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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편 신도와 조화정부
도전 4편 1장
대우주 통치자 하느님
1. 증산 상제님은 후천개벽 시대를 맞아 인간으로 강세하시어 인존시대를 열어 주신 통치자 하느님이시니라.
2. 상제님께서 신축(도기 31, 1901)년 음력 7월 7일에 성도하시고
3. 조화주 하느님으로서 대우주일가의 지상선경을 여시기 위해 신명조화정부를 세우시니
4. 선천 상극 세상의 일체 그릇됨을 개혁하시어 후천 오만년 선경세계를 건설하시고
5. 억조창생의 지각문을 열어 주시어 불로장생의 지상낙원에서 영생케 하시니라.
6. 이에 기유(도기 39, 1909)년까지 9년 동안 천도와 지도와 인도와 신명계의 대개벽 공사를 행하시니라.
4편 2장
천지대신문을 열고 천지공사를 행하심
1. 상제님께서 대원사에서 새 우주 개벽의 대도통문을 여신 후 객망리 본댁에 돌아오시어 천지대신문을 열고 천지공사를 행하시니라.
2. 이 때 집으로부터 하늘로 서기가 뻗쳐 있고 하늘에서는 천군만마의 함성과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거늘
3. 낮에는 아무 말씀이 없이 방에 단정히 앉아 계시고, 밤이면 천지신명들을 부르시어 '이놈, 저놈!' 하며 크게 호령하시니
4. 그 지엄한 기운에 눌려 식솔과 이웃 사람들이 두려워 밖으로 나오지 못하더라.
4편 3장
개벽장 하느님으로 오심
1. 임인(도기 32, 1902)년 4월에 상제님께서 김형렬의 집에 머무르실때 형렬에게 이르시기를
2. "시속에 어린아이에게 '깨복쟁이'라고 희롱하나니 이는 개벽장이 날 것을 이름이라.
삼계 우주 통일의 조화정부를 여심
3. 내가 삼계대권을 주재하여 천지를 개벽하여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고
4. 조화정부를 열어 재겁에 싸인 신명과 민중을 건지려 하나니
5. 너는 마을을 순결히 하여 천지공정에 수종하라.
6. 내가 세상에 내려오면서 하늘과 땅의 정사를 천상의 조정에 명하여 다스리도록 하였으나
7. 신축년 이후로는 내가 친히 다스리느니라." 하시니라.
4편 4장
명부의 정리 공사장을 임명하심
1. 이 달에 형렬의 집에서 여러 날 동안 명부 공사를 행하시며 말씀하시기를
2. "명부 공사의 심리를 따라서 세상의 모든 일이 결정되나니, 명부의 혼란으로 말미암아 세계도 또한 혼란하게 되느니라.
3. 그러므로 이제 명부를 정리하여 세상을 바로잡느니라." 하시고
4. "전명숙은 조선 명부, 김일부는 청국 명부, 최수운은 일본 명부, 이마두는 서양 명부를 각기 주장케 하여 명부의 정리 공사장으로 내리라." 하시며 날마다 밤낮을 쉬지 않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라.
4편 5장
모든 일을 신도로 다스리심
1. 크고 작은 일을 물론하고 신도로써 다스리면 현묘불측한 공을 거두나니 이것이 무위이화니라.
2. 내가 이제 신도를 조화하여 조화정부를 열고 모든 일을 도의에 맞추어 무궁한 선경의 운수를 정하리니
3. 제 도수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이제는 성사재인 시대
4. 선천에는 모사는 재인이요 성사는 재천이라 하였으나
5. 이제는 모사는 재천이요 성사는 재인이니라.
성과 웅을 합해 천하를 다스리는 때
6. 이전에는 판이 좁아서 성으로만 천하를 다스리기도 하고 웅으로만 다스리기도 하였으나
7. 이제는 판이 넓어서 성과 웅을 합하여 쓰지 않으면 능히 천하를 다스리지 못하느니라.
4편 6장
신도 개방과 각 민족의 주신 지방신을 통일하심
1. 선천은 상계가 닫혀 있는 시대니라.
2. 그러므로 각국 지방신들이 서로 교류와 출입이 없고 다만 제 지역만 수호하여 그 판국이 작았으나
3. 이제는 세계 통일 시대를 맞아 신도를 개방하여 각국 신명들을 서로 넘나들게 하여 각기 문화를 교류케 하노라.
모든 일은 나로 말미암는다
4. 天下紛亂之事도 自我由之하고
천하분란지사 자아유지
天下從容之事도 自我由之니라
천하종용지사 자아유지
천하의 어지러운 일도 나로 말미암고
천하의 조용한 일도 나로 말미암느니라.
4편 7장
모든 법을 합하여 쓰심
1. 지난 임진왜란에 정란의 책임을 '최 풍헌이 맡았으면 사흘 일에 지나니 못하고
2. 진묵이 맡았으면 석 달을 넘기지 않고
3. 송구봉이 맡았으면 여덟 달 만에 끌렀으리라.' 하니
4. 이는 선도와 불도와 유도의 법술이 서로 다름을 이름이라.
5. 옛절에는 판이 작고 일이 간단하여 한 가지만 따로 쓸지라도 능히 난국을 바로잡을 수 있었으나
6. 이제는 판이 넓고 일이 복잡하므로 모든 법을 합하여 쓰지 않고는 능히 혼란을 바로잡지 못하느니라.
4편 8장
선도와 선천 종교의 종장을 교체하시고 종교문화를 통일하심
1. 불도와 유도와 서도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근원이 되었나니
2. 이제 최수운은 선도의 종장이 되고
3. 진묵은 불도의 종장이 되고
4. 주회암은 유도의 종장이 되고
5. 이마두는 서도의 종장이 되어 각기 그 진액을 거두고
6. 모든 도통신과 문명신을 거느려 각 족속들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갈래 문화의 정수를 뽑아 모아 통일케 하느니라.
7. 이제 불지형체 선지조화 유지범절의 삼도를 통일하느니라.
8. 나의 도는 사불비불이요, 사선비선이요 사유지유니라.
9. 내가 유불선 기운을 쏙 뽑아서 선에 붙여 놓았느니라.
4편 9장
각 신명의 자리가 잡히는 때
1. 하루는 여러 성도들을 앉혀 놓고 말씀하시기를 "최수운이 성경신이 지극하기에 내가 천강서를 내려 대도를 열게 하였더니
2. 수운이 능히 대도의 참빛을 열지 못하므로 그 기운을 거두고 신미년에 직접 강세하였노라." 하시고
3. 또 말씀하시를 "지금은 천지도수가 정리되어 각 신명의 자리가 잡히는 때라." 하시며 천지공사를 행하시니라.
4편 10장
1. 나는 기운을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하노라.
2. 천지의 이치가 난리를 짓는 자도 조화요 난리를 평정하는 자도 조화니라.
3. 최수운은 천하의 난리를 지었으나 나는 천하의 난리를 평정하노라.
4. 天이 以技藝로 與西人하여 以服聖人之役하고
천 이기예 여서인 이복성인지역
天이 以造化로 與吾道하여 以制西人之惡하니라
천 이조화 여오도 이제서인지악
하늘이 기예를 서양 사람에게 주어
성인의 역사를 행하고
하늘이 조화를 나의 도에 주어
서양 사람의 악행을 제어하느니라.
4편 11장
만고명장 전명숙의 공덕
1. 전명숙이 도탄에 빠진 백성을 건지고 상민들의 천한 신분을 풀어 주고자 하여 모든 신명들이 이를 가상히 였느니라.
2. 전명숙은 만고의 명장이니라.
3. 벼슬 없는 가난한 선비로 일어나 천하의 난을 동케 한 자는 만고에 오직 전명숙 한 사람뿐이니라.
4. 세상 사람이 전명숙의 힘을 많이 입었나니 1결 80냥 하는 세금을 30냥으로 감하게 한 자가 전명숙이로다.
5. 언론이라도 그의 이름을 해하지 말라.
4편 12장
천지신명이 받드는 마테오 리치 대성사
1. 이마두의 공덕을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나 천지신명들은 그를 떠받드나니
2. 이마두는 신명계의 주벽이니라.
3.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보좌하여 모든 것을 맡아보고 있나니 너희는 마땅히 공경할지라.
4. 이마두가 24절의 역을 개정하여 때를 밝히매 백성들이 그 덕을 입어 왔으나
5. 이 뒤로는 분각이 나리니 분각은 우리가 쓰리라.
6. 이마두는 보민신이니라.
4편 13장
동서양의 벽을 허문 우주 역사의 큰 공덕
1. 이마두가 천국을 건설하려고 동양에 왔으나 정교에 폐단이 많이 쌓여 어찌할 수 없음을 깨닫고
2. 죽은 뒤에 동양의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건너갔느니라.
3. 이마두의 공덕이 천지에 가득하니 신명계의 영역을 개방하여 동서양의 신명들을 서로 자유롭게 넘나들게 한 자가 이마두니라.
4. 선천에는 천지간의 신명들이 각기 제 경역을 굳게 지켜 서로 왕래하지 못하였으나
5. 이마두가 이를 개방한 뒤부터 지하신이 천상에 올라가서 천국의 문명을 본더 사람들의 지혜를 열어 주었나니
6. 이것이 오늘의 서양 문명이니라.
후천개벽 후 이마두 대성사의 신도 위격
7. 이마두는 구천상제이니라.
4편 14장
신농씨와 태공의 큰 은혜
1. 신농씨가 농사짓는 법과 의술로 천하 만세를 윤택하게 하였고 태공이 병법과 정치로써 천하 만세에 은혜를 주었나니
2. 이제 하늘과 땅이 성공하는 가을철을 맞아 천지간의 모든 신들이 그들을 높이 받들어 모시느니라.
주자를 칭찬하심
3. 유가의 인물들이 흠이 많으나 주회암은 흠잡을 데가 없느니라.
진묵대사를 선경 건설에 역사케 하심
4. 진묵이 천상에 올라가 온갖 묘법을 배워 내려 좋은 세상을 꾸미려하다가
5. 김봉곡에게 참혹히 죽은 뒤에 원을 품고 동양의 도통신을 거느리고 서양에 건너가서 문명 개발에 역사하였나니
6. 이제 그를 해원시켜 고국으로 돌아와 선경 건설에 역사하게 하리라.
4편 15장
신도의 병마대권자 관성제군
1. 관운장은 병마대권을 맡아 성제군의 열에 서게 되었나니
2. 운장이 오늘과 같이 된 것은 재주와 지략 때문이 아니요 오직 의리 때문이니라.
천지에서 으뜸가는 보배, 의로움
3. 천지간에 의로움보다 더 크고 중한 것은 없느니라.
4. 하늘이 하지 못할 바가 없지마는 오직 의로운 사람에게만은 못 하는 바가 있느니라.
5. 사람이 의로운 말을 하고 의로운 행동을 하면 천지도 감동하느니라.
6. 그러므로 나는 천지의 모든 보배를 가지지 않은 것이 없으나 의로움을 가장 으뜸가는 보배로 삼느니라.
7. 나는 추상 같은 절개와 태양같이 뜨거운 충의를 사랑하노라.
4편 16장
영원한 화평의 바탕, 해원
1. 이제 예로부터 쌓여 온 원을 풀어 그로부터 생긴 모든 불상사를 소멸하여야 영원한 화평을 이루리로다.
2. 선천에는 상극의 이치가 인간 사물을 맡았으므로 모든 인사가 도의에 어그러져서
3. 원한이 맺히고 쌓여 삼계에 넘치매 마침내 살기가 터져 나와 세상에 모든 참혹한 재앙을 일으키나니
4. 그러므로 이제 천지도수를 뜯어고치고
5. 신도를 바로잡아 만고의 원을 풀며
6. 상생의 도로써 선경의 운수를 열고
7. 조화정부를 세워 함이 없는 다스림과 말 없는 가르침으로 백성을 교화하여 세상을 고치리라.
