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을 양지 위에 두시고, 흰 병 하나와 작은 칼 하나를 그 옆에 두시고, 접은 종이에 칙령을 쓰시니, 좋은 꽃이 피면 열매가 좋고, 요사한 꽃이 피면 열매가 나쁘니라. 그 칙서를 병 주둥이에 말아서 꽂으니라.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현무경이 천지의 이치를 다하고 조화의 오묘함을 훔쳤나니, 이 책이 나오면 세상이 모두 알게 되리라.
기유년 봄 정월 초이틀에 대흥리에 계시며 제수를 성대하게 준비하사 진설하시고, 제자들이 명에따라 몸을 씻어 깨끗이 하고 정성을 다해 고축(告祝)하니라.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진묵이 봉곡의 해를 입어 동방의 문명신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넘어가 서양의 문명을 건설하였나니, 이제 이 땅으로 불러와 선경 건설에 일하도록 명하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제 진묵대사가 고국으로 돌아오면 선경을 건설할 때 맡게될 일이 가볍지 않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진묵이 내 세상에서 소임이 막중하니, 앞으로 천하의 존경을 받으리라.
기유년 정월 초이틀에 대흥리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경석아. 너는 내일 고사를 지내라. 만약 어려운 때가 있거든, 문을 꼭 닫고 병마개를 열어놓고고기를 구워 절하면서 심고하는 것도 고사가 되노라.
바로 그때 어떤 사람이 술에 취에 미친 듯 행패를 부리며 말하기를, 이곳이 역적을 도모하는 곳이라 하여 소란을 피우더니, 그 소란이 천원 병참에까지 소문나서 다음날 총을 멘 군사 수십 명이 출동하려 하니라.
이 때에 먼저 알려주는 사람이 있거늘, 말을 들으시고 벌벌 떨면서 갈 곳이없는 듯이 하시면서 고함을 지르시며 도망치시니, 신발도 챙기지 못하시니라.
제자들이 너무 황겁하여 어쩔줄을 모르고, 경석이 뒤따르면서 여쭈기를, 큰 난리가 닥쳤는데 어찌해야 화를 면할 수 있사오리까?
말씀하시기를, 일이 급박하여 죽고사는 관문에 이르렀으니, 각자 살길을 찾도록 하라. 내가 어느 짬에 너희들을 위해 꾀를 내리오 하시며 벌벌 떨면서 말도 못하시는 듯 하시더니, 비룡으로 도망쳐 가시니라.
바로 뒤에 그 군인이 경석을 으르며 대선생의 거소를 캐어 물으니, 경석이 의술로 행세한다고 꾸며대면서 몇일 전에 나에게 왔다가 지금은 행방을 모른다고 말하니, 경석이 조금 다치고 일이 매듭지어지니라.
이 길로 백암에 이르시더니 칙령을 내리시되, 이부(吏部)라. 제자가 명에따라 벽에다 붙이니라.
경학이 명에따라 칙령을 향하여 사배(四拜)하거늘 말씀하시기를, 너를 이부에 임명하노라.
마침 그때 경학의 형이 태인읍으로부터 사람을 보내 부르므로, 경학이 떠나니라.
대선생께서 발을 쓰다듬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발복이란 말이 있느냐?
대답해 말씀드리기를, 그러하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잘 가면 복이되고, 잘못 가면 화가 되느니라.
밥먹을 시간쯤 지나서 경학이 사람을 시켜 몰래 알리기를, 경학의 형이 경학이 술객에게 홀리어 집안 살림을 망해먹는다고 하면서 관가에 알려 구해달라고 부탁하여, 순검 몇 사람이 대선생께서 백암리에 계신 것을 알고는 잡아들이려고 오는 길에 경학을 만나, 함께 온다고 하니라.
말을 들으시고 깜짝놀라고 겁내어 담을 넘어 남의 집에 숨으셨다가, 몸을 웅크리고 벌벌 떨면서 말씀도 제대로 못하시고 물으시기를, 순검이 어디에 있느냐 하시며, 정신을 못차리는 듯 하시니라.
순검들이 경학을 을러 사방을 뒤지더니, 해가 저무니 헛탕치고 돌아가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너는 두 곳에 가서 일이 어떤지를 살펴보라. 조심조심하여 가가운 마을에 가서 몸을 숨긴 뒤에,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하라.
몇일 뒤에 공우가 복명하여 아무일 없음을 아뢰니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너는 시킨대로 하였더냐?
대답하여 말씀드리기를, 바로 두 집으로 가서 안부를 물었나이다.
말씀하시기를, 너는 겁도 없느냐?
말씀드리기를, 하느님을 모시고 행세하오니, 천지간에 제자가 무엇을 두려워 하오리까?
들으시고는 기뻐하시며 웃으시니라. 말씀하시기를, 이번에 경석과 경학을 시험해 보았더니, 경석은 하루 일을 하루아침에 풀어내고, 경학은 하루아침 일을 하루에 풀어내니, 경석이 경학보다 낫노라.
경석은 사람됨이 병부를 감당할 만하고, 경학은 사람됨이 창자가 곧아서 돌리기 어려우니, 만약에 돌리기만 하면 착한 사람이 되리라.
2 장
기유년 봄에 대선생께서 구릿골에 계시더니 여러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만물 가운데서 일년동안에 가장 잘 자라는 물건이 무엇이냐?
대답해 말씀드리기를, 대가 가장 잘 자라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이번 공사에 천하의 대 기운을 덜어쓰리라 하시더니, 이 해에 천하의 대밭이 크게 황폐해 지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대의 기운을 덜어 쓰시니, 천지공사가 반드시 만물의 기운을 쓰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산 위에 큰 불이나면 이는 하늘이 사람 눈의 정기를 뽑아서 공사에 쓰는 것일 수 있는데, 익히 보면 눈의 정기가 손상되느니라.
기유년 봄에 구릿골에 계시며 칙령을 내리시니, 삼국시절이 사마소에게서그칠 줄을 누가 알았으리오.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소리를 모아 크게 읽으라.
제자들이 명을 받들어 크게 읽으니라.
말씀하시기를, 삼국시절의 끝을 알았던 사람은 사마소 한 사람 뿐이었느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대도 아래에서 천하사의 장래를 아는 사람이 한 사람 뿐이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성도하기 전에 한 사람이 하늘의 명을 받들고 신명의 가르침을 받들어 천지에 보은하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신데 윤경이 와서 뵙거늘 말씀드리기를, 이제 천지에 현무가 살기를 쓰니, 네 형의 기운을 써서 누르리라. 너는 내가 가르치는 대로 네 형에게 전하라.
