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중턱에서 세레나에게
2006-05-14 09:31:30
찬미 예수님!
5월은 전례력으로 성모 성월이면서 사회적으로는 가정의 달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천사의 알림을 들으시고 말없이 곰곰이 생각하신 그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누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반발하고 반박하는 저의 천박함에 자지러지듯 움츠러듭니다.
저의 오만과 불손함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와 때를 기다려 행할 수 있는 용기를
성모님의 자애로우심으로 주님께 전구하여 주십시오.
사랑하는 세레나에게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나 결혼을 이야기하고
가정을 꾸미기로 한 달이 5월이고 엿새 후면
당신을 만난지 서른 세 해가 되는 날이기에 더욱이 5월을 생각하게 되었다오.
정말 올 한해 5월은 반도 안 지난 지금이지만 우리 집안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구려.
아버님의 생신, 막내 동생의 귀국과 집들이
조카딸의 결혼 조카사위의 죽음
친지들의 자녀 결혼 겹치고 겹쳐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분주한 가운데
예전엔 없던 손주놈들 덕택에 어린이날까지 챙기고,
어버이날 챙기느라 챙겼어도 정작 장모님을 뵙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피정을 다녀온 어제저녁 당신을 통해 장모님께서 많이 섭섭해 하셨었나 보다는 말을 듣고
아무리 바쁘고 피곤했어도
정한 날짜에 다녀올 것을 하는 뉘우침에 미안했다오.
빠른 시일 안에 찾아뵙도록 합시다.
지나간 세월이 당신과 나의 모습을 이렇게 변화 시켰듯이 많은 날 들이 지나갔구려.
무엇보다도 당신을 만나 참 행복하다오.
이 모든 것이 당신과 함께 하는 것이라서
지치도록 뛰어다녀도 행복하답니다.
내 삶의 자락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을 만나 나는 참 행복합니다.
애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귀엽고,
조잘대는 입은 아니지만 굳게 다물지는 않았기에
더욱 사랑하고픈 당신이 되었다오.
푸근한 모습으로 한 마디 불평불만 하지 않고
사랑을 가르쳐준 당신 그런 당신이 내 곁에 있기에
오늘에 내가 이렇게 존재하고 행복한 미소로 당신 곁에 호흡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보! 미안하오,
그렇지만 사랑하오.
당신이나 아이들에게 무어하나 내 놓을게 없어도 나를 사랑하고 믿어준 당신이 그저 고마울 뿐이라오.
인연이란 무엇인지 부부가 되고 자녀가 되어 많은 시련과 아픔을 참고 견디면서도
불평의 말 한마디 않는 당신의 어진 마음에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려.
지금도 당신과 아이들의 눈빛만 보아도 지난날의 내 미련함을 부끄러워하면서
내 마음에 부담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구요
이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만들어 주신 주님께 감사하고
당신에게 미안하다는 말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소
여보 사랑합니다!
하느님께서 맺어준 인연의 사슬 속에서
당신의 향기로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렵니다.
06, 5월의 중턱에서 당신의 남편이