4편 17장
뿌리 깊은 단주의 원한
1. 무릇 머리를 들면 조리가 펴짐과 같이 천륜을 해한 기록의 시초이자 원의 역사의 처음인 당요의 아들 단주의 깊은 원을 풀면
2. 그 뒤로 수천 년 동안 쌓여 내려온 모든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게 될지라.
3. 대저 당요가 단주를 불초히 여겨 두 딸을 우순에게 보내고 천하를 전하니 단주가 깊은 원을 품은지라
4. 마침내 그 분울한 기운의 충동으로 우순이 창오에서 죽고 두 왕비가 소상강에 빠져 죽는 참혹한 일이 일어났나니
5. 이로 말미암아 원의 뿌리가 깊이 박히게 되고 시대가 지남에 따라 모든 원이 덧붙어서 드디어 천지에 가득 차 세상을 폭파하기에 이르렀느니라.
선경 건설의 첫걸음, 해원공사
6. 그러므로 이제 단주 해원을 첫머리로 하고
7. 또 천하를 건지려는 큰 뜻을 품었으나 시세가 이롭지 못하여 구족이 멸하는 참화를 당해 철천의 한을 머금고 의탁할 곳 없이 천고에 떠도는 모든 만고역신을 그 다음으로 하여
8. 각기 원통함과 억울함을 풀고, 혹은 행위를 바로 살펴 곡해를 바로잡으며, 혹은 의탁할 곳을 붙여 영원히 안정을 얻게 함이 곧 선경을 건설하는 첫걸음이니라.
지방신과 지운을 통일하심
1. 대개 예로부터 각 지방에 나뉘어 살고 있는 모든 족속들의 분란쟁투는 각 지방신과 지운이 서로 통일되지 못한 까닭이라.
2. 그러므로 이제 각 지방신과 지운을 통일케 함이 인류 화평의 원동력이 되느니라.
모든 문화의 진액을 뽑아 모으심
3. 또 모든 족속들이 각각 색다른 생활 경험으로 유전된 특수한 사상으로 각기 문화를 지어내어 그 마주치는 기회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큰 시비를 이루나니
4. 그러므로 각 족속의 모든 문화의 진액을 뽑아 모아 후천문명의 기초를 정하느니라.
4편 19장
선경을 세우려면
1. 천지를 개벽하여 선경을 세우려면 먼저 천지도수를 조정하고
2. 해원으로써 만고신명을 조화하며
3. 대지강산의 정기를 통일해야 하느니라.
지운 통일은 부모산으로부터
4. 전주 모악산은 순창 회문산과 서로 마주서서 부모산이 되었나니
5. 부모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모든 가족을 양육 통솔하는 것과 같이 지운을 통일하려면 부모산으로부터 비롯해야 할지라.
6. 그러므로 이제 모악산으로 주장을 삼고 회문산을 응기시켜 산하의 기령을 통일할 것이니라.
후천 선경시대를 여는 사명당 발음 공사
7. 또 수운을 글에 '산하대운이 진귀차도라.' 하고
8. 궁을가에 '사명당이 갱생하니 승평시대 불원이라.' 하였음과 같이
9. 사명당을 응기시켜 오선위기로 천하의 시비를 끄르며
10. 호승예불로 천하의 앉은판을 짓고
11. 군신봉조로 천하의 인금을 내며
12. 선녀직금으로 천하 창생에게 비단옷을 입히리니
13. 이로써 밑자리를 정하여 산하대운을 돌려 발음케 하리라.
4편 20장
단주해원 도수는 오선위기로부터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회문산에 오선위기가 있나니 바둑은 당요가 창시하여 단주에게 전수하였느니라.
2. 그러므로 단주의 해원은 오선위기로부터 비롯되나니 천하의 대운이 이로부터 열리느니라." 하시고
3. 다시 말씀하시기를 "이로써 또한 조선의 시비를 푸느니라." 하시니라.
4편 21장
백보좌 하느님의 서신사명, 가을 대개벽의 심판과 구원
1. 이 때는 천지성공 시대라.
2. 서신이 명을 맡아 만유를 지배하여 뭇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나니 이르바 개벽이라.
3. 만물이 가을바람에 혹 말라서 떨어지기도 하고 혹 성숙하기도 함과 같이
4. 참된 자는 큰 열매를 맺어 그 수가 길이 창성할 것이요
5.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할지라.
6. 그러므로 혹 신위를 떨쳐 불의를 숙청하고 혹 인애를 베풀어 의로운 사람을 돕나니
7. 삶을 구하는 자와 복을 구하는 자는 크게 힘쓸지어다.
4편 22장
상제님께서 행차하실 때
1. 한 성도가 여쭈기를 "선생님께서 비가 온 뒤에 행차하시면 진 땅이 즉시 굳고, 산간의 풀길을 가셔도 이슬에 젖지 아니하시고
2. 뜨거운 여름날에 행차하실 때에는 구름이 양산처럼 해를 가려 서늘하게 만들어 주니 무슨 까닭입니까?" 하거늘
3. 말씀하시기를 "모든 신명들이 나에게 삼가는 것이 이와 같으니라." 하시니라.
4. 상제님께서 새벽에 가끔씩 학선암에 다녀오시는데 옷에는 이슬 하나 묻지 않으시니라.
4편 23장
천지공사에 신명을 부르시는 부호
1. 상제님께서 계묘년 정월에 날마다 양지 두세 장에 글을 쓰시거나 물형을 그리시어
2. 손이나 무에 먹물을 묻혀 찍고 불사르시니 성도들이 그 글과 물형의 의미를 여쭈거늘
3. 말씀하시기를 "이는 천지공사에 신명을 부르는 부호니라." 하시니라.
4편 24장
호연을 데리고 어느 섬에 가시어 공사 보심
1. 이 해 어느 날 상제님께서 호연을 데리고 형렬과 함께 어느 섬에 가시어 공사를 보시니
2. 산에 오르시어 먼저 손으로 땅을 깊이 파신 뒤에 바닥에 종이 한 장을 까시고 조그만 단지를 올려놓으시니라.
3. 또 그 옆에 세 군데를 실로 동여맨 명태를 놓으시고 이어 단지 안에 두부 세 조각과 손바닥 반만 한 크기로 썬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각 석 점씩 넣으신 다음
4. 술을 한 되 조금 못 되게 부으시고 '달 월' 자와 또 한 글자를 쓴 종이로 덮으시어 다시 그 위를 흙으로 덮으시니라.
5. 상제님께서 단지 묻은 옆에 앉아 동쪽을 바라보시며 한참을 무어라 말씀하시는데
6. 호연이 이를 알아듣기 어려워 "나 좀 듣게 하지." 하거늘
7. 상제님께서 "아직 너는 가르쳐 줘도 몰라. 커야 알지." 하시며 가르쳐 주지 않으시니라.
8. 또 호연을 무릎에 앉히시고 "동쪽 하늘을 쳐다보라." 하시매
9. 호연이 보니, 고래 같기도 하고 염소 같기도 한 여러 모양의 구름이 떠 있거늘
10. 상제님께서 구름을 가리키시며 "저 흰 구름은 나다. 붉은 구름은 형렬이고, 청구름은 OO다.
11. 동으로 청구름, 백구름, 홍구름이 서로 다투거든 쳐다봐라." 하시니라.
12. 이에 호연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13. 상제님께서 느닷없이 "아, 우리가 그쪽에서 안 했냐?" 하시므로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다른 산으로 와 있는지라
14. 호연이 놀라 "요것이 아까 그 산 아니여?" 하고 여쭈니
15. 상제님께서 "어디 거기에 있냐? 저기를 쳐다봐라, 저기!" 하시므로 보매 분명 다른 산이더라.
16. 상제님께서 저쪽 산에서 하신 것과 같이 땅에 단지를 묻으신 후 "그냥 두면 짐승이 빼먹는다." 하시며 넓적한 돌로 단지를 눌러놓으시고
17. 그 위에 작은 돌멩이로 글씨 모양을 취해 놓으시거늘 호연이 보니 한 자는 달 월 자요 한 자는 잘 모르겠더라.
18. 이에 호연이 "이게 무슨 자여?" 하니 말씀하시기를 "너는 가르쳐 줘도 몰라. 그리고 지금 너한테 가르쳐 주면 입에 익어서 나중에 못 알어.
19. 그러니 내가 나중에 가르쳐 줄게, 암말도 말고 따라댕겨라." 하시니라.
4편 25장
이제 이런 데서 사람이 나온다
1. 상제님께서 명산을 두루 돌아다니시며 이 같은 공사를 행하실 때 항상 고기 썬 것과 단지 등을 가지고 다니시거늘
2. 호연이 이를 보며 "이런 걸 뭐 하려고 귀찮게 들고 다니는가 몰라." 하니
3.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이런 것 하려고 다니지 뭣 하러 댕기냐." 하시니라.
4. 이에 호연이 "여기다 이런 걸 묻으면 뭣 한다요?" 하고 여쭈니
5. 말씀하시기를 "이제 이런 데서 다 사람이 나온다. 이것이 그 표적이다." 하시니라.
4편 26장
너를 천하에서 부를 때가 있다
1.하루는 호연이 "뭣 하러 나를 데리고 다녀요?" 하고 여쭈니
2. 상제님께서 "조그마한 동자인 너를 앞세워 다니는 것은 쓸데가 있어서 그려." 하시거늘
3. 다시 "어디다가 써?" 하니 "너는 몰라도 나는 쓸데가 있어서 너를 데리고 댕겨. 귀찮은데 내가 뭣 하러 너를 데리고 다니겠냐?" 하시니라.
4. 이에 호연이 "어디다가 써, 어디다가 써? 헝겊이라서 무엇을 써? 어디다가 무엇을 하려고 그래?" 하고 보채니
5. 상제님께서 "아, 그것 몹시 성가시게 하네. 인제 너를 천하에서 부르도록 내가 가르쳐 줄게." 하시니라.
용이 중간에서 비를 주듯이 네가 그런다
6. 호연이 "무엇을 가르쳐 줘? 가르쳐 줄 것을 말해야지!" 하니 "인제 너를 천하에서 부를 때가 있어." 하시거늘
7. 다시 "천하에서 나를 뭐 하려고 불러? 어떻게 불러? 아, 어떻게 불러~?" 하며 매달리니
8. "요녀석아! 저 하늘이면 하늘에서 비 오는 줄 아냐? 중간에서 오는 것이다." 하시니라.
9. 이에 호연이 "중간에서 또 어떻게 와?" 하며 계속 조르니 말씀하시기를
10. "뱀이 용이 되어 하늘 중간에서 바닷물을 써 올려서 비를 내리지, 어디 하늘에서 내리는 줄 아냐?
11. 그처럼 앞으로 네가 그런다는 것이다, 이 멍청아!" 하시거늘
12. 호연이 뾰로통해져서는 "내가 어떻게 알아?" 하고 퉁명스럽게 답하니라.
13. 상제님께서 "네가 그렇게 멍청해서 어쩔거나?" 하시며 호연을 한 대 쥐어박으시고는 "아프냐, 안 아프냐?" 하고 물으시니
14. 호연이 "그러면 때리는데 안 아퍼? 내가 한번 때릴게 아픈가 안 아픈가 봐!" 하고 대들거늘
15.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나는 때려도 너는 때리지 못혀." 하시니라.
16. 호연이 약이 올라 커다란 막대기를 주워 와서는 "나도 때릴 테여!" 하고 씩씩거리거늘
17. 상제님께서 "내가 그걸로 때렸냐, 너를?" 하고 웃으시니 호연이 "안 아픈게 날 때린 것 아녀?" 하며 달려드는지라.
18. 상제님께서 호연을 보듬으시며 "아프라고 때리지, 그럼 안 아프라고 때리간디? 아퍼야 다시는 그리 안 하고 말을 듣지." 하며 달래 주시니라.
4편 27장
조화대권을 쥐고 계신 상제님
1. 하루는 상제님께서 밖에 나가고 안 계실 때 죽어 가는 병자가 찾아오니
2. 호연이 공주에서 상제님의 명에 따라 손가락에 경면주사를 묻혀 인단과 명치를 찍어 사람 살린 일이 생각나서 그대로 행하매 병자가 다시 살아나거늘
3. 돌아오신 상제님께 자랑을 하니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벌써 기적을 받는다." 하시며 크게 웃으시니라.