윤경이 돌아가 기 형에게 자세히 알리니, 경석이 혀와 입술을 움직이지 않고 시천주를 읽되, 일상 생활에 움직일 때나 쉴 때나, 하루도 그치지 않으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현무가 살기를 쓰거늘, 어찌하여 경석의 기운을 쓰나이까?
말씀하시기를, 현무가 움직이면 백호의 기운을 써서 누르느니라.
기유년 봄에 구릿골에 계시더니, 제자 여덟 사람을 벌려앉게 하시고, 사물탕 한 첩을 지으사 겉 종이에 사람 모양을 그리사 두 손으로 드시고, 시천주를 세 번 읽고 차례로 전하라 하시니라.
제자 여덟 사람이 명에따라 각기 시천주 세 번씩을 읽고 주고받으니라.
일이 끝나니 크게 노래를 부르시니, 남조선 배가 범피중류로다. 조금 있다가 말씀하시기를, 이미 뭍에 내렸으니 파도는 없도다.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남조선 배가 이미 뭍에 내려서 파도가 없다 하오니, 제자들이 별 탈없이 일을 쉽게 이루게 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내 일은 쉽게 이루어지고, 너희들은 큰 어려움 없이 소원을 이루리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며 칙령을 내리시니, 삼십육만 신이요, 운장주라.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오늘 반드시 칠백 번을 읽으라.
제자들이 명령하신 수대로 읽으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오늘 삼십육만신과 함께 운장주를 읽으니, 그 이치가 어떠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이제 나라의 집이나 개인의 집에 화둔을 묻었는데, 바람의 기세가 그쳤다가 다시 일어나서 사람이 많이 상할까 두려우니, 그 액을 없앰이니라.
기유년 봄 이월에 김제 수각리에 계시더니, 행법하시고 신명에게 칙령을 내리시니라. 만경 삼거리에 이르시니, 마침 그때에 한 중이 지나가거늘 재물을 베푸시고, 제자에게 명령하사 말씀하시기를, 오늘 오후에 흰 무지개가 해를 뚫으리니 너는 마음에 새겼다가 살펴보라.
제자가 명에따라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었음을 아뢰니 말씀하시기를, 내 말이 확실하도다.
하루는 원평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이 땅에 철갑두른 신병 삼십만이 진치고 머무르도록 명령하여, 때를 기다리게 하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철갑신 삼십만 군이면 신병 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중요한 군사이온데, 하필 원평에 진치고 머무르게 하시나이까?
말슴하시기를, 공우야. 나는 오늘 말을 타고 태인 살포정에 가리니, 너는 먼저 백암리로 가서 경학을 데리고 오라 하시니, 평일 행차하실 때에는 걸어서 가시고 말을 타지 않으시니라.
인암(공우)이 명을 받고 시은(경학)과 동행하여 살포정에 이르니, 바깥 마루에 꼿꼿이 앉으사 한 번도 돌아보지 않으시니라. 두 사람이 이상히 여겨 안마당을 바라보니, 세 사람이 있는데 서로 상투를 잡고 다투고 있거늘, 자세히 보니 마부가 또한 거기에 끼었더라.
시은이 마부가 자기집 머슴인고로 바로 달려들어 소리쳐 싸움을 말리니, 마부는 냇가로 물러나 앉고, 한 사람은 장사꾼인데 짐을 짊어지고 큰 길쪽으로 바삐 떠나가며 여러 번 뒤돌아보고, 한 사람은 마당을 가로질러 다니며 목을 놓아 울면서 무수히 욕을 하니 누구를 향한 것인지를 알 수 없더라.
잠시 지나서 안마당으로 들어가시더니 그 사람을 위로하시고 손을 잡아끌어 오시더니, 주모에게 술을 시켜 먼저 한 잔을 마시시고 다시 한 잔을 따르사 그 사람에게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울음을 멈추고 술을 마시라.
그 사람이 마시지 않으려 하다가 마침내 억지로 마시고, 입안 소리를 하는 듯이 하며 울면서 마시니라. 인암이 보기에 그 사람의 행동이 무례한 듯하여 꾸짖으려 하는데, 무서운 눈길로 보시며 막으시니라. 그 사람이 그 뜻을 눈치채고 두 사람을 향하여 통곡하며 막말을 하기를, 너희들이 하는 일을 내가 다 아노라. 울음을 그치지 않거늘, 명령하사 그치게 하시니라.
두 사람이 그 일을 이상히 여겨 마부에게 서로 싸운 이유를 물으니 마부가 말하기를, 안마당에 복숭아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그 아래 화로가 있어 담배를 피우려고 갔더니, 두 사람이 먼저 와있어서 세 사람이 마주앉아 겨우 성씨만 알게되었는데, 모르는 사이에 세 사람이 한꺼번에 서로 상투를 잡고 싸우니, 싸울 이유가 없었다 하니라.
두 사람이 이는 반드시 신명의 시비라 생각하여 성(姓)을 물어보니 마부가 말하기를, 자기는 이씨요 장사꾼도 또한 이씨요, 마당에서 통곡하던 사람은 성이 정씨라 하였다 하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 세 사람이 싸울 거리가 없거늘 서로 상투를 잡고, 싸우는 줄도 모르고 싸우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이씨와 정씨의 싸움이 있나니, 오직 나 혼자만이 싸움을 말릴 수 있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오늘 싸움에 두 이씨와 한 정씨가 사우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먼 성씨인 이씨가 내사람이 되노라.
시은이 이로부터 언제나 자랑하여 말하기를, 천하에 앞으로 이씨와 정씨가 싸우는 일이 있어 내가 아니면 말릴 수 없으리니, 그렇지 않다면 하필 나를 불러서 싸움을 말렸으리오. 말할 때마다 자랑하더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어떤 사람이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거늘 말씀하시기를, 오늘 일은 오늘 하고 내일 일은 내일 하라.
제자 아홉 사람이 명에다라 벌려앉았더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교운을 전하리라. 제자 한 사람에게 명령하시기를, 너는 대밭에 가서 대 한 그루를 잘라오라.
제자가 여쭈기를, 대의 길이는 어찌 하오리까?
말씀하시기를, 네 생각에 편한대로 하라. 잘라온 대의 마디를 헤아리니 모두 열 마디가 되니라. 한 마디를 자르시고 말씀하시기를, 이는 두목이 되나니 오고가고 돌아다니기를 마음대로 하고, 나머지 아홉 마디는 교를 받는 사람의 숫자와 맞노라. 제자에게 명하시기를, 너는 마당에 나가 하늘을 보라.
