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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메시스(mimesis)는 인간의 모방 욕구를 문학적으로 설명하는 용어다. 플라톤은 미메시스란 이데아의 형상을 모방하는 것으로 문학과 미술을 도구로 사용한다고 했다. 플라톤이 주장하는 미메시스란 다음과 같다. 천상에 인간 문화의 근본이 되는 원형이 존재한다. 그 아름다운 원형을 이데아라고 한다. 인간은 천상의 신으로부터 이데아를 모방하는 각종 능력을 받는다. 만약 인간이 침대 형태의 가구를 영감으로 만들었다면 그것은 이데아에 존재하는 원형 침대를 모방한 것이다. 과거에는 이데아를 모방하는 방법으로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했다. 어린 아이조차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그림으로 이데아를 모방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미메시스는 인종과 나라를 초월한 인류 고유의 본질인 것이다.
미메시스는 그림과 조각 그리고 문학을 통해서 발전하여 결국 디지털로 전환이 되었다. 현대인들은 개인적인 미메시스의 도구로 디지털 사진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대인들은 무언가를 모방하여 창작을 하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디지털사진이야말로 세상에 존재하는 자신과 타인을 가장 원본에 가깝게 재현해 주는 도구다. 예전에는 특정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만이 미메시스의 재현을 문학이나 미술로 표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누구나 디지털 사진기가 장착되어 있는 모든 것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하루에 평균 10장의 사진을 찍고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하루에 50장 가량 본다. 미메시스에 대한 욕구가 디지털 사진 기술로 재현되고 복제되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러한 미메시스 욕구를 세상과 소통시키는 촉매 작용을 한다.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일상생활을 디지털 사진으로 남기고 친구와 소통하기를 즐기는 문화는 어떻게 해석이 될까. 아름답고 멋진 삶에 대한 이데아를 모방하려는 도전 의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멋진 레스토랑에서 좋은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상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사진으로 이러한 흔적을 남김으로써 이데아를 모방하는 의식이 되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이데아는 아마도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영화 속 멋진 배우들의 삶일 것이다.
사진은 작은 프레임 안에 세상을 가두는 틀이다. 프레임 바깥의 세상은 사진을 만든 사람만이 아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세상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한 결정의 결과물을 자신 또는 타인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 활동은 세상 속의 또 다른 창조의 모방이다. 또 눈으로 보는 세상과 사진으로 보는 세상은 달라 보인다. 사진의 초점거리 기술은 내가 원하는 장면을 한 부분만 도려내서 간직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망원렌즈는 피사체의 일부분만 촬영할 수 있다. 접사 렌즈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곤충의 일상을 은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곤충들이 사는 작은 세상도 큰 세상만큼 볼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디지털 사진은 프레임 안에 가두어 놓은 이미지를 다시 잘라내고 색을 칠하고 모양을 변형시켜 줄 수 있다. 디지털 사진이 가지고 있는 모방과 부분적 창조와 또 다른 변형 능력은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진은 창작자가 렌즈를 통해서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다. 사진은 가난한 나라의 거대한 쓰레기산도 마치 낭만적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매일 지나가며 바라보던 평범한 일상도 사진에서는 어딘가 특별하게 보인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이데아의 표현은 모든 작가들의 로망이다. 물론 저널리즘 작가들은 세상의 진실과 시대정신을 표현한다. 세상의 어두운 면과 고통스러운 면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사진은 그 모습조차도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숭고한 미학으로 승화한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 힘든 셔터 스피드의 예술은 사진만이 가지고 있다. 작은 입자들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을 셔터 스피드를 통해서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 셔터 스피드는 빛을 간직하는 느림의 예술을 표현할 수도 있다. 빛의 흐름을 2차원으로 표현하는 사진은 인간의 또 다른 감각인 것이다. 인간은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눈으로 보는 그 이상을 보게 된다. 사진은 마치 인간의 제6의 감각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재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방통행적인 사회적 소통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자신만의 사회적 소통 시스템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기술과 의식의 변화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지고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 시점에 디지털 사진의 소통에 대한 고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미래에는 일방향 소통보다는 양방향 소통이 더욱 친근한 세상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뉴스가 주는 일방적인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받은 정보를 다시 개인들이 공론화할 수 있는 능력이 동시에 주어지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뉴스를 보면서 동시에 같은 화면으로 또 다른 개인과 정보를 소통하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뉴스 프로그램은 정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여론 조사를 실시간으로 바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다수가 보는 광고판에서도 개인의 얼굴 정보를 인식해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멀리 떨어진 섬에서도 대학병원 전문의와 소통을 하며 진찰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양방향 소통 기술이다. 양방향 소통 기술에서 가장 기본 도구가 바로 디지털 사진이다. 청각적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정보의 한계는 그림 한 장으로 표현이 된다. 한 프레임의 그림이 모여서 초당 30장의 그림이 재생되면 동영상이 된다.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1999년 디지털 영화 촬영기를 소니와 공동 제작할 때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디지털 영상 시대가 오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영상을 쉽게 찍어 편집해 세상과 소통하는 날이 올 것이다.”
