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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지 산 @
경남,경북,그리고 울산의 3도 경계 꼭지점에 우뚝 솟아 영남알프스의 뭇산들을 호령하고 있는 가지산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등산로가 잘 발달해 있다. 정상을 오르는 길 역시 여러갈래로 나 있다. 하지만 눈이 많이 와서,그래서 석남터널이나 운문령으로의 차량운행이 통제된다면 석남사를 기점으로 가지산을 한바퀴 둘러보는 원점회귀 코스가 유효할 듯하다. 물론 이 코스는 너무나 잘 알려진 가지산의 대표적인 등산코스다. 하지만 누적고도차가 1000m가 조금 넘는데다 걷는 시간만 4시간쯤 걸려 체력 안배를 잘해야 하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경로는 다음과 같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석남사입구 버스종점~주능선~가지산~쌀바위~상운산~귀바위~운문령갈림길~석남사~버스종점 순. 휴식을 포함한다면 5시간 이상 잡아야 할 것이다.
석남사 입구 노선버스 종점(주차장)에 내리면 바로 들머리다. 종점은 밀양 방향으로 석남사를 지나자마자 곧 도로 오른쪽에 토산품 좌판으로 펼쳐져 있는 곳이다. 산길은 그 주차장 안쪽 '공비토벌 작전 기념비'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등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가지산 정상→' 푯말이 있어 참고한다.
들머리를 찾았다면 이후 등로는 주능선을 만나기 전까지 능선의 뚜렷하고 반반한 오름길만 따라가면 된다. 이정표(석남터널)가 있는 주능선에 닿기 전 7~8분이 무척 가파르게 오른다. 버스종점에서 주능선까지 50분 소요. 주능선에 닿으면 정상쪽 등로는 당연히 오른쪽이다. 길도 낙동정맥의 마루금답게 더욱 넓고 뚜렷하다. 왼쪽은 신불산 천황산에서 석남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비교적 부드럽게 올라가는 간이매점( 근래에 생긴 것으로 보임) 앞까지 10분,다시 된비알로 오르는 이정표(석남터널 밀양방향,울산방향) 삼거리까지 17분,또 한번 가쁜 숨을 내쉬어야 하는 1165봉(중봉)까지 18분이 더 걸린다.
1165봉에 올랐다면 이번 코스의 힘든 구간은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된다. 물론 정상에 서기 전 한번 더 치고 올라가야 하지만 넋을 빼앗는 주변의 풍광에 힘드는 줄 모르고 올라갈 수 있다. 1165봉은 사위가 트여 있는데다 정상까지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다. 평소에도 이곳에 서면 가슴이 후련해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다 간다. 백미는 1165봉 이후부터였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정상으로 이어진 키 큰 진달래가 일렬로 늘어선 등로는 산객들이 입에서 감탄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1165봉에서 용수골로 내려서는 안부까지 7분,다시 가풀막으로 올라가는 정상까지 13분이 더 걸린다.
중생의 미욱함이 거대한 암봉의 전설로 전해지는 쌀바위는 가지산 정상에서 진행 방향 오른쪽(이정표의 쌀바위 방향)에 난 등로로 연결된다. 이 길 역시 낙동정맥 마루금이라 뚜렷하고 반반하다. 등로는 그 길을 쭉 따라가면 된다.정상에서 나무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헬기장(1115m)까지 15분,쌀바위까지 13분이 더 걸린다. 바로 옆에 매점 겸 대피소가 있는 쌀바위에서의 등로는 운문령쪽으로 이어진 임도로 열린다. 물론 능선쪽에도 산길은 있다. 임도를 따라 15분쯤 편한 걸음을 하면 이정표가 있는 귀바위 갈림길인 헬기장에 닿는다.