제자가 명에따라 하늘을 살피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가운데가 열려 별 아홉 개가 빛나더라.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이는 하늘이 교받는 사람의 수에 응하여 모습을 보임이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가 단지 아홉 사람에게만 교운을 전하사, 대나무를 열 마디로 자르시고, 별 아홉이 맞추어 비추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때가 와서 교운이 열리기 시작하면, 초나라 장수가 벌떼처럼 일어나던 형세를 이루리라.
여러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최수운은 오십년 공부로 시천주를 얻었으니 상제께서 수운에게 무극대도를 전하여 시천주를 내리시고, 김경흔은 오십년 공부에 태을주를 얻었으니, 충청남도 사람 김경흔이 하늘에 오십년 기도를 드리매 천신이 경흔에게 일러 말하기를, 앞으로 큰 병이 있어 천하 사람들이 모두 죽게되거든 이 주문으로 구하라 하면서 태을주를 내리니, 이때는 신명이 해원하는 가을철이라. 같은 오십년 공부에 누구를 먼저 해원시켜야 되느냐?
말씀드리기를, 어찌 감히 말씀드리오리까. 처분에 달렸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시천주는 이미 행세되었으니, 태을주를 쓰라. 두 제자에게 주문을 주시니 태을주라. 말씀하시기를, 이 주문으로 포교하되 각자 십만 명씩 하라.
제자 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명을 다르고, 한 사람은 말씀드리기 어려워 머뭇거리거늘 재촉하여 승낙을 받으시고 말씀하시기를, 평천하는 내가 하리니 치천하는 너희들이 하라. 이것이 치천하 오십년 공부가 되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어떤 사람이 동네를 마구 돌아다니며 발악하여 말하기를, 칼로 내 배를 가르라 하니, 그 소리가 사납고 악한 것이 아니라 심히 불쌍하더라.
들으시고 불쌍히 여기시더니 불러오게 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무슨 어려움이 있느냐? 숨김없이 속마음에 있는대로 말하여라.
그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말씀하시기를, 여러 해동안 동수(이장)를 맡으면서 아끼고 또 아껴 썼지만 가난이 원수라, 나라의 세금을 약간 축내었사오니, 살아날 가망이 없나이다.
가정을 불쌍히 여기사 말씀하시기를, 이 땅에 너같이 절박한 처지에 빠진 사람의 수를 알수 없으리라.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 들이고서도 백성을 위해 쓰지 않으니, 내가 너를 위해 고난을 풀어주리라. 바로 신명에게 명하시니, 그 뒤에 한국 조정에서 무기년 세금을 탕감하니라.
설법하시고 행법하사 양지 석 장에 칙령을 쓰시니, 네 귀퉁이에 천곡이라. 제자가 그 뜻을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천곡은 옛날 태수(군수)요, 절의를 지켜 죽은 사람이니라. 제자 두 사람이 명에따라 들어올리니 말씀하시기를, 상여의 호방산 같도다.
제자가 명에따라 하늘을 보니 서쪽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있으므로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구름이 하늘을 덮어야 하리라. 제자가 명에따라 다시 보니, 잠깐 사이에 짙은 구름이 하늘을 덮으니라.
그 종이 가운데에 칙령을 쓰시니, 호승예불과 오선위기와 군신봉조와 선녀직금이라.
말씀하시기를, 궁을가에 사명당이 갱생하니 승평시대 불원이라 한 것은 사람 사명당(四溟堂)을 말한 것이 아니라, 이 땅 사명당이니라.
말씀하시기를, 조화는 불도에 있으니 호승예불 기운을 취하여 술수를 쓰고, 무병장수는 선도에 있으니 오선위기 기운을 취하여 불노장생 하는데 쓰고, 군신봉조는 신하가 임금의 말을 들음이니 이로써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은 평안하게 하며, 선녀직금은 비단을 짜는 것이니 이로써 만백성에게 비단옷을 입히노라.
말씀하시기를, 유월 십오일은 신농씨 제삿날이니 그 제사를 지내고 일을 하리라. 올해는 천지의 한문( 門)이라, 이 해에 공사를 하지 않으면 일을 이룰 수 없느니라.
다른 종이에 칙령을 쓰시니 이십칠 년이라. 제자가 그 사유를 물으니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홍 아무개가 회문산에서 이십칠 년 동안 헛공부를 하였다하니, 나는 이십칠 년 헛도수를 보노라.
깨끗한 종이에 칙령 열두 장을 쓰시어, 하나는 몸소 불사르사 신명을 명하시고 열하나는 제자가 명에따라 불사르니, 당장에 큰 비가 쏟아지더라.
하루는 길을 가시면서 한 곳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이 땅은 주사형이니라. 말씀이 떨어지니 뱀 한 마리가 가로질러 가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말을 쉽게 못하나니 천지가 증언을 하노라.
하루는 길을 가시면서 밭 하나를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이 땅은 금계포란형이니라. 말씀이 떨어지니 암탉 한 마리가 밭에서 돌아다니니, 사방이 산으로 에워싸였으니 어디서 왔는지를 알수 없더라. 말씀하시기를, 내가 말을 쉽게 할 수 없음이 이와 같으니라.
하루는 길을 가시다가 산 하나를 가리키시고 크게 칭한하사 말씀하시기를, 여기가 대지로다. 인암이 아뢰기를 제자에게 내려주소서 하나, 말씀치 않으시니 허락치 않으심이더라.
어떤 날 또 이 곳을 지나시더니 그 산을 가리키시며 또 크게 칭찬하사 말씀하시기를, 이 땅이 대지로다. 인암이 아뢰기를 제자에게 내려주시어 영원한 영화를 얻게 하소서. 허락치 않으시고 잠자코 계시니라.
어느 날 다시 이 곳을 지나시며 그 산을 가리키시며 또다시 크게 칭찬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여기는 대지로다. 인암이 아뢰기를 제자에게 내리시어 자손을 위해 쓰게하소서. 말씀하시기를, 너에게 대지를 내리노라. 아무 날에 네 아비의 묘를 면례하리니, 인부와 다른 갖가지 준비는 내가 담당하고, 너는 술과 음식을 잘 갖추어 기다리라.
인암이 말할 수없이 기뻐하여 말씀하신대로 하여 기다리니 당일에 몸소 오시어 말씀하시기를, 오늘 면례하리니 술과 음식을 가져오라. 진지를 달게 잡수시고 술을 마시며 즐기시며, 인암에게도 마음껏 먹고 마시라고 명하시어 즐기게 하시고, 옆 사람에게도 술과 음식으로 즐기게 하신 다음 말씀하시기를, 오늘 면례를 잘 하였도다.
