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건국대 문화컨텐츠학과 석좌교수는 그의 저서 "조용헌의 내공"에서 "어떤 풍파가
와도 평화로운 마음이 내공의 극치"라고 하였다.
이러한 내공을 유일하게 후천적으로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은 일만권의 책을 읽고 일만리를
걸어야 가슴속 먼지를 털어 낼수 있다고 목민심서에서는 말한다.
독서와 여행의 중요성은 다른 세계와의 만남이기도 하다.
봄이 오는 환절기에는 생체리듬의 균형추가 걸핏하면 무너지고 몸살이 온다.
몸살이 오면 무뎌졌던 온몸의 신경이 섬세해지고 자극에 예민해진다.
그러한 정서로 찾아오는 몸살은 여행이라는 형태로 표출된다.
한시간 정도만 걸어도 잡다한 생각이 정리되면서 차분해 진다는데 4시간여의 마라톤과 걷기를
수반하는 이번 여정은 화기를 진정시키고 수기를 보충하여 생체리듬의 균형추를 제대로
잡아주는 귀중한 시간이 될것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자들이 범하는 실수는 지나치게 바쁘다는 것이다.
3박4일의 길지 않은 일정을 전문여행사가 아니고 여행사보다 더 많은 노우하우를
가지고 있는 허남헌님이 짜놓은 빈틈없는 빠듯한 스케쥴로 이끌어 갈 여정은 마라톤과
명소답사를 대중교통과 걷기로 시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자 한다.
어제 첫날은 오사카에서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교토로 이동하여 엑스포에서 배번과 기념품을
받았고 오늘 2일차 여정의 첫 발은 은각사로 시작된다.
은각사에 이르는 길은 철학의 길이 열어준다.
철학의 길.
교토대학 교수였던 철학자 "니시다 키타로"가 거닐던 산책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봄꽃,
벚꽃의 명소다.
지금은 벚꽃 대신 매화가 반겨준다.
총 12명의 인원중 오병남님 부부는 오후에 교토역에서 뒤늦게 합류예정이다.
왼쪽부터 허남헌(존칭생략),서정준고문부부,윤상현고문,나,이명희,윤상현어부인,어철선,강신오.
은각사 입장권은 부적형태로 3장을 준다.
현관문에 붙여두면 가정이 평안하고 복이 들어 온다는 믿거나 말거나 (?)의 글이 적힌
부적이라고 한다. 입장료는 500엔.
은각사.
일본에서는 긴카구지로 불리운다.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사찰 건물이 은으로 입혀서 은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은으로 입혀져 있지않고
순수한 목조건물이다.
무로마치막부의 8대 쇼군이 할아버지가 세운 금각사를 보고 은으로 입힐려고 했으나
재정난으로 은을 씌우지 못했다고 한다.
은각사는 관세음보살을 모시고 있어 관음전이란 이름도 얻었다.
긴사단(은빛 모래가 펼쳐진 개울)
모래가 마치 비단처럼 은각사를 감싸며 펼쳐있다는 뜻이다.
비가 올때마다 형태가 무너지기 때문에 전날 온 비로 이른 아침부터 다시 복원되었다.
쇠갈퀴로 모래날에 일정한 간격의 골을 만든 것은 무한한 바다와 파도를 상징한다.
향월대(후지산을 형상화하였다)
은은하게 달빛이 어리었다가 반사되는 그 풍광이 기가 막히다는 데서 향월대란 명칭이 붙여졌다.
바위,소나무,물,이끼등 초목으로 조성된 정원은 굳이 표현하자면 고추장 맛이고 인공미를 덜하고
최대한 자연미를 살린 우리나라의 정원은 된장맛이라고 할까~?
비유가 너무 비약했나?
곳곳의 초목에 이끼를 더한 은각사 정원 산책로는 이끼가 푸르름으로 윤기를 더하고 정원조성에
이끼가 훌륭한 소재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돌 하나하나에 뭔가 신령스런 혼을 담아 놓았다.
은각사에서 내려다 본 뷰.
구시가와 신시가의 조화로움이 엿 보인다.
다시 교토 시가지로 향한다.
걷고 또 걷고~
구시가의 맛집골목.
구시가를 따라 내려오면 카모강이 나타난다.
내일 우리가 뛸 주로의 일부분이다.
오늘 날씨가 8/18도로 따뜻하고 주말이라서 젊은 청춘 남녀들이 강가에 나와 앉아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밝은 햇빛과 뺨을 간지럽히는 미풍을 즐기고 있다.
(투 비 컨티뉴)
*이사진은 어철선,강신오,허남헌님과 공유하였습니다.
첫댓글 멋있는 관광 코스입니다.
댓글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