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부산경맥산악회 회장 김영일(45회) 편집 산행대장 김재호(46회) 사무국장 변정석(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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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경맥慶脈 복간 9호
2017년 10월 6일(금)
야호 경맥 특별기획 4
야호 경맥慶脈 복간 9호(특별기획 4)입니다. 특별기획은 경맥산악회회원 누구에게나 집필과 발표의
기회 있으니 적극참여 바랍니다.
회장 인사말씀
김영일(45회 본부동창회부회장 (주)해천 회장)
살아갈수록 새로워지는 절실한 말씀 하나 전합니다.
10대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적 괴물 중딩이 고삐리시절 거치노라 기어서 가고, 20
대는 직장이다 결혼이다 걸어서 가고, 30대는 날아서 가고, 40대는 스쳐서 지나가고, 50
대는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나가더라. 60대 이후는 다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고.
가장 통속적이라서 기중 옳은 금언, 개개인의 삶이란 유수 같은 세월 속에 초개 즉 지푸
라기 인생입니다. 흐르는 물 잡을 수 없듯 잡을 수 없는 인생, 추억의 샘 속에 모아봅시다.
흐르지도 마르지도 않게끔 여전여상 가고 있는 금년 시월 15일에도 경맥인 여러분!
만납시다, 모입시다, 뭉칩시다!
만나고 모이고 뭉쳐서 한 해를 하루 낮밤에 모아 영원히 간직합시다.
발행 부산경맥산악회 회장 김영일(45회) 편집 산행대장 김재호(46회) 사무국장 변정석(62회)
야호 경맥 2면 산행일기 회원님들 한 말씀 모으기
야호 경맥慶脈 복간 9호
2017년 11월 6일(금)
산행일기, 2017년 10월 15일 부산경맥제
일시장소 : 2017년 10월 15일
금정산성 현대식당
참가인원 : 총원 명
회원님들 한 말씀 모으기
경맥산악회 회원님들, 한가위 저마다의 방법으로 제사지내시고,
복 크고 많이 받으셨기 바랍니다.
오늘은 산행길 등산길에서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 두 곡을 모았습니다.
황진이의 번역시「꿈길」 대 이제하의 노랫말「모란, 동백」
황진이(黃眞伊)의 한시(漢詩)「相思夢상사몽」을 우리말글 현대어로 번역한 시「꿈길」입니다.
안서 김억이 번역한 것을 노랫말로 하여 작곡가 김성태가 곡을 붙여, 1954년에 발표한 명품 우리
가곡입니다.
말글의 번역은 두 가지로 분류되는바 다른 종류의 언어를 번역하는 것을 공시적(共時的), 사회적
번역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번역입니다. 그에 비해 고어를 현대어로 번역하는 것을 통시적(通時的),
역사적 번역이라 하며, 한 나라의 말글을 역사적으로 번역하는 행위나 결과로 이해하면 됩니다.
소월 김정식의 위대한 스승 안서 김억의 번역은 한시를 우리말글로 번역했다는 점에서는 공시적
이고, 고대시가를 현대시로 번역했다는 점에는 통시적입니다.
황진이의 확실한 사랑의 시는 시조집<靑丘永言 청구영언>과 해동가요<海東歌謠>에 수록되어 있
는 시조(時調 ← 時節歌調) 4수와 한시 2수 여섯 작품뿐이지만, 절실한 감동과 예술성 양면에서 오
늘날 우리 시문학사에서 최고의 명품 명작으로 공인되어 있습니다.
황진이는 개성 관기로 중종(中宗 재위 1506~1544) 때 활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색을 겸비한 조
선 최고의 예기 황진이, 시조의 주제가 바탕에 양반의 위선과 부도덕성에 대한 저항을 바탕에 깐
것이라면 한시의 주제는 주로 남녀 간의 서정적 사랑과 이별, 회고의 정입니다. 한시의 주제는 주로
남녀 간의 사랑과 이별, 회고의 정입니다. 그중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는 小柏舟(소백주),
相思夢(상사몽) 두 수가 남아있는데 상사몽의 한글번역이 꿈길 입니다.