인암이 명에따라 하늘을 쳐다보니, 정기 한 줄기가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가로질러 장지에 이르러서 없어지니라. 인암이 허전한 마음이 들어 여쭈기를, 선경 세상의 장사지내는 법이 이러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백골을 묻지않고 장사하나니, 내 명령이 있으면 그 신이 좋은 땅을 지키고, 그 자손은 복록을 노리노라.
기유년 여름 ○월 ○일에 대선생께서 전주 불가지에 계시면서,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라.
칠성경을 정성껏 써서 바치니, 빈자리에 칠성경 석 자를 쓰시니 종이가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거늘 불사르시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가 칠성경을 쓰게 하시어 불사르시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아느니라.
하루는 태인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운장이 이나라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니, 이제 이 나라 일에 힘을 쓰는 것이 옳으니라.
다음날 어떤 사람이 관왕묘에 참배하고 와서 아뢰기를, 오늘 관왕의 왼쪽 수염이 없어졌나이다.
말씀하시기를, 내 명령이 있으므로 운장이 비록 소상으로라도 힘을 쓴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줌이니라.
하루는 전주에 계시다가 말씀하시기를, 요즘 관왕묘에 치성이 있느냐?
제자가 여쭈기를, 전해 오는 법에 따라 반드시 치성을 올리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운장이 내 명을 받고 서양에 가서 천하의 큰 난리를 일으키나니, 어느 틈에 제사를 받으리오.
제자가 여쭈기를, 서양에 앞으로 큰 난리가 일어 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다만 서양만이 아니라 앞으로 천하가 크게 어지러우리라. 이로써 판을 마치고 내 세상에는 전쟁이 없어지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말라.
제자가 여쭈기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어찌하여 옳지 않나이까?
말씀하시기를, 그 학문이 내 세상에서 쓰이지 않고, 한 몸으로 두 임금을 섬기게 하니 쓰겠느냐?
제자가 여쭈기를, 오는 세상에 학교 제도가 없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 참되고 바른 학문으로 학교를 세우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며 제자에게 명령하시기를, 너는 마당으로 나가서 서쪽 하늘에 붉은 구름이 있는지 없는지 보라.
제자가 복명하여 말씀드리기를, 서쪽 하늘에 구름이 있는데 색깔이 매우 붉나이다.
말씀하시기를, 금산을 얻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로다.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금산이 내 기지이니 앞으로 사람의 성이 쌓이고 꽃밭이 되리라.
제자가 여쭈기를, 금산이 앞으로 천하의 도량이 되면 산골이 좁을 듯 하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장차 부(符) 하나로 신명에게 명령하면 산을 옮겨 땅을 메우는 일은 쉬우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시다가 아뢰기를, 하느님의 은혜를 입어 아들 없는 사람이 아들을 얻고, 이미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못쓰게 된 사람이 온전함을 얻고, 무거운 병에 걸린 사람의 병이 나은 것이 백 명이나 천 명도 넘거늘, 크신 은혜를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사오니 알게 하소서.
자식없는 것이 불행인데 자식을 얻으니 다행이요, 죽은 사람은 불행하거늘 되살아나니 다행이요, 불구자가 불행한데 온전해지니 다행이요, 병이 깊은 사람이 불행한데 나으니 다행하나니, 알고 모르는 것이 내게 무슨 관계가 있으리오. 남모르는 덕에 힘쓰라. 덕은 음덕보다 큰 덕이 없느니라.
6 장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여동빈이 인연있는 사람을 가려 장생술을 전하고 싶어 하더니, 하루는 길거리에 나가 달빗장사를 하며 말하기를, 이 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흰머리가 도로 검어지고 굽은 허리가 다시 꼿꼿해지고, 약해진 힘이 도로 세어지고, 늙은 얼굴이 다시 젊어지나니 빗값은 천금이로다.
사람들이 모두 믿지 않더니 마침 그때 늙은 여자가 있으므로 시험하였더니 그 말과 같은지라. 그 뒤에 사람들이 다투어 사려하거늘 동빈이 이에 하늘로 올라가니, 내 일이 이와 같으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시고 있다가 말씀드리기를, 세상 평판이 대선생을 미친 사람이라 하나이다.
즐거이 웃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신축년 이전에 나 또한 오는 세상의 운을 알지 못하고 백성들의 삶을 불쌍히 여겨 천하를 널리 구하고자 하여 사방으로 돌아다닐 때에, 세상 인심과 풍속을 살피려고 여러 사람과 만나니 평판이 사주보고 점치는 등 여러 일에서 신인이라 하면서 공대하여 심한 사람은 소까지 잡아서 먹이니, 이는 헛소리로 행세한 것이건마는 세상에서는 신인이라하여 공경하고 사모하더니, 신축년 이후로는 천지의 말씀으로 세상을 다스리거늘 도리어 미친 사람이라고 평하는구나.
때가 오면 나를 헐뜯던 사람의 눈에서 먼저 눈물이 흐르고, 나를 헐뜯던 사람이 먼저 내 앞에서 절하노라. 미친 사람은 경륜을 세우지도 못하고, 일을 꾸미지도 못하느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시다가 아뢰기를, 세상에서 대선생을 폭 잡을 수 없다고 평하나이다.
즐거이 웃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처세가 폭잡을 수 없어야 하나니, 남에게 폭을 잡히면 그릇이 작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이 시대 세상이 너무 악하구나. 너는 미친 행세를 하지 못하니 농판으로 행세하라. 나는 미친 사람으로 행세하리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하사를 하기위해 장차 떠나리니, 돌아올 때 사십팔 장 늘어 세우고 옥추문을 열면, 천하 사람이 정신 차리기가 어려우리니, 마음을 잘 닦으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바람불고 비오고 서리치고 눈내리는 것과 천둥 번개와 벼락치는 것이 천지의 조화려니와, 눈 뒤에 비내리고 비온 뒤에 바로 서리치기는 천지의 조화로도 어려운 일이노라. 오늘 내가 시험하리라.
조금 지나서 눈이 몇 시간동안 오더니 눈 위에 비가 오고, 비가 몇 시간 오더니 비 위에 서리가 내리니라.
하루는 태인에서 길을 가시더니 한 여인이 앞에서 오거늘, 길을 비키사 길가에 서서 다른 곳을 향하시고 그 여인이 지나간 다음에 길을 가시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선천은 여자가 남자에게 길을 양보하고, 후천은 남자가 여자에게 길을 양보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이제 내가 길을 양보하니, 이 후로는 너도 길을 양보하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제자가 아뢰기를, 청주와 나주에 괴질이 크게 일어나 세력이 크게 퍼지나이다.
