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김황식 국무총리(1679회 연구회)
“소통과 통합을 추구해야 하는 총리로서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많이 하고 싶다. 축사를 하는 일본 대사를 보면서 문득 일본 천황 고메이(孝明)가 떠올랐다. 메이지(明治)의 부왕인 고메이는 궁원에 다정(茶亭)을 지었는데, ‘청설(靑雪)’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눈이 내릴 때 나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마음을 비우면 굉장히 크게 들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국민의 소리를 잘 듣고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이에 대해 조순 전 부총리는 “옛날 한나라 신하 급암이 ‘폐하의 얼굴이 야위었다’고 말하자 무제가 ‘그래도 백성은 살찌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모름지기 국정을 담당하는 사람의 마음은 이래야 한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국민의 소리를 잘 듣는 총리가 되기를 바란다”는 덕담으로 화답했다)”
2. 허성도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1681회 연구회)
“이제 우리 역사에 대한 자학적 접근방식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하지만 우리 것만 무조건 옳다는 식의 국수주의적 태도는 위험하다. 그런 점에서 나로호 발사 당시 논란이 됐던 ‘왜 러시아 기술에 의존하느냐’는 주장은 본질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57년 미국을 깜짝 놀라게 만든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 성공도 사실은 독일 과학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추진돼 마침내 인류 최초의 달 착륙으로 이어진 아폴로 계획도 독일 과학자 폰 브라운의 작품이다. 1970년 중국의 인공위성 발사가 성공한 것도 미국에서 활동하던 전학삼의 역할이 컸기 때문인데, 결국 기술은 미국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정체성과 자부심은 갖되 타국에서 배우려는 개방적 자세도 가져야 한다.”
3. 오종남 서울대 과학기술혁신 최고과정 주임교수(1684회 연구회)
“노래 ‘타타타’ 후반부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우리네 헛짚은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사실 우리 인생에서 걱정이 없는 날은 단 하루밖에 없다. 바로 죽음을 앞둔 순간이다. 산다는 것 자체가 걱정으로 점철돼 있다. 걱정이 있다고 걱정하지 말고 오히려 걱정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을 ‘타타가타’라고 부르는데, 여래(如來) 즉 석가를 가리킨다. 걱정하며 살지 말고 감사하며 산다면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전후와 좌우를 둘러보며 사는 것도 좋겠다. 이 세상에는 나만큼 힘든 사람, 나보다 힘든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에게 나눔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4. 전태원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1687회 연구회)
“평소 열심히 운동하고 좋은 습관을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음주, 흡연, 비만, 도박 등 나쁜 습관이 정자와 난자에 변화를 일으켜 후손에게 유전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할아버지의 원죄(Sins of the grandfather)’라고 부르는데, 만약 당신이 운동은 전혀 하지 않고 공부만 하면 손자의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100세 시대를 맞아 ‘가장 비참한 병’인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은 큰 축복이다. 레이건 대통령과 대처 수상도 결국 치매에 무릎을 꿇었는데, 한국인도 75세가 넘으면 절반이 치매에 노출되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뇌세포가 한 번 죽으면 다시 생성되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꾸준히 노력하고 운동하면 뇌세포가 재생될 수 있다고 한다.”
5. 이재규 전 대구대학교 총장(1691회 연구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따라서 ‘로마는 천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사실은 크게 자랑할 것이 못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천년 로마도 멸망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변화의 격랑 위에서 생존하고 존속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운명인데,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성과를 올리도록 만드는 것’이 경영자 리더십의 본질이다. 장 바티스트 세이(공급은 수요를 창출한다)와 조지프 슘페터(혁신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다)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피터 드러커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다르게 해보려는 태도’를 기업가 정신으로 규정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자동차 만들기에 도전하지 않고 수송수단에 대한 시장조사를 먼저 했더라면 좀더 빠른 말과 좀더 푹신한 마차를 생산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헨리 포드의 고백은 시사적이다.”
