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취임 후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베트남전 현장에 있었던 한 시민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박 처장의 아버지 고 박순유 중령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육군 맹호부대 첩보부대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1972년 6월 전사했다. 그 편지에는 박 중령이 차량으로 출동하던 중 통역병, 운전병과 함께 전사했던 당일 상황이 담겨 있었다. 박 처장은 “해당 병사 2명의 산소를 수소문해 화환을 보냈다”며 “당시 20대였던 두 사람이 꽃을 피워 보지 못하고 전사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7살 때부터 아버지 없이 어머니 밑에서 5명의 남매와 함께 자랐다. 박 처장은 ‘원호대상자’로 보훈 지원을 받았던 당시에는 위축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보훈은 예우이지 시혜가 아니다”라며 “제복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게 저의 소명”이라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제대군인 전직지원금 단계적 인상 △의무복무자 지원의 법적 근거 마련 △군경력 호봉 반영 의무화 △의무복무자 주택청약 가점 인정 △의무복무에 대한 학점 인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박 처장은 보훈과 국가 정체성의 관계도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아가 사과했던 사례를 거론한 박 처장은 “베트남이 요구하지도 않은 사과였다”며 “우리 참전용사 32만여 명을 학살자로 만든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박 처장은 이를 위해 베트남에 도서관 건설 자금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베트남에 관심이 많았던 어머니와 동생의 의견이 주효했다고 한다. 박 처장은 “큰 시설은 아니다”라며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할 때 벌었던 돈을 보냈다”고 했다. 박 처장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기획실장을 맡았다. 당선 후에는 당선인 특별보좌역에 임명됐다. 최근에는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를 저울질했으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략 공천된 데 따라 뜻을 접었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보훈처장에 임명됐다. 서종민 기자 △1965년 11월 부산 출생 △서울대 외교학과 △외교부 국제경제국 사무관 △서울지검 검사 △제18·19대 국회의원 △최동원기념사업회 이사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보좌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