여기서 상운산(1117m)을 오르지 않고 석남사로 바로 내려 가겠다면 임도를 따르면 된다. 5분쯤 가면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석남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상운산을 오를 경우보다 산행 시간이 20~30분쯤 단축된다. 상운산은 헬기장에서 진행방향 정면으로 나 있는 능선길(이정표의 귀바위 방향)을 오르면 된다. 10분쯤 비탈을 거슬러 올라가면 주변 조망이 압권인 상운산에 닿는다. 상운산은 원래 지형도에 없는 이름이나 모산악회에서 명명한 이후 그대로 통용돼 버렸다. 귀바위는 상운산에서 운문령쪽(동쪽)으로 난 능선의 등날을 이어가면 6분쯤 걸려 닿는다. 쌀바위처럼 크고 웅장하지 않지만 조망은 그런대로 시원한 편이다.
이후 등로는 임도를 만나기 전까지 외길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귀바위에서 임도까지 15분 소요. 임도를 만나면 등로는 임도를 따라 내려가도 되지만 한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능선길을 따르는 것이 좋다. 다만 급경사로 쏟아져 내려가야 하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다시 임도와 만나는 운문령 갈림길(이정표) 안부까지 8분쯤 걸린다.
갈림길 안부에서 석남사로 내려서는 길은 이정표의 석남사 방향 또는 가지산온천 방향으로 나 있다. 능선에서 안부로 내려섰을 때의 방향으로 보면 직진이다. 왼쪽으로 갈라지는 임도는 운문령으로 향한다. 하지만 석남사길은 직진 방향으로 곧장 간다고 해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좀더 정확히 하면 이정표의 석남사 방향으로 10m쯤 가서 다시 오른쪽 사면으로 내려서야 제대로 이어갈 수 있다. 좋은 길로 곧장 직진하면 가지산온천쪽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의가 요청되는 지점이다. 사면으로 내려서는 초입 부분에 석남사 방향 또다른 이정표가 있어 참고한다.
사면으로 내려서면 이후 등로는 부드럽고 편한 옛길을 따라간다. 도중에 갈림길을 만나면 직진 또는 오른쪽의 내리막 길을 따른다. 안부에서 석남사까지 35분쯤 걸린다. 석남사서 매표소로 나가는 길은 석남사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나란히 가는 보도블록으로 포장된 길이다. 매표소 앞 도로까지 8분 소요.
# 교 통 편 #
원점회귀 산행인데다 연결 교통편이 좋아 자가 승용차나 대중교통편 모두 이용이 편리하다. 먼저 대중교통편은 부산에서 언양으로 가서 석남사행 노선버스를 타면 된다. 언양행 버스는 노포동 종합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가 있고 국도를 이용하는 완행버스(12번,12-1번)가 있다. 직행버스는 신평(통도사)을 경유하며 평균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언양까지 1시간10분 소요. 2천900원. 완행은 명륜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출발한다. 언양까지 1시간40분 소요. 1천200원. 세원여객(052-264-2097).
석남사행 버스는 언양에서 좌석과 시내버스 2종류가 있다. 좌석버스(1713번 세원여객)는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로 탈 수 있다. 버스는 오전 7시40분 첫차를 시작으로 평균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요금 1천300원. 20분 소요.
시내버스는 언양터미널 후문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탈 수 있다. 대우여객 807번(052-264-2525)이다. 이 버스 역시 20~30분 간격으로 다닌다. 요금은 900원. 석남사에서 언양으로 나오는 버스는 오후 10시20분이 막차다.