조지 루카스의 예언은 이미 성취되었다. 디지털 동영상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과 정보통신 단말기의 발전에 힘입어 양방향 소통의 발전 또한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기술은 미래형 양방향 기술의 전형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 기술에서 디지털 사진은 효과적인 도구이며 디지털 사진의 미래는 홀로그램이다.
디지털 사진은 앞으로 홀로그램으로 진화할 것이다.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대기업에서 많이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상용화에 대한 생산 비용 개선과 대중 의식의 변화다. 융합 기술의 발전은 통신과 컴퓨터를 연결한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인간의 삶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통신 기능과 컴퓨터 기능이 하나가 되어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대를 한발 앞당긴 것이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로, 이용자가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앞으로 영상과 네트워크를 융합한 시스템이 나오게 될 것이다. 영상 시스템과 컴퓨터 그리고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홀로그램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홀로그램은 많은 양의 영상과 문서 정보를 양방향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한다. 홀로그램의 특징은 별도의 모니터 장치 없이 고화질의 영상을 허공에 레이저로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통화할 때 홀로그램으로 재생된 상대방을 보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내의 어느 대기업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해 홀로그램 스마트폰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홀로그램 카메라가 장착되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홀로그램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홀로그램의 장점은 작은 공간에 엄청난 양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집적률이다. 각설탕 하나의 크기에 국립도서관의 모든 서적 정보를 담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 정보와 동영상 정보 또한 작은 크기에 많이 담을 수 있다. 홀로그램의 해상도는 UHD(HD보다 4배)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에 동영상의 정지 화면이 곧 고해상도의 사진이 될 수 있다. 홀로그램 카메라의 특징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어떠한 공간에도 입체로 촬영과 재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홀로그램 시대가 오면 양방향 소통이 자유롭게 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광고 영상을 보여 줄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온 것처럼 인간의 동공을 읽어 그 사람의 정보가 저장된 컴퓨터를 통해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진다. 홀로그램 시대는 소통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홀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는 디스플레이 용도의 모니터가 따로 필요 없다는 것이다. 현재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해 특수한 액정판에 전자 회로를 연결한 모니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55인치 이상 크기의 TV 해상도를 극복하기 위해 UHD가 개발되었다. 정부는 내년부터 UHD 방송을 시범 운영하려고 한다. 모니터가 커질수록 부피와 무게 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홀로그램은 물리적인 모니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레이저 빛을 발사하고 재현할 작은 빔 2~4개면 충분하다. 홀로그램의 해상도는 UHD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더 큰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홀로그램의 전송 속도는 실시간으로 상대를 입체적으로 관찰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홀로그램 통신 기술은 새로운 소통의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다.
