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盟第十 (축맹제십)
天地定位(천지정위) : 천지가 자리를 정하자
祀遍群神(사편군신) : 여러 신을 두루 재사로 모시게 되었다
六宗旣禋(육종기인) : 육종을 제자로 모시게 되고
三望咸秩(삼망함질) : 삼망의 제사에 모두 질서가 잡히자
甘雨和風(감우화풍) : 단비가 내리고 화풍이 불어
是生黎稷(시생려직) : 곡물이 생겨났다
兆民所仰(조민소앙) : 민중이 숭앙하는 신으로부터
美報興焉(미보흥언) : 보답이 내린 것이다
犧盛惟饗(희성유향) : 희성이 향기로울지라도
本於明德(본어명덕) : 명덕이 본이 되고
祝史陳信(축사진신) : 신관이 진술한 성의는
資乎文辭(자호문사) : 문사의 힘에 의존한다
昔伊耆始蜡(석이기시사) : 옛날 이자는 작제를 창시하여
以祭八神(이제팔신) : 팔신을 제사지냈는데
其辭云(기사운) : 그 기도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土反其宅(토반기댁) : 제방일랑 견고하고
水歸其壑(수귀기학) : 물일랑 넘치지 말라
昆蟲毋作(곤충무작) : 벌레는 끊지 말고
草木歸其澤(초목귀기택) : 초목은 우거져라
則上皇祝文(칙상황축문) : 상황의 축문이
爰在玆矣(원재자의) : 여기에 나타난다
舜之祠田云(순지사전운) : 또 순이 전답의 신에 올린 축문은
荷此長耜(하차장사) : 긴 쟁기를 메고
耕彼南畝(경피남무) : 남쪽 밭을 갈고지고
四海俱有(사해구유) : 사해의 백성이 다같이 갈고지고하 하였다
利民之志(이민지지) : 백성의 이익을 헤아린 뜻이
頗形於言矣(파형어언의) : 말 속에 잘 나타나 있다
至於商履(지어상리) : 은의 탕왕은
聖敬日躋(성경일제) : 성덕이 날로 높아
玄牡告天(현모고천) : 검정 수소를 바치고 하늘에 고하여
以萬方罪己(이만방죄기) : 만민의 죄를 한 몸에 도맡게 해 달라고 한 것은
卽郊禋之詞也(즉교인지사야) : 하늘에 제사 지낼 때의 축사인 것이다
素車禱旱(소차도한) : 또 그가 흰 마차를 타고 조천에 빌면서
以六事責躬(이육사책궁) : 여섯 가지 의혹으로 스스로를 질책한 것은
則雩禜之文也(칙우영지문야) : 비를 빌고 재액을 제거하는 기도문이었다
及周之太祝(급주지태축) : 주의 대신관은
掌六祝之辭(장육축지사) : 육종의 제사의 축사를 담당하여
是以庶物咸生(시이서물함생) : 만물이 다 함께 소생하라
陣於天地之郊(진어천지지교) : 운운한 문구는 천지의 제사에 해졌고
旁作穆穆(방작목목) : <널리 위광에 싸여지라고>고 운운한 문구는
唱於迎日之拜(창어영일지배) : 초일의 예배에 읊어졌고
夙興夜處(숙흥야처) : <새벽에 일어나 밤늦게 자리에 든다>고 운운 한 문구는
言於祔廟之祝(언어부묘지축) : 조묘의 축문이며
多福無疆(다복무강) : <다복하고 무강하라>고 운운한 것은
布於少牢之饋(포어소뢰지궤) : 향연 때 펼쳐진 것이다
宜社類禡(의사류마) : 또 원정이나 출진 때의 제사에도
莫不有文(막불유문) : 축하를 수반하지 않은 것은 없었다
所以寅虔於神祇(소이인건어신기) : 축사를 통해서 신들에게 대해서는 경건을
嚴恭於宗廟也(엄공어종묘야) : 선조에 대해서는 엄숙함가 공순을 나타내었다.