4. 이후로 사람들이 '누가 아프다.'고 하여 여러 번 호연을 찾거늘
5. 상제님께서 이를 아시고 그 때마다 기운을 거두시니 말을 잘 하다가도 갑자기 벙어리가 되어 하지 못하게 되니라.
6. 이와 같이 무슨 조화라도 상제님께서 허락하셔야 하지, 못 하게 하시면 아니 되더라.
4편 28장
모든 역신을 별자리로 붙여 보내심
1. 이 때는 해원시대라. 사람도 이름나지 않은 사람이 기세를 얻고 땅도 이름 없는 땅이 기운을 얻느니라.
2. 나는 동서양의 만고역신을 거느리느니라.
3. 원래 역신은 시대와 기회가 지은 바라. 역신이 경천위지의 재능으로 천하를 바로잡아 건지려는 큰 뜻을 품었으나
4. 시세가 이롭지 못하므로 그 회포를 이루지 못하고 멸족의 화를 당하여 천추에 원귀가 되어 떠돌거늘
5. 세상 사람들은 사리를 잘 알지 못하고 그들을 미워하여 '역적놈'이라 평하며 일상용어에 모든 죄악의 머리를 일컬으니 어찌 원통치 않겠느냐.
6. 그러므로 이제 모든 역신을 만물 가운데 시비가 없는 별자리로 붙여 보내느니라.
7. 하늘도 명천과 노천의 시비가 있고, 땅도 후박의 시비가 있고, 날도 수한의 시비가 있고, 때도 한서의 시비가 있으나
8. 오직 성수에는 그런 시비가 없느니라.
4편 29장
우주일가 문명의 큰 기틀
1. 인륜보다 천륜이 크니 천륜으로 우주일가니라.
2. 인사는 기회가 있고 천리는 도수가 있느니라.
3. 아무리 큰 일이라도 도수에 맞지 않으면 허사가 될 것이요
4. 경미하게 보이는 일이라도 도수에만 맞으면 마침내 크게 이루어지느니라.
모든 일을 있는 말로 지으면
5. 모든 일을 있는 말로 지으면 천지가 부수려 하여도 못 부술 것이요, 없는 말로 꾸미면 부서질 때에 여지가 없느니라.
6. 나는 선천에 이름이라도 있는 것을 쓰느니라.
4편 30장
요순에 얽힌 역사의 진실
1. 세상에서 우순을 대효라 일러 오나 순은 천하의 대불효니라.
2. 그 부친 고수의 악명이 반만녕 동안이나 사람들의 입에 오르니리게 하였으니 어찌 한스럽지 않으리오.
3. 세상에서 요순지치를 일러 왔으나 9년 홍수는 곧 창생의 눈물로 일어났나니
4. 요는 천하를 무력으로 쳐서 얻었고, 형벌은 순으로부터 나왔느니라.
대동세계를 만들고자 한 단주의 진실 왜곡사
5.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요의 아들 단주가 불초하였다.'는 말이 반만년이나 전해 내려오니 만고의 원한 가운데 단주의 원한이 가장 크니라.
6. 정말로 단주가 불초하였다면 조정의 신하들이 단주를 계명하다고 천거하였겠느냐.
7. 만족과 이족의 오랑캐 칭호를 폐하자는 주장이 어찌 말이 많고 남과 다투기를 좋아하는 것이겠느냐?
8. 온 천하를 대동세계로 만들자는 주장이 곧 '시끄럽고 싸우기 좋아한다.'는 말이니라." 하시니라.
9. 한 성도가 상제님께 여쭈기를 "우가 단주의 허물을 들어 말하기를 '밤낮 쉬지 않고 강마다 배를 띄우고, 벗들과 떼를 지어 집 안에서 마시며 세상을 없애려 하였다." 하였습니다." 하니
10. 말씀하시기를 "단주가 밤낮없이 쉬지 않았다는 것은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하며 부지런하였다는 것이요
11. 강마다 배를 띄웠다는 것은 대동세계를 만들자는 것이며
12. 벗들과 떼지어 집 안에서 마셨다 함은 사람들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였다는 말이요
13. 세상을 없애려 하였다 하는 것은 서로 주장하는 도가 같지 아니하였다는 말이니라." 하시니라.
4편 31장
만고원신 해원 공사
1. 상제님께서 이어 말씀하시기를 "요순시대에 단주가 세상을 다스렸다면 시골 구석구석까지 바른 다스림과 교화가 두루 미치고
2. 요복과 황복의 구별이 없고 오랑캐의 이름도 없어지며, 만리가 지척같이 되어 천하가 한집안이 되었을 것이니 요와 순의 도는 오히려 좁은 것이니라.
3. 단주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깊은 한을 품어 순이 창오에서 죽고 두 왕비가 소상강에 빠져 죽는 참상이 일어났나니
4. 이로부터 천하의 크고 작은 모든 원한이 쌓여서 마침내 큰 화를 빚어 내어 세상을 진멸할 지경에 이르렀느니라.
5. 그러므로 먼저 단주의 깊은 원한을 풀어 주어야 그 뒤로 쌓여 내려온 만고의 원한이 다 매듭 풀리듯 하느니라.
6. 이제 단주를 자미원에 위케 하여 다가오는 선경세계에서 세운을 통할하게 하느니라." 하시니라.
4편 32장
난법을 지은 후에 진법을 내는 통치 정신
1. 원래 인간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서 큰 병을 이루나니
2. 그러므로 이제 모든 일을 풀어놓아 각기 자유 행동에 맡기어 먼저 난법을 지은 뒤에 진법을 내리니
3. 오직 모든 일에 마음을 바르게 하라.
4. 거짓은 모든 죄의 근본이요 진실은 만복의 근원이니라.
운수는 좋건마는 목 넘기기 어렵다
5. 이제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에게 임감하여 마음에 먹줄을 잡아 사정을 감정케 하여 번갯불에 달리리니
6. 마음을 바르게 못 하고 거짓을 행하는 자는 기운이 돌 때에 심장과 쓸개가 터지고 뼈마디가 튀어나리라.
7. 운수는 좋건마는 목 넘기기가 어려우리라.
4편 33장
천상 옥경에 다녀온 김형렬
1. 하루는 상제님께서 형렬에게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평소에 너의 지극한 소원이 천상에 올라가서 천조를 보고자 하는 것이니 오늘은 이를 허락하리라." 하시고
2. "내 뒤를 따르라." 하시니 홀연 천문이 널따랗게 열리거늘
3. 형렬이 날개가 돋쳐 신선이 된 듯 가볍게 하늘을 날아올라 상제님을 모시고 따르니라.
4. 천상에 다다르니 문무백관이 상제님의 영을 받들기 위해 모여서 기다리고 있는데
5. 하나같이 환한 관복으로 성장하였고 그 선명한 옷차림이 오색으로 조화되어 인간 세상의 법식과 다르니
6. 나아가고 물러남과 온갖 언행의 규범이 정연하고 눈부시며
7. 동정어묵이 우아하고 화락하며 환하고 밝아서 마치 어린 아이 같더라.
8. 굽이굽이 난간에는 봉황이 간간이 울고, 파랗고 노란 지붕에는 상서로운 용이 때때로 돌며
9. 뜰 앞에는 온갖 꽃나무들이 아름답게 꽃을 피워 그 향기가 참으로 그윽하니
10. 그 갖가지 화초는 인간 세상에서 보지 못한 기이한 것들이더라.
11. 또 진기한 새들과 이상한 짐승들이 그 사이에서 혹은 날고 혹은 뛰면서 노래하며 울어대고
12. 청아한 선악 소리가 유량한 가운데 선녀들이 아름다이 춤을 추니 그 고운 자태가 황홀하도록 그윽하더라.
13. 또 화려하게 채색한 층층의 누대에는 나는 듯한 용마루가 하늘 높이 솟았는데
14. 단청 빛깔 또한 지극히 곱고 먼지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하여 그 영롱한 광채가 완연히 유리세계더라.
천상의 보좌에 앉으신 상제님
15. 어느 대전에 이르니 안에는 용상이 있는데
16. 황금과 백옥으로 용이며 봉황이며 거북과 기린, 그리고 온갖 아름다운 짐승들을 새겼거늘 휘황찬란하여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더라.
17. 상제님께서 용상에 앉으시니 만조백관이 모두 절을 드리니라.
18. 잠시 후에 한 선관이 들어와서 상제님 곁에 있는 책상 앞에 앉거늘
19. 백금 조각으로 비늘을 한 관을 쓰고 옷을 입었는데 그 의관이 햇빛에 반사되어 온갖 빛깔로 황홀하게 반짝이더라.
20. 길고 고운 손은 분가루보다 희고, 그윽하고 서기 어린 얼굴은 흰 눈보다 더 맑으며 붓놀림 또한 놀랍도록 유려하니라.
21. 이 때 죄수 한 명이 대전 아래에 불려 와 고통으로 절규하며 상제님께 살려 달라고 호소하거늘
22. 신장이 아랑곳 않고 여러 차례 죄를 물으니 그 모습이 지극히 엄중하더라.
4편 34장
형렬이 천상에서 만난 부친과 조부
1. 조회가 끝나자 상제님께서 형렬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시기를 "네가 여기까지 왔으니 네 부친과 조부를 만나 보지 않겠느냐?" 하시므로
2. 형렬이 "자손 된 도리로 진실로 그 이상의 소원이 있겠습니까?" 하고 대답하니
3. 잠시 후에 몇 계단 아래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문 하나가 저절로 열리며
4. 형렬의 부친과 조부가 청수를 올리고 향을 사른 후에 정성스럽게 주문을 읽은 모습이 보이거늘
5. 줄곧 얼굴에 매우 기쁜 빛을 띠고 있을 분이요 형렬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
4편 35장
석가불의 신도 위격과 신계의 주벽 동방칠성
1. 형렬이 다시 세상에 내려와서는 그 기쁨을 말로 다할 수 없더니
2. 하루는 상제님께 여쭈기를 "천상에서 선생님 앞에 앉아 흰옷을 입고 글씨 쓰던 선관은 누구입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석가불이니라." 하시니라.
3. 형렬이 다시 여쭈기를 "석가불이 천조에서 무슨 직책을 맡고 있사옵니까?" 하니
4. 말씀하시기를 "대제군의 높은 자리이며 서방칠성이니, 항상 내 곁에서 나를 보좌하느니라." 하시거늘
5. 형렬이 "그러면 동방칠성은 누구입니까?" 하고 여쭈니
6. 말씀하시기를 "동방칠성은 신계의 주벽이니라. 장차 나희와 한가족이 되리라." 하시니라.
7. 또 여쭈기를 "천상에서 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아무 말이 없었는데 무슨 연고입니까?" 하니
8. 말씀하시기를 "내가 가까이에 있으니 삼간 것이며 혹시 말을 했다가 망령되이 천기를 누설함녀 죄가 되기 때문이니라." 하시니라.
나라를 그르친 큰 죄인, 안록산
9. 형렬이 다시 "대전에 끌려온 죄수는 무슨 큰 죄를 지었기에 그와 같이 엄하게 다스리는 것입니까?" 하고 여쭈니
10.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죄인은 안록산이니라." 하시거늘
11. 형렬이 여쭈기를 "안록산이 배은망덕한 죄를 지은 것이 이미 천여 년 전의 일인데 지금까지도 미결수로 남아 있다는 말씀이옵니까?" 하매
12. 상제님께서 답하여 말씀하시기를 "나라를 그르친 큰 죄인은 그 죄가 워낙 크기 때문에 백 년에 한 번씩도 신문을 하게 되는니라." 하시니라.
13. 또 말씀하시기를 "천상의 칠성당 앞에 남새밭이 있으니, 내 마음이 소박하고 담백함을 좋아함이 이와 같노라." 하시니라.
4편 36장
태백산에서 형렬을 살려 주심
1. 상제님께서 여러 산을 다니시며 많은 공사를 행하시니, 크고 높은 산일수록 더 찾으시고 그 산의 폭포 밑을 가기도 하시니라.