디지털 사진은 이와 같이 홀로그램 시대로 가기 전 사회적 소통에 대한 훈련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다. 만든 이미지를 또 다른 이가 재생산해 자신의 블로그나 SNS에 올린다. 얼마 전 부산 모 여대에 침입한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지역 경찰청에서 범인의 CCTV 영상 사진 일부를 올렸다. 디지털 이미지로 된 범인의 얼굴은 한 시간 만에 500만 명 이상에게 전달되었다. 범인의 친구가 얼굴을 알아보고 디지털 이미지를 다시 범인에게 전달했다. 범인은 곧 심리적 압박감을 받고 자수를 했다. 한 장의 디지털 사진이 엄청난 속도로 사이버 공간에서 이처럼 빠르게 소통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촌철살인은 단 한마디의 말로 사람을 죽이고 살린다는 뜻이다. 작은 혀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경고성 말이기도 하다. 디지털 사진이 가지고 있는 위력이 바로 촌철살인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누군가 무심코 올린 사진 한 장이 그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다른 목적으로 해석이 될 경우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지기도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 저작권법과 초상권으로 법 해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을 악용해 무고한 청소년들과 선의의 인터넷 사용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그 반면에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스토킹을 하는 도구로 인터넷과 디지털 사진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와 법 체계의 보완도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중의 의식 변화와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아름다운 디지털 문화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디지털 사진의 주인은 정부도 사회도 아닌, 국경 없는 모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목적은 이러한 디지털 사진과 소통 그리고 디지털 문화에 대한 담론과 생각의 확장이다.
한 장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위력은 엄청난 것이다. 4·19혁명이 신문에 실린 한 장의 사진에서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중동의 봄을 상징하는 재스민 혁명(Jasmine Revolution)도 대중을 움직이는 한 장의 사진이 SNS를 타고 퍼지면서, 작은 불이 큰 산을 태우듯이 타오르게 된 것이다. 진실을 담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이 대중의 동의를 얻으면 큰 여론이 형성된다. 대중을 속이고 있던 비밀의 막이 거둬지는 순간 진심이 가진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된다. 대중 사이에서 소통이 무한대로 상승하면 거대한 쓰나미를 몰고 오게 된다. 거대한 진실을 담고 있는 한 장의 사진은 총이나 미사일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다. 정부와 사회는 인터넷에서 오남용된 이미지를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고찰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인터넷이나 SNS 공간에서 많이 등장한 단어를 분석해 보면 대중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나아가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감기’라는 단어가 갑자기 증가했을 경우 약 2주 뒤에 감기가 유행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를 보유한 거대 인터넷 기업과 공익을 목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협정을 맺었다. 인터넷 검색에서 ‘감기’라는 단어가 갑자기 많아지면 정부는 감기 예방약 확보와 유행을 막기 위한 선행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 사이에서 많이 나오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분석해 자살 방지 프로그램에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최근 미국의 영화계는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영화 흥행을 예상하고 있다. 인터넷과 SNS상에서 많이 거론되는 영화가 흥행선과 일치하는 현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영화 배급사는 이러한 현상을 미리 예측해 상영관을 더 많이 확보하면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선제적인 대처를 위한 빅데이터의 활용은 세계적인 추세다.
디지털 사진의 빅데이터 역시 아주 중요한 정보의 보고가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글어스와 한국형 입체 지도인 ‘브이 월드’는 지형에 대한 좋은 이미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예전에는 군사 지역이라서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던 곳도 지금은 인터넷으로 그 안을 꼼꼼히 살펴 볼 수 있다. 법적으로는 군사 비밀 지역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더 이상 비밀 지역이 아닌 것이다.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하는 세상은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날로그적인 사회의 대처는 아주 느린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이미지 빅데이터 시대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인터넷상이나 SNS에서 많이 나타나는 휴대전화의 이미지는 소비자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대기업은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에 사용할 수 있다. 이미지 빅데이터는 문자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차별되는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은 이미지 빅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시스템도 반드시 개발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사진과 소통은 이러한 개념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사진에 대한 개념과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책이다. 1장과 2장은 카메라의 역사와 원리를 서술한다. 디지털 사진이 가지는 의미와 발전 방향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카메라 옵스큐라 현상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아날로그 사진과 디지털 사진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언인지, 디지털 사진의 발전 방향과 체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디지털 사진과 소통의 관계에 대한 개념은 어떻게 잡아 갈 것인지, 한 장의 디지털 사진이 가진 잠재적 힘에 대한 관념, 사진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인 대중이 어떻게 세상과 소통을 하는지, 왜 사람들은 개인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면서까지 대중과 소통하기 원하는지, 법과 사회는 이러한 대중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 하는지, 여러 가지 논지를 가지고 디지털 사진에 대한 담론의 장을 펼쳐 놓았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과 예리한 관찰력과 알곡과 가라지를 구별할 줄 아는 판단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3장은 디지털 사진기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선 해부학 실습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인간의 몸을 이루고 있는 가징 기본적인 신체 구조와 내부 장기에 대한 이해가 의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신체 구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이루어져 있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진도 이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사진기에 대한 이해와 구조를 알 필요가 있다. 사진기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와 습도 그리고 빛의 성질에 대한 이해가 훌륭한 작품을 만들게 도와준다. 사진은 확률의 법칙과 사진기를 다루는 사람의 기술 그리고 자연의 도우심으로 작품이 탄생한다. 사진기와 사람의 유기적인 연결 없이 단순하게 기계적인 셔터를 누르는 방법은 이른바 영혼 있는 사진을 만들기 어렵게 된다.