自春秋已下(자춘추이하) : 춘추시대 이후가 되면
黷祀諂祭(독사첨제) : 제사가 난용되어
祝幣史辭(축폐사사) : 신관의 기도 가운데
靡神不至(미신불지) : 모든 신을 제사케 되었다
至於張老成室(지어장노성실) : 장노는 축실을 경하함에
致美於歌哭之禱(치미어가곡지도) : 가곡의 기도로 솜씨를 날렸으며
蒯聵臨戰(괴외임전) : 형귀는 임전에 이르러
獲祐於筋骨之請(획우어근골지청) : 근골의 청으로 기원에 천우를 얻었다
雖造次顚沛(수조차전패) : 비록 잠시 동안의 진폐에도
必於祝矣(필어축의) : 반드시 기도를 반복한 것이다
若夫楚辭招魂(약부초사초혼) : 초사의 초혼 등은
可謂祝辭之組麗也(가위축사지조려야) : 축사에 있어서의 아름다운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漢之群祀(한지군사) : 한나라 시대의 여러 제사는
肅其百禮(숙기백례) : 임금의 교시와 예법을 엄숙히 하여
旣總碩儒之義(기총석유지의) : 큰 선비들의 견해를 총합하고
亦參方士之術(역삼방사지술) : 그 위에다 방사의 기법을 첨가하였다
所以秘祝移過(소이비축이과) : 이런 까닭으로 제사의 관은 웃사람의 과실을 아랫사람에게로 돌려 버린 점은
異於成湯之心(이어성탕지심) : 탕왕의 자비심과는 이질적이며
侲子驅疫(진자구역) : 추나의 행사에 치아를 사용하여 악징을 퇴치한 점은
同乎越巫之祝(동호월무지축) : 월의 무당들의 주술과 같아서
禮失之漸也(례실지점야) : 예의 본질을 점차 잃어감을 나타낸 것이다
至如黃帝有祝邪之文(지여황제유축사지문) : 황제의 <축사>문
東方朔有罵鬼之書(동방삭유매귀지서) : 동방삭의 <매귀>서가 출현하자
於是後之譴呪(어시후지견주) : 그 이후의 찬책의 문자는
務於善罵(무어선매) : 꾸짖어 욕하는 방법에만 힘을 썼다
唯陳思詰咎(유진사힐구) : 오직 조식의 <고구>문만이
栽以正義矣(재이정의의) : 정상적인 법칙으로 일관되어쓸 뿐이다
若乃禮之祭祝(약내례지제축) : 예의 규정에 의한 제사는
事止告饗(사지고향) : 신에게 공물을 보고하는 것에 그쳤는데
而中代祭文(이중대제문) : 중세의 제문은
兼讚言行(겸찬언행) : 인간의 언행을 찬미하는 것까지 겸하게 되었다
祭而兼讚(제이겸찬) : 제사를 위하면서 동시에 찬미의 역할을 겸한 것은
蓋引伸而作也(개인신이작야) : 축사의 본의를 확대한 것이다
又漢代山陵(우한대산릉) : 한대의 왕의 무덤에서
哀策流文(애책류문) : 애책의 문이 전해지는데
周喪盛姬(주상성희) : 그것은 주의 천자가 성희를 잃었을 때
內史執策(내사집책) : 시종은 책을 손에 들었다 한다
然則策本書贈(연칙책본서증) : 이렇게 생각할 대 책은 본래 사자에게 바치는 물건의 이름을 적은 것이었으나
因哀而爲文也(인애이위문야) : 슬픔이 동기가 되어 미적 표현을 취하게 된 것이다
是以義同於誄(시이의동어뢰) : 그러므로 애책의 내용은 뢰와 같지만
而文實告神(이문실고신) : 그 내용은 신에게 고하는 것이다
誄首而哀末(뢰수이애말) : 뢰의 형식으로 시작하여 애로 결말 짓고
頌體而祝儀(송체이축의) : 송의 형식을 취하면서 축사의 방밥을 쓰고 있다
太祝所讀(태축소독) : 태사의 손에서 된 이 찬의 일종은
固周之祝文也(고주지축문야) : 주의 축문의 연장인 것이다
凡群言發華(범군언발화) : 모든 언어가 화려성을 나타낸 가운데
而降神務實(이강신무실) : 신의 강림을 구하는 데는 진실성에 힘써야 하며
修辭立誠(수사립성) : 수사에 의해서 참뜻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在於無愧(재어무괴) :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
祈禱之式(기도지식) : 기도의 방식은 반드시
必誠以敬(필성이경) : 성실과 경건이 뒤따라야 하며
祭尊之楷(제존지해) : 사자에게 드리는 제사는
宜恭且哀(의공차애) : 공순하면서 애도가 뒤다르는 것이
此其大較也(차기대교야) : 대략의 요점이다
班固之祀涿山(반고지사탁산) : 반고의 <사몽산>은
祈禱之誠敬也(기도지성경야) : 성실 경건한 기도문의 본보기며
潘岳祭庾婦(반악제유부) : 반악의 <제유부>는
奠祭之恭哀也(전제지공애야) : 공손히 애도의 뜻을 나타낸 추도문의 대표 작품이다
擧彙而求(거휘이구) : 여기서 유를 들어서 추구해 가면
昭然可鑒矣(소연가감의) : 그 확실한 전망이 얻어질 것이다.