말씀하시기를, 남북에서 함께 터지니 사람이 많이 죽으리라. 내가 바로 옆에 있으면서, 어찌 차마 보고 앉아있으리오.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 괴질신장에게 칙령을 내리노니 어찌 왕후장상의 집에는 덤비지 않고, 이와같이 의지할 곳 없는 백성의 집에만 덤비느냐?
제자가 명에따라 급히 새 옷 다섯 벌을 지어 바치니, 다섯 번 뒷간에 가시고 가실 때마다 한 벌씩 갈아입으시며 설사를 심하게 하시니라.
말씀하시기를, 그 병을 방치하였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크게 상하게 되었으리라. 이제 내가 그 병을 대신 앓았는데, 병이 독하여 약한 사람은 살아날 수 없으리라.
제자가 아뢰기를, 천하의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사 매번 병을 대신 앓으시니, 아래에서 정을 받는 마당에서는 황공하기가 말할 수 없나이다.
말씀하시기를, 만백성을 자식으로 두었으니, 정에 있어서는 부자간의 은혜로운 정리가 어찌 일반 가정과 다를 바가 있으리오.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대신 앓으시니 남북의 괴질이 즉시 그치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병이 생기는 것이 하늘의 운수에 달렸으니, 내가 대신 당하여 그 운수를 없앴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오늘 청도원에 가서 청국공사를 보리라. 청도원 성황묘에 이르사 말씀하시기를, 조금 쉬라. 마루 위에 누우사 잠시 주무시더니 일어나 앉으사 말씀하시기를, 아라사 군사가 내 군사니라.
마당 위에 촛불을 밝히시고 칙령을 내리시니, 하늘에는 해와 달의 밝음이 있어 땅에는 나무와 풀이 자라나니, 하늘의 도는 밝음에 있으므로 사람은 해와 달을 따르고, 땅의 도는 만듬(낳아 기름)에 있으므로 사람은 나무와 풀로 사느니라.
문득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거센 바람이 크게 불더니, 성긴 비가 뿌리되 마당의 촛불이 꺼지지 않으니라.
제자에게 명령하사 말씀하시기를, 너는 북서쪽 하늘에 별이 있는지 살피라. 제자가 명에따라 살펴보니, 짙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겨우 별 하나가 보이니라. 이로써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너는 동남쪽 하늘에 별이 있는지 살펴보라.
제자가 명에따라 살펴보니 동쪽 하늘은 엷은 구름이 사이사이로 열려서 간간이 별이 나타나 있고, 남쪽 하늘은 활짝 개어 별무리가 밝게 빛나니라. 이로써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서북은 살아날 사람이 드물고 남쪽은 많이 살아나니 남조선 운수요, 양백(兩白)에서 사람 종자를 구한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로다.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서 센 바람에 마당의 촛불이 꺼지지 않고, 남쪽 사람이 많이 살게되어 사람 종자를 양백에서 구한다 하시니, 양백의 가르침이 무엇이옵니까?
말씀하시기를, 토정이 내 일을 알았느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술과 안주를 조금 준비하시고 몸소 술을 따라 드시며 말씀하시기를, 오늘 청국 신명 중에 만리창 신명이 내게 오므로 대접하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신명을 접대하시면서 술은 몸소 드시고, 먼 길을 온 중요한 신명이거늘 대접하는 법이 이정도이옵니까?
말씀하시기를, 내가 마시는 것이 곧 그가 마시는 것이니, 나는 모든 신명에게 이와같이 대접하노라.
하루는 제자들이 모셨더니 제자 한 사람에게 명령하사 말씀하시기를, 천하에 사람을 해치는 물건이 있으면 써가지고 오라.
제자가 명에따라 호랑이와 표범과 승냥이와 늑대로부터 모기와 이와 벼룩과 전갈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써 올리거늘 신명에게 명령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는 사람을 해치는 물건은 모두 없애노라.
제자가 아뢰기를, 후천에 불로불사하고 무병장수하며, 모든 곡식을 오래도록 거두고 사람을 해치는 물건이 하나도 없으면, 억조 백성의 삶이 바로 지상선경이리이다.
말씀하시기를, 선경 세계의 즐거움이 이런 복에 그치지 않느니라.
기유년 여름에 구릿골에 계시며 천지대공사를 보시니, 행법하시사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라.
제자에게 명하사 술 약간과 삶은 돼지 한 마리를 준비하사, 제자들과 더불어 술을 드시고 돼지고기를 잡수시며 말씀하시기를, 이제 청국 기우제를 행하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 청국 기우제를 지내셨으니, 지금 청나라가 크게 가물며, 오늘 큰 비가 내리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청나라가 크게 가물어 민심이 시끄럽다가, 이번에 비를 얻어서 백성들의 심정이 기쁘고 즐거우니라.
하루는 제자들이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만약 사람이 대도 아래에서 도를 위한 일심으로 온갖 고생을 다하다가 원통히 죽으면, 천지의 모든 신명이 분분히 치하하고 비할바 없이 부러워하여, 천상의 영화로움이 말로 표현할 수 없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 공사에서 유불선을 쓰게 하시고, 그 옆에 니구와 서역과 고현을 쓰게 하시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천도가 새로워지느니라.
기유년 여름에 대선생께서 구릿골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 설법하사 마당에 자리를 하나 까시고 누우시고, 제자가 명에따라 다른 자리 하나를 그 앞에 까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자야. 너는 소정묘를 죽였으니 어찌 성인이라 불릴 수 있으며, 너는 삼대에 걸쳐 아내를 쫓아내었으니 어찌 제가했다는 말을 들으랴. 나의 세상에는 쓸모 없으니 다른 세상으로 가라.
말씀하시기를, 석가모니야. 너는 나무 그늘에 깊이숨어 지내며 남의 자제를 꾀어 부자의 천륜을 끊게하며, 남년의 음양을 끊게 하여 인간의 씨를 없애려하니, 네가 어찌 국가를 알며, 어찌 선영을 알며, 어찌 창생을 안다하리오. 부처라 부를 수 없느니라. 나의 세상에 쓸모가 없으니 다른 세상으로 가라.
말씀하시기를, 노자야. 아기낳는 어려움이 죽는 것과 같아서 세상에 신을 벗으면서 이 신을 다시 신을지 모른다는 말이 있거늘, 너는 어미의 뱃속에 팔십 년동안 있었다하니 더 큰 불효가 없노라. 네가 이단 팔십 권을 지었다 하나 세상에 읽은 사람이 드물고, 나 또한 보지 못했노라. 나의 세상에는 쓸모가 없으니 다른 세상으로 가라.
