 요리를 했다.
레시피를 만드는 동안 입안에 침이 계속 고여 더욱 배가 고팠다.
낚시꾼의 <대구 대가리 뽈찜> 황금레시피 시작!~
[재료]
생대구 2마리 대가리, 미나리 2줌, 콩나물 3줌, 청양고추 3개, 홍고추 3개,
양파 반쪽, 호박 약간, 맛술 1잔(소주잔). 녹말가루 3큰술, 물 3큰술.
[양념장]
고춧가루 4큰술, 고추장 2큰술, 다진마늘 1큰술, 국간장 3큰술, 올리고당 1큰술,
들깻가루 2큰술, 후춧가루 약간.
<참고>
* 큰술: 보통 밥숟가락보다 조금 큰 숟가락
* 대구 대가리 : 동물은 '머리'라기 보다 '대가리'가 맞는 표현이다.
사람은 '머리'라고 하지만, 머저리 인생은 '대가리'라고 저속 표현한다.
* 와사비 : 와사비를 만드는 식물은 일본이 원산지다.
국어 순화 운동에 맞춰 일본어인 '와사비'를 '고추냉이'로 바꿔 써야 한다.

▲ 대구 대가리를 깨끗이 씻어 물을 자작하게 붓고 약불에 삶는다.
다 익게 하지 말고 어느 정도 익히면 미리 꺼내 둔다.(너무 익히면 살이 물러지기 때문)

▲ 미나리와 콩나물 그리고 청홍고추는 엇썰어 대기시켜 둔다.
좀 매콤한 맛을 내기 위함도 있거니와 비린내도 잡을 겸, 건고추도 좀 준비했다.

▲ 준비한 재료로 양념장도 미리 만들어 놓고...

▲▼ 대구 대가리 끓인 물에 콩나물과 엇썰은 청홍고추를 넣고 살짝 데쳐준 다음
아래처럼 건져내어 놓고...


▲ 대구를 삶고 콩나물을 데치고 남은 국물에 양파와 호박을 넣고 10초간 자작하게 끓인 다음,

▲ 양념장을 넣어 약불에 끓이면서 녹말가루를 넣고 저어주면 걸쭉해진다.

▲ 만들어진 양념장에 살짝 데친 콩나물과 미나리 그리고 반쯤 익힌 대구 대가리를 넣은 후,

▲ 들깻가루까지 뿌린 후 약불에 천천히 뒤적이면서 버무려준다.
너무 많이 뒤적이면 살이 으스러지기 때문...
* 참고 : 뒤적이는 이 방법도 좋지만, 대구를 충분히 익히고 또 재료를 익힌 다음에
큰 쟁반 맨 밑에 대구 대가리를 먼저 깔고 그 위에 익힌 콩나물과 미나리를 얹고 끓
인 양념을 부어 섞어가며 드시는 것도 좋다.
특히 이 방법은 부산이나 거제의 일부 식당에서 행해지는 방법이다.

▲ 완성된 대구 대가리찜... 매운 것을 싫어하는 가족을 위해 덜 맵고 덜 짜게 했다.
약간 덜 맵고 싱겁게 해야 맛 취향과 입맛에 따라 요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싱거우면 아래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되니까...

▲ 국간장과 식초를 혼합하고 고추가루와 깨소금을 뿌린 후 고추냉이(와사비)를 섞어 만든 소스.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국간장의 소스는 고추냉이를 더하면서 톡 쏘는 맛으로 구미를 더욱 당기게 한다.

▲ 와!~~ 첫맛의 탄성!!!~~~
술을 부르는 매콤 달콤 쫄깃하고 야들야들한 살코기의 감칠맛, 입에 살살 녹는 깊은 맛,
젤라틴의 쫄깃쫄깃한 질감과 더불어 구수하고 담백한 맛,
매콤한 맛과 소스가 주는 톡 쏘는 맛이 결합되면서 입맛을 사로잡는 황홀한 맛으로 변한다.
특히 냉동되거나 해동된 수입산 대구가 아니고 내가 직접 동해바다에서 낚은 생대구가 아닌가...
냉동되거나 해동된 수입산 대구탕이나 뽈찜은 조직감의 변화로 퍽퍽하고 감칠맛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구뽈찜(대구 대가리찜)은 양념까지 쪽쪽 빨아먹어야 제맛이다.
아삭한 콩나물과 향이 밴 미나리 그리고 알싸한 양념맛,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이마에 땀을 약간 흘러야 뽈찜의 제맛을 아는 사람이다.
멈추지 않는 젓가락 춤에 막걸리 한 병이 게눈 감추듯 없어지고 아쉬움에 소주 한 병도 추가되었다.
이렇게 해서 행복한 하루가 저물어 간다...
(2020.5.4일 저녁... 주야조사 - 雲河 朱政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