6. 이심 대한노인회 회장(1692회 연구회)
“일본의 ‘100세 시인’ 시바타 도요는 ‘노년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해줬다. 92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시바타 할머니의 시집은 100만부나 팔렸다.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하루 하루/너무 사랑스러워/뺨을 어루만지는 바람/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집까지 찾아와주는 사람들/제각각 모두 나에게/살아갈 힘을 선물하네.’(살아갈 힘) ‘난 말이지, 사람들이/친절을 베풀면/마음에 저금을 해둬/쓸쓸할 때면/그걸 꺼내/기운을 차리지/너도 지금부터/모아 두렴/연금보다 좋단다.’(저금) 두 편의 시에서 노래하고 있듯이, 친구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살아가는 힘’이 될 수도 있다. 노년에는 아주 작은 일에도 감동을 받는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문화가 중요하다.”
7. 이민화 한국디지털병원수출조합 이사장(1694회 연구회)
“가장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했던 몽골리안 국가들이 지금은 네트워크 없는 나라가 되었다. 앞으로 몽골리안 네트워크의 재현을 주도할 국가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국의 국가적 역량과 저력과 리더십은 몽골리안의 기개를 높였던 여진, 투르크, 몽골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만 몽골리안 네트워크를 국가전략으로 채택하려면 ‘개방적 무역국가’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사실 백제는 ‘모든 사람이 바다를 건너는 국가’라는 백가제해(百家濟海)에서 비롯됐다는 기록이 있다. 이 전통을 이어받은 신라도 동아시아 무역권을 장악한 무역국이었다. 일본 국사 옌닌은 ‘중국에서 만난 무역상의 대다수가 신라인’이라고 증언했다. 한국은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를 주도할 것이다.”
8. 이금룡 코글로닷컴 회장(1695회 연구회)
“한국의 5대 수출 품목이 수출 총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3.4%에서 46%로 증가했다. 이것은 명백한 불안 요인으로 새로운 변화에 걸맞는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이런 변화를 기회로 삼는 사람을 혁신가라고 부르는데,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이 많이 나와야 한다. 혁신가의 도전과 전진을 가로막는 최대의 걸림돌은 기존질서와 고정관념이다. 그래서 야니이 타다시 유니클로 회장도 ‘성공은 하루 만에 잊으라’고 충고했던 것이 아닐까. 우리는 변화의 주역이 되기 위해 끊임없는 지적 노력을 해야 한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신문 기사 스크랩을 해 왔다. 실제로 1982년 11월 10일자 신문 기사 하나가 나에게 벤처 세계로 뛰어들게 했다. 앞으로 창조적 세력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이들은 무엇보다 윤리적이어야 하고, 도전정신을 갖춰야 하며, 항상 타인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
9. 백선엽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1697회 연구회)
“밴 플리트 사령관을 전시에 조문한 적이 있다. 당시 군산의 비행장에서 근무하던 그의 아들이 전사했기 때문이다. 밴 플리트는 물론이고 워커, 맥아더, 리지웨이 사령관과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선자도 2차 세계대전의 영웅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자녀를 전쟁에 참전시켰고, 일부는 목숨을 잃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우리가 그들에게 반드시 배워야 할 리더십의 제1 덕목이다. 리더가 부재할 때 곧바로 공백을 메우는 합리적 시스템도 배워야 한다. 실제로 그들은 지휘관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아주 빠르게 다음 지휘관에게 지위를 인계한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리더가 있어야 하고, 그 리더의 능력에 따라 전력이 좌우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를 중시하는 조직이 필승한다.”
10.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1700회 연구회)
“이 세상에는 물리법칙과 생명법칙이 공존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지금까진 학교에서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인력을 발견했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인데, 지구의 인력은 당시 누구나 알고 있던 상식이었다. 실제로 괴테는 그런 뉴턴을 ‘웃기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사과가 나무 위에 있었기에 떨어진 것인데, 왜 ‘위에 있는 사과’는 안 보고 ‘떨어진 사과’만 보느냐고 질타한 것이다. 괴테는 지구의 인력을 거스르면서까지 하늘을 향해 한 치라도 더 높이 올라가려는 사과를 더 신기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사과가 떨어진 것은 ‘물리법칙’이고, 사과가 올라간 것은 ‘생명법칙’이다. 이 두 법칙의 차이를 읽을 줄 아는 사람과 못 읽는 사람 사이에서도 또 하나의 단층이 생겨날 것이다.”