2. 갑진(도기 34, 1904)년 초봄에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각처를 돌아다니시다가 하루는 태갭산에 오르시니 산에 눈이 살짝 덮여있더라.
3. 상제님께서 공사를 보시던 중에 갑자기 형렬을 향하여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짓을 하시는데 형렬이 어리중절하여 그대로 서 있거늘
4. 호연이 "바로 서래요!" 하고 소리치매 그제야 알아듣고 상제님 쪽으로 한 발을 옮겨 놓으니
5. 그 순간 바위가 형렬의 뒤로 벼락같이 굴러 떨어지니라.
4편 37장
나무 위에서 보신 공사
1. 상제님께서는 나무를 잘 타시니, 하루는 큰 나무 꼭대기에 오르시어 금방 까마귀로 변하시고 다시 까치로 변하시니라.
2. 또 나무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시며 새소리를 내시거늘 호연이 "떨어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하니 "너는 떨어져도 나는 안 떨어진다." 하시며 계속 날아다니시니라.
3. 이에 호연이 "그러면 나 보듬고 다녀요!" 하고 조르니 "데리고 다니다가 너 빠지면 죽어." 하고 타이르신 뒤에
4. 더 높은 가지로 올라가시어 "너 거기 있냐? 거기 있냐?" 하고 부르시거늘 호연이 골이 나서 대답을 하지 않는지라
5. 상제님께서 "대답 안 하면 못쓰지. 그러면 너 맛난 것 안 사 준다." 하시니 호연이 마지못해 대답하니라.
6. 또 상제님께서 나뭇잎을 뜯어 피리를 부시니 형렬이 나무 아래에서 그 소리를 받아 상제님의 옥단소를 부니라.
4편 38장
산마다 두드리시면 큰 악기 소리가 나더라
1. 하루는 상제님께서 대공사를 보시며 "칠보산에서는 봉황새가 나오고, 백두산에서는 학이 나오고, 또OO산에서는 OO새가 나온다." 하시니라.
2. 또 오르시는 산마다 손으로 '똑똑똑' 하고 두드려 보시는데, 그러면 산 속에서 '팽팽' 소리가 나기도 하고, 장구소리, 양금소리, 북소리 등 악기 소리가 나기도 하더라.
3.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제 천지개벽을 당하였을 때 장수들이 나오는가, 그 귀추를 보느라고 그런다." 하시며 그 뜻을 일러주시고
4. 이 밖에도 종종 "내가 무엇 하러 왔다, 무엇을 하러 왔다." 하시며 공사 내용을 말씀해 주시니라.
너는 이 다음에 뜰 사람
5. 호연이 조금 전 소리가 났던 자리에 가서 뚜드려 보며 흉내를 내니 상제님께서 "너, 거문고는 잘 뜯것다." 하시거늘
6. 호연이 "나 거문고 하나 사 줘!" 하며 떼를 쓰는지라
7. 상제님께서 "못쓰지, 내가 생각이 있으니 너를 안 사 주는 것이다." 하고 타이르시니라.
8. 이에 호연이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하고 여쭈니 대답하시기를 "그것을 잘해서 명창이 되면, 네가 양반의 노리개가 되어서 불려 댕겨.
9. 네가 천하의 OO으로 앉을 판인데 그래서야 쓰겠냐? 지금은 천해서 이러지, 천지에 제를 지냈으니 너는 이 다음에 뜰 사람이여.
10. 네가 아는 체하는 통에 어느 귀신이 잡아갈지 모르니, 그런 것 가르쳐서는 안 되게 생겨서 네 글도 싹 씻어 가지고 간다." 하시니라.
4편 39장
천지신명들이 다 손을 잡느니라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개벽이 될 때에는 온 천지에 있는 신명들이 한거번에 손을 잡고 나의 명을 따르게 되느니라." 하시고
2. 또 말씀하시기를 "병겁이 밀려오면 온 천하에서 너희들에게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진동하고
3. 송장 썩는 냄새가 천지에 진동하여 아무리 비위가 강한 사람이라도 밥 한 술 뜨기가 어려우리라." 하시니라.
4편 40장
네 몸이 천지공사를 띠고 가는 연고
1. 5월에 상제님께서 밤재에 계실 때 김갑칠이 구릿골에서 와 뵙거늘
2. 상제님께서 물으시기를 "요즘 농사짓는 형편이 어떠하더냐?" 하시니
3. 갑칠이 대답하여 아뢰기를 "가뭄이 심하여 이종을 못하므로 민심이 소란합니다." 하니라.
4.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비를 빌러 왔도다. 네게 우사를 붙이나니 곧 돌아가되 길에서 비를 맞을지라도 피하지 말라.
5. 이는 네 몸에 천지공사를 띠고 가는 연고니라." 하시니라.
6. 갑칠이 발병이 있어 주저하며 돌아가려 하지 않거늘
7. 상제님께서 재촉하며 말씀하시기를 "사람을 구제함에 어찌 일각을 지체하랴." 하시니
8. 갑칠이 명을 받들어 돌아가는데 청도원에 이르러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삽시간에 냇물이 넘치는지라
9. 이로부터 물이 풍족하게 되어 며칠 동안에 모심기를 마치니라.
우사장 김갑칠
10. 상제님께서 이후로도 종종 갑칠에게 우사 신명을 붙여 비를 부리시니 어천하신 후에 사람들이 그를 우사장이라 부르니라.
4편 41장
화기를 옮겨 불길을 거두심
1. 6월에 형렬을 데리고 태인 신배에 있는 김 모의 집에 가실 때
2. 그 마을의 어떤 집에 불이 났는데 모진 바람을 타고 기세가 크게 일어나거늘
3. 상제님께서 불쌍히 여기시며 "저 불을 그대로 두면 이 바람에 온 마을이 재가 되리니 맞불을 놓아 끄리라." 하시고
4. 형렬에게 명하시어 섶으로 불을 피우게 하시니 곧 바람이 자고 불기가 쇠하여지니라.
5. 이에 형렬이 여쭈기를 "이곳에 섶을 쌓아 놓고 불을 붙였는데 저 집의 불이 꺼지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하니
6.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화기를 옮겼기 때문이니라." 하시니라.
4편 42장
산운을 옮기심
1. 하루는 공사를 행하실 때 "백두산의 기운을 뽑아 제주 한라산에 옮기고, 덕유산에 뭉쳐 있는 기운을 뽑아서 광주 무등산으로 옮기고, 금강산의 기운을 뽑아 영암 월출산으로 옮긴다." 하시니
2. 한 성도가 그 이유를 여쭈거늘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백두산에 천지가 있고 한라산에도 못이 있으며, 금강산이 일만 이천 봉이요 월출산도 일만 이천의 기운이 있음이로다." 하시니라.
백두산의 수기를 돌리심
3.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조선이 동과의 형체인데 뿔리에 수기가 고갈되어 이제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하시고
4. 또 말씀하시기를 "백두산이 근본처이므로 그곳에 가서 수기를 돌리고 오리라." 하시니라.
4편 43장
백두산에 가시어 공사 보심
1.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어느 산에 이르시어 "여기가 백두산이다." 하시거늘
2. 호연이 보니 산은 높은데 꼭대기 부분이 벗겨져 있어 마치 머리가 허옇게 센 것 같더라.
3. 상제님께서 호연을 업고 산에 오르실 때 호연이 보기에는 흥얼흥얼하며 그냥 걸어가시는 것 같은데 어느새 커다란 호수가 있는 꼭대기에 다다르거늘
4. 봉우리에 서서 내려다보니 천지만물이 훤하게 다 보이더라.
5. 상제님께서 천지를 둘러싼 여러 봉우리 가운데 한 봉우리에 앉으시고
6. 형렬과 호연을 각기 다른 봉우리에 앉도록 하시니,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바로 곁에 계신 것처럼 보이더라.
7. 상제님께서 차례로 세 봉우리를 향하여 이름을 부르시니 첫 봉우리에서는 눈처럼 희고 커다란 학이 나오고
8. 두 번째 봉우리에서는 알롱달롱 황금빛이 감도는 붉은 새가 나오고, 세 번째 봉우리에서는 파란색의 새가 나와 각 봉우리에 앉거늘
9.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제 세상이 뒤집어지면 이 산, 저 산이 자던 사람처럼 다 만난다.
10. 어디서는 옷을 가져오고, 어디서는 기치창검을 가져오고, 장수들이 다 가지고 오느니라." 하시며 장수들의 이름을 모두 부르시니라.
4편 44장
백두산의 모든 나무와 풀이 너울너울 춤을 추고
1. 상제님께서 새들을 향하여 "너희들 만나서 춤을 한번 춰 봐라." 하시고 노래를 부르시거늘
2. 학이 먼저 오른쪽 날개를 쭉 펴니 다른 새들도 따라서 날개를 펼치고 상제님의 노래 장단에 맞춰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며 날개춤을 추더라.
3. 호연이 이를 보고 "이런 데서 동무도 없이 노래를 부르네." 하니 상제님께서 "그러면 네가 한번 받아 봐라." 하시거늘
4. 호연이 "아이고, 내가 노래 부를 줄 알면 뭐 하러 따라댕겨?" 하니라.
5. 이에 상제님께서 형렬에게 "받아 불러라." 하시니 형렬이 부르지 아니하거늘
6. 말씀하시기를 "노는 데서는 상하가 없이 하자." 하시니라.
7. 상제님께서 형렬과 노래를 주고받으시며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시는 중에 춤을 추듯 손장단을 하며 흥을 돋우시니
8. 새들이 천지의 수면 위로 날아 올라 날개를 펄럭이며 춤을 추다가
9. 수면으로 내겨가 날갯짓으로 점벙점벙 물을 치며 다시 공중으로 숫구쳐 오르더니 양 날개를 쭉 펼친 채 서로 빙빙 돌거늘
10. 온 산의 나무들도 손을 흔들 듯 너울너울 춤을 추고, 풀잎도 바르르 떨며 춤을 추는지라.
11. 상제님께서 "나를 따라서 모두가 춤을 추는구나." 하시며 흥겹게 웃으시니라.
12. 이 뒤에 백두산에서 돌아오시어 말씀하시기를 "이제 수기를 돌려 회생케 하였노라." 하시니라.
4편 45장
천지공사를 행하실 때 온갖 조화권능을 보이심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가의 도술이 산가지 하나로 백만 대군을 물리치나니
2. 내 평천하의 도는 방안에 앉아 지필로써 천하를 다스리느니라." 하시니라.
3. 상제님께서 공사를 보실 때는 붓으로 글이나 부를 쓰시고 점을 찍으시어 천 가지 만 가지 조화를 부리시니
4. 때로는 멀쩡한 사람을 광대 모양으로 만드시고, 곁에 있는 사람의 혼을 빼시어 허수아비처럼 멍하니 앉아 있게 하시고
5. 난데없이 먹을 것을 나오게 하시어 성도들과 함께 드시기도 하니라.
6. 또 붓에 먹물을 묻혀 상모를 돌리듯이 한번 내두르시면 순식간에 무지개가 생기더라.
4편 46장
공자와 맹자의 기운을 거두심
1. 상제님께서 하루는 큰 소리로 공자를 불러 말씀하시기를 "공자야, 네가 천추에 대접을 받았으니 내 세상에는 그 녹을 끊으리라." 하시더니
2. 다시 말씀하시기를 "그러나 네가 간절히 비는 고로 물밥은 내려 주리라." 하시니라.
3. 이어서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제 천하에 공자 신명이 머물 만한 땅이 없게 되었느니라." 하시고
4. 다시 큰 소리로 맹자를 부르시어 "맹자야, 이 역적놈아!" 하고 꾸짖으시니라.
5. 이에 한 성도가 여쭈기를 "맹자를 역적이라고 꾸짖으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하니
6. 말씀하시기를 "마음속에 임금과 신하의 의리가 있다면 임금을 임금 같지 않게 볼 수가 있겠느냐
7. 신하가 임금을 원수같이 보았으니 내쳐도 무방하니라." 하시니라.
