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2017년 4월 29일 오후 8:25)
오늘 모 종편 방송에 안철수 선거대책 공동본부장인 김민전 교수가 출연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다.
“안철수 후보가 집권하면 다른 정치인과는 차별적인 정치 개혁을 할 것입니다. 바로 3권 분립입니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3권 분립이라니? 어떻게 3권 분립이 새로운 정치 개혁 공약이 될 수 있지? 그건 헌법에 이미 명문화되어 있는 헌법적 가치이자 약속 아닌가?
오늘 언론에는 안철수가 김종인에게 차기 정부 내각을 구성하는 전권을 위임했다는 기사로 도배되었다.
관련 기사를 보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아니, 언제 벌써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었지? 어떻게 안철수가 김종인에게 차기 내각을 구성하는 전권을 줄 수 있지?
실상 헌법이 허락하는 정상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
2)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한다.
3) 총리가 각부 장관들을 제청한다.
4) 국회가 총리와 각부 장관들의 청문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국민이 감시하고 감독한다.
그동안 안철수는 줄곧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원칙 대로 정치를 하겠다고 수없이 공언했다. 그것이 곧 그가 주창하는 새정치의 정신이자 이념이라고 했다.
하지만 헌법이 보호하고 보장하는 원칙과 가치를 저버리고, 국민이 그 권한행사를 동의하지도 않은 일개 개인인 김종인에게, 더욱이 자신이 아직 대통령으로 선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각 구성권을 임의로 위임하는 행태야 말로 대표적인 구태정치, 밀실정치의 표본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설령 안철수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김종인이 써준 명단 대로 내각을 구성한다면, 최순실이 적어준 명단 대로 사람을 쓴 박근혜와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아마 현재의 추세대로 하면 안철수의 당선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안철수는 아직 젊다. 본인도 텔레비전 토론 때마다 나라를 책임지는 젊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는가. 바꿔 말하면, 안철수는 차차기 도전도 가능하다는 말이다(물론 나는 그가 차차기도 어렵다고 확신한다).
어쨌거나 안철수가 이번은 어렵더라도 다음을 기약하려면 반헌법적 발상에 기초한 꼼수와 야합을 부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독배를 들이마시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한 번 눈밖에 난 정치인에게 두 번 다시 기회를 준 법이 없다. 안철수가 5년 후를 기약하려면 정말 원칙과 법을 지키는 것을 보여줘야 훗날 다시 (출마)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 점은 유승민이나 바른당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번 대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끝까지 원칙 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견지하면 훗날 다른 기회가 올지 모른다. 그만큼 한국 정치는 역동적이다.
차츰 이번 대선의 초점이 누가 당선될까에서 2-3위 싸움이 어떻게 될지, 그리고 진보 정당이 마의 10% 선을 돌파할 것인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나중에 혹 시간이 나면 글 한편 쓸 생각인데 주제는 ‘신화의 정치에서 서사의 정치로’다. 한국 정치가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서사(내러티브)의 정치가 굳건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 서사의 정치의 근간은 일관성, 원칙이다.
정치인들이 일회용으로 소모되는 사회적 용품이 아니라, 국가와 역사를 변화시키는 공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말과 삶의 일관성, 원칙의 사수가 필수다.
댓글란
…(전략)…
신00 (4월 30일 오전 5:59)
왜 모르시는 척하세요? 제왕적 권력에 유명무실된 3권 분립을 현실화시키겠다는 말이었겠죠.
박채동 (4월 30일 오전 9:35)
김 목사님은 슈퍼 갑철수를 원하시나 봅니다. ㅠ ㅠ ! 악의를 가지고 흠내려고 하면 끝이 없지요. 이번 대선은 대통령 당선인이 곧바로 취임하는 대선, 정권인수위원회를 가동하기 어려운 대선임은 중딩 정도면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각 후보가 슈퍼 캅이 아닌 이상 당선 전에 차기 내각을 구성하는 것은 김칫국물을 마시는 자세가 아닌, 준비된 자세입니다. 그래서 “각 후보가 예비내각을 발표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게 중앙선관위 입장입니다.
김요한 (4월 30일 오전 9:39)
그걸 왜 김종인이 짜주냐는 거지요. 언제 국민이 김종인에게 그런 권한을 위임했습니까? 입으로는 3권 분립을 외치면서 실제 행동으로는 밀실 정치를 하니까 비판하는 것 아닙니까? 안철수 진영에서는 왜 지금 안철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지 합리적으로 성찰하고 분석해야 다음 기회라도 있을 겁니다.
