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남사예담촌>
산청은 구석구석 볼거리다. 볼거리가 대부분 옛사람이 남긴 거라 볼거리가 생각거리다. 남명 조식의 산천재도 그렇거니와 이곳 아름다운 예담촌 또한 그렇다. 천오백 년을 거슬러올라가는 구형왕릉은 너무 무거워 제껴 놓는다 해도 그렇다. 매화로 고목으로 둘러싸인 예담길에 가만히 서 있으면 옛사람 오는 소리가 들린다. 담장과 내가 서로 묻는다. 생각의 소리가 들리세요?
1. 방문지대강
명칭 ; 남사예담촌
위치 : 경남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2897번길 10
전화 : 070-8199-7107
지정문화재 : 남사옛마을담장 등록 문화재 제281호, 최씨 고가(문화재 자료 제117호), 이씨고가(문화재 자료 제118호), 면우 곽종석 유적(문화재 자료 제196호), 이사재(문화재 자료 제328호), 사양정사(문화재 자료 제453호), 배산서원(문화재 자료 제51호)
입장 ; 무료
방문일 : 2022.11.30.
2. 둘러보기
1) 소개
남사예담촌은 옛 담 마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내면적으로는 담장 너머 그 옛날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닮아가자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리산 초입에 자리잡은 남사예담촌은 안동하회마을과 더불어 경상도의 대표적인 전통한옥마을이다. 경남하면 산청남사 마을이라고 할 정도로 옛날부터 그 명성이 자자했던 이 마을은 양반마을로 또한 전통한옥마을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인용)
남사마을은 18~20세기 전통 한옥 40여 호에 85채의 전통 한옥이 있다. 농가 105호, 비농가 30호, 주민 숫자가 340명이나 되고, 많은 가옥이 남부 지방 양반 가옥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남사마을에 가장 먼저 정착한 성씨는 고려 말 진양 하씨(약 700년)로 알려져 있다. 성주 이씨(약 450년)는 하씨가 정착한 지 약 100년 후 단종 복위 모의 사건으로 성삼문의 이모부인 이숙순이 이곳에 정착한 것이 계기다. 밀양 박씨(약 350년)는 병자호란 당시 외가에 피난해온 박승희, 박승필 등이 정착해 계속 살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전주 최씨(약 100년), 연일 정씨(약 80년), 재령 이씨를 포함해 여러 성이 있었지만, 현재는 30여 개에 가까운 다성이 있다.
그 배경은 마을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 수백 년간 양반 가문이 유지되어 온 것이다. 고려 말 하즙(1303~1380)과 하윤원(1322~1376) 부자, 그의 외손 통정공 강회백(1357~1402), 강회중(?~1441), 영의정을 지낸 하연(1376~1453) 등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많은 가문에서 급제자가 나온 것도 마을 유지의 중요 이유이다. 구한말 애국지사인 곽종석(1846~1919), 국악 운동의 선구자인 기산 박헌봉(1906~1977) 등도 이곳 출신이다. (이종효, 과학문화유산답사기2 인용)
남사예담촌 입구
2) 예담촌 예담 단상
이 마을에서 가장 압도적인 것은 바로 이 담장들이다. 몇몇 고가들마저 담장 앞에선 기가 죽는다. 문화재로 지정된 이 담장은 그 사잇길을 걷노라면 숨이 멎는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최씨고가에 이르는 이 길이 그렇다. 겨울이라 앙상한 덩쿨의 가지만이 담장을 붙잡고 있는데도 그 고풍스러운 맛엔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면 어떤 아름다움을 품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람을 편안하게 감싸안으며 다른 세상으로 안내해준다.
뭐야, 이 덕지덕지 묻은 도시와 실용의 때는? 그러고 사느라 애썼으니 다 내려놓고 편하게 담장길로 와.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아주아주 오래 전에 하회마을 골목길을 걸으면서 불안했던 기분, 내 발자욱 무게가 담장을 무너뜨릴까봐 몸을 허공에만 두고 싶었던 그 기분이 다시 살아나서 위축된다. 다행히 그때만큼은 많이 기가 죽지 않는 것은 흙담이 아니라 돌담길이어서일까.
프랑스 리옹 옆의 '페루즈' 아름다운 마을은 성이었다. 위험을 피해 안전한 지역에 성을 만들어 살아온 사람들의 세상은 처음부터 세상과 다른 시공이었다. 프랑스 아름다운 마을은 대개 이렇게 벽지 궁벽한 곳에 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정착하여 제 색깔을 유지해온 곳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아름다운 마을, 민속마을들은 모두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곳이다. 세상에서 출세하고 부를 쌓고 권력을 쌓은 사람들과 관련이 있어야 이루어지는 마을이고,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곳은 양반마을이다. 그래서인지 사람 냄새가 많이 나서 고립감이 없어 더 편안하다. 시공을 옮겨와서도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곳, 특히 이런 골목길, 고샅의 분위기는 압권이다.
프랑스 '아름다운 마을'은 국가지정이지만 이곳 지정은 민간 지정이라 공신력은 없다. 아름다운 마을 1호는 아무래도 하회마을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골목길 담장길의 아름다움과 편안함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마을' 1등 같다.
담장은 담쟁이덩굴로 싸여있지만, 마을은 온통 해묵은 기화요초로 둘러싸여 있다. 산청3매중 하나도 이 마을에 있다. 바로 하씨고가의 원정매다. 매화 피는 계절에 담장길을 걸으면 이보다 아름다운 마을이 어디에 있을까 싶을 것 같다.
최씨고가 대문
사랑채.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만난다. 양쪽에 안채로 가는 중문이 보인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17호로 지정된 최씨고가는 1920년에 지어졌으며 3겹으로 된 사랑채 지붕이 유명하다. 부농이었던 주인의 상황을 말해주듯 집안 위세를 과시하는 화려한 모양새를 강조한다. 전통적인 남부 지방의 사대부 한옥임에도 곳곳에 일제 강점기에 물밀듯이 들어온 실용적인 구조를 도입해 한옥 특유의 안정적이고 소박한 멋은 없지만 당대의 반가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다.
안채를 중심으로 사랑채, 익랑채가 ㅁ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사랑채 좌우에 중문이 두 곳 설치되어 있다. 사랑채는 정면 5칸, 측면 2칸에 앞뒤 툇간이 있으며 안채와 마찬가지로 5량가로 조성된 팔작지붕이며 겹집 형식이다. 동쪽 중문을 통과하면 안채가 눈에 들어오지만 서쪽 중문을 지날 경우 ㄱ자형 담으로 차단되어 안채와 익랑채가 보이지 않는다. 익랑채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우진각 지붕으로 이 같은 차단은 전형적인 유교 사상에 따라 남녀의 생활공간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다.
안채는 정면 6칸, 측면 3칸 규모로 앞뒤에 툇간이 있고 5량가로 조성된 팔작지붕이다. 안채에는 쇠 방울 하나가 매달려 있는데 사랑채와 연락하는 용도다. 방울이 울릴 때마다 사랑채로 필요한 주안상들을 준비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던 것이다.(이종호, 위의 저서 인용)
행랑채
남사리 최씨 고가
최씨고가 매화나무. 150년 수령
건양다경
시서유업 : 시와 글씨를 유업으로 삼는다.
남사천
기산국악당. 기산 박헌봉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국악을 전수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남사천(사수천) 건너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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