4편 47장
석가는 삼천 년 도수
1. 하루는 상제님께서 금곡과 함께 계실 때 문득 큰 소리로 말씀하시기를 "이놈아, 너는 누구를 믿을 것이냐?
2. 석가는 삼천 년 도수밖에 안 되느니라. 너는 오만년 운수를 안 받을 테냐?" 하시고
3. "앞으로는 미륵존불의 세상이니라. 내가 곧 미륵이니 나중에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 하시니라.
4. 이에 금곡이 아뢰기를 "저는 석가 부처를 믿지 않고 증산 당신님만 믿겠습니다." 하니 상제님께서 크게 웃으시며 "믿어 보소." 하시니라.
5. 상제님께서는 금곡에게 '석가가 삼천 년 도수인데 삼천 년이 곧 물러간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니라.
4편 48장
천지개벽도 신명이 들어야
1. 천지개벽을 해도 신명 없이는 안 되나니 신명이 들어야 무슨 일이든지 되느니라.
2. 그때 그때 신명이 나와야 새로운 기운이 나오느니라.
경위는 천하가 같다
3. 경위는 천하가 같으니라.
4. 파리 죽은 귀신이라도 원망이 붙으면 천지공사가 아니니라.
신명을 박대하는 서교의 운명
5. 서교는 신명을 박대하므로 성공치 못하리라.
6. 이는 서양에서 신이 떠난 연고니라.
7. 구천에 사무치는 '시~' 소리에 서양이 덜덜 떠느니라.
4편 49장
신도가 대발하는 개벽의 문
1. 하루는 어떤 사람이 신도를 가벼이 말하거늘
2. 상제님께서 문득 "이놈을 참수할복하라. 혀를 뽑고 눈을 파내어 버려라." 하고 큰 소리로 꾸짖으시니 그 목소리가 천둥소리 같더라.
3. 그 사람이 크게 두려워하여 엎드려 죄를 빌거늘 상제님께서 타일러 말씀하시기를 "신명들이 내 말을 듣고 그대를 용서하리니 다시는 그리 마소, 응." 하시는데
4. 그 온화한 음성이 봄바람과 같이 화기가 가득하여 듣는 사람이 만감이 새로워지더라.
5. 이 때 한 성도가 여쭈기를 "어찌하여 그렇게 엄하게 꾸짖으셨습니까?" 하니
6.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신명의 세상에 만신을 분노하게 하였으니 이 자는 반드시 죽을 목숨이라.
7. 그러므로 내가 신명들을 위로하여 이 사람을 구한 것이니라.
8. 신도가 대발하는 개벽의 운을 당하여 신명을 능멸하고서 어찌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 하시니라.
4편 50장
비구름의 운명도 신명의 명을 따르는 것
1. 한 성도가 여쭈기를 "선생님께서 길을 가실 때면 혹 비구름이 몰려오다가도 계신 곳 가까이 와서는 갑자기 좌우로 갈라져서 한 방울의 비도 뿌리지 아니하다가
2. 가시고자 하는 곳에 도착하시면 다시 모여 장대비가 내리니 어떠한 까닭입니까?" 하니
3.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비구름의 운행도 또한 그것을 맡은 신명의 명을 따르는 것이니라." 하시고
4. "단비에 우산을 들지 말라.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정이 이에 있느니라." 하시니라.
4편 51장
막걸리를 즐겨 드신 상제님
1. 상제님께서 평소에 막걸리를 즐겨 드시니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막걸리는 술 가운데 가장 하품이온데 항상 이를 즐겨 드시니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거늘
2. 말씀하시기를 "천하의 농민이 마시므로 내가 그 술을 즐기느니라." 하시니라.
양껏 마시라
3. 상제님께서는 이따금 들에 나가시어 농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환담하시며 함께 즐거워하시니
4. 하루는 들에서 여러 농부들이 나누는 한담을 기쁘게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5. "세상 인심이 종잇장처럼 각박하거늘 농부들에게는 덕그런 말이 많도다." 하시니라.
6. 이 때에 농부들이 무더운 날씨에 술을 구하지 못해 목말라하거늘
7. 상제님께서 가엾게 여기시고 "빈 동이에 물을 길어 오라." 하시어 "양껏 마시라." 하시니라.
8. 잠시 후에 상제님께서 "술맛이 어떠하냐?" 하고 물으시니
9. 농부들이 매우 기뻐하며 "선주요 선미입니다! 맛 좋은 술을 이렇게 구할 수만 있다면 어찌 술이 없다고 근심하겠습니까?" 하고 대답하거늘 상제님께서 들으시고 심히 즐거워하시니라.
4편 52장
남사당패와 노시며 공사 보심
1. 매년 여름이면 구릿골 동구 모시밭 터에 남사당패가 들어와 굿을 치고 노는데
2. 굿을 시작하면 보통 밤이 새도록 하므로 동네에서 한 집씩 돌아가며 밥을 해 주더니
3. 이 해에는 형렬의 집 차례가 되었으나 마침 쌀이 떨어져 형렬과 며느리가 큰 걱정을 하니라.
4. 이에 상제님께서 상투를 끌러 머리를 땋으시고 그 끝에 짚신을 매달아 상모처럼 돌리시며 그들과 어울려 신명나게 노시는데
5. 아무리 키가 큰 사람이 꼿꼿이 서 일을지라도 그 머리 위를 훌쩍훌쩍 넘으시거늘
6. 남사당패가 모두 놀라 "대체 이게 누구냐." 하며 잡으려 하면 더 높이 뛰어오르시어 구름을 안으시니
7. 모두들 넋을 잃고 구경하느라 저녁 먹는 것도 잊고 밤늦도록 흥겹게 노니라.
8. 이튿날 아침이 밝으니 상제님께서 문득 남사당패에게 "여기가 너희들 노는 데냐?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느냐?" 하시며 호통을 치시거늘
9. "여기서 우리가 나쁘다고 말했다가는 가지도 못하고 벙어리가 될 터이니 아무 소리도 말고 가자." 하며 서둘러 이웃 마을로 떠나니라.
4편 53장
정신 차리라
1. 상제님께서 익산에 가셔서 한 달 남짓 계시다가 다시 함열 회선동에 이르시니 김보경의 모친이 병들어 위독하거늘
2. 상제님께서 사랑으로 보경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오늘밤에 명부사자가 병실에 침입하여 나의 사자의 틈을 엿보아 병인을 해할지니
3. 병실을 떠나지 말고 한 사람씩 서로 번갈아 밤을 세우라." 하시매 보경이 명을 좇아 집안사람들을 단속하며 한 사람씩 교대로 밤을 새우니라.
4. 이렇게 여러 날을 계속하매 집안사람들 모두 몹시 지쳐 피곤해지거늘 보경이 병실을 지키다가 깜빡 잠이 들었더니
5. 그 순간 사랑에서 다급히 소리쳐 부르시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는지라 보경이 놀라 깨어 보니 벌써 모친이 숨을 거두었더라.
6. 보경이 사랑으로 달려가 슬피 울며 상제님께 이 사실을 아뢰니
7. 위로하며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죽으면 그 방 네 구석에 글을 써 붙이는 풍속이 있느니라." 하시고
8. 종이 네 조각을 각기 '사람 인' 자를 쓰시고 그 아래에 '김보경'이라 써 주시며 "병실 네 구석에 붙이라." 하시니라.
9. 보경이 명하신 대로 종이 조각을 병실 구석에 붙이고 나오니 상제님께서 다시 부르시거늘
10. 사랑에 이르자 상제님께서 갑자기 집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큰 소리로 "정신 차리라!" 하시는지라
11. 보경이 어찌할 줄 모르고 서 있는데 상제님께서 다시 "병실에 다녀오라." 하시므로 병실에 들어가 보니 그 모친이 회생하였더라.
12. 대저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나의 사자'라 함은 '시병인'을 가리키심이니라.
4편 54장
사람 몸속에 다 신이 있느니라
1. 섣달 그믐 경에 호연이 "선생님, 오늘 저녁은 마당밟이하게 재인 좀 부르세요!" 하니 "무엇 하려고 불러?" 하시거늘
2. "심심하니 굿하고 노는 것 좀 보게요. 다른 사람들은 무얼 하러 가는지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는데, 나는 동무가 있어야 놀지.
3. 그러니 굿이나 좀 보게 백정놈 좀 불러야겠어요." 하니라.
4. 상제님께서 "백정놈을 불러? 무당을 부르지!" 하시니 호연이 "응, 무당. 무당 불러요! 선생님 때문에 무서워서 못 오니 좀 오라고 해요." 하고 조르니라.
5. 이에 상제님께서 "오라고 해서 되겠냐? 저기 가서 부지깽이 하나 가져와라." 하시어 땅바닥에 열십자를 그으시고 그 가운데 동그라미를 그리시니 곧 무당이 오는지라
6. 호연이 신기해하며 "여기서 그었는데 어떻게 무당이 알고 온대요?" 하니
7. 말씀하시기를 "아, 내가 하니 내 신바람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지." 하시거늘
8. 호연이 다시 "내 눈에는 뵈지도 않네." 하매 "너도 있고 다른 사람도 있고 사람마다 몸속에 신이 있단다. 사람마다 그것이 없으면 죽는 것이여." 하시니라.
9. 이에 호연이 자꾸 몸을 두드려 보며 "없네, 어디가 있어?" 하니
10. 말씀하시기를 "너 도둑질하면 어깨에서 내려다보고 있다가 나에게 다 이른다." 하시거늘
11. 호연이 제 어깨를 툭툭 치며 "여기에가 신이 있어? 에이, 이놈의 것! 신이 어디에 있어?" 하니 "흥, 너는 몰라도 다 있어." 하시니라.
12. 호연이 이 말씀을 들은 이후로 방에 돈이 통으로 수북하게 있어도 한 닢도 손을 대지 못하니라.
장구와 북을 치며 흥겹게 노심
13. 이 때 무당이 광문을 열어 쌀 한 가마니를 내어다가 토방에 쏟아 놓고 깃대를 찌른 후에 바라를 두 손에 들고 춤을 추는데
14. 먼저 부엌에 가서 '조왕굿'을 하고, 다음에는 광으로 가서 '광대감'을 부르며 굿을 하고, 마지막에는 마당에서 밤새도록 굿을 하니라.
15. 상제님께서 이를 지켜보시다가 "제법이구나! 무당도 저런 재주는 있어야 부려 먹지. 아이구야, 자빠질라. 내가 받아 줄거나!" 하시며 무당과 함께 즐겁게 노시거늘
16. 잠자는 아이들을 깨워 손바닥에 올려놓고 마치 공기 다루듯 하시고, 쌀 한 가마니를 한 손으로 들어 제치기도 하시고
17. 또 장구와 북을 빼앗아 치시며 외다리로 디디고 서서 좌우로 몸을 흔들며 흥을 내시고, 발로도 장구르 자근자근하게 잘 치시니라.
18. 굿을 마치고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한 달 먹을 놈을 없애버리니 시원하냐?" 하시거늘
19. 호연이 "아이구! 같이 실컷 놀아 놓고 나보고 그려." 하며 볼멘소리를 하니라.
4편 55장
대세몰이 도운의 산운 발음 대공사
1. 을사(도기 35, 1905)년에 하루는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전주 두리봉에 가시니라.
2. 호연이 묻기를 "놀려면 평지도 많은데 어찌 산으로만 댕겨요?" 하니
3. 상제님께서 "응, 이 속에 좌우로 장수 신명이 들어 있어서 '들으라.'고 그런다. 너는 안 들리지만 나는 들으니 이렇게 둘러보는 것이여." 하시니라.
4. 상제님께서 정상에 오르시어 두리봉, 오봉, 칠봉, 육봉을 부르시니 각 신명들이 나와 무릎을 꿇거늘
5. 말씀하시기를 "기를 만들어라. 앞으로 천상에서 부를 적에는 오봉이부터 불러서 '기를 들라.'고 이를 것이다.