자가 승용차를 가져간다면 경부고속국도 서울산 나들목으로 나와 밀양으로 이어진 자동차전용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한결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자동차전용 국도는 서울산 나들목에서 언양 방면으로 나와 남천교와 24번 국도와 교차하는 사거리를 직진으로 통과하면 1~2분만에 도로 오른쪽의 밀양 상북 방면 램프로 연결된다. 이 도로는 석남사 조금 못미쳐 종전의 24번 도로와 합쳐지지만 언양시내를 우회하기 때문에 한결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가지산온천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들머리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버스는 금사동~동래~노포동 방면을 돌아가는 노선과 문현R~서면~금곡동을 돌아 석남사 온천장으로 가는 노선 등 2편이 있다. 입욕료를 내면 목욕은 산행후에도 가능하다. 단 이 버스는 오후 2시30분에 부산으로 돌아간다. 남자 5천200원. 여자 4천700원. 노선별 정차지점과 운행시간은 가지산온천(052-254-2216)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 백운산 ~ 가지산 @
산행은 삼양교에서 시작해 백운산(891m) 능선으로 직행한다. 너덜 섞인 길을 오르다가, 미끈하고 잘생긴 암릉을 밟고 백운산에 오른다. 백운산에서 오르내림을 거듭하다 가지산 서릉에 닿는다. 해발이 1,000m에서 1,200m까지 오르는 길이지만 그다지 비탈이 없고, 길이 순한 편이라 부담이 없다. 가지산을 밟고 중봉과 892봉을 지나 하산한다. 길이 뚜렷하고 이정표가 잘 돼 있어 길 찾는 데 크게 애를 먹을 구간은 없다. 원점 회귀 산행이다. 산행 거리 10.6㎞, 산행시간은 쉬고 먹는 시간을 포함해 5시간 남짓 걸렸다.
들머리인 삼양교 부근에 있는 호박소 휴양지는 다른 말로 가지산 휴게소라고 한다. 들머리로 발을 뗐다. 24번 국도를 따라 호박소 쪽으로 8분 정도 간다. 오른쪽으로 돌면 갓길 안전 펜스 사이로 진입로가 있다. 산행 안내리본이 달려 찾기가 수월하다.펜스를 지나자마자 오르막이다. 발부리에 돌부리가 자주 걸리지만, 디딤돌 역할을 하기에 성가시지 않다. 너덜이 질펀한 길을 걷는데, 돌탑이 길가에 서 있다. 너덜길 오른쪽으로 가지산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너덜이 조금씩 사라진다 싶었는데, 어느새 암릉 구간이다. 아침 햇빛을 받은 화강암 덩이에서 빛이 난다. 능선 좌우로 전망이 시원하다. 능선 왼쪽으로 백운산의 허연 암장들이 드러난다.
백운산 암장(백운대)은 경사 70도를 오르내리는 슬래브 구간이 대부분. 산악인이 개척한 암장 코스로 알려졌다. 암벽에 오르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다.군데군데 설치된 밧줄과 철계단을 이용해 점점 백운산 가까이 다가간다. 885봉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앞서 말한 백운산 동릉 길이다. 백운산이 지척이다. 전국에 백운산이란 산 이름만 해도 20곳이 넘는다. 대부분 구름이 걸린 산이라는데, 밀양 백운산은 산마루의 암릉이 허연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백운산을 두고 다시 산행을 재촉한다. 아까와 달리 암릉이 날카로운 데가 많아 발밑을 잘 살펴야 한다. 10분 남짓 가면 삼거리 이정표가 나오고, 여기서 812봉을 지나면 사거리(이정표)가 나온다. 왼쪽은 산내면 남명리, 오른쪽은 구룡소 폭포로 연결되는 하산로다. 여름 계곡산행 때 이 길로 많이 내려간다.사거리 지점부터 능선 우측 사면을 따른다. 경사가 느껴질 만큼 오르막이 급하다. 20분쯤 가풀막을 디디면 아랫재로 갈리는 삼거리(이정표)에 닿는다. GPS는 1,000m를 가리킨다.
외길을 따라 무던히 전진한다. 해발 1,000m에서 1,200m까지 붙는 구간이지만 높이가 완만하게 오른다. 아랫재 방향 이정표에서 헬기장까지 50분 정도 걸렸다.대피소에서 는 라면과 어묵, 커피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다.가지산 산정은 돌덩이였다. 계단 모양으로 각이 잡혀 발 딛기가 좋았다. 이 산은 예전에 '갓뫼산'으로 불렸는데,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는 '갓'을 처음, 시작으로 풀었다. 하늘 아래 첫 산인양 유달리 돌올한 멧부리 덕에 그런 이름이 붙었지 싶다.