盟者明也(맹자명야) : 맹은 명이다
騂毛白馬(성모백마) : 적우나 백마을 희생으로 바치고
珠盤玉敦(주반옥돈) : 주반이나 옥잔을 사용하여
陳辭乎方明之下(진사호방명지하) : 현명한 지혜를 상징하는 하늘 아래에서 선언하며
祝告於神明者也(축고어신명자야) : 신의 현명한 지혜에 서약을 고하는 것이다
在昔三王(재석삼왕) : 고대의 하은주의 삼대의 황제는
詛盟不及(저맹불급) : 맹약이라고하는 것을 하지 않았다
時有要誓(시유요서) : 때로 서약할 일이 있어도
結言而退(결언이퇴) : 구두로 약속을 맺는 정도로 물러났다
周衰屢盟(주쇠루맹) : 주가 쇠퇴기에 이르러서는
以及要劫(이급요겁) : 자주 맹약이 맺어지게 되어 드디어는 강요에 의한 계약으로까지 번졌다
始之以曹沫(시지이조말) : 그 최초의 인물은 조말이고
終之以毛遂(종지이모수) : 최후의 인물은 모수이다
及秦昭盟夷(급진소맹이) : 진나라 소양왕은 이와 맹약하여
設黃龍之詛(설황룡지저) : 황룡 일척을 보내겠다고 약속을 하였고
漢祖建侯(한조건후) : 한의 고조는 처음으로 제후의 제도를 설정하고
定山河之誓(정산하지서) : 산하와 같이 영원할 것을 서맹했다
然義存則克終(연의존칙극종) : 그러나 정의가 존재할 때 맹약은 영원한 것이 될 것이나
道廢則渝始(도폐칙투시) : 도의가 폐할 때는 약속도 무너지는 것이다
崇贊在人(숭찬재인) : 맹약이 중시되느냐 경시되는냐 하는 것은 사람에 달린 것이니
呪何預焉(주하예언) : 주술적 행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若夫臧洪歃辭(약부장홍삽사) : 한의 척홍 같은 사람은 그 맹약의 말이 격렬해서
氣截雲蜺(기절운예) : 구름이나 무지개까지도 자를 만하였고
劉琨鐵誓(유곤철서) : 진의 유곤의 강철 같은 맹약은
精貫霏霜(정관비상) : 그 정신이 비상도 꿰뚫을 만하더니
而無補於晉漢(이무보어진한) : 결과적으로는 한과 진간에 아무런 도음도 없었으며
反爲仇讐(반위구수) : 오히려 원수의 관계를 맺고 말았다
故知信不由衷(고지신불유충) : 진심에서 우러나지 않는 성실성은
盟無益也(맹무익야) : 맹약에 무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夫盟之大體(부맹지대체) : 대체로 맹약의 요체는
必序危機(필서위기) : 반드시 그 중대한 사태를 서술하고
獎忠孝(장충효) : 충의 효심을 장려하고
共存亡(공존망) : 운명을 같이 할 것을 표명하며
戮心力(륙심력) : 심력을 다할 것을 서약하며
祈幽靈以取鑒(기유령이취감) : 신령에게 빌어서 귀감을 취하며
指九天以爲正(지구천이위정) : 구천을 지호하여 공정하기를 바라며
宜存殷鑒(의존은감) : 바땅히 귀감이 있어야 한다
感激以立誠(감격이립성) : 감격을 가지고 성의를 확립하며
切至以敷辭(절지이부사) : 절실성에 의해서 언어를 부연하는 것 등은
此其所同也(차기소동야) : 모두가 맹약에 공통된 조건이다
然非辭之難(연비사지난) : 그러나 어려운 것은 맹약을 표현한 데 있지 않다
後之君子(후지군자) : 후세의 군자들이여
忠信可矣(충신가의) : 충실성만이 중요한 것이다
無恃神焉(무시신언) : 신을 의뢰해서는 안된다
贊曰(찬왈) : 찬한다
毖祀欽明(비사흠명) : 제사의 경건성과 엄숙한 명지는
祝史惟談(축사유담) : 신관의 입을 통해서 일러진다
立誠在肅(립성재숙) : 성의의 확립은 엄숙성에 있고
修辭必甘(수사필감) : 언어의 표현은 감미로움에 있다
季代彌飾(계대미식) : 말세는 허식에 탐닉되고
絢言朱藍(현언주람) : 순언은 주람과 같다
神之來格(신지래격) : 신의 강림을 앞두고
所貴無慚(소귀무참) : 중요한 것은 부끄럼 없는 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