6. 오봉이가 기를 갖고 나서면 두리봉에서도 나서고, 칠봉, 육봉에서도 나서라. 그러면 오봉이가 기를 갖고 춤을 추어라.
7. 그런 후에 모든 산들이 기를 갖고 쑥쑥 나서서 춤을 추면 이제 우리가 손을 잡는다." 하시고
8. 각기 만들 깃발의 색을 정해 주시니 신명들이 "누가 먼저 기를 만드나 내기해 보자!" 하며 물러가니라.
기가 발동을 해야 한다
9. 상제님께서 종이에 붉은 달과 검은 달을 그리시며 계속 기를 만드시니
10. 호연이 "무엇이라고 그것을 만들어대요?" 하고 여쭈거늘 말씀하시기를 "기가 발동을 해야 한다." 하시니라.
11. 호연이 어린 마음에 "그것이 발이 달려서 날아가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종이라 널려 댕겨도 다 쓰는 기품이니라. 앞으로 쓰일 날이 있다." 하시니라.
12. 상제님께서 종이가 들어오는 대로 붉은 기, 푸른 기, 검은 기 등을 수없이 만들어 책처럼 쌓아 두시니라.
4편 56장
각 사람에게 산운을 붙이심
1. 이후 상제님께서 여러 성도들을 데리고 다시 두리봉에 오르시어 성도들을 두 줄로 길게 세우신 뒤에
2. 일일이 한 사람씩 가리키시며 "너는 두리봉이다." , "너는 육봉이다." , "너는 무엇이다." 하시며 각 봉우리의 이름을 맡기시니라.
3.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인제 각 명산마다 장수가 나온다." 하시고
4. 다시 "두리봉에서 장수가 나온다. 두리봉, 칠보, OO봉에서 기가 솟으리라." 하시니라.
4편 57장
기지신에게 치성을 올려야
1. 하루는 성돋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대인이나 소인을 막론하고 공사간에 일을 이루려면 터를 정하여야 하나니
2. 그러므로 기지신에게 치성을 올리는 것이 옳으니라." 하시니라.
산도 신명이 들어 있어서
3. 하루는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산도 신명이 들어 있어서 비가 억수같이 많이 오면 산사태 날 것을 두려워한 신명들이 자기 앉을 자리를 찾아 산을 옮기는데
4. 그 모습이 마치 구름이 둥둥 떠서 걸어가는 것 같으니라.
5. 아낙들이 이를 보고 '아이, 산도 걸어가네. 바위도 걸어가네.' 하며 입방정을 떨면 산이 '요망 스럽다.' 하여 주저앉고 가지 못하느니라." 하시니라.
4편 58장
우주 통치의 근본원리
1. 대저 천하사를 함에 때가 이르지 않아서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면 그 음해가 적지 않나니 그러므로 나는 판밖에서 일을 꾸미노라.
2. 나의 일은 무위이화니라.
3. 신도는 지공무사하니라. 신도로써 만사와 만물을 다스리면 신묘한 공을 이루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니라.
4. 내가 천지를 주재하여 다스리되 생장염장의 이치를 쓰나니 이것을 일러 무위이화라 하느니라.
4편 59장
정음정양의 남녀동권 세계를 개벽하심
1.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때는 해원시대라.
2. 몇천 년 동안 깊이깊이 갇혀 남자의 완롱거리와 사역거리에 지나지 못하던 여자의 원을 풀어 정음정양으로 건곤을 짓게 하려니와
3. 이 뒤로는 예법을 다시 꾸며 여자의 말을 듣지 않고는 함부로 남자의 권리를 행치 못하게 하리라." 하시니라.
4. 하루는 상제님께서 공사를 보신 후에 '대장부 대장부'라 써서 불사르시니라.
5. 또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부인들이 천하사를 하려고 공을 들이니, 그로 인하여 후천이 부녀자의 세상이 되려 하네." 하시고
6. 한참 계시다가 무릎을 탁 치시며 "그러면 그렇지, 큰일이야 남자가 해야지." 하시니라.
7. 또 말씀하시기를 "판대까지야 여자에게 주겠느냐. 판대야 남자가 쥐지." 하시니라.
4편 60장
주무실 때 성령은 천상으로 올라가심
1.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선생님께서 주무실 때는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고하지 못하도록 하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하니
2.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비록 잠들어 있을 때라도 신도에 어명을 내리고 있으니 나는 인간세계에 있지 아니하노라." 하시니라.
3.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이 큰 눈을 내리거든 천상에 대공사가 있는 줄로 알라." 하시니라.
4편 61장
상제님께서 주무실 때
1. 상제님께서는 가만히 주무시다가도 갑작스레 '오늘은 이러저러하다. 누가 오면 어찌해라.' 하고 잘 일러 주시니라.
2. 이 때 상제님께서 그저 주무시는 것으로 생각하여 곁에 앉아 함부로 속닥거리면 큰일이 나는데
3. 이는 비록 잠드셨을지라도 깨어 계실 때와 같이 마음속까지 읽고 계시기 때문이더라.
4. 하루는 상제님께서 코를 골며 주무시니 누가 호연에게 "오늘 내가 어디가려 하니 그렇게 알고, 선생님이 찾으시면 호연 아씨가 말을 전해 주소." 하고 나가려 하거늘
5. 상제님께서 벌떡 일어나시며 "네 이놈, 어디 가냐?" 하고 호통치시고
6. 호연에게도 "제가 본체라고 대답을 하고 앉았어, 또?" 하시며 꾸중하시니라.
7. 하루는 상제님께서 숨소리를 크게 내며 주무시는데
8. 호연이 "안 자네? 자는 줄 알고 뭐라 얘기하면 왜 음흉하게 다 듣고 그래요?" 하고 톡 쏘듯 말하니 상제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며 일어나시니라.
4편 62장
신도와 인도의 일체 관계
1.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신명 보기를 원하니 내일은 신명을 많이 불러 너희들에게 보여 주리라." 하시거늘 성도들이 기뻐하니라.
2. 상제님께서 이튿날 성도들을 베리고 높은 곳에 오르시어, 전에 없이 광부들이 무수히 모여들어 사방에 널리 흩어져 있는 원평 앞들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3. "저들이 곧 신명이니, 신명을 부르면 사람이 이르느니라." 하시니라.
우주의 실상을 보는 도통의 관건
4.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신이니
5. 풀잎 하나라도 신이 떠나면 마르고 흙 바른 벽이라도 신이 떠나면 무너지고, 손톱 밑에 가시 하나 드는 것도 신이 들어서 되느니라.
6. 신이 없는 곳이 없고, 신이 하지 않는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라.
4편 63장
재생의 은혜를 내려 주옵소서
1. 하루는 상제님께서 구릿골에 계실 때, 전주 용머리고개에 사는 앉은뱅이 김 모가 들것에 실려 와서 상제님께 애원하기를
2. "제가 전생에 죄가 많아 나면서부터 앉은뱅이가 되었사오나 이렇게 구차한 몸으로 더 살자니 세월은 슬픔뿐이요, 죽자니 인생이 너무 비참하옵니다.
3. 이와 같이 폐인의 지경이 된 형편을 하늘만이 아시고 사람들은 알지 못하오니 저에게 새 생명을 열어 주시어 재생의 은혜르 내려 주옵소서." 하고 비 오듯이 눈물을 흘리며 슬픈 사연을 아뢰더라.
하느님이 강림하지 않고서야
4. 상제님께서 그 하소연을 들으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그 사람을 앞에 앉히시고 담뱃대를 들어 올리며 말씀하시기를
5. "이 담뱃대를 따라서 차차 일어서라." 하시니 그 사람이 담뱃대를 따라 무릎과 다리를 조금씩 펴며 천천히 일어서거늘
6. 형렬에게 명하시어
曳鼓神 曳彭神 石蘭神
예고신 예팽신 석란신
東西南北 中央神將 造化造化云 吾命令 拜
동서남북 중앙신장 조화조화운 오명령 훔
이라 큰 소리로 외우게 하신 뒤에
7.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마당에서 걸어 보게 하시고 잠시 후에는 광찬에게 명하시어 회초리로 다리를 때려 빨리 걷게 하시니 마치 성한 사람 같은 지라
8. 그 사람이 기뻐 미친 듯이 뛰고 마당을 돌아다니며 외치기를
9.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강림하지 아니하였다면 어찌 이럴 수 있으리오!" 하고 눈물을 삼키며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더라.
10. 상제님께서 그 사람에게 이르시기를 "들것을 버리고 걸어서 돌아가라" 하시고
11. 사례금으로 받으신 서른 냥으로 큰길가 주막에 나가시어 오가는 행인들을 불러 술을 사 주시면 말씀하시기를 "다리를 펴 주니 고맙도다." 하시니라.
4편 64장
말을 못 하게 해야 하리라
1. 상제님께서 을사년 9월 9일부터 호연에게 수도 공부를 시키시더니 병오(도기36, 1906)년 정월 보름에 이르러 공부를 마치게 하시니라.
2. 호연이 이로부터 신명의 소리와 짐승의 말소리까지 다 알아듣고 누구에게나 보고 들은 대로 말을 옮기니
3. 상제님께서 성도들과 무슨 말씀을 나누시다가도 호연이만 들어오며 "요것 듣는 데서는 말을 마라." 하시니라.
4. 하루는 형렬의 며느리가 상제님의 자리끼로 숭늉을 자배기에 담아 뒷문 밖에 두었는데
5. 난데없이 숭늉이 엎질러지니 사람들이 그걸 닦는다고 소란하거늘 호연이 이를 보며 웃음을 터뜨리는지라
6. 상제님께서 "왜 웃냐?" 하시니 호연이 연신 웃어 대며 "쥐란 놈들이 와서 새끼가 '물이 많아서 못 먹겠다.'고 하니 어미쥐가 '발로 그릇을 눌러라. 엎질러서 땅으로 내려지거든 주워 먹어라.' 하잖아요.
7. 그런데 새끼라서 못 엎지르니 어미가 대신 해 주었는데 갑자기 물이 엎질러지니 쥐들은 들킬까 봐 도망가 버리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걸 닦아 낸다고 저 야단인데 안 우스워요?" 하니라.
8. 상제님께서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서 걱정하시며 형렬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냥 두면 크게 일을 낼 것이니 벙어리를 만들까, 저걸 어쩔까?
9. 우리가 죽고 없을 때에도 저렇게 쏙쏙 나서고 하면은 저것을 죽이지 살릴 것이냐?
10. 제 어미, 아비에게는 복을 주겠다고 해서 딸을 데려왔는데 저것을 죽이면 우리가 한 말이 헛말이 되니 못쓰고
11. 저것을 가만 두면은 나발나발해 갖고 우리 일을 망치고 제 생명도 없어 질 것이니 못쓰고
12. 어디를 병신 만들어 놓을까? 에이, 말을 못하게 하자!" 하시니
13. 이후로는 호연이 듣고 본 것을 말하려고 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안 벌어져 말을 못 하게 되니라.
4편 65장
천상에서 내려온 흰 노인과 도용이
1. 하루는 호연이 상제님과 함께 방에 있는데 하늘에서 눈같이 흰 사람이 내려와 문밖에 서더니 "도용아~!"하고 부르는지라
2.호연이 "도용이가 누구예요?"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 호연의 입을 꽉 틀어막으시며 "암말도 마라." 하시고 노인을 향해 뭐라 대답하시니라.
3. 눈같이 흰 노인이 'OO꽃을 보았냐.'고 물으니 상제님께서 호연 대신 거기를 아직 못 당했다고 하시거늘
4. 다시 '속히 보라.' 당부를 하고는 어디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5. 호연이 보니 그 모습이 환하고, 얼굴과 수염, 머리와 옷이 온통 백설같이 희더라.
6. 이후로 상제님께서 호연을 부르실 때 간혹 '도용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시니라.
4편 66장
내가 참하늘이니라
1. 상제님께서 하루는 하늘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사람들은 여기서 보이는 하늘이 전부인 줄 알아도 그것은 중간하늘일 뿐이니라.
2. 내가 참하늘이니라.