가지산의 한자는 원래 절 가(伽)와 부처이름 가(迦)를 썼는데, 불교를 싫어하던 조선의 유자들이 지금의 가(加)로 바꿔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정상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면 삼거리(이정표)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10여 분 더 가면 중봉(1,167m)이다. 중봉에서 잠시 뒤돌아서서 가지산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는다.
여기서부터 봄에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는 일명 '진달래 능선'이다. 낙엽이 수북이 깔린 길을 20분가량 내려가면 용수골로 향하는 갈림길을 만난다. 산행로는 능선 방향(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892봉을 지나면 경사가 조금씩 떨어지다가, 흙길이 사라지는 암릉부터는 급한 내리막이다. 이런 비탈은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곳까지 이어진다. 안내판에서 산행기점까지는 4분 남짓 걸린다.
# 교 통 편 #
지난 2008년 4월 가지산터널이 뚫리면서 기존 석남터널로 지나는 버스 편이 가지산터널 쪽으로 노선을 바꿨다. 이 때문에 산행 기점인 삼양교 부근까지 가는 대중교통 편은 사실상 없어졌다. 다행히 산행지가 부산에서 가깝고 원점회귀 산행이라 자가운전이 답이겠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서울산·언양 방면으로 나온다. 언양교차로에서 밀양·석남사 방향으로 우회전해 24번 국도로 달린다. 9.2㎞쯤 가다 덕현교차로에서 덕현삼거리로 진입해 배내골·석남사 쪽으로 좌회전한다. 여기서 3.9㎞가량 더 가서 배내골 입구 삼거리에 밀양·얼음골 방향으로 우회전해 약 6.5㎞를 더 가면 삼양교가 나온다. 다리 주변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 가지산 북릉 @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삼계마을 천문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배너미재~배바위~학심이골 합수지점~헬기장~전망바위~1125봉~가지산 정상~능선 헬기장~쌀바위~학심이골 상류~학소대~쌍폭~합수지점~배너미재~천문사로 이어지는 16.5㎞를 10시간이나 걸었다.
운문령을 넘어 산행 들머리로 간다. 삼계마을 천문사는 몇 년 새 꽤 커졌다. 마을에 있으면서 깊은 산속이 그리워서일까. 경내를 통과해 '등산로'라고 쓰인 나무팻말을 보며 걸었다. 배너미고개에서 흘러내린 계곡 경계에도 담장이 높다. 잠시 임도를 벗어나면 배너미재로 오르는 길은 흙이 드러나 돌길이다. 40분 만에 고갯마루에 올랐다.이제 학심이골과 심심이골 합수지점으로 내려간다. 배너미재는 옛날 배가 넘나들던 곳이라고 해서 이름이 그리 붙었다. 고개에서 15분쯤 내려가니 집채보다 더 큰 바위가 있다. 배바위라고 한다.
물소리가 가깝다. 배너미재를 넘느라 지쳤는데 물소리를 들으니 좋다. 학심이계곡을 징검다리로 건너 합수지점에 도착했다. 12분 만이다.학심이계곡으로 오르는 길은 왼편, 심심이골로 오르는 길은 오른편, 북릉으로 오르는 길은 중앙에 있다. 가운뎃길을 오른다. 시작부터 오르막이 여간 아니다. 헬기장까지 40분이 걸렸다. 헬기장부터 좀 쉬운 능선길이 이어지나 했다. 근데 갈수록 태산. 길은 점점 험해져 로프를 잡아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다. 해발 400m 언저리에서 시작한 고도를 1,200m로 높여야 하니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아랫재와 운문산, 지룡산 옆 쌍두봉과 배너미재를 지나 상운산, 멀리 운문골이 다 보이는 전망바위에 올라선 것은 헬기장에서 1시간 30분이 더 지나서였다.배배 꼬인 소나무를 지나고, 밧줄이 매달린 급경사를 올랐다. 커다란 암봉은 아예 오르기를 포기하고 좌측으로 우회를 했다. 전망바위에 이어 바로 1125봉. 북릉에서 가장 높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안부로 내려와 40분 정도 더 발품을 팔아야 한다. 산죽 밭을 가로 질러 등산로가 나 있다. 안부에서 뒤를 보았다. 지나온 1125봉은 그냥 거대한 바위였다. 가지산의 북쪽에서 학심이와 심심이 계곡을 좌우로 거느리고 당당한 자세다.
