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제 시작이다/정은숙
열정과 호기심이 많아 일은 잘벌인다. 공부를 하려고 하면 책을 읽고 싶고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 악기를 배우고 싶다. 나는 늘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미약하다.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고 배움을 시도하지만 제대로 된 한 분야가 없다. 그 이유가 하고 싶은걸 못 아직 못 찾았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같은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다.
중년이 되어 이유없이 부으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다. 적게먹는데도 1kg도 안빠지고 좋다는 다이어트법이나 건강식품에 관심이 갔다. 건강에 쓰는 돈은 아깝지도 않았다. 돈벌어도 나죽으면 아무소용없다고 위로하면서 말이다. 그러던중 서점에 갔는데 책한권이 내시선을 사로잡았다. 식이요법관련 다이어트 책이었다. 단순한 다이어트 책이 아니라 아이큐를 20 이나 올려주고 건강하게 살수 있단다. 책의 방법대로 실행해보니 처음에 2~3kg는 무난하게 빠졌다. 그 후로 별로 빠지지도 않고 외국식이요법이라 우리 식생활에 안맞았다. 방심한 사이에 시작전보다 더 살이쪘다.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갔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친구들은 도통 먹는데 관심이 없었다. 나는 음식의 맛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먹을걸 생각하며 한껏 들떠있는데 말이다. 그들은 나와 달랐다. 날씬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먹고싶은게 별로 없고 배고프게 산다. 한국에 돌아와 여행사진들을 보며 곰곰히 생각했다. 심지어 여행책자를 만들었는데 표지사진을 내가 제일 뚱뚱하게 나온사진으로 제작한것이다. 이럴때는 총무가 갑이다. 그때 생각난게 서점에서 산 그 다이어트 책이다.
'그래 다시 시작해보는거야'.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읽었다. 책에 나온 방법대로 통제하며 일상생활에 맞게 적용하며 실행했다. 한달에 4kg정도씩 빠졌다. 2018년 9월 20일정도에 시작해서 2019년 1월에 14kg를 감량했다. 살을빼니 모든게 좋았다. 몸에 염증이 없으니 아프지가 않았다. 처음에는 몇kg만 빠져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욕심이 생기고 목표가 생겼다. 50세에 50kg를 목표로 도전하여 성공했다.
나는 단순히 살을 뺀게 아니다. 도달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목표를 이룬것이다. 책읽는걸 좋아하는 나는 책 읽는 자체가 좋았다. 하지만 체중감량을 계기로 지식이 실행을 통해 결과물로 전환되는 신기한 경험을 한것이다. 한가지 목표를 이뤄보니 다음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게 두렵지가 않았다. 작년 9월 부터 그림그리기를 시작했다. 내가 제일 못하는것 중 하나가 그림그리는 것이다. 두려워서 시작도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예술가의 영역전까지는 연습으로 도달됨을 안다. 그리고 나는 예술가가 되기 위함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몰입의 순간을 즐긴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의 기쁨이 얼마나 행복한지 안다.
그리고 이제 또다른 시작을 하려고 한다. 글쓰기이다. 올초에 하루한권읽기를 목표로 책을 읽었다. 예전에는 읽고나면 그때는 생각나는것 같지만 나중에는 남는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한권씩 읽고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았다.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다보니 세계의 유명인사들이 50세정도가 돼서야 명작을 남기고 연구성과를 남긴다는걸 알았다. 그리고 그런 성과는 글로 남겨졌기때문에 우리에게 전달됨을 알았다. 글쓰기가 읽고 쓰고 말하기 영역에서 최고의 영역임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콰이어트'라는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수전은 변호사를 때려 치울때 자기가 하고 싶은게 글쓰기 였다는 걸 깨닫고 글쓰기 특강에 등록했다는 대목을 읽었다.
'그래 나도 글쓰기 특강에 등록하는 거야' 글쓰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싶고, 통찰력도 기르고 싶었다. 평생교육원 강사프로필에 국문과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과목이라 더 기분이 좋았다. 처음 강의때 교수님을 만나 교수님의 가치관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고 우리가 고민하는 삶의 문제(예:잔소리중 대부분은 좋은 말인데 왜 사람들은 듣기 싫어할까?자기 삶에 주인인것 같지 않아서) 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내려 주시는걸 보며 글을 쓰면 나도 삶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내릴 수 있을거란 희망이 생긴다.
글쓰기를 통해 이룰 수 있는 나만의 목표도 조심스레 가져본다. 2년 전까지만 해도 50세가 두려웠다. 눈도 침침해지고 할 수없는게 많아지고 우울해지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작을 하는 50세이후가 기대된다. 내 인생은 50세 이전과 50세 이후로 나뉠 것이다. 그리고 계속 새로운 시작에 도전할 것이다.
첫댓글 살 빼는 얘기 재밌어요. 좋은 글 쓸 가능성이 보여요. 그런데 마지막 단락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내용을 담아서 읽기가 숨이 차요. 예를 들어, 수업 첫날 받은 느낌은 따로 단락을 바꾸어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네 감사합니다. 처음 써 본 글이라 무척 어색해요. 단락을 바꿔볼께요
'바꿔 볼게요(바꿔볼게요)'라고 써야 합니다.
-ㄹ게: (받침 없는 동사 어간이나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뒤에 붙어)(구어체로) 해할 자리에 쓰여, 어떤 행동에 대한 약속이나 의지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
다시 연락할게.
감사합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