3. 사람들이 허리띠를 가운데에 띠고 위에 목도리를 하고 밑에 꽃대님을 하듯이, 천상사람이 있고 땅속에도 사는 사람이 또 있느니라." 하시니라.
이 천지에 명관 따로, 큰 선관 따로 있다
4.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명관 따로 있고, 선관이 따로 있느니라.
5. 그런 명관들과 함께 입을 섞어서 말하는 사람이 좀체로 없구나." 하시니라.
4편 67장
천지공사를 신명과 더불어 판단하심
1. 5월에 하루는 성도들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귀신은 천리의 지극함이니, 공사를 행할 때에는 반드시 귀신과 더불어 판단하노라." 하시고
2. 글을 써서 형렬의 집 방 벽에 붙이시니 이러하니라.
知事萬忘不世永定化造主天侍
지사만방불세영정화조주천시
지 至
기 氣
금 今
사 師 지 至 법 法
원 願
위 爲
대 大
강 降
전 全 경 慶
주 州 주 州
동 銅 용 龍
곡 谷 담 潭
해 解 보 報
원 寃 은 恩
신 神 신 神
日 月 年
일 월 년
부는 귀신의 길
3. 상제님께서 밤에 혼자 계실 때도 자주 문명을 써서 불사르시며 공사를 행하시는데 아침이 되면 그 재를 형렬에게 치우도록 하시니라.
4.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글이나 부적을 쓰시어 공사를 행하신 후에는 모두 불살라 버리시니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하니
5.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나타남으로 알고 귀신은 불사름으로 아느니라.
6. 내가 옥황상제로서 천지공사를 행하는 고로 반드시 불살라야 하느니라.
7. 부는 귀신의 길이니라." 하시니라.
대신명들이 들어설 때
8. 상제님께서 부를 그리실 때 형렬이 신안이 열리어 보니 천신들이 정연하게 자리 잡고 봉면을 준비하고 있더라.
9. 상제님께서 대신명이 들어설 때마다 손을 들어 머리 위로 올려 예를 표하시니라.
10. 또 점을 찍으시며 칙령을 내리실 때는 "아무개 이 점 찍는 대로 살려 줘라." 하시며 항상 '~해라' 하고 명하시지 '~해 주시오','~허소' 하시는 경우는 없으시니라.
11. 호연이 보니 상제님께서 점을 찍으시는 것도 다 요령이 있어서 고축하시는 내용에 따라 점의 수가 다 다르더라.
공사를 행하실 때에는
12. 공사를 행하실 때에는 반드시 술과 고기를 장만하여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잡수시며, 때로는 식례를 만들어 성도들과 더불어 잡수시니라.
4편 68장
종도들을 '후' 하고 한번 부시면
1. 상제님께서 간혹 먼 길로 심부름을 시키실 때 심부름하는 사람을 앞에 세우시고
2. 등 뒤에서 '후' 하고 한번 부시면 그 사람이 원앙새, 학, 기러기 황새 들이 되어 날아가니
3. 이렇게 새가 되어 심부름을 많이 한 사람은 진수, 성수, 남수 세 사람과 임OO 라는 사람이더라.
4. 한번은 전주 송광사에 가 머무르실 때 이와 같이 세 사람에게 심부름을 시키시니
5. 상제님께서 이들을 보내시면서 "너희는 각기 어느 나라, 어디어디에 가서 누구누구를 만나고 아무 날 돌아오라." 하시니라.
6. 세 사람이 명을 받고 날아서 갔다가 올 때도 역시 날아서 오는데
7. 닷새 후에 한 사람은 아침에 오고, 한 사람은 조금 후에, 또 한 사람은 한낮이 되어서 돌아와 각기 상황을 아뢰니라.
8. 송광사에서 이 공사를 보시고 돌아오실 때 논에 가서 왕골을 뽑아 말을 만드시고, 삼대를 뽑아 교군을 만들어 타고 오시니라.
4편 69장
신흥사에서 보신 신명 공사
1. 상제님께서 송광사에서 여러 날을 보내시고 임실 사자산 신흥사에 가시어 머무르실 때
2. 밤낮으로 신명들을 불러들여 공사를 보시니 어떤 때는 호랑이며 말, 소등 짐승이 되어 오고
3. 잘 차린 사람 모습으로 오기도 하고, 농사꾼 차림으로 오기도 하더라.
4. 상제님께서 방이나 마루에 앉아 계시면 신명들이 채 마루나 토방까지도 오지 못하고 양옆으로 서 있는데
5. 하루는 호연이 "저 사람은 뭔 사람이고, 저 사람은 뭐 사람이에요?" 하고 여쭈니
6. 말씀하시기를 "그것도 죽은 사람, 그것도 죽은 사람." 하시니라.
7. 이에 호연이 "죽은 사람이 어찌 저렇게 눈을 멀뚱거리며 들어와요?" 하니
8. "눈을 떠야 짐승이라도 들어오지, 눈 안 뜨고 어떻게 들어냐? 말시키지 말고 가만 앉았거라." 하시고 신명들에게 "저만치 물러나라!" 하고 명하시거늘
9. 한 신명이 나서며 바닥에 선을 그으니 모두 선 밖으로 물러나 정렬하더라.
10. 상제님께서 박 크기만 한 쇳덩이를 주시며 "들어 보라." 하시거늘 어떤 신명은 들고 어떤 신명은 힘이 부쳐서 들지 못하니
11. 말씀하시기를 "산해박 뿌리를 캐서 칡뿌리와 OO 뿌리와 함께 먹어라. 칡뿌리는 기운을 돋우는 것이니라.
12. 그리고 OO에 가서 동삼을 먹고, 칡뿌리와 산해박 뿌리와 OO 뿌리를 함께 넣어 술을 해 놓아라. 그래야 장수들이 목을 축이느니라." 하시니라.
13. 또 쇳덩이 몇 개를 주시며 "이놈을 들어 보면서 먹어라. 기운을 돋우라는 것이다." 하시고
14. 이어 "행여 네가 뒤떨어져서 죽더라도 한을 말아라." 하시며 돌려보내시니라.
4편 70장
계룡산 정씨 왕국 기운을 거두심
1. 성도들이 계룡산 정씨 왕국에 대해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2. "일본 사람이 모든 섬과 산을 샅샅이 뒤지고 물밑까지 더듬어 보았나니
3. 정씨가 몸 붙여 일 벌일 곳이 어디 있으리오. 그런 생각은 다 버릴지어다." 하시고
4. "속담에 '정가를 방문함녀 방정맞다.' 하고, 또 사리가 밝으면 '내정이 있다.' 하나니
5. 내가 그 기운을 뽑아 내정으로 정하여 하동 정씨 가문에 취객이 되었노라." 하시니라.
6. 또 말씀하시기를 "계룡산은 수계룡이요 모악산은 암계룡이라. 나는 암계룡을 택하였노라." 하시니라.
4편 71장
죽었던 말이 눈을 뜨며
1. 하루는 호연을 데리고 계룡산에 오르시어 서 계시는데
2. 어디선가 백마 한 필이 훌쩍 뛰어올라 저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더니 갑자기 뚝 떨어져 상제님의 목덜미에 목도리처럼 앉는지라
3.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이제 그만 떨어져야지." 하시니 말이 땅으로 내려앉거늘
4. 다시 "어느 앞이라고 꼿꼿할꼬?" 하시매 말이 고개를 수그리니라.
5. 상제님께서 말을 향해 "너, 하늘 OO 나라에 가서 OO을 잡아오겠느냐?" 하시니 말이 고개를 끄덕이고 하늘로 올라가거늘
6. 상제님께서 옥단소를 꺼내시어 열십자로 한 번 그으시니 말이 떨어져 죽으니라.
7. 호연이 "아이고, 무슨 심사로 그런대요? 살려 주세요!" 하고 애원하니
8. 상제님께서 "그 말이 네 어미냐 아비냐, 왜 살려 달라고 네가 빌어? 제 어미가 있는데." 하시거늘 "제 어미가 어디에 있어요?" 하고 대꾸하니라.
9. 이에 상제님께서 "그럼 네가 잘 해 줘라." 하시니 호연이 뾰로통하게 "어떻게 해? 가르쳐 주어야지." 하거늘
10. "달 월 자, 날 일 자를 써라." 하고 일러 주시니라.
11. 호연이 "내가 쓸 줄 알간디?" 하니 상제님께서 직접 호연의 손을 잡고 글을 써 주시거늘
12. 죽었던 말이 곧바로 눈을 뜨며 고개를 드는지라
13. 호연이 "아주 일어나게 해 주지." 하매 상제님께서 다리 하나를 일으켜 세워 주시니 말이 벌떡 일어서고
14. 다시 "아주 걸어 댕겨서 저 갈 데로 가게 해 주세요." 하고 조르니
15. 상제님께서 고개를 저으시며 "아이고, 내가 요것 데리고 못 댕겨. 네 소원대로 하자." 하시고는 말의 엉덩이를 한 번 들어 주시니 말이 제 갈 길로 가더라.
16. 호연이 여쭈기를 "왜 시켜 놓고 그래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나의 명을 받고 간다고는 했으나 정작 가서 하지 못하게 생겼으니 내가 그랬다." 하시니라.
4편 72장
개벽천지의 지운 발음의 섭리
1. 하루는 김갑칠이 친산의 면례를 하려고 장례에 소용되는 장비와 제수를 지극한 정성으로 준비하였더니
2. 상제님께서 이르러 말씀하시기를 갑칠아, 내가 너를 대신하여 산소를 옮겨 장사 지내 주리라." 하시므로 갑칠이 기쁨을 이기지 못하니라.
3. 상제님께서 명하시기를 "장례에 쓸 물건을 모두 태우라." 하시고 마을 사람들에게 술과 음식을 나누어 주시며
4. 말씀하시기를 "오늘 면례를 잘 하였도다." 하시고 갑칠에게 "그 재를 앞 내에 버리고 하늘을 살려보라." 하시니라.
5. 갑칠이 명을 좇아 하늘을 우러러 살피니 맑은 기운 한 줄기가 북에서 남으로 가로질러 뻗쳐 있더라.
6. 이에 갑칠이 상제님께 "저 기운이 왜 하필 북에서 남으로 뻗쳐 있습니까?" 하고 여쭈니
7.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수화가 먼저 그 북쪽을 따르고 차례로 그 남쪽을 따르기 때문이니라." 하시니라.
명당 장사하는 자들의 대죄악
8. 한 성도가 여쭈기를 "방금 치르신 면례법이 예로부터 행해 온 방법과는 너무 달라서 갑칠이 아쉬워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니
9.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선천에는 사람이 땅을 가려서 뼈를 묻은 다음에야 신명이 응기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차지하기 위하여 여러 악이 함께 일어났느니라.
10. 그러나 내 세상에는 먼저 신명에게 명하여 지운을 받게 하므로 백골을 묻지 아니하나니
11. 공덕에 따라서 복지도 크고 작게 내리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12. 이에 다시 여쭈기를 "그러면 그 때는 무당을 구하여 백골을 그 혈에 장사하면 어떻습니까?" 하니
13. 말씀하시기를 "혈을 얻었어도 복이 발할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
4편 73장
하늘이 손을 다 잡았다 할 때는
1. 상제님께서 명산마다 다니시며 단지에 술과 명태, 두부와 돼지고기, 쇠고기를 넣어 땅에 묻으시니
2. 하루는 호연이 이를 보고 "그게 뭐예요? 이렇게 해 놓으면 누가 먹어요?" 하고 여쭈거늘
3. 말씀하시기를 "누가 먹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면 각 신명들이 먹느니라.
4. 우리가 일을 해도 신명이 안 들고는 못 하고, 일을 하다가도 갑옷 얻고 투구 얻고 칼을 얻는 것은 천상에서 다 하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5. 이에 호연이 "어디로 싸움하러 가요?" 하니 "그런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죽어서 우리를 보살펴 주는 법이 있나니
6. 오다가 중도에서 만나기도 하고, 선몽을 대기도 하느니라. 그러니 귀신도 스스로는 발복을 하지 못하느니라." 하시니라.