4장부터 7장까지는 개념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에서 디지털 사진을 다룬다. 인간이 사진기를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 장르를 크게 인물, 사물, 풍경, 상품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가까이서 본질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물 사진,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각종 사물들,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풍경 사진, 그리고 인간의 사회적 또는 경제적인 요구에 맞는 상품 사진 등이다. 이 장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사진에 대한 촬영 노하우와 방법론에 대한 힌트를 제시한다. 좋은 사진기와 렌즈를 가지고 있다고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 폰으로도 얼마든지 아름답고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방법을 알면 누구나 평균 이상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셔터스피드와 황금률 그리고 매직 아워(magic hour)에 대한 이해와 적용만으로도 아마추어의 수준을 넘어갈 수 있다.
8장과 9장은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빛에 대한 이해와 적용을 기술했다. 2000년 초반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사진작가 함철훈 씨는 자신의 사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바라보는 눈과 손가락만 움직였을 뿐 모든 것은 빛을 창조한 분이 나의 작품을 만드셨다.”
빛은 사진에 있어서 모든 것이라는 뜻의 표현일 것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은 단순한 태양의 가시광선 그 이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렘브란트는 빛을 연구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위대한 화가였다. 손으로 표현한 빛을 우리는 사진기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빛의 성질과 특성을 올바르게 안다면 보다 아름다운 입체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평면적인 사진과 그림을 입체로 표현하는 것은 빛을 통한 명암대비 효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단순한 피사체의 표현보다는 빛을 통해서 주관적인 감성까지 사진을 통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9장에서는 빛의 색온도를 통한 다양한 색의 예술을 표현하고 있다. 태양의 색온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매직 아워를 잘 활용하면 후반작업이나 컴퓨터의 도움 없이도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자연이 만들어낸 빛의 색은 인위적인 색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조명은 태양의 색온도를 모방하고 있다. 빛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인공조명으로도 자연에 가깝게 표현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스튜디오 사진을 찍기 위해선 인공조명에 대한 이해와 적용이 필수다. 인공조명은 자연광의 조건이 좋지 못할 때 자연광을 보조하는 역할도 한다. 최근에는 디지털 사진기의 사진 재현기술이 좋아져서 보조 조명이 없어도 밝은 사진을 노이즈 없이 찍을 수 있게 되었다.
10장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디지털 사진과 공유 기술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관한 글이다. 인터넷과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개인의 저작물이 무분별하게 떠돌아다니고 있다. 소중한 저작권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인터넷 소비자들의 권익도 중요하다. 창과 방패의 모순을 사회적인 합의를 통한 법의 진화도 필요하다. 대중의 알권리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간에 합리적인 중간지점이 필요한 것이다.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저작권법을 오히려 악용하는 법률 브로커 회사를 막을 방법과 인터넷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법 또한 연구해야 할 과제다. 인터넷상의 이미지 마켓은 커지고 있으며 다른 분야와 융합을 하고 있다. 계속 진화하는 온라인상의 사회와 오프라인 사회의 거리감을 메우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미메시스와 사진 (디지털사진과커뮤니케이션, 2014. 4. 15., 커뮤니케이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