칠언절구(七言絶句 각 행 일곱 자, 기승전결 넉 줄) 相思夢의 전문입니다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儂訪歡時歡訪儂 농방환시환방농 그 임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이후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길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천비소생(賤婢所生)은 팔천(八賤 여덟 천민) 중 하나인 계집종(비)의 소생이며 천기소생(賤妓所生)은
기생의 소생으로, 모계입니다. 할 짓 다하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가진 자의 패륜적 책임회피지 뭐겠습
니까!
서얼(庶孼 서자 + 얼자)이라 하여 첩의 자식들을 서얼이라 불렀는데 서는 백성의 자식, 얼은 천민
의 자식입니다. 양반 놈들 완전 범죄자들이거든요.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벌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세세한 사연은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올해 희수를 맞은 원로작가 이제하의 첫 그림 산문집
『모란, 동백』 소개로 대신합니다.
- 문단의 어른으로서 문학, 미술, 영화, 음악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해온 전 방위 작가로서 2011년부터
최근까지 페이스 북에 쓴 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등단 이후 57년 만의 첫 산문집이다.
북 친구들이 작가를 ‘글과 그림이라는 연장으로 인생을 조각하는 사람’이라고 평했듯 때로는 목소리를 높이고, 때
로는 회한에 잠기고, 또 때로는 담담하게 일상과 예술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환갑나이에 <빈 들판>이라는 CD를 발표하면서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는데, 이 음반에 책의 제목이기도 한
노래 ‘모란, 동백’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모란, 동백’이라는 노래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도 자세히 밝히고 있다. 환상적 리얼리즘, ‘광기의
미학, 등으로 불리는 글쓰기를 하며 새로운 세상을 앞서 알렸던 저자는 이제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좀 더 친근하고
다정하게 우리 주위의 사람들과 현실에 따뜻한 눈길을 보내며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다.
한 인간으로서 먼 길을 걸어 지금에 이른 저자, 그런 만큼 이 책에서는 깊은 통찰력과 폭넓은 사유, 그리고 삶과
인간에 대한 웅숭깊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이제하는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 조소과와 서양화과에서 수학했다. 현대문학, 신태양, 한국일보 등
을 통해 시와 소설로 등단했다.
윗글은 자전적 수필집『모란, 동백』에 대한 광고문으로 구체적인 것은 없습니다. 화가로 출발하여
시인 소설가로 이어지는 예술인생의 틈새에 작사 작곡 노래까지 곁들인 천재작가, 만능의 예술가,
진정한 엔터테인멘트, 등의 수식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이제하의 모란, 동백은 비유와 상징입니다.
모란이 신록과 녹음 즉 화려한 젊음과 젊은이를 상징하다면 겨울에 피는 동백은 늙음과 늙은이를
상징합니다.
인간과 인간의 삶에 대한 허무주의(虛無主義 nihilism)를 바탕에 깔고, 인생세간의 통과의례인 생
노 병 사의 허망함과 슬픔을 노래한 시이자 노랫말입니다.
가사의 기둥줄거리는 화려해 보이는 모란이 먼저 지듯 젊음이 가고, 한참 뒤에 핀 동백도 질 수밖
에 없다는 사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 죽으로써 생애가 마감된다는 지극히 비관적인 인생관, 정서
적 허무주의로 보아도 무방하나 기실 염세주의(厭世主義 pessimism)를 아름답게 포장한 것인 듯싶
습니다.
가사에 얽힌 이야기는 일종의 전설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정설이 없으니까요. 한국적 정서의 극치
비가(悲歌 elegy) 모란, 동백!
이것을 남의 노래를 필두로 훔치기와 추문(醜聞 scandal) 만들기의 귀재 조영남 할범이 놓칠 수
있나요. 퍼뜩 훔쳐서 아마추어 가수 이제하보다 백배 이상 월등한 가창력으로 제 노래를 만들고,
노랫말에 얽힌 가짜전설을 마구잡이로 만들어 낸 것으로 보면 됩니다.
마무리입니다. 어떤 상황이고 경우든 국민가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에 버금가는 국민가요
모란, 동백!
노랫말도 노래도 최고니까, 존경과 사랑의 회원님들 다음 모임에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