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부러웠다.
옥천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그 시절엔 옥천 아파트가 진월동의 핫 플레이스였기에.
택시 아저씨들도 다 안다.
그래서 어쩌다가 엄마와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있으면 항상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진월동 우정 아파트요. 옥천 아파트 옆에 있는...”
옥천 아파트에는 내 친구들(대중이, 홍환이, 슬기 등)과 교회의 활동적인 형들과 누나들(근식이 형, 호성이 형, 병일이 형 등)이 많이들 살았다.
교회 목사님과 대부분의 집사님 댁이 옥천 아파트였다.
그래서 나도 그 옥천 아파트 무리에 끼고 싶었나 보다.
지금으로 치면 ‘인싸’쯤 되겠다.
우정 아파트를 가기 위해 옥천 아파트를 지나면 형들과 친구들은 놀이터에서 항상 재미있게 놀고 있더라.
길을 가다가도 잠시 멈춰 담장 너머로 재미나게 노는 장면을 동생과 함께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곤 했다.
그땐 하루, 목가(비석) 맞추기,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돈가스 게임 등을 하고 놀았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그 시절을 많이 회상했다.
언젠가 우정 아파트 vs 옥천 아파트 하루 시합도 했던 기억이 있다.
한번은 우정 아파트 주차장에서 하루는 옥천 아파트 주차장에서.
그땐 주차장이라도 자가용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낮엔 놀이터가 아닌 넓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놀았다.
옥천 아파트 친구들이 ‘하루’를 너무 잘해서 맨날 졌던 기억이 난다.
그 어린 나이에 참 씁쓸했던 기억이...
옥천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어린 나에게 넘사벽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루’란 고무공을 주먹으로 쳐서 하는 어린이를 위한 야구 게임이다.
1루, 2루, 3루가 있고 타자는 공을 주먹 쥔 손으로 때린다.
그러면 수비들은 공을 잡는데 바운드를 한번 튀고 잡으면 1아웃, 바운드 없이 바로 두 손으로 잡으면 2아웃, 바운드 없이 한 손으로 잡으면 3아웃이 된다.
수비가 공을 잡아, 타자 주자보다 진루하고 있는 루에 먼저 던지면 1아웃.
3아웃이 되면 공수 교대.
나머지 규칙들은 야구와 거의 흡사하다.
그 당시 하루가 유행이라 남자아이들은 매일 모여서 하루를 했다.
지난번에 진월동을 방문하여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옥천 아파트도 갔다.
그 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 옥천 아파트는 서 있더라.
하지만 내가 알던 그 친구들은...
모두 어디서 잘 살고 있는지요?
안녕하신지요?
#나의진월동이야기
첫댓글 현재 진월동 협진아파트 옆인 중흥아파트에 삽니다. 현재는 아파트가 많고 사람들도 많이 삽니다. 구 철도길이 푸른길이 되었습니다. 푸른길을 많이 걷으며 운동하고 상가와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반갑습니다. 소식 및 사진 부탁드립니다. 철도도 없어졌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