신명에게 명령을 내리시니라.
기유년 여름에 대선생께서 전주 구릿골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 설법하시고 행법하시사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 사흘에 일이 끝나니라.
말씀하시기를, 묵은 하늘이 사람 죽이는 공사만 하므로 내가 고치거니와, 운이 오기전에 목숨을 이을 길이 어려워서 배고프다는 소리가 구천에 사무치리라.
어느날 모시던 제자가 아뢰기를, 천하의 백성이 요순의 세상을 바라기를 목마른 듯 하오니, 이제 세상에 나서시어 만백성의 소원을 이루어 주소서.
말씀하시기를, 천하사는 두 사람이 없어서 할 수 없느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신데 제자가 아뢰기를, 천하사는 앞으로 어떤 때를 기다리리이까?
가로로 글을 써서 보여주시니,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라.
제자가 여쭈기를, 십이지지로 천하사가 어느 때에 이루어지는지를 어떻게 아나이까?
그 위에 가로로 글을 쓰시니,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癸)라. 말씀하시기를, 이 두 줄은 베짜는 바디와 같고, 머리 빗는 빗과 같으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천하사가 갑과 을에 머리를 들고, 무와 기에 몸을 뒤집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대상(大祥)이라는 상(祥) 자가 상서(祥瑞)의 상자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후천은 소상과 대상에 슬픔이 없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 소상과 대상에 기쁨은 있으려니와 슬픔이 없느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때에 삼태성에서 허(虛) 자 정기가 나오노라.
제자가 여쭈기를, 삼태성이 허정으로써 육순곡생이 되고, 노자의 도가 허무한 끝에 이르러 정을 도타이 지키므로 허정이 노자의 별이 되며, 노자가 앞으로 대도의 아래에서 세상에 나오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아느니라.
하루는 들에 계시더니 구릿골 오른 쪽 산등성이 밑의 풀밭에 누우사 말씀하시기를, 이는 천하의 명당이니 나의 신후지지로 삼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나의 세상에 장사지내는 법이 따로 있으니, 만약 사람이 죽으면 나무를 받치고 그 위에 관을 얹고 임시 무덤을 만들어, 선경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면 좋으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시더니 어떤 사람이 죽어서 관을 사다가 두거늘, 그 관속에 들어가 누우시고 말씀하시기를, 관이 내 몸에 맞도다. 내가 장차 죽으리니 관을 사 오너라.
제자가 아뢰기를, 천하를 경영하시거늘, 어찌 상서롭지 못한 말씀을 하시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너는 내가 세상에 오래있기를 바라느냐? 너는 내 말을 믿지 못하느냐 하시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시체를 거두어 염할 때 시신을 묶는 것은 선천의 악법이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죽으면 관 속에 솜을 넣으면 길하니라.
기유년 여름에 대선생께서 구릿골에 계시며 천지대신문을 여시고 천지대공사를 보시니, 설법하시고 오랫동안 신음하시며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증세가 황달 같으냐?
아픈 모습이 꼭 같고 고통이 심하시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시니, 보통 때와 똑같으시니라.
다시 오랫동안 신음하시며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증세가 암 같으냐?
아픈 모습이 꼭 같고 고통이 심하시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시니, 보통 때와 똑같으시니라.
또 다시 오랫동안 신음하시며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증세가 괴질 같으냐?
아픈 모습이 꼭 같고 고통이 심하시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시니, 보통 때와 똑같으시니라.
또 다시 오랫동안 신음하시며 제자에게 물어 말씀하시기를, 증세가 자라 배 같으냐?
아픈 모습이 꼭 같고 고통이 심하시다가 다시 기운을 차리시니, 보통 때와 똑같으시니라.
이렇게 많은 병을 앓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억조의 병고를 불쌍히여겨 공사를 보는 구년 동안에 내가 대신 앓은 병이 많은지라. 이제 나머지를 앓으니 이것이 앓음 약이라. 신명에게 칙명을 내리시니라.
제자가 아뢰기를, 이번 공사에서 천지의 지존으로써 아들인 억조창생을 위하여 천하의 병을 크게 앓으시니, 황공무지 하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석가불이 나의 세상을 용화세계라 부르고, 천하 사람들이 병이 없다 하였으니, 나는 백성을 사랑하노라.
9 장
하루는 제자가 모시다가 아뢰기를, 평소에 말을 드물게 하시어 무게있고 조용하시다가도 제자들이 여쭐 때에는 가르침이 지극히 정다우시니, 자연스럽게 조용히 앉아계시면 조용하기가 천지와 같으시고 한가롭기가 해와 달 같으시어, 허무에 든 신선 같기도 하시고 앉아있는 부처 같기도 하사, 용모와 태도가 금산사 금부처와 흡사하나이다.
즐거이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냐 하시더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요를 신과같은 덕이라고 하여 옛사람이 너무 넓고 커서 사람들이 이름지을 수 없다고 말하나니, 요와같이 큰 일을 하며 요와같이 큰 덕이 있으면, 일이 이루어지기 전의 사람들은 이런 덕을 미친 사람이라고 말하느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시다가 여쭈기를, 매번 공사를 보신 뒤에 공우에게 명하사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따르는 사람들에게 공사를 두루 알려 알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이 또한 천하대순이라 하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천하의 법이 대중화에서 나와서 모든 나라에 미치느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독불장군이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독불장군이 무엇을 말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나 나라가 천하와 더불어 근심하고 즐거워하며, 천하와 더불어 영화와 치욕을 함께하면 이것이 대인이며 대국이요, 혼자 즐거움을 탐내어 백성을 돌아보지 않고, 혼자만의 영화를 탐내어 백성을 돌보지 않으면 이것이 독부(獨夫)이며 고국(孤國)이니, 천지의 이치가 홀로 장군이 될 수 없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세상 사람들이 신선의 일을 다만 전설로만 듣고 본적은 없었나니, 너희들은 신선을 보리라. 내 얼굴을 잘 익혀서 기다리라. 다시 만날 때에는 광채가 사람을 쏘아서 감히 바로 볼 수가 없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저승 길이 멀지 않으니, 문턱 밖이 저 세상이니라. 나는 죽고 살기를 내 뜻대로 하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며 말씀하시기를, 세상이 너무 악하여 몸 둘 땅이 없으니 장차 깊이 숨으려 하노라.
제자가 아뢰기를, 부안 변산에 숨을 만한 곳이 많이 있나이다.