가지산 정상을 불과 10여m 앞에 두고 대피소로 직행했다. 대피소에서 쉰 다음 하산로가 가까운 아랫재나, 석남고개의 유혹을 뒤로 하고 쌀바위 방향으로 간다. 이제부터 낙동정맥이다. 힘들거나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면 운문령으로 하산하는 편이 낫겠다.쌀바위 아래 샘에서 물을 채웠다. 정상에서 쌀바위까지는 30분이 조금 더 걸렸다.
쌀바위에서 학심이골 입구까지는 사실상 임도였다. 쌀바위를 지나 임도를 한 7분쯤 걷자 왼편에 리본이 많이 달려 있다. 학심이골로 들어가는 초입이다. 하산로로 30분을 가자 물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드디어 계곡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상류임에도 물길이 옹골차다.단풍나무가 많다. 가을 산행도 운치가 있겠다. 15분을 더 걸어 이번엔 계곡을 건넌다. 학심이골은 학소대 제1폭포와 쌍폭 등 비경이 많다. 예전에 학이 놀던 곳이란다. 학은 선비나 고고함의 상징이고 보면, 은둔거사가 머물렀을 수도 있겠다.
계곡을 한 번 건넌 후 25분을 더 내려가자 4단 폭포가 장쾌한 학소대다. 폭포 아래에 깊은 소가 패어 있다. 학소대를 지나면서 하산로가 우측 산허리로 올라간다. 쌍폭에 막혀 우회하는 코스이다. 계곡 쪽으로도 더러 리본이 달려 있어 길이 있을 것 같지만 안전한 우회로를 택한다. 다행히 오름길은 길지 않고 왼편으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산허리길을 30분 정도 걸으니 쌍폭 안내판이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119구조대의 구조 표지판에 그렇게 적어 놓았다. 쌍폭은 저 아래에 있거니 가늠만 하고 하산을 재촉한다. 합수지점까지 10분이 채 안 걸렸다. 하지만 배너미재를 다시 올라야 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했다. 사리암으로 하산하고 싶은 유혹을 내내 느꼈다. 그렇게 배너미재를 넘어 처음 그 장소에 다시 섰다.
# 교 통 편 #
부산 동부시외버스터미널(1688-9969)에서 양산을 거쳐 언양으로 가는 직행버스(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20분 간격. 40분 소요. 요금 3천 원)나 부산 명륜동에서 출발하는 양산 12번 시내버스(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0분 간격. 1시간 30분 소요. 요금 1천300원)를 타고 간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1666-1006)에서 남대구 방면으로 가는 시외버스(9:00 10:30 13:00 15:40 18:40 40분 소요. 요금 운문사 입구까지 2천800원)를 타고 가다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삼계마을 천문사 입구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 매일 오전 10시 부산역 올림픽 예식장 앞에서 출발하는 운문사 사리암행 신도버스(편도 7천 원)를 타고 중간에 내릴 수도 있다.
원점회귀 산행이므로 나오는 차편은 역시 천문사 입구에서 남대구~언양 구간을 운행하는 시외버스(7:45 8:55 11:35 14:45 17:35)를 타면 된다. 합수지점에서 배너미재를 넘지 않고 사리암으로 가서 신도버스(평일 16:30/토요일 16:00. 011-507-8801)를 타면 빠르다.
자가용 승용차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서울산IC에서 빠져나온다. 경주 방면으로 가다가 언양 시내를 벗어나면 언양교차로에서 우측 석남사 방면 24번 국도를 탄다. 이후 덕현교차로에서 가지산 온천 방면으로 내려선 후 운문령을 넘어 가면 운문면 삼계마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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