7. 또 말씀하시기를 "우리 조선에서 하나가 되어서 일을 하면 천지신명이 일어나느니라.
8. 전쟁에서 싸우다 죽은 장수 신명들의 원을 풀어 주려고 내가 제를 지내는 것이니 일이 되고 보면 모든 대장수 신명들이 일어나느니라.
9. 일이 되어서 하늘이 손을 다 잡았다 할 때에는 만방에서 나와 나를 따르느니라.
10. 신명이 같이 해야지, 천상에서도 신명이 없으면 일을 하지 못하느니라." 하시니라.
4편 74장
폭우 올 때의 상제님 행차
1. 하루는 한 성도가 여쭈기를 "지난날 불가지에서 전주로 가실 때 홀연히 폭우가 몰려와 들에 있던 사람들이 급히 비를 피하느라 어지러이 소란스러웠으나
2. 선생님께서 행차하시는 데에 이르러서는 빗줄기가 두 갈래로 나뉘고, 가운데 하늘이 맑게 개어 긴 거울을 걸어 놓은 듯하고
3. 한 방울의 비도 떨어지지 아니하여 보는 사람들이 모두 이상히 아겼사오니 어찌 된 연고입니까?" 하니
4.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사가 내가 가는 것을 알고 그리하였느니라." 하시니라.
비 내리고 그치는 것을 마음대로
5. 상제님께서 길을 가실 때에는 간혹 비가 쏟아지는 일이 있는데
6. 동쪽을 바라보시며 허공에 대고 손가락으로 무어라 쓰시면 곧바로 비가 그치니 가던 길을 그대로 가시니라.
천둥소리도 나를 안다
7. 하루는 길을 가시는데 비가 오려는 듯 '우르릉우르릉' 하고 천둥이 울어대거늘
8. 상제님께서 손짓을 하시며 곧바로 천둥이 그치는지라 호연이 신기해하며 그 연유를 여쭈니
9. 말씀하시기를 "천둥소리, 어찌 나를 몰라야!" 하시니라.
4편 75장
상제님 앞을 그냥 지나가면
1. 하루는 일본 헌병이 말을 탄 채로 상제님 앞을 그냥 지나다가 말이 벌러덩 넘어져 길바닥에 곤두박질치거늘
2. 성도들이 그 연유를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내 앞을 지나는 것을 도로신장들이 불경히 여겨 꾸짖은 것이니라." 하시니라.
3. 길에서 상제님을 뵈면 평소 상제님을 아는 사람들은 저만치서 얼른 허리를 굽히는데
4. 혹 그리하지 않으면 "저놈이 아는 사람을 보고도 모른 체하고 간다." 하며 꾸중하시니
5. 이는 상제님을 옹위하는 대신장들의 신벌을 면케 해 주시기 위함이더라.
4편 76장
천지조화로도 어려운 법을 행하심
1. 병오년 10월에 청도원에서 공사를 행하시고 구릿골로 돌아오시어 말씀하시기를
2. "풍운우로상설뇌전을 일으키기는 쉬우나 오직 눈 온 뒤에 곧 비 내리고, 비 온 뒤에 곧 서리 치게 하기는 천지조화로도 오히려 어려운 법이니라.
3. 내가 오늘 저녁에 이와 같은 일을 행하리라." 하시고 글을 써서 불사르시니
4. 과연 눈이 내린 뒤에 곧 비가 오고, 비가 개자 곧 서리가 치니라.
4편 77장
모과 신명을 불러내심
1. 상제님께서 종종 섭다리골에 있는 모과나무에서 모과를 따 오시니라.
2. 하루는 모과를 품에 한아름 안고 오시는데 호연이 "모과는 뭐 하러 따와요?" 하거늘
3. 상제님께서 "거 시고도 개미가 있다잉. 그런데 모과가 망신을 시킨단다." 하시는지라.
4. 호연이 "망신시킬 것을 따 갖고 와요?" 하니 "이런 것도 있어야 잘난 놈이 있지, 다 잘나 놓으면 못난 놈은 어떻게 되겠냐?" 하시며 모과를 한 줄로 쌓으시니라.
5. 이에 호연이 "사람 키만큼 뭐 하려 그렇게 세워요? 자빠지라고." 하니
6. 상제님께서 "여기 가까이 오지만 마라." 하시고 모과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시어 작은 소리로 "모과야! 모과야! 왜 아무 말도 않느냐? 배고파서 대답 못 하겠느냐?" 하시거늘
7. 성도들이 모두 궁금히 여겨 상제님 등 뒤에 바짝 붙어 귀를 기울이니라.
8. 상제님께서 "모과야! 아, 모과라고 하니 삐졌냐? 목 첨지라고 할꺼나?" 하시니 역시 아무 기척이 없거늘
9. 다시 "그러면 뭐라고 할거나..., 모 생원?" 하시매 그제야 모과가 끄덕이며 "예." 하고 대답하더라.
10. 이에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그려. 모 생원!" 하고 부르시니 가장 위에 놓여 있던 모과 하나가 앞으로 툭 떨어지며 "증산!" 하고
11. 그 밑에 있던 모과가 뒤따라 떨어지며 또 무어라 말하거늘
12. 상제님께서 그 모광게 "너는 뭐하고 했냐?" 하시매 "앞에서 '증산' 하길래 저는 '강가' 그랬어요." 하는지라
13. 상제님께서 "내가 강증산이냐, 이놈아?" 하시며 서 있는 모과의 밑동을 발로 툭 차시니 모과 하나가 뒤로 튕겨 나가니라.
14. 호연이 이를 보고 "아이들마냥 그것 갖고 장난을 하네. 모과가 말을 다 해요?" 하며 다가서니 상제님께서 "네가 한번 말 시켜 봐라!" 하시거늘
15. 호연이 "모과야! 모과야!" 하고 말을 거니 모과들이 춤을 추듯 달랑달랑 움직이더라.
16. 상제님께서 "네가 말하니 대답도 안 하고 막 까불기만 한다. 아이라고 장난하느라고 그러니 너도 한번 때려 봐라." 하시거늘
17. 호연이 "이까짓 것 그럼 못 때려요?" 하며 발로 툭 차니, 순간 한 줄로 서 있던 모과가 휘청거리며 호연의 목을 탁 때리는지라
18. 호연이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상제님을 쳐다보며 "맥없이 이런 것 주워와서 사람을..." 하며 울먹이니
19.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과라고 헤프게 알고 때리니까 그런다." 하시며 호연을 달래어 방으로 데려가시니라.
20. 성도들이 하도 신기하여 떨어진 모과를 주워 들고 "요것이 때려? 어디 나도 한번 때려 봐라." 하며 모과를 툭툭 치니
21. 모과들이 사방으로 날아다니며 성도들을 사정없이 때리거늘
22. 상제님께서 뒤에서 이를 바라보시며 "저놈들 봐라. 모과한테 맞고 우는 꼴들 좀 봐라!" 하시고 크게 웃으시니라.
4편 78장
도깨비를 불러 공사 보심
1. 상제님께서 메밀죽을 자배기에 퍼서 담 밑에 놓으시고 "죽을 끓여다 담밑에 놓았으니 와서 먹으라." 하고 도깨비를 부르시면
2. 잠시 후 죽을 먹는 소리가 '쭉쭉쭉' 하는데 호연이 보니 그 생김새와 옷차림이 보통 사람과 꼭 같더라.
3. 하루는 도깨비들이 줄을 서서 죽을 먹고 있거늘 상제님께서 오른발을 들어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빙 돌리시니
4. 도깨비들이 모두 사라지고 부지깽이와 빗자루만 남았더라.
조화주 하느님의 상징 : 증가
5. 또 하루는 몇몇 도깨비들을 잡아 "내일 이놈들을 단단히 봐야겠다." 하시며 허리띠를 끌러 나무에 묶어 두셨는데 아침에 보니 막대기와 빗자루만 묶여 있거늘
6. 호연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여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하고 여쭈니
7. 말씀하시기를 "거기에 신이 붙어서 그러지, 이런 막대기가 뭔 일을 하겠느냐!" 하시니라.
8. 이에 호연이 "빗자루로 쓸고 다니죠." 하니 상제님께서 "증가가 도깨비 성이니 내가 증가다." 하시거늘
9. 호연이 "증산은 무슨, 도깨비지." 하매 "그래. 도깨비다, 도깨비." 하며 맞장구를 치시니라.
10. 이 때 호연이 평소 상제님께서 도깨비를 친구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나 "도깨비보고 '막대기가 무슨 일을 하겠냐.'면서 그게 친구예요?" 하니 그저 웃기만 하시니라.
4편 79장
제사 음식을 가져다 잡수시는 공사
1. 날이 궂을 때에는 상제님께서 종종 도깨비를 부르시어 없는 물건을 가져오라 명하신는데
2. 이 때 도깨비라 부르지 아니하시고 다른 여러 이름으로 부르시더라.
3. 병오년 동짓달 초이튿날에 상제님께서 바닥에 막대기로 금을 그으시니
4. 호연이 "무엇 하려고 금을 긋고 보세요?" 하거늘 "잔나비 오라고 그런다." 하시니라.
5. 호연이 다시 "잔나비는 무엇 하게요?" 하고 여쭈니 "심심하니 여기 없는 것 가지고 오라고 해 보련다." 하시거늘
6. 김덕찬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신이 나서 말하기를 "선생님 덕분에 목 좀 축여야겠습니다." 하니라.
7. 이에 상제님께서 "그래라. 실컷 먹고 나중에 배가 터지거든 저 말총으로 꿰매라." 하시는데
8. 그 찰나에 도깨비들이 나타나며 "바로 왔습니다." 하고 절을 하는지라
9. 상제님께서 도깨비들에게 "왔느냐. 너희들 대장이 어디 있는고?" 하시니 그중 몸집이 큰 도깨비가 앞으로 나서거늘
10. 상제님께서 "네가 장수냐?" 하시니 "예." 하고 대답하니라.
11. 상제님께서 다시 "대루장수가 누구냐?" 하고 물으시니 여기저기서 몇몇이 나서거늘
12. 상제님께서 그들을 향하여 "너희들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 하시니 모두 "예!" 하고 큰 소리로 다짐하니라.
13. 상제님께서 명하시기를 "좁은목 오목대가 너희들 구역이지? 오늘 그 밑에 있는 생교골에서 제를 지내니 음식을 다 가져오너라. 내가 먹어야 겠다." 하시니
14. 대장 도깨비가 나서며 "드신다면 그렇게 하지요. 보자기 하나만 주십시오." 하니라.
15. 이에 큰 이불보를 하나 주시니 과연 차려 놓은 음식을 모두 싸 오거늘
16. 음식을 나누어 드신 후에 오른발을 들어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빙 돌리시니 도깨비들이 모두 사라지더라.
4편 80장
부정한 자는 출입할 수 없는 대공사장
1. 정미(도기 37, 1907)년에 하루는 구릿골 이장이 추렴을 하러 마당으로 들어서며 "으렁아!" 하고 부르거늘
2. 으렁이가 "당신 부르라는 으렁이오? 내 주인이 나를 으렁이라 대지 당신이 왜 내 이름을 부르시오?" 하며 퉁명스럽게 대꾸하니 서로 다툼이 일어나니라.
3. 상제님께서 이를 아시고 이장에게 "네 이놈, 어디라고 발을 댈꼬?" 하며 호령하시니 이장이 '추렴을 하러 왔다.'고 아뢰거늘
4. "달라고 하려면 저 바깥에서 찾을 일이지, 왜 안에다가 발모가지를 들이느냐!" 하시며 크게 호통치시니 순간 이장의 발목이 비틀어져 버리는지라
5. 이장이 이 뒤로는 형렬의 집에 추렴할 것이 있어도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를 못하니 받아가지 못하고
6. 멍쩔하게 길을 걷다가도 발목이 홱홱 돌아가 넘어지니 이장 노릇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니라.
7. 이후로는 다른 이들도 모두 상제님을 경외하여 출입할 때마다 상제님께서 계신지 안 계신지를 먼저 살피며 함부로 드나드는 것을 삼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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