11. 오다케 요시키 일본 AFLAC 창업자(1705회 연구회)
“나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스스로 선택한 결과는 아니다. 숙명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도망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도전할 수밖에 없다. 운명이다. 많은 일본인이 이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다만 활동의 범위를 좁은 일본에서 조금 더 넓은 동북아시아로 확대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전국판 신문사 사외이사로 일하며 TV방송국도 가지고 있지만 새삼 느끼는 것은, 개개인의 변화를 이끌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올해 연말 노자의 도덕경에 관한 책을 출판할 생각이다. 대지진 이후에도 대다수 일본인은 돈과 물질만 쫓으며 현상에 집착하고 있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이야말로 일본인이 겸허히 수용해야 할 교훈의 원점(原點)일 것이다. 존경받는 나라와 국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12. 임권택 영화감독(1706회 연구회)
“사명감을 가지고 제작한 영화는 설사 완성도가 미흡하다고 하더라도 생명력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영화를 꽤 여러 편 찍어냈다고 나는 자부한다. 감독은 관객이 있어줘야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관객이 외면하고 돌아서면 그 날로 운명이 끝난다. 그래서 뭔가 저질러 보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서편제’도 어디까지나 그런 모험의 산물이었다. 모험과 도전이야말로 지금까지 나를 살아있게 하고, 최근까지 작업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임권택은 시행착오의 대가’라고 하는 모양이다. 영화 인생을 끝낼 때까지 나 스스로 만족하는 영화는 만들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완성을 향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3. 송인준 전 헌법재판관(1711회 연구회)
“평등은 자유와 공존할 때 그 의미를 갖는다. 그럼으로써 평등은 자유의 기준이 된다. 우리 헌법 전문에 자유와 평등의 개념을 동시에 포함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유와 평등의 조화는 법률을 통해서도 이미 구현되고 있다. 투표의 등가성과 지역의 대표성을 동시에 살리는 국회의원 선거구의 탄력적 조정, 시각장애인의 어려운 처지도 배려하고 일반인의 직업선택 자유도 고려하는 안마사 자격의 절충적 조정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여기서 각별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이다. 과거 인간은 지상의 유일한 주체인 신(神)의 객체에 불과했다. 하지만 칸트에 의해 ‘도덕과 이성을 가지고 자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주체’가 되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기본적 조건이다.”
14.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상담역(1714회 연구회)
"기업의 영속성은 고객이 결정한다.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를 사주지 않으면 기업은 설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 지향적 마인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고객 만족에도 수준과 단계가 있다. 20세기에는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주는 ‘고객만족경영’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고객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것까지 찾아서 충족시켜 주는 ‘고객가치경영’을 해야 한다. 미시간대학 국가품질연구센터(NQRC)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객 만족도 1% 향상은 기업의 시장가치 3% 향상으로 직결된다. 전통적으로 가치 창조의 주체는 기업이 전부였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객의 자발적 참여, 이에 보답하기 위한 기업의 혼신의 노력에 의해 가치가 창조된다."
15.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대학장(1716회 연구회)
"인문학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스스로 찾도록 유도할 뿐이다. 사실 그것이 인문학의 가장 큰 힘이다. 인문학은 ‘인간관계의 건축술’이기도 하다. 인간은 혼자선 못산다. 결국 관계를 맺어야 한다. 나와의 관계, 너와의 관계, 우리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이 달라진다. 그 소중한 관계야말로 나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부처와 예루살렘이다. 우리는 어느 날 저녁 골목에서 천사를 만날지도 모른다. 그때 천사는 ‘나에게 자랑할 것이 있니?’라고 물을 것이다. 후회 없이, 자신 있게 답변하기 위해서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16. 한비야 UN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1718회 연구회)
"여러분은 어깨와 팔에 평생 달려 있을 손을 어떻게 사용할 생각인가? 아니면 어떻게 사용하려고 결심했는가? 나는 이 손을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는 곳에 빌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나는 이 손으로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 나는 이 손으로 다른 사람의 상처를 만져주고 싶다.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필요한 곳에 이 손을 빌려주고 싶다. 나는 천주교 신자라 아침과 저녁마다 기도를 한다. 하지만 기도를 하려고 모으는 그 손보다 내가 가진 것을 따뜻한 마음과 함께 아낌없이 나눠주는 이 손을 훨씬 아름답게 여긴다. 나는 왜 우리 손이 두 개인지 알 것 같다. 한 손은 자신을 위하여,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