박채동 (4월 30일 오후 12:30)
<김 목사님, 어떤 오류를 저지르셨는지 정녕 모르십니까? ①>
≪실상 헌법이 허락하는 정상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1)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
2)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한다.
3) 총리가 각부 장관들을 제청한다.
4) 국회가 총리와 각부 장관들의 청문회를 개최한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국민이 감시하고 감독한다.≫ → 김 목사님 텍스트입니다.
물론, 이 텍스트는 ‘현재 전임 대통령이 없기 때문에 당선되자마자 대통령으로 취임해야 하는 이번 대선’을 가정한 텍스트가 아닙니다. 즉,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정권) 인수 위원회’를 가동할 수 있는 정상의 대선이었을 때를 가정한 텍스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대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언제 국민이 김종인에게 그런 권한을 위임했습니까?”는 오류지요? 또한 “입으로는 3권 분립을 외치면서 실제 행동으로는 밀실 정치를 하니까 비판하는 것 아닙니까?” 역시 오류지요?
“김종인이 써 준 명단대로 내각을 구성한다면, 최순실이 적어준 명단대로 사람을 쓴 박근혜와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으로 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몰랐습니다. 즉,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한 사람으로서 제 권력을 위임한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이 적어준 명단대로 사람을 쓴”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물론, 이것은 ‘밀실정치’입니다. “밀실정치”요??? 밀실정치를 하는 사람이 “김종인에게 전권을 위임한다.”는 발표, ‘밀실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발표를 합니까?
박채동 (4월 30일 오후 12:43)
<김 목사님, 어떤 오류를 저지르셨는지 정녕 모르십니까? ②>
≪안철수 진영에서는 왜 지금 안철수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지 합리적으로 성찰하고 분석해야 다음 기회라도 있을 겁니다.≫??? 저 같은 양무리보다 총명하셔야 할 목사(목자)님들, 주님의 입노릇을 하라고 부르심을 받은 목사님들이, 주님의 대언자이어야 할 목사님들이 이토록 총기를 잃으신 채 문재인 후보 입노릇을 하는, 문재인 후보 주구走狗(앞잡이, 아바타) 노릇을 하는 글들, 사리분별을 못하는 글들로 안철수 후보를 음해하셨으니, 안철수 후보에게 “다음 기회”가 있겠습니까?
김요한 (4월 30일 오후 12:43)
본인이야말로 안철수가 지금 얼마나 초헌법적 발상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는군요. 차기 내각 구성을 미리 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건 안철수 본인이 하면 되는 겁니다.
김요한 (4월 30일 오후 12:45)
본인과 지지하는 정치인이 다른 대목에서는 꼭 목사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도 구태입니다. 저는 박근혜 반대하는 글 쓸 때도 그런 표현 지긋지긋하게 들었습니다.
김00 (4월 30일 오후 12:53)
참 한심한 분들이 있네요. 왜 장관들을 김종인이 뽑습니까? 안철수 후보 말대로라면 김종인이 뽑은 장관들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어떤 의견도 내지 않겠다는 건데, 대통령은 내각을 통해 통치합니다. 그런데 김종인이 내각을 결정한다면 김종인이 후보로 나와야지 안철수는 도대체 왜 나오는 건가요?
박채동 (4월 30일 오후 1:06)
≪안철수 본인이 하면 되는 겁니다.≫??? 안철수 후보가 ‘모든 사람들을 만족케 하는 인사 검증’으로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슈퍼 갑철수가 아닌 이상, 내각 구성을 안철수 본인 혼자만 하면 “보좌진들과 소통이 없는 사람이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입니다. 물론, 최종 결재는 “안철수 본인”이 하겠지요.
박채동 (4월 30일 오후 1:08)
≪본인과 지지하는 정치인이 다른 대목에서는 꼭 목사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도 구태입니다.≫??? 박해 받는 선지자 콤플렉스를 가지고 계시나, 봅니다. ㅠㅠ
박00 (4월 30일 오후 4:52)
예비 내각을 구성하는 것과 내각 구성에 대한 전권을 누군가에게 준다는 내용은 전혀 다른 것으로 읽혀지는데.. 안 그러신가요?
박채동 (4월 30일 오후 4:53)
박00 님, 저에게 질문하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