묵묵히 대답하지 않으시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금산사에 들어가 불양답을 차지하리라. 내가 앞으로 금산사에 있으리니, 너희들은 나를 보려거든 그 절로 오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나는 천하사를 하러 장차 떠나리니, 갔다가 오면 모든 복을 지니느니라. 그러니 그동안에 죽으로 연명하라. 너희들에게 오직 굶주리는 어려움이 있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말씀하시기를, 이 뒤로 너희들이 나를 보지 못하여 슬퍼하며 이 땅을 왕래하리니, 지금 내 눈에 선히 보이노라. 나는 언제나 너희들의 등 뒤에 있건마는 너희들은 보지 못할 것이요, 내가 찾아야 만나보리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세상이 어지러우므로 피신하려 하니, 너희들은 나를 찾을 수 있겠느냐?
제자들이 대답하기를, 천하 어디를 가시더라도 어찌 찾지 못하오리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나를 찾지 못하노니, 내가 찾은 다음이라야 만나느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시속 말에 이제 보니 수원 나그네라 하나니, 이는 누군지 모르고 만나다가 다시 보니 낯이 익은 아는 사람이라는 말이라. 그러니 너희들은 내 얼굴을 잘 익혀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제자들을 평하사 말씀하시기를, 하도와 낙서를 아는 사람의 거울이 김형렬이요, 모든 사람의 큰 도적이 차경석이요, 그런 듯 만 듯한 안내성이요,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할 김송환이요, 평생동안 마음이 변하지 않을 안○○요, 배고픈 큰 도적이 김형렬이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번에 제자들을 평하시니, 각 사람들이 반드시 가르침과 같이 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착한 일에 힘쓰면 악한 사람도 착해지고, 못난 사람도 어질어 지느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연자봉을 가리키시며 말씀하시기를, 저 봉우리를 세상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부르느냐?
말씀드리기를, 세상에서 연자봉이라 부르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연자봉이 아니라 제비봉이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세수를 하시니라. 제자가 명에따라 그 물을 보니, 넓디넓은 바다에 신령스런 짐승이 몸을 뒤트는데, 뱀 머리에 꼬리는 용이더라. 그렇게 아뢰니 말씀하시기를, 나의 일이 그와 같으니라.
어떤 날 제자 한 사람이 도통을 바라거늘 말씀하시기를, 때가 오면 도통을 먼저 대두목에게 주리니, 그 두목이 천하의 도통신을 거느리고 각자 공덕의 크고 작음에 따라 모두 도통시키리라.
10 장
하루는 구릿골 약방에 계시더니 김씨 사모를 불러 방 안을 몇 번 왕래하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그 몸에 천하의 재물을 얽어매어 주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칙령을 보이시니, 한량없는 큰 복에 김형렬이요, 부원군에 김형렬이라. 말씀하시기를, 형렬의 복을 정하기가 가장 어려운 일이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옛적에 자사가 위후에게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라를 보존하지 못하리라고 말하였거늘, 위후가 그 말을 쓰지 않아서 나라가 참혹히 망하였느니라. 내 말은 위로 구천에까지 사무쳐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노라. 너는 내 가르침을 받들어 죽더라도 어기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크게 망할까 두렵노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더니, 여러 제자가 명으로 모두 와서 명령을 기다리니라. 방안에 늘어 앉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나를 믿느냐?
여러 제자가 대답하여 말씀드리기를, 지성으로 믿고 받드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죽더라도 믿을 수 있겠느냐?.
제자들이 속으로 천하사는 죽을 땅에 들어서야 이룬다 하였으니 반드시 이 훈계라고 생각하여 말씀드리기를, 비록 죽더라도 반드시 믿을 것이며 죽음은 그 다음이옵니다.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이 내 그늘에 있으면 한량없는 큰 복을 받으려니와, 내 그늘을 떠나면 죽음이 있을 뿐이라. 그러니 나를 잘 믿을지어다.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가르침을 내리시기를,
물고기의 양식은 삼천 나라에 가득한 물이요
기러기의 길은 구름 걷힌 하늘 구만리라.
멀없이 헤어질 때의 정은 달빛 같은데
돌아올 기약을 믿는 마음은 밀물처럼 통하리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여기서 일을 구미는 것이 구차하여, 이제 떠나려 하노라. 다녀오는 동안에 서양에 일이 있으면 내가 하는 일인줄 알라. 딴 곳에서 일하면 내가 짓는 일이 거침없이 되어지리라.
자현이 아뢰기를, 제자가 모시고 따르기를 간절히 바라오니, 허락하여 주소서.
말씀하시기를, 자현아. 너는 갈 곳이 못되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형렬아. 너는 내 일을 대신 맡아보라.
태운이 말씀드리기를, 재질이 엷고 무디며 배운바가 많지 않으니, 큰 일을 감당하지 못하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아이 키우는 일을 배운 다음에 시집가는 사람은 없나니라. 순이 역산에서 밭갈고 뇌택에서 고기잡이 하고 하빈에서 질그릇 구울 때에는 선기옥형을 알지 못하였노라. 그러므로 일이 닥치면 알게되고 할수 있느니라.
하루는 구릿골에 계시며 방 가운데 누우사 월곡이 들어오는 것을 보시고 눈을 흘겨 보시며 말씀하시기를, 분명하지 못한 놈이로다. 네가 어찌 정가냐?
제자가 여쭈기를, 경석이 장차 정가로 행세 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정씨를 가까이 말고, 차씨를 가까이 말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살고 죽기는 쉬우니, 정기를 모으면 살고 흩으면 죽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생사를 뜻대로 하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제자에게 명하사 말씀하시기를, 보리밥 한 그릇을 지어 오라. 제자가 명을 받들어 행하니라.
한나절이 지나 제자가 명으로 맛을 보니 맛이 변했거늘 복명하니 말씀하시기를, 이는 녹이 떨어짐이니라.
제자가 여쭈기를, 이제 밥을 짓게 하시고 맛이 변하니녹이 떨어짐이라 하시니 어째서입니까?
말씀하시기를, 묵은 하늘은 천지도수를 짓되 목숨을 먼저하여 세상에 참혹한 일이 많고, 나의 세상에는 천지도수를 짜되 녹을 먼저하고 목숨을 뒤로하여 녹이 떨어지면 죽느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네가 갈 곳이 아니니라. 여기 있으면서 천하사를 하면 불편함이 많은데, 그 곳에 가서 하면 참으로 쉬우니라. 그곳에서 내가 일을 크게 벌리거든 너는 천하 모든 나라의 움직임을 살펴, 내가 천하사를 이와같이 하는 줄을 알도록 하라.
내가 미처 돌아오기 전에 괴질이 크게 터지면 마치 홍수가 밀리듯 하여 인간 세상을 덮치리니, 천하 모든 나라의 모든 백성들이 살아날 사람이 드무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내 덕을 펼칠 사람이 무진년 동지에 머리를 들리니, 이 사람이 세상을 구할 사람이니라. 너는 해의 차례(간지)가 무진년 봄이 되거든, 움막을 치더라도 원평에 와서 살아라. 너를 찾아와 서로 도울 사람이 있으리라.
인암이 여쭈기를, 이때를 당하여 찾아오는 사람이 무진년 동지에 기두하는 사람이나이까?
말씀하시기를, 그 사람 밑에있는 신도가 재물로 너를 도와 나의 명령을 시행하노라.
인암이 여쭈기를, 아는 사람이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처음 만나는 생소한 사람이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이때가 되어 재력을 얻거든 복숭아나무 동쪽 가지 아래 자리를 마련하고, 제수를 정성껏 준비하고 몸을 씻고 계를 지켜 나에게 치성을 올리고, 복숭아 나무 동쪽 가지를 자르라. 생각하기에 급하다면 불에다 말려 서도 또한 무방하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복숭아 나무 두 조각에 태극을 새기되, 한 태극의 가운데에 일(一) 자와 순(淳) 자를 음각하고, 한 태극의 가운데에는 시(時) 자와 헌(憲) 자를 양각하라. 복숭아 나무 한 조각에는 태을주를 새기고, 또 한 조각에 신장공우라고 새기라.
백로지는 내가 오고나서 나왔느니라. 양지를 가로 ○치, 세로 ○치로 잘라서, 경명주사로 오른쪽 위에 내 이름 태극을 찍고, 왼쪽 위에 시헌 태극을 찍고, 그 아래 가운데에 태을주를 찍고, 태을주의 중앙 왼쪽 아래에 신장공우 도장을 찍으라.
이것이 의통인패이니, 푸른 비단 주머니에 넣고 붉고 푸른 두 주머니 끈으로 허리 띠에 매달면, 괴질이 들끓는 곳에 들어가더라도 병이 함부로 덤비지 않노라.
인암이 아뢰기를, 제자가 아는 것이 없어, 태극을 모르나이다.
말씀하시기를, 전주 둥근 부채에 그려진 그림이 곧 태극이니라.
인암이 여쭈기를, 시헌이 이마두 선생이 동쪽에 와서 지은 이름이 아니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이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곧 그 사람이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병이 와서 너희들이 천하에 덕을 베풀고 백성을 널리 건지기를 이로써 하노라. 사람에게 전하되 가난하고 약하고 병들고 고생하면서 하늘의 마음을 가진 사람을 가려서, 나에게 일심으로 도를 받들 것을 서약하게 하고 그 뒤에 전하도록 하라. 복숭아 나무 한 조각에 무사태평이라고 새겨서, 마찬가지로 경명으로 양지에 찍어서 백성의 집에 붙이면 병이 함부로 덤비지 않느니라.
말씀하시기를, 공우야. 두 가지를 무수히 찍어 두었다가, 내 덕을 펼 사람이 와서 묻거든 인패와 도장찍은 종이를 그에게 전해주라. 좋고 남는 것이 너희들의 차지가 되리라.
인암이 여쭈기를, 때가 되어 병이 오면 서양 사람도 또한 이로써 구하나이까?
말씀하시기를, 천하가 모두 그러하니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선천에 중천신은 자손이 없는 신명이요, 황천신은 자손을 둔 신명이라. 그러므로 중천신은 황천신에게 붙어서 얻어먹었더니, 나의 세상에서 중천신은 영원히 영혼이 바꾸어 들게하여 낳고 기르는 도리를 없애자고 주장하고, 황천신은 영원히 자손을 두어 낳고 기르는 도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천지의 모든 신명이 옳으니 그르니 하여 아직까지도 결정을 짓지 못하였노라.
내가 천지공사에서 모든 법을 결정하여 물샐 틈이 없지마는 오직 이 한 가지는 결정하지 않고 가나니, 만약에 중천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세상에 낳고 기르는 괴로움이 없어지노라.
하루는 제자가 모셨더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를 고쳐 후천을 열고, 천지의 운로를 바루어 만물을 새로이 고치고, 모든 백성을 널리 건지는 세상의 나라를 세우고 도덕을 세우나니, 이제 천지의 도수를 물샐 틈 없이 짰노라.
그러므로 도수가 돌아오면 새 기틀이 열리노라. 너희들은 정성을 다해 나를 믿고, 천지공정에 입각하여 천하의 형세를 잘 살펴서 기미를 보아 일을 꾸미라.
말씀하시기를, 이윤이 오십 년에 사십구년 동안의 그름을 알고 탕을 도와서 마침내 대업을 이루었나니, 나는 이제 이 도수를 쓰노라.
구 년 동안에 본 천지개벽공사를 이제 천지에 물으리니, 너희들은 이로써 믿는 마음을 두터이 하라. 말씀하시기를, 천지는 말이 없으므로 천동지진으로 그 말을 대신하노라.
칙령이 있으시니, 교를 펴는 오십 년 공부를 마치노라.
그 칙서를 불사르시니, 즉시 천지가 크게 진동하니라.
대선생께서 기유년 유월 이십사일 사시에 문득 하늘로 올라 가시니라.
제자들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 정신을 잃고 괴로이 탄식하며, 인암이 울면서 말하기를 대인의 승하에 적막하기가 어찌 이럴 수 있으리오 하니, 말이 떨어지자마자 천지가 진동하고 세찬 비가 잠깐 내리니라.
가르침을 남기시니 가로대, 내 백성들아. 내가 돌아올 때에 열 석자 몸으로 천지신명을 거느리고 하늘과 땅을 뒤흔들며 오리니, 천지가 상서를 보여 밝은 빛이 천지에 가득하고, 용이 날고 봉황이 춤추며 기린은 모든 짐승을 기르며 와서 축하하리니, 사람은 감히 바로보지 못하리라.
내가 돌아오면 잘 닦은 사람은 영화와 복록을 헤아릴 수 없고, 이루어지지 않는 바램이 없어 천지인신으로부터 만세에 걸쳐 부러움과 우러름을 받고, 잘 닦지 못한 사람은 정신 차리기가 어려울 것이요, 공덕이 없는 사람은 앉을 자리가 없을 것이며, 오고 갈 때 그 뒤를 따르기가 어려우리라.
내 백성들아. 큰 복을 얻으려거든 한 마음으로 나를 믿어 그 마음을 잘 닦고, 도를 펴 공을 세움을 오로지 의롭게 하여 다른 뜻을 두지말고, 